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도(道)와 덕(德)] [어제 하루 방통위에서 벌어진 황당한 일] ....

뚝섬 2024. 9. 19. 09:27

[도(道)와 덕(德) ]

[어제 하루 방통위에서 벌어진 황당한 일]

["수사 검사 고발" "임명 당일 탄핵" 상식 넘은 민주당 폭주]

[덕(德)]

 

 

 

도(道)와 덕(德)

 

[이한우의 간신열전]

 

공자 사상과 노자 사상은 많은 차이를 갖고 있지만 고대 중국인답게 사고 틀은 공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노자’라고 부르는 ‘도덕경(道德經)’은 전반부 ‘도경(道經)’과 후반부 ‘덕경(德經)’으로 돼 있듯이 공자가 해설한 ‘주역(周易)’ 또한 전반부 ‘도경(道經)’과 후반부 ‘덕경(德經)’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도 혹은 도리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기에 ‘도경(道經)’이 앞서고, 알았으면 자기 것으로 만들어 실행에 옮겨야 하기에 ‘덕경(德經)’이 뒤에 있다.

 

덕(德)이란 말에는 크게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그에 맞는 다움이란 뜻이고 둘째는 은혜나 은덕 혹은 동사로 은혜나 은덕을 베풀거나(施) 입다(蒙)라는 뜻이다.

 

‘논어’에 등장하는 덕(德)은 거의 모두 다움이라는 뜻이다. 공자는 은혜나 은덕을 말할 때는 덕(德)보다는 혜(惠)나 은(恩)을 사용한다.

 

그런데 덕(德)은 과연 무엇일까? 노자는 무(無)라는 도를 체화해 무위(無爲)하는 것이 군왕의 덕이라고 하였다. 반면에 공자는 군군신신(君君臣臣)이라는 도리를 체화해서 임금은 임금다워지고 신하는 신하다워지는 것이 바로 임금과 신하의 덕이라고 보았다. 공자는 ‘논어’에서 방유도(邦有道) 방무도(邦無道)를 짝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로 나라에 군신의 도리가 있을 때와 군신의 도리가 무너졌을 때의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논어’ 위정(爲政)편이 풀어내는 덕(德), 즉 다움의 요체는 간단하다. 언(言)과 행(行)의 간극이 멀면 다움이 엷은 것(薄德)이고 언과 행의 간극이 가까우면 다움이 두터운 것(厚德)이다.

 

이를 잣대로 볼 때 우리 정치권 여야 지도부 중에서 누가 후덕(厚德)에 가깝고 누가 박덕(薄德)에 가까운지를 가려내기란 매우 쉬운 일이다. 문제는 박덕은 홍수가 난 듯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는데 후덕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혹시 있는데 내가 못 본 것인가?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조선일보(24-09-19)-

_____________

 

 

○ 與野가 전한 정반대 추석 민심 “野 발목 잡기에 좌절” vs “심리적 정권 교체”. 상대편 얘기도 좀 들어보시길.

 

-팔면봉, 조선일보(24-09-19)-

_____________

 

 

어제 하루 방통위에서 벌어진 황당한 일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방통위 상임위원 임명안을 재가했다. 지난달 26일 이상인 위원장 직무대행이 야당의 탄핵을 피해 자진 사퇴하면서 ‘상임위원 0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지 5일 만이다. 다시 2인 체제가 된 방통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고 야당은 신임 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예고했다.

이날 하루 방통위에서 벌어진 일들은 KBS와 MBC를 둘러싼 여야 간 주도권 다툼이 막가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 위원장과 김 상임위원은 임명장 수여식과 현충원 참배도 건너뛰고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1호 안건으로 서둘러 처리했다. 방통위 회의 운영규칙에 따라 전체회의 안건은 부득이하고 긴급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48시간 전 상임위원들에게 전달하고 24시간 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해야 한다. 8월 12일과 31일 각각 임기가 끝나는 MBC와 KBS 이사 선임이 통상 절차를 생략해야 할 만큼 부득이하고 긴급한 안건일 리 없다. 야당의 탄핵안 표결에 앞서 공영방송 이사진을 여당에 유리하게 바꿔놓으려는 꼼수라 해야 할 것이다.

신임 위원장이 취임하자마자 탄핵을 추진하는 것도 정상이 아니다. 야당은 방통위가 상임위원 5명으로 구성되는 합의제 기구이므로 2인 체제로 안건을 처리한 것은 불법이어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방통위의 2인 체제 의결에 대해서는 법원이 부적절성을 지적하면서도 위법하다고 판결한 전례는 없다. 야당은 대안으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무슨 수를 써서든 공영방송 주도권은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방통위를 둘러싼 여야 대치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위원장이 지난해 5월 임기 두 달을 남겨 놓고 면직된 후 김효재 대행 체제를 거쳐 임명-탄핵-대행을 반복하는 식으로 1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동관 위원장이 취임 100일도 안 돼 탄핵을 피해 사퇴했고, 후임인 김홍일 위원장도 7개월을 버티다 물러났다.

지난해 8월 여야가 추천하는 상임위원 3명의 임기가 끝났으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후임자 추천과 임명이 미뤄지는 바람에 2인 체제가 된 지도 1년째다. 2명 중 1명만 빠져도 방통위 의결 기능이 정지되다 보니 탄핵과 사퇴의 바보 놀음이 되풀이되고 있다. 방송 장악을 위한 사생결단식 대결이 국정 전반을 파행으로 몰고 갈 조짐이다. 왜 방통위를 5인 체제로 정상화할 생각부터 하지 않나.

 

-동아일보(24-08-01)-

______________

 

 

"수사 검사 고발" "임명 당일 탄핵" 상식 넘은 민주당 폭주 

 

유상범 국민의힘 간사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 소추 조사 관련 청문회 증인 채택과 관련 본인을 포함한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증인 명단이 오르자 정청래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4.7.31/뉴스1

 

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한 수원지검 부장검사를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소장에 허위 사실이 포함됐다는 이유다. 그러나 공소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재판에서 다툴 문제지, 국회의원이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피고인 측이 공소장을 쓴 검사를 고발하는 것은 사법사상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 전 대표 관련 사법 절차를 방해하려는 의도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 법사위는 다음 달 14일 민주당 돈 봉투 사건 등을 수사한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청문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어 이 전 대표 사건의 수사 검사 3명도 법사위 청문회에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해병대원 특검법 청문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어디서 그런 버릇이냐”라는 등 막말과 ‘10분간 퇴장’ 명령 등으로 군복 입은 군인을 모욕하고 조롱했다. 이 전 대표와 민주당 수사를 했던 검사들도 증언대에 세워 망신 주려고 한다.

 

검사 등 공직자 탄핵소추는 직무 집행에서 헌법·법률을 위반할 때 가능하다. 그런데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는 “민주당이 내놓은 위법 증거는 네 개의 언론 보도가 전부”라고 했다. 위법 증거가 없는 데도 보복성 탄핵으로 검찰을 겁박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전 대표는 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법정에 갇히게 생겼다. 있지도 않은 사건을 만들어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법사위 민주당 간사가 “이재명 대표님과 가족, 동지들을 괴롭힌 정치 검사들 죄상을 밝히겠다”는 글을 올렸고 바로 검사 탄핵 청문회 일정을 잡았다. 이 전 대표는 다음 달 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 교사 사건의 결심이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재판부를 비난하며 “심판(판사)도 선출해야”라고 했는데, 판사들까지 탄핵한다며 국회로 불러내 압박하려 할지 모른다.

 

민주당은 31일 오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하자 그날 오후 탄핵 소추안을 발의한다고 했다. 직무상 위법을 저지를 시간도 없었는데 탄핵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의 인재 풀이 고갈 날 때까지 (탄핵)할 것이라고 했다. 탄핵을 정략에 이용하겠다는 뜻을 숨기지도 않는다. 행정부를 견제하라고 준 탄핵소추권을 보복과 방탄, 협박, 정략에 악용하며 상식 밖 폭주를 거듭하고 있다.

 

-조선일보(24-08-01)-

______________

 

 

○ 방통위원장 임명되자마자 MBC 대주주 방문진 이사 교체. 野 또 탄핵 추진하겠다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듯.

 

-팔면봉, 조선일보(24-08-01)-

______________

 

 

덕(德)

 

[이한우의 간신열전]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논어’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우리 일상에서도 쉽게 쓰는 경구이기도 하다. 이 말에는 덕(德)에 대한 공자의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공자가 볼 때 덕(德)이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부단히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덕(爲德)이라고 하는데 ‘다움 만들기’ 정도 될 듯하다. ‘다움 만들기’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나에게 있는 좋지 못한 것들을 깎아내고 덜어내는 것이다. 이를 수덕(修德) 혹은 수특(修慝)이라고 한다. 또 하나는 숭덕(崇德) 혹은 상덕(尙德)이라고 하는데 덕을 떠받들어 모시라는 뜻이 아니라 나에게는 없지만 남에게는 있는 좋은 다움을 당장 보고 배워서 자기 것으로 만들라는 뜻이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경구는 바로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내 주변에는 늘 수덕하게 만드는 반면교사와 숭덕하게 만드는 모범 교사가 있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이런 데 조금도 신경을 두지 않는 것이 바로 독선(獨善)이다.

 

공자가 말한 덕(德), 즉 다움이란 말과 행동의 갭으로 설명할 수 있다. 말과 행동의 갭이 클수록 덕이 모자라는 것이고 그 갭이 작을수록 덕이 두터운 것이다.

 

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臣臣 父父子子)라는 공자 말도 다움[德]을 염두에 둔 말이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부모는 부모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오늘날로 말하면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기 다움을 제대로 닦아나가는 것이겠다. 파리 올림픽에서 자기 다움을 맘껏 펼쳐 보이는 MZ 세대의 다움에 자랑스러워하다가도 정치 쪽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눈을 감고 싶어지는 요즘이다.

 

부덕(否德), 그 자리에 안 어울리는 정치인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을 따라갈 사람이 없는 듯하다. 하는 말마다 비덕(非德), 무덕(無德), 몰덕(沒德)이니 말이다.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조선일보(24-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