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복원’ 중요하지만 ‘과신’은 위험]
[아마추어식 불안, 미숙한 외교 안보 근본 원인 찾아야]
[국가 간 정보 전쟁엔 동맹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 우리 능력 키워야]
[美정보기관]
한미동맹 ‘복원’ 중요하지만 ‘과신’은 위험
[정용관 칼럼]
美 감청 의혹에 “상당수 위조” 운운했다가 ‘자기 과시’ 21세 병사 체포로 머쓱해진 용산
尹정부, 너무 미국 의식하며 조심조심하는 듯.. 단호할 땐 단호해야 한미동맹 더 견고해질 것
어느 전직 외교 수장과 미국 정보기관의 감청 의혹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재미있는 영어 표현을 들었다. ‘클라이언타이티스(clientitis)’라는, 필자에겐 생소한 단어였다. 외교 당국자나 현지 주재원 등이 본분을 망각하고 클라이언트, 즉 ‘고객’인 상대국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방어하는 경향을 보일 때 쓰는 말이라고 한다. 협상 상대국 과신(過信), 의존국 과신 증후군 등으로 번역될 수 있겠다.
미 기밀문서 유출 사건으로 용산에 대한 감청 의혹이 불거졌을 때 우리 대통령실이 보인 대응 방식이 딱 그랬던 것 아니었나 싶다. 정작 미국은 ‘진본’이 유출됐다는 점을 인식하고 유감을 표시하며 색출 작업에 나섰는데, 무슨 연유인지 우리 대통령실은 “상당수 위조됐다는 데 한미 평가가 일치한다” “악의적 도청 정황은 없다” 등 실드 치는 데만 급급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기밀 유출의 용의자는 21세 하급 병사로 밝혀졌다. 빨간 반바지 차림으로 잔뜩 겁을 먹은 채 장갑차와 소총 등으로 중무장한 FBI 요원들에게 체포되는 모습을 보니 허탈함마저 들었다. 정부 정책에 분노한 내부 고발자도 아니고, 러시아 등 제3국의 개입도 아니고, 고작 자기 과시욕이 강한 일개 병사의 ‘철부지 일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코미디 같은 사건이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나라에서 벌어진 것도 황당하지만,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우리 정부의 ‘조심조심’ 대응 방식이다. 용산에 대한 감청이 실제 이뤄졌는지,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한 테크니컬한 측면의 진상 규명도 중요하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는 이번 사건을 다루는 현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 동맹의 가치에 대한 현 정부의 인식일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동아일보 창간 여론조사에서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가 84%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7%, ‘한미 연합훈련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8.8%에 달했다. “반미면 어때” 했던 말이 먹히던 시절이 불과 20년 전 일이니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지난 정부의 친중 노선에 대한 반작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그 바탕엔 높아진 국가 위상에 대한 자존감이 깔려 있다고 본다.
이번 사건에서 친미-반미의 진영에 얽매이지 않은 보통의 국민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깊은 논의가 오가는 우리나라 최고의 권부(權府)가 진짜 뚫렸는지, 방어 태세에 허점은 없는지,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도 뚫리고 있는 건 아닌지 등을 걱정했다. “용산 이전 때문”이라는 식의 정치 공세와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우려다. 정보전의 세계, 다른 나라도 우리나라도 다 하는 활동임을 모르지 않는다. 다만 문제가 드러난 이상 응분의 해명과 조치를 요구하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도 정상회담 불똥만 의식한 듯 “사과 요구 않겠다” 등의 반응만 나오니 의아했던 것이다.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해 훼손됐던 동맹 복원의 기틀을 잡고 또 다른 미래를 열어가는 것은 중차대한 과제다. 그러나 지나친 동맹 의존이나 동맹 과신의 심리나 태도는 독(毒)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경계해야 한다. 70년 전 “강대국은 믿어선 안 된다”고 했던 이는 다름 아닌 이승만 전 대통령이었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듬해인 1954년 미국을 방문한 그는 환영 행사에서 휴전에 대해 “미국이 겁을 먹어서”라고 일갈한 데 이어 의회 연설에서도 “나약하다는 것은 노예가 된다는 걸 의미한다” 등 미국을 대놓고 질타했다. 당시 국제 정세에 맞는 발언인지 여부를 떠나 적어도 결기는 있었다.
바야흐로 천하 양분의 시대라고 한다. 미국도 중국도 전 세계를 상대로 줄 세우기 압박에 나서고 있다. 고난도 외교일수록 당당함이 깔려 있어야 한다. 이번 건만 해도 미국 당국자들이 먼저 굉장히 곤혹스러워하고 미안해해서 “고맙다”고 했다는 식으로 넘어갈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밥 먹을 때 매너’와 ‘공식 석상의 매너’는 달라야 한다. 한미 동맹의 본질적 가치, 상호 신뢰에 대한 문제 제기를 단호히 하는 모습을 보일 때 동맹도 더 견고해진다. 곧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다. 국빈이란 형식이 아니라 국익을 깐깐히, 또 담대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일 때 흔들리는 지지율도 반등할 수 있다. 그래서 궁금하다. 대체 어느 단계에서 “상당수 위조” “한미 견해 일치” 등의 정부 메시지를 정했던 건지…. 흐지부지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정용관 논설실장, 동아일보(2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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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식 불안, 미숙한 외교 안보 근본 원인 찾아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11일 최근 SNS를 통해 공개된 미 정보기관의 기밀 문서가 2월 28일, 3월 1일 작성된 자료라며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기밀 문서엔 한국 등 우방국에 대한 감청 내용도 들어 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지난 6일 첫 보고를 받았다며 기밀 문서 유출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감청도 사실이란 것으로 여러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빌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같은 날 이를 인정했다.
이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밝힌 것과는 상반된다. 김 차장은 “오늘 아침에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를 했고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 양국 견해가 일치한다”고 했다. 양국 국방 장관이 이 문제로 통화도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미국을 방문한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뉴스1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 대통령실을 감청한 것에 대해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미국 정보기관의 전 세계 감청은 공공연한 비밀로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미국만이 아니라 능력을 가진 각국의 정보기관이 다 하고 있다. 한국도 한다. 이런 문제는 냉정하게 대처하면서 내부적으로 우리 감청, 방청 능력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미국 감청 대상에 포함된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등 어디에서도 이 문제가 큰 정쟁이나 논란 대상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만 예외다. 모든 일을 정쟁화하는 민주당이 문제다. 지금 민주당은 한미 정상회담도 하지 말라는 식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런 태도는 하루 이틀이 아니고 예상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정부 외교안보팀은 이런 국내 정치 사정까지 고려해 치밀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러나 목전의 한미 정상회담과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 흠이 될까 봐 마치 미국의 감청이 사실이 아닌 것처럼 강변하다가 망신을 당했다.
정부는 지난 한 달간 징용 문제를 해결하며 한일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에서도 미숙한 점을 노출했다. 정상회담에서 일본 측이 독도 문제를 언급한 것처럼 일본에서 보도됐는데 외교부 장관은 “정상회담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마치 무언가 있었던 것처럼 말해 논란을 키웠다. 위안부 합의, 멍게를 비롯한 후쿠시마 수산물 문제가 일본 측에서 나왔을 때도 이런 식으로 대응해 사태를 키웠다. 이는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윤석열 정부는 외교·안보 문제에서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일 정상회담은 남은 것이 무언지 희미해진 상황이고, 한미 정상회담은 걸 그룹 공연 문제로 국가안보실장이 경질되는 사태까지 낳았다. 국가 사이의 관계는 국내 문제처럼 되지 않는다. 의욕만 갖고 앞서가서는 안 된다. 정부의 외교 목표는 제대로 세웠지만 그 고지까지 갈 치밀한 전략도 이를 실행할 전문 인력도 잘 보이지 않는다. 상대국의 선의(善意)만 믿고 아마추어 외교를 하다가 여론 악화에 허둥지둥하는 모습은 빨리 끝내야 한다. 그러려면 이 난맥의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조선일보(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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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 정보 전쟁엔 동맹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 우리 능력 키워야
미국 정보기관들이 동맹국들의 외교·안보 라인을 감청했다는 정황이 담긴 문서들이 유출됐다. 이 문건들에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우회 제공 문제를 놓고 한국 국가안보실 고위 당국자들이 나눈 민감한 대화까지 담겼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사실 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미 측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특정 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거론했다. 한미 동맹을 이간하려는 의도가 깔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의 감청 의혹을 섣불리 사실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 문건에 등장하는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에 대한 간단한 사실 확인 절차를 통해 진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자체 조사 결과 감청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재발 방지 요구 등 적절한 외교적 대응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 사이의 정보 전쟁에는 우방도 동맹도 없다. 정보 세계의 상식이며 공공연한 비밀이다. 미국만 감청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과 정보 동일체인 이른바 ‘파이브 아이스’ 국가들은 전 세계를 감청한다. 이 감청 대상에 동맹국이라고 빠지지 않는다. 러시아, 중국, 이스라엘 등 안보에 민감한 국가들 모두가 다른 나라를 감청한다. 하지 않는다면 무능이거나 바보일 뿐이다. 이는 안보 문제로서 정보기관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감청하는 정치적 비리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 국가정보원 청사를 방문해 202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받기 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왼쪽 부터)김규현 국정원장,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이 지켜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자유 수호를 위한 헌신을 지지합니다.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대통령실 제공)/뉴스1
미국의 전방위적 도·감청이 문제가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전직 CIA 직원 스노든은 2013년 미국이 한국·독일 등 우방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인터넷·이메일·전화를 도·감청해 왔다고 폭로해 논란이 됐다. 독일 총리 전화까지 감청했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이런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일반 시민은 이런 국제 정치의 현실을 도덕적 잣대로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국가가 그런 판단을 한다면 어리석다고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초유의 안보 참사”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탓” “미국 대사 초치하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현실을 모르거나 외면하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 민주당 정권 때도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은 우리 정부 감청을 당연히 시도했을 것이다. 북한과 맞닿아 있고 주변 강국들과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은 대표적인 정보 전쟁터다. 미국의 동맹이면서도 정권에 따라 대미·대북 정책이 급변하기 때문에 각국 정보기관이 정보 역량을 집중 투입하는 나라 중 하나가 우리다. 이런 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감청의 당, 부당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감청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전제 아래 우리가 감청당하지 않게 역량을 강화하고, 우리가 상대를 감청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조선일보(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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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보기관
-요주의 외국인과 통화하면 감청
美주재 러 대사는 상시 감시 대상, 통화한 플린 前보좌관도 감청돼
-사람 만나면 무조건 기록
코미 前국장, 트럼프 만난 후 귀가 차량에 타자마자 기록 시작
결백 증명 위해 메모 공유도
-러시아의 '콤프로마트 공작'
美 관료 약점 잡아 반역 강요… 푸틴이 과거 자주 쓰던 수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 의혹'과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파문이 미국 정치권을 흔들면서, 미국 정보기관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 언론이 보도한 중앙정보국(CIA)·연방수사국 등의 활동에는 외국 기관과 외국인에 대한 촘촘한 도청, 러시아에 대한 집중 감시, 정보기관 사람들의 기록벽, 매수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등이 잘 나타나 있다.

①미국 내 외국인 감청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지난 2월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해 12월 말 카리브해 휴가지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때문에 꼬리가 잡혔다. 세르게이 키슬랴크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플린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풀어달라"고 부탁했고, 이 통화가 고스란히 미 정보기관에 감청된 것이다.

4]
미 정보기관이 플린 전 보좌관의 통화를 감청한 것은 전화 상대방이 러시아 대사였기 때문이다. 정보기관은 미국의 '해외 정보 감시법'에 따라 의심 가는 외국인 혹은 외국 기관을 감청할 수 있다. 외국인이나 외국 기관 감청도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미국인 상대 감청보다 훨씬 허가를 받기도 쉽고 그 대상도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대사 등 과거 적성국 주요 인사들은 사실상 상시 감시 대상에 올라 있다.
②외국은 사실상 무제한 감청
미국 이외 지역에서 일어나는 통화는 사실상 제한 없이 감청되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월 "미 정보기관들은 대선 직후 러시아 관료들이 선거 결과에 대해 기뻐하는 대화 내용을 입수했다"고 했다. 이는 러시아를 직접 감청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지난 2014년에는 미 국가안보국(NSA)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93개국에 대한 신호정보 수집(도청)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도청에서 제외된 나라는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네 나라였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3월 중앙정보국이 아이폰과 컴퓨터, 삼성 스마트TV까지 도·감청 도구로 활용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③접촉 대상은 무조건 기록한다
미국 정보기관의 기록 집착도 이번 파문에서 잘 드러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FBI 국장에게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는 이른바 '코미 메모'가 대표적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내통 의혹을 수사하다 경질된 코미 전 FBI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메모를 했고, 이를 FBI 및 법무부 관계자들과 공유했다. 코미 전 국장이 대화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해 귀가 차량에 타자마자 기록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코미 前 FBI 국장, 플린 前 NSC보좌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말 마이클 로저스 NSA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FBI 수사를 막아달라"고 부탁하는 대화 내용도 NSA 관계자가 실시간으로 기록해 서류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기관 사람들은 누구를 만나든 철저히 기록하도록 훈련받는다. 특히 이해관계자를 만날 때는 대화 내용을 메모해 이를 주변과 공유해야 나중에 문제가 불거졌을 때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정보기관의 특성을 모른 채 마치 상거래하듯 이들에게 접근했던 것으로 보인다.
④콤프로마트(회유·협박)가 최대의 적
미국 정보기관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러시아의 '콤프로마트(kompromat)'였다. 정보기관장들은 의회 증언에서 한결같이 "콤프로마트가 미국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콤프로마트는 유명 인사의 불륜 등을 약점으로 잡아 협박하는 것으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연방보안국(FSB) 수장으로 있던 때 자주 활용한 수법이라고 한다.
존 브래넌 전 중앙정보국 국장은 지난 23일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러시아 정보기관들은 '콤프로마트'를 통해 미국 관료들에게 반역을 강요한다"고 했다.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도 지난 16일 CNN 인터뷰에서 "러시아 측이 대화에서 (플린 등 트럼프 캠프 관계자에 대해) '콤프로마트'란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고 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조선일보(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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