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발밑 얼음 다 녹는 걸 모른 채… 尹대통령의 세 가지 착각] ....

뚝섬 2024. 8. 2. 05:46

[발밑 얼음 다 녹는 걸 모른 채… 尹대통령의 세 가지 착각]

[무시 못 할 '한동훈 對 이재명' 시중 얘기들]

[尹-韓 90분 만났지만 독대는 없었다는데… ]

 

 

 

발밑 얼음 다 녹는 걸 모른 채… 尹대통령의 세 가지 착각

 

[이기홍 칼럼]

해방공간 좌익 사보타주, 인민재판 DNA 연상케 하는 野의 방통위 무력화 시도
尹, 위기 직시하고 등 돌린 민심 경청해 임기 후반기 리더십 대전환 결단해야

 

본격 휴가철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곧 휴가를 떠날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에게 이번 휴가는 특별한 의미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휴가가 사치로 여겨질 만큼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윤 대통령과 측근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비록 지지율은 낮지만 지금까지 기조대로 열심히 일해 가면 임기 후반기를 무난히 마치고 퇴임 후엔 나라 바로잡기 등 공적을 높이 평가받을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

착각이다. 임기 전반기처럼 후반기를 보낸다면 윤 대통령은 가장 무능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우려가 크다. 물론 훨씬 더 무능하고 퇴행적인 세계관으로 나라 기틀을 부수고 민생과 국가재정을 망가뜨린 부족장 수준의 좌파 대통령도 있었지만, 좌파는 무조건 자기편 역사를 미화한다. 반면 우파의 거울은 상대적으로 훨씬 객관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역사의 평가는 혹독할 것이다.

기억 속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대목들만 부각되고, 윤 대통령 본인은 국가비전과 국정철학조차 모호한 채 불통과 아마추어 이미지만 남을 수 있다. 한미동맹 강화, 한일관계 정상화 등 국가 궤도 바로잡기는 평가받아 마땅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윤석열표 업적이 아니다. 다른 보수 대통령이어도 당연히 했을 일이기 때문이다. 나라 궤도 바로잡기도 미완성이다. ‘문재인 의혹’은 하나도 건드리지 못했고, 문 정권이 망가뜨린 국가정보원 등 안보 시스템도 무기력 상태 그대로다.

이런 비판적 채점이 맞는지, 잘해 오고 있다는 자체 평가가 맞는지 새로 생긴 민정수석실이 허심탄회하게 바닥 민심을 청취해 오라고 지시해 보길 바란다. 최근 경남 의령의 지인으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평생 골수 보수로 지내온 시골 노인분들의 대화 내용이다. 윤석열은 그렇게 술만 먹는다며?” “난 범죄자 이재명이라도 받아들일 각오가 돼 있어”….

밤늦게까지 보고서와 씨름하며 지낸다는 대통령으로선 억울하기 그지없겠지만 시중 민심은 이런 게 현실이다. 이런 민심의 반영이 당심과 민심 모두 한동훈 압승으로 나온 전당대회 결과다. 보수 주류에서 윤 대통령은 사실상 버림을 받은 것이다. 여당에 뿌리도 없는 상태에서 아내만 감싸며 보수의 여망을 저버린 자업자득이다. 여당에 뿌리가 없기는 한동훈 대표도 마찬가지지만 그는 보수 회생을 바라는 여망에 올라타 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보수 민심이 윤 대통령을 완전히 버리고 가자는 것은 아니다. 한 대표가 그걸 혼동하면 그 역시 버림받게 된다. 보수는 오로지 보수를 살릴 길을 택하는 쪽에 열망을 모아줄 뿐이다.

윤 정권의 또 하나 착각은 의료개혁 등을 밀어붙이면서 미국 레이건 대통령 시절 관제사 파업 대응, 영국 대처 총리 시절 탄광노조 파업 대응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두 사례는 지도자가 소신과 결단력으로 법과 원칙을 지켜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한 전범(典範)으로 통한다. 하지만 의료개혁 문제를 다루는 윤 정권의 태도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대처는 인도에서 수년 치 석탄을 수입해서 비축했고, 레이건은 파업 관제사를 대체할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대응했다. 평소 유머와 소통의 달인이었던 레이건이 취한 단호한 태도가 국민에 주는 호소력과 윤 대통령의 단호한 표정이 주는 느낌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의사들을 변화시킬 백업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의료개혁에 필요한 수많은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한 증원만 강조하며 ‘2000명’이라는 말뚝을 박아버린 것은 칭송받을 소신과 결단력이 아니라 무모한 단순화, 고집과 다름없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의료시스템 전체가 위험에 빠진 것이다. 복잡다단한 사안을 충분한 사전 준비와 종합적 프로그램 없이 밀어붙이다 거대한 부작용에 맞닥뜨린 현실을 인정해 유연성을 회복하는 것도 ‘기득권 세력 저항에 타협하지 않는 소신’ 만큼 용기 있는 일이다.

윤 정권의 또 하나 착각은 국민을 쉽게 설득당하는 상대로 여긴다는 점이다. 명품백 문제에 대해 “매정하게 끊지 못해 아쉽다”는 KBS 대담 발언에 이어, “돌려주라 했는데 행정관이 깜박했다”는 최근 설명, 김 여사 출장 조사를 “현직 영부인 첫 조사”라고 의미부여하는 모습 등은 다 국민을 어수룩한 상대로 본 산물이다. 이런 해명들이 나올 때마다 상당수 보수층은 한숨을 내쉰다.국민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표현은 점잖은 것이고, 시중에서 도는 표현은 “국민을 바보로 여기나 봐”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백척간두, 녹아가는 유빙(遊氷) 위에 서 있다. 좌파 세력의 극악스러움과 자금력 동원력은 최고점을 찍고 있다. 야당의 집요한 방통위 무력화 시도는 8·15 광복 직후 좌익이 툭하면 사보타주로 생산시설과 국가시스템을 마비시키던 장면들을 연상시킨다. 상임위와 이진숙 청문회에서 야당 위원장들의 행태에는 인민재판과 문화혁명 때의 조리돌림 장면을 연상시키는 대목이 있다. 습도가 높아지면 곰팡이가 피어오르듯, 잠복해 있던 DNA가 윤 정권의 실정과 국회 189석이라는 습도를 타고 발현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사면초가를 극복할 길은 하나다. 임기 전반기와 정반대로 하는 것이다. 즉, 싫어하는 사람 얘기를 듣고, “안 된다”고 반대하는 사람을 가까이하고, 혼자 결정하지 말고 중의(衆意)를 모으면 된다. 명연설로 유명한 처칠은 연설문 작성전 보좌관들을 런던 시내에 풀어서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게 뭔지, 불만이 뭔지, 당장 총리가 눈앞에 있으면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지를 물었다.

임기 반환점이 불과 석 달 남았다. 지난 2년 3개월이 완행열차였다면 임기 후반은 고속열차처럼 시간이 흘러갈 것이다. 윤 대통령의 휴가는 전반기 참담한 실패 원인을 냉철히 들여다보고 대전환의 구상을 다듬어 새로운 리더십으로 거듭나는 결단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이기홍 대기자, 동아일보(24-08-02)-

______________

 

 

○與 친윤 정책위의장 결국 사퇴, 한동훈은 친정 체제 구축. 이제 국힘 成敗의 책임은 오롯이 韓의 몫….

 

-팔면봉, 조선일보(24-08-02)-

______________

 

 

무시 못 할 '한동훈 對 이재명' 시중 얘기들

 

[양상훈 칼럼]

'국힘 후보가 韓이면 李가 대통령 되고
민주 후보 李 아니면 국힘 누가 나와도 안 돼'
한동훈은 바로 이 지점서 출발해야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뉴시스·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월 19일 “김건희 여사 명품 백 문제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한 말이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바꿀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눈앞에 둔 당의 대표로서 민심에 최소한이나마 부응할 수밖에 없어서 한 말이었다. 국민의힘 총선 승리가 가장 절실한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이니 윤 대통령도 못 이기는 척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 부부는 아니었다.

 

한 대표 발언 직후 윤 대통령은 한 대표를 사퇴시키라고 지시했다. 거의 모든 국민, 심지어는 민주당까지 놀라게 하고 어리둥절하게 만든 이 지시는 총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리 알려준 사건이었다. 이종섭 대사 호주 출국, 대통령실 수석의 폭언에 대한 늑장 대처, 의료 사태에 대한 일방적 담화 등 그에 이어진 사건은 모두 같은 선상에 있었다.

 

만약 윤 대통령이 민심 악화를 막기 위해 부인 문제에서 인내하고, 각종 현안에 기민하게 대처했으면 총선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그랬다면 총선 승리의 공로자는 윤 대통령이고 한 대표는 친윤 2인자 정도의 위상에 그쳤을 것이다. 윤 대통령의 그런 노력에도 국민의힘이 패했다면 한 대표는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했을 것이고 이번에 당대표 경선에 나서지도 못했을 것이다. 정치를 계속한다고 해도 한계가 분명했을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국민 눈높이’ 발언에 분노해 그를 쫓아내려 함으로써 한국 정치의 오랜 ‘출세 공식’이 작동하게 됐다. 김종인씨의 표현대로면 한 대표에게 이른바 ‘별의 순간’이 온 것이다. 우리 정치에서 역대 여당 대선 후보들은 모두 대통령과 맞서서 각을 세운 사람들이다. 김영삼은 노태우 대통령과 맞섰고, 이회창은 김영삼 대통령과 맞섰고, 정동영은 노무현 대통령과 맞섰고, 박근혜는 이명박 대통령과 맞섰고, 윤석열은 문재인 대통령과 맞섰다. 한국 대중의 정치인 선호 인식부터가 그렇다. 권력자를 추종하는 사람이 지도자 반열에 오른 적이 거의 없다. 강자에게 맞서 옳은 소리 하다가 피해를 본 정치인이면 100점이다. 친윤들이 거의 적반하장으로 한 대표를 공격하면서 그 조건을 다 만들어줬다.

 

그런데 한동훈은 이 코스를 따라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가능성 1위가 한 대표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선 본선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한 대표가 극복해야 할 첫 관문은 윤 대통령이 남긴 유산이다. 이제 한국 유권자들에겐 검사 정치인 기피증이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은 ‘검사 대통령’ 얘기가 나오면 “또?” 하면서 고개를 흔든다. 윤 대통령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법 적용에 예외 없다’면서 발휘했던 검사의 본질적 장점은 사라졌다. 그 대신 다른 사람들과 공감·교감하는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검사의 단점은 크게 부각됐다. 한 대표는 비록 윤 대통령과는 차별화됐지만 ‘검사 정치인’이란 범주 밖으로 나오기는 힘들다.

 

한 대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맡았다. 한 대표는 도망갈 염려가 없고 증거를 인멸할 수도 없는 양 전 대법원장을 굳이 구속했다. 그리고 무려 47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한 인간이 죄 47건을 한꺼번에 짓는다는 게 가능한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기소 문서가 트럭 분량이라 트럭 기소라고 했다. 그 47건이 전부 무죄가 됐다. 검찰 출신들은 이 무리한 구속과 기소가 ‘검사 한동훈’을 잘 말해준다고 한다. 한 대표가 정치를 하게 된 이상 이 문제는 앞으로 결국 닥쳐올 시험대가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한동훈’이라면 할 말을 빨리, 딱 부러지게 한다는 것부터 떠오른다. 이것으로 국회의원은 몰라도 대통령은 힘들다. 108석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윤 대통령과 불화 재연 가능성은 높다. 현재 국민의힘의 대선 득표 기반은 위태롭다. 한국 대선에서 수도권과 20~50대까지 광범위한 연령층을 잃으면 승부를 할 수가 없다. 한 대표는 이들에게 어필할 무엇을 갖고 있나. 솔직히 잘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일반 시중에선 ‘국민의힘 후보가 한동훈이면 이재명이 대통령 될 수 있고, 민주당에서 이재명 아닌 새 인물이 후보로 나오면 국민의힘에서 누가 나와도 안 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거칠지만 무언가 본질을 꿰뚫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동훈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양상훈 주필, 조선일보(24-08-01)-

______________

 

 

尹-韓 90분 만났지만 독대는 없었다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그제 90분간 만났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도 배석했지만, 사실상 독대와 많이 다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여당의 새 지도부를 불러 대통령실 잔디광장에서 만찬을 한 지 6일 만이다. 지금 여권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는 총선 전부터 불거진 윤-한 갈등을 봉합하는 일에, 두 사람이 의기투합할 수 있느냐다. 한 대표가 제안한 90분 회동은 가능성을 엿볼 기회였다.

▷대통령 가족과 여권을 옥죄는 민감한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회동 형식에서 묘한 긴장감이 감지됐다. 대통령-당 대표 회동은 통상 만남 첫 2, 3분을 언론에 공개한다. 대통령 집무실 회동일 때는 거의 예외가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언론은 물론 용산 참모 대다수에게도 알리지 않고 만났다. 오전 11시에 만나면서 각각 점심 약속을 취소하지 않았다. 낮 12시 반까지 대화가 이어졌지만 “점심 함께 하면서 더 이야기하자”는 제안은 없었다. “화기애애했다”는 용산 대변인 설명과 실제 상황은 거리가 있었을 거란 짐작이 가능하다.

▷90분 회동치고는 브리핑이 짧았다. 양쪽 설명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2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당 인사들을 포용하고 경청함으로써 한동훈의 사람을 만들라는 것이 하나고, 당직 개편 등 당무는 한 대표가 책임지고 잘하라는 것이 다른 하나다. 그러나 이걸 두고도 국민의힘 내 친한-친윤 그룹은 제각각으로 해석했다. 친한은 당 대표 주도권을 인정해 줬다고 말했고, 친윤은 친윤 포용과 경청이 대통령의 진짜 생각이라고 풀이했다.

 

90분 만남 평가는 정점식 당 정책위의장이 유임하느냐, 교체되느냐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검사 출신으로 친윤 핵심인 정 의장의 1년 임기는 10개월 더 남았지만, 과거 정책위의장은 새 당 대표가 새로 뽑았다. 이 자리가 중요한 이유는 9명으로 구성되는 최고위원회 구성 때문이다. 현재 4 대 4인 친한 대 친윤의 구도가 정 의장 교체 여부에 한쪽으로 기울어지기 때문이다. 윤-한은 당직 개편도 논의했다. 한 대표가 교체를 강행한다면 대통령이 한동훈 당 주도를 용인했다는 뜻이 될 수 있다.

▷독대나 다름없던 90분 회동의 특징은 과거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날 때 있었던 ‘따로 만남’이 없었다는 점이다. 통상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와 식사를 한 뒤 20분(문재인-송영길) 정도 1 대 1 진짜 독대를 갖는다. 갈등이 컸던 박근혜-김무성 체제 때도 19분, 때론 단 5분 정도라도 밀담을 나눴다. 하지만 독대인 듯 독대 아닌 90분 회동은 대통령과 한 대표가 아직은 준비가 덜 됐거나, 독대 후 터져 나올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부담스럽다는 뜻일 수도 있다. 윤-한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시각은 여전히 우세하다.

-김승련 논설위원, 동아일보(24-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