[세상돌아가는 이야기.. ]/[世界-人文地理]

[‘5000만 배우’] [경찰과 조폭이 함께 선택한 이 술… ]

뚝섬 2023. 7. 3. 05:49

[‘5000만 배우’] 

[경찰과 조폭이 함께 선택한 이 술… 조니 워커 블루]

 

 

 

‘5000만 배우’ 

 

덩치 우람하고 주먹 큰 청년 마동석의 첫 꿈은 영화가 아니었다. 고교 때 이민 간 미국에서 그는 프로 복싱 선수가 되고 싶었다. 대학에선 체육을 전공했다. 하지만 좌절했다. 헬스 트레이너와 복싱 코치 등을 전전하다가 서른 넘어 영화 ‘천군’ 오디션에 응했는데 합격했다. 한국행 비행기를 탔고 배우의 길에 들어섰지만 험상궂은 외모 탓인지 대개 악역이 주어졌다. 2008년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선 사채업자로 나와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채무자의 손을 둔기로 내려쳤다.

 

▶몸 쓰는 역을 주로 하느라 부상도 잦았다. 10여 년 전엔 척추가 골절되는 큰 사고를 당했고 수술대에도 여러 번 올랐다. “아무래도 나는 운이 없나 보다” 생각하니 힘이 빠졌다. 그런데 돌아보니 행운의 씨앗이었다. 그를 대중에게 처음으로 각인시킨 영화는 2016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이었다. 좀비를 향해 온몸의 힘을 실어 날리는 주먹 연기는 권투 해 본 마동석을 따를 자가 없었다. 미국살이 경험도 날개를 달아줬다. 할리우드는 ‘영어 되는 한국 배우’라며 그를 찾아온다.

 

▶마동석이 주연한 ‘범죄도시 3′가 지난 토요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영화로는 처음이고 지난해 ‘범죄도시 2′에 이은 ‘쌍천만’ 기록이다. ‘부산행 시작으로신과 함께’ 1 2, ‘범죄도시’ 2 3 모두 1000 관객을 넘으며 ·조연 포함해 ‘5000 관객 동원했다. 처음부터 영화로 직진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우회하다 늦깎이로 입문했지만 최고의 흥행 배우가 됐다.

 

▶'범죄도시 잘생긴 주인공과 흉악한 악당의 대결이란 익숙한 구도를 작품이다. 시리즈 1편에선 그룹 god 출신인 윤계상이 악당을 맡았고, 2편의 악역은 손석구였다. 모두 충무로의 미남 배우다. 반면 악역에 가장 어울려 보이는 마동석이 ‘정의의 사도’다. 100㎏ 넘는 거구로 주먹을 휘두르다가도 수줍은 미소와 애교성 농담을 던지는 그에게 관객들은 ‘마블리’(마동석+러블리) ‘마요미’(마동석+귀요미)라며 환호한다. 새로움을 영화계는 마동석 장르라고 한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100만 관객을 넘긴 작품은 ‘교섭’과 ‘드림’ 두 편뿐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침체의 늪에 빠진 한국 영화계에 마동석표 액션은 꺼뜨릴 수 없는 희망의 불꽃이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8편까지 만들어진다니 오래 사랑받으며 한국 영화 중흥에 앞장서기 바란다. ‘잘 만든 영화는 외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마동석의 활약이 새삼 일깨워준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3-07-03)-

 _______________

 

 

경찰과 조폭이 함께 선택한 이 술… 조니 워커 블루

 

[이용재의 필름위의 만찬]

 

영화악인전

 

영화 ‘악인전’에서 조폭 두목 장동수(마동석)가 형사 정태석(김무열)에게 조니 워커 블루를 따라주고 있다./키위미디어그룹

 

경찰과 조폭이 한 상에 앉아 회식을 한다. 서로 상극일 두 무리가 왜? 식탁마다 깔린 조니 워커 블루를 다들 거나하게 마시려는데 텔레비전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그들이 찾고 있었던 ‘악마’가 또 살인을 저질렀다는 소식이다. 경찰 조폭 할 것 없이 술잔을 내려놓고 다 같이 뛰어나간다. 아이고, 술이 아깝다. 어처구니없는 자리에 비싼 술을 올린 것도 못마땅한데 따놓기만 하고 일어서다니.

 

경찰과 조폭의 공존. 이 믿을 수 없는 일이 ‘악인전’(2018)에서 벌어진다. 어처구니 없지만 자초지종을 찬찬히 보면 이해는 간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받은 ‘악마’ 강경호(강성규)가 닥치는 대로 사람을 찔러 죽이고 다닌다. 차로 뒤에서 일부러 추돌하고는 영문 모르고 당황하는 앞차 운전자를 살해하는 식이다. 놀이처럼 살인을 즐기고 다니던 어느 비 오는 날, 강경호는 상대를 잘못 고른다. 들이받은 앞차의 운전자가 경기 이남 최고 조직폭력배인 제우스파 두목 장동수(마동석)인 것이다.

 

체력과 맷집으로 간신히 살아남은 장동수는 ‘칼밥’에 아무런 원한도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를 같은 조폭의 소행으로 보지 않고, 떨어진 ‘가오’를 만회할 기회를 찾는다. 그런 가운데 처음부터 사건을 동일범의 연쇄살인으로 읽은 천안경찰서 형사 정태석(김무열)이 장동수에게 접근한다. 관할 구역 조폭인 장동수를 잡아 넣을 기회만 노리는 정태석이건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목격자인 그에게 휴전을 제안한다. 조폭의 인력과 경찰의 노하우를 활용해 범인을 함께 찾아 나서는 것이다. 그렇게 경찰조폭합동수사본부(?)가 발족되니, 두 무리는 함께 탐문을 벌이다가 짬을 내 회식 자리를 마련하고 한 병에 30만원이 넘는 조니 워커 블루를 식탁에 올린다.

 

1805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워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농장을 돈으로 스코틀랜드의 킬마노크에 수퍼마켓을 연다. 1832년의 소비세법으로 세금 부담이 줄어들자 주류 밀수가 종식되었고, 존 워커는 갖은 독주류를 팔다가 곧 품목을 위스키로 통일시킨다. 그리고는 손님의 기호에 따라 각종 위스키를 섞은 맞춤 블렌딩 위스키를 팔기 시작했다. 바로 조니 워커의 시작이다.

 

1857년 존 워커가 세상을 떠나자 아들인 알렉과 손자인 알렉산더 2세가 가업을 물려받아 조니 워커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발족시킨다. 1860년의 독주법으로 몰트(맥아)와 그레인(기타 곡식) 위스키의 블렌딩이 가능해지자 단맛이 두드러지는 한편 부드러워 붙임성이 좋은 블렌디드 위스키를 내놓는다. 구르지 않아 파손도 되는 조니워커 특유의 사각기둥 병이 탄생한 것도 이때다. 1909년에는 만화가 톰 브라운이 그린 ‘걷는 남자’의 마스코트가 전면에 등장했다.

 

조니 워커의 위스키에는 원래 이름이 따로 붙어 있었다. 하지만 병에 붙은 딱지의 색깔로 칭해지기 시작해 오늘날처럼레드’ ’블루등으로 자리를 잡았다. ‘엔트리’급은 조니워커 ‘레드’로 1945년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카치 위스키다. 200ml에 편의점에서 1만1000~1만2000원 수준. 윗단계는블랙으로 12 이상 숙성된 위스키 40 이상을 블렌딩한 조니 워커의 대표 위스키다. 200ml에 1만8000~1만9000원 수준이다. 한편 ‘그린’은 탈리스커나 크래건모어 등 15년 이상 숙성된 몰트 위스키만을 블렌딩한 제품으로 2012년 단종되었다가 2016년 재출시되었다. 750ml에 8만원선. ‘골드(750ml·8만원 중반)’를 거쳐 조폭과 경찰의 회식에 등장한 ‘블루 최고급으로 15~60 범위에서 수십종의 원액을 블렌딩해 만드는 제품이다.

 

사상 초유의 경찰조폭합동수사본부는 강경호의 검거에 성공하지만 정황 증거밖에 없어 정의구현에 애를 먹는다. 고민 끝에 정태석은 강경호 검거 후 도피 중인 장동수를 찾아가 증인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한다. 법정에 서는 순간 자신의 죄로 검거될 것을 안 장동수는 대신 강경호와 같은 교도소에 수감시켜 달라는 거래를 한다. 그리고 둘이 함께 갇힌 교도소에서 장동수는 강경호를 사적으로 응징해 반쪽짜리 승리를 거둔다.

 

-이용재 음식평론가, 조선일보(22-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