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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반도체 깡패’ 되려는 미국] [기술까지 내놓으라.. ]

뚝섬 2023. 3. 7. 09:11

[이번엔 ‘반도체 깡패’ 되려는 미국]

[기술까지 내놓으라는 美 반도체법, 수정에 외교 총력전 펴야]

 

 

 

이번엔 ‘반도체 깡패’ 되려는 미국

 

1 대전 미국의 군사력은 볼일 없었다. 2차 대전부터 미국의 거대한 생산력이 폭발한다. 트럭 200만대, 항공기 30만대, 탱크 8만6000대, 선박 6만5000척, 대포 19만문을 생산했다. 포드 자동차 공장에선 한 달에 400대가 넘는 B-24 폭격기를 만들고, 캘리포니아 조선소에선 수송선을 나흘마다 한 척씩 찍어냈다. 스탈린은 미국을 ‘기계의 나라’라고 불렀다.

 

승전 미국은 생산력 최강국의 지위를 이용해 금융 최강국으로 올라섰다. 과정은 실로 폭력적이었다. 브레턴우즈로 44 대표를 불러 모은 , 영국 파운드화를 밀어내고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들었다. 미 재무부의 일개 차관보가 대경제학자인 영국 대표 케인스의 제안을 모조리 무시한 채 ‘금 1온스=35달러’ 교환 비율을 정했다. 케인스는 “미국이 대영 제국의 눈을 빼려 한다”면서 치를 떨다 실신했다.

 

1971 미국은 만성적 무역 적자와 베트남 전쟁 비용 탓에 이상 달러를 금으로 바꿔줄 없었다. 달러 기축통화가 흔들리게 된 위기도 ‘폭력적’으로 해결했다. 중동의 원유 거래엔 오직 달러만 쓰도록 강제해 달러 패권을 지켰다. 이후 미국은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내 전 세계 물건을 소비하고, 중국·일본 같은 흑자국들은 미 국채를 사들여 미국의 국가 부도를 막아주는 터무니없는 특권(지스카르 데스탱 프랑스 대통령) 구도가 굳어졌다.

 

너그러운 이미지의 미국이지만 패권이 흔들리면 명분과 합리 집어던지고 칼을 휘두른다. 1980년대 일본의 도전이 거세지자 엔화 가치를 강제로 끌어올리는 ‘플라자 합의’(1985), 일본 반도체 산업을 죽이는 ‘미·일 반도체 협정’(1986년)을 동원해 일본을 주저앉혔다. 일본 반도체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강제하는· 반도체 협정 반도체 생산 기지를 일본에서 한국, 대만으로 이동시켰다. 1990년대 한국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급증하자 미국은 ‘수퍼 301조’를 동원해 미국 차에 불리한 한국 자동차 세제를 고치게 했다.

 

▶한때 세계 GDP의 40%를 차지했던 미국이 중국 부상 탓에 GDP 비율이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 그러자 미국은 중국을 배제한 반도체 공급망과 핵심 광물 파트너십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무한정 찍어내는 달러를 이용해 막대한 보조금 투척도 불사한다. 그런데 그 보조금을 받으려면 미국에 기업 비밀까지 내놓으라고 한다. 동시에 중국에 반도체 수출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다. 이번엔반도체 깡패 자처하는 미국이다.

 

-김홍수 논설위원, 조선일보(2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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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까지 내놓으라는 美 반도체법, 수정에 외교 총력전 펴야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에 대해 “보조금에 일반적이지 않은 조건들이 들어갔고 경영 본질 침해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은 “경영권과 영업 비밀 노출, 기술 정보 노출, 초과 이익 환수 등에 우선순위를 두고 미국과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반도체 지원법은 미 정부가 실험·생산 시설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반도체 기업에 우선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예상을 넘는 초과 이익을 내면 보조금의 75%까지 환수한다는 등 도를 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조금을 받으려면 기술을 내놓으라는 것은 글로벌 기준에 어긋나는 과도한 요구다.

 

미 정부는 보조금 수령 기업에 대해 10년간 중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도 곧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보조금 기준에 부합하려면 중국과 공동 연구나 기술 이전을 할 수 없고 생산량도 10년 동안 늘릴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 추가 투자를 할 수 없게 돼 장기적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반도체 수출의 55%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우리로선 타격이다.

 

지금 한국 반도체 산업은 갈수록 난감한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반도체 원천 기술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으로선 미국의 구상에 참여하는 외에 선택지가 없다. 하지만 미 반도체 지원법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중국 반도체 시장을 잃고 민감한 기업 정보가 노출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반도체 패권 경쟁은 국가 산업 전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 산업 질서를 재구축하고 게임의 룰을 바꾸려 한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우리도 기업에만 맡겨 둘 상황이 아니다. 정부가 직접 나서 미국의 과도한 반도체 지원법을 수정하는 데 외교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

 

-조선일보(2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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