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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 가해자들이 자주 쓰는 표현] .... [가평 가스라이팅]

뚝섬 2024. 7. 11. 11:58

[가스라이팅 가해자들이 자주 쓰는 표현]

[‘가스라이팅’과 ‘빵부스러기 던져주기’ 수법]

[가평 가스라이팅]

 

 

 

가스라이팅 가해자들이 자주 쓰는 표현

 

그룹 ‘신화’ 가수 이민우가 누나 친구에게 26억여 원을 갈취당했다고(be extorted) 한다. 20년간 알고 지내며 줄곧 가스라이팅을 당해(be gaslighted) “죽으라면 죽어야 하고, 기라고(crawl) 하면 기어야 되고, 뛰라면 뛰어야 하고, 울라고 하면 울어야 하는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란 다른 사람의 상황과 심리를 은밀하게 조종하는(covertly manipulate others’ circumstances and psychology) 행위를 말한다. 접촉이 잦은 관계에서 오랜 기간 일어나는 일종의 세뇌(brainwashing)이자 강압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변태적 행태(perverted behavior wielding coercive control)다.

 

너무 태연하고 반복적이어서 피해자는 자신의 기억, 지각, 인지능력, 현실감각, 판단력을 의심하게(doubt their own memory, perception, cognitive ability, sense of reality and judgment) 된다. 진실을 왜곡해(distort the truth) 현실에 의문을 품게 한다. 결국 그 대상은 자존감을 잃어버리고(lose their self-esteem) 가해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depend solely on the perpetrator).

 

그런데 워낙 서서히 점차적으로 세뇌시키기 때문에 피해자 본인은 깨닫기(realize it on their own) 어렵다. 마치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fall into a pseudo-religion)듯 정신줄을 놓아버린다(go out of their mind).

 

하지만, 위험 신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pay attention to the red flags) 초기 단계에 빠져나올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의 건강 매체 ‘The Healthy’는 가스라이팅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주입하는(instil in their victims) 숨길 수 없는 전형적 표현들(telltale and hallmark phrases)이 있다고 귀띔한다.

 

“너를 도와주려다가(try to help you) 그렇게 된 건데 왜 그래.” “그래서 너는 친구가 없는 거야.” “그건 순전히 네 잘못(your own fault)인 거야.” “너는 제정신이 아니야(be out of your mind).”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 너는 기억력이 왜 그리 나쁘냐?” “너는 너무 예민해(be too sensitive). 쓸데없이 많은 생각을 해(overthink uselessly). 과잉 반응이 심해(overreact excessively).” “네 친구들은 모두 멍청이(idiot)야.” “정말 나를 사랑한다면 이런 건 해줘야 하는 거 아냐?” “너는 늘 나를 열받게 해(make me furious).” “나 아니면 누가 너를 이렇게 사랑해주겠니?” “너는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야(love me unconditionally) 해.” “이번엔 용서하고 넘어가줄게(forgive you and move on).” “그래서 아무도 너를 좋아하지 않는 거야.” “그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be not that big of a deal) 자꾸 헛소리하네(talk nonsense).” “내 말은 그 말이 아니잖아. 참 답답하네(be frustrating).” “농담한 거야, 농담!” “너는 구제불능이야(be incorrigible).” “너 상담 좀 받아봐(seek counseling).”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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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과 ‘빵부스러기 던져주기’ 수법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란 다른 사람의 상황과 심리를 은밀하게 조종해(covertly manipulate others’ circumstances and psychology) 지배력을 행사하는(wield control over them) 행위를 말한다. ‘빵 부스러기 던져주기(breadcrumbing)’는 이보다 더 치사하고 악랄한(be cheaper and more wicked) 수법이다. 그나마 덩어리(loaf)도 아닌 부스러기(crumb)로 농락한다(turn a person round their little fingers). 

 

관계 초기에는(at the early stage) 가장 좋을 때도 불확실성으로 가득하고(be filled with uncertainty even at the best of times), 상대 느낌과 의도를 확신하지 못하는데(be unsure of the other person’s feelings and intentions), 이런 혼란스러운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다(adroitly exploit the confused mental state). 몇 차례 만나다가 약속을 해놓고는 그 날짜에 임박해 취소하거나(cancel close to the date) 나타나지(turn up) 않는다.

 

전화 연결이 되지 않고(be unavailable over the phone), 메시지에 답을 하지도(respond to messages) 않는다. 만나서 대화할 때는 관심 있고 간절한 듯하다가(appear interested and keen)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 냉담한 태도를 취하거나 아예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take a suddenly changed attitude by holding loose or becoming unresponsive).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blow hot and cold) 다음엔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leave you unable to predict their next behavior). 먼저 메시지를 보내놓고는 답장을 하면 몇시간, 며칠, 몇주가 지난 후에야 반응을 보이는 척한다. 어정쩡하고 산발적인 메시지를 보내다가(send non-committal, sporadic messages) 한참 동안 접촉을 끊고는(break off contact quite a while) 느닷없이 생일이나 기념일, 밸런타인데이 같은 날에 새삼스레 연락해 애정 표현을 한다.

 

이런 식으로 접촉을 하다가(make contact) 갑자기 또 연락을 두절하는(get cut off) 주기를 반복하면서 상대를 자신에게 매달려 있게 한다(make you hang on for them). 상대를 유인한(lure you in) 뒤 일단 관심을 보인다고 판단되면 그때부터 빵 부스러기를 던지기 시작한다. 지쳐서 관계를 정리하려는 낌새를 보이면 마치 낚시꾼이 밑밥 뿌리듯(throw ground bait) 새삼 애정 표시를 한다.

 

그러면 정에 굶주려 있던(be starved for affection) 상대는 그 빵 부스러기에 감복해 “맞아. 원래 무정한 사람은 아니야”라며 곧 다시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헛된 희망을 품고 관계를 끊지 못한다. 가해자는 이런 짓을 여러 상대를 대상으로 동시에 하기도(do this to several people concurrently) 한다. 그래서 남녀 관계에선 이런 빵 부스러기 던져주기를 시쳇말로 ‘어장(漁場) 관리’라고 빗대기도 한다.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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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가스라이팅  

 

일본 록그룹 엑스 재팬. 가운데가 1997년 돌연 그룹을 탈퇴한 보컬 토시다. 사진 속 작은 사진이 그가 아내와 아내의 내연남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을 때 전국을 돌면서 앵벌이 공연하던 모습.

 

한국에도 많은 팬을 가진 일본 록밴드 엑스 재팬이 인기 절정일 때 활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 보컬을 맡은 토시가 돌연 탈퇴했기 때문이다. 빠른 스피드와 초고음이 특징인 엑스 재팬의 명곡들은 토시의 폭발적 성량(聲量)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미친 보컬”이라고 했다. 여기에 강렬한 화장과 화려한 분장까지 더해 그는 팬들에게 카리스마를 지닌 괴력의 남자로 통했다.

 

▶탈퇴 후 토시는 정반대로 변했다. 수수한 차림에 통기타를 들고 전국을 돌면서 힐링 음악을 연주했다. 종교 단체가 만든 물건도 팔았다. 일본 최고의 괴력남 톱스타의 극적 변화였다. 그 뒤엔 아이돌 여가수 출신 아내와, 아내의 내연남인 종교단체 교주가 있었다. 엑스 재팬의 노래를 “악마의 음악”이라고 하고 내연남이 만든 힐링 음악을 부르게 했다. 못하면 때렸다. 재산도 탈탈 털었다. 10여 년 후 그는 거의 걸인이 돼 밴드에 복귀했다.

 

 

▶3년 전 일어난 가평 계곡 익사 사건이 관심을 모으는 것도 의외성 때문이다. 명문대 출신 대기업 연구원이 황당하게 당했다. 그를 지배한 아내는 11살 연하에 외모를 갖췄을 뿐 가난했고 결혼 전 아이도 있었다. 그런데 모든 일을 아내가 시키는 대로 하다가 저축을 몽땅 날리고 거액의 빚까지 떠안았다. 집도 내주고 홀로 반지하 방에서 살면서 아내에게 “만원만 달라”고 했다. 아내와 내연남 농간에 목숨을 잃기 직전 돈에 쪼들려 장기까지 팔려고 했다.

 

▶스릴러 영화 ‘가스등’에서 비롯된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정신을 지배해 타인을 노예처럼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신뢰 관계를 만든 다음 상대의 판단을 무시해 스스로 의심하고 부정하도록 유도한다. 그 공백을 파고들어 자신의 판단만 따르게 한 뒤 학대하고 약탈한다. 대개 강자가 약자를 가해하지만 엑스 재팬이나 가평 사건의 경우처럼 우월해 보이는 쪽이 약해 보이는 쪽의 노예가 되는 경우도 있다. 겉모습과 상관없이 정서적으로 고립된 사람이 표적이 된다고 한다.

 

▶가스라이팅 범죄는 사이비 종교만이 아니라 연인, 친구, 가족, 상사와 부하, 군대 등 다양한 관계에서 발생한다. 국가에서도 일어난다. 자유, 민주주의, 평화 등 집단 신념을 부정하고 지배, 굴종, 혐오, 적대감을 심어 국민을 그릇된 길로 동원한다. 국가 권력의 가스라이팅은 개인 사이의 가스라이팅과 과정이 다를 바 없다. 히틀러의 독일, 스탈린의 소련, 마오의 중국이 그랬지만 역사상 가장 길게 이어지는 집단 가스라이팅 사례는 북한일 것이다.

 

-선우정 논설위원, 조선일보(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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