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業務-經營]

[일본 라피더스보다 더 두려운 건] .... [TSMC, 미국서도 첨단.. ]

뚝섬 2025. 1. 13. 09:38

[일본 라피더스보다 더 두려운 건]

[패전 80년, 일본 戰後 역사 인식에 주목한다]

[TSMC, 미국서도 첨단 반도체 만든다... "4나노 생산 시작"]

 

 

 

일본 라피더스보다 더 두려운 건

 

[특파원 리포트]

 

“라피더스는 결국 실패하지 않을까요. 업계에선 ‘라피더스는 사기’라는 말도 나와요.” 1년 전 사석에서 만난 일본 기자는 “국가 안보에 중요한 반도체에서 일본은 뒤처졌다”며 “2나노미터(nm·1 nm는 10억분의 1m) 반도체 기술 확보까진 험한 길”이라고 했다. 대뜸 “일본 정부가 그런 라피더스에 막대한 세금을 쏟아붓는 마당에 비판 기사를 써야지 않나”라고 물었더니, 그는 대답 없이 화제를 돌렸다.

 

지난달 18일, 홋가이도 치토세시(市) 영하 10도의 동토(凍土)에 건설 중인 라피더스의 2나노 공장을 찾았다. 3~4m의 높은 차단막을 따라 건설 현장을 돌다가 정문 밖에서 안쪽 모습을 사진 찍으려 하니 경비원이 다가와 제지했다. “군사시설도 아닌데 아무리 사유지라도 밖에서 찍는 사진까지 막을 권리는 없지 않냐”고 묻자 경비원은 “나는 지시에 따를 뿐”이라고 했다. 

 

군사시설처럼 삼엄한 공장을 짓는 라피더스는 도요타·NTT·소니 등 일본 최고 기술 기업이 2년쯤 전에 공동 설립한 회사다. 출자액은 겨우 73억엔(약 680억원)인데 일본 정부는 보조금으로 9200억엔(8조6000억원)을 줬다. 일본인 1인당 8000엔씩 보탠 셈이다. 라피더스가 또 돈이 필요해지자, 일본 정부는 최근 1000억엔 추가 지원과 함께 ‘올해 법률을 개정해서라도 라피더스에 채무 및 이자 지급 보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관제(官制) 반도체 기업을 비판하지만 라피더스도 못지않다. 

 

사실 일본 언론이나 반도체 전문가들도 라피더스의 실패 가능성을 뻔히 안다. 돈·기술·인재가 없다. 2027년 2나노 양산에는 자금 5조엔이 필요한데 일본 정부 보조금 말곤 큰돈 들어온 게 없다. 미국 IBM의 2나노 기술을 도입했지만, 연구실 수준의 기술일 뿐이다. 대량 생산 라인에서 검증된 기술이 아니다. 일본엔 2나노는커녕, 10나노·20나노대 생산 라인을 운영해본 인재도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일본 신문·방송에서 ‘특혜 시비’나 ‘세금 낭비’라는 날선 비판을 찾아보기 힘들다. 등골이 서늘한 이유는 라피더스가 아닌, 일본의 절실함 때문이다. 일본 반도체 전략의 막후라는 아마리 아키라 반도체전략추진의원연맹 회장은 2년 전 본지 인터뷰에서 “40나노밖에 못 만드는 일본에 2나노 도전은 ‘꿈속에서 꾸는 꿈’”이라며 “일본엔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성공 가능성이 높아 도전하는 게 아니라, 일본의 미래 국가 안보에 반드시 필요하니 손에 쥐겠다는 것이다. 한번 방향이 정해지면 끝까지 밀고 가는 일본은 반도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보조금은커녕 주 52시간제 예외라도 인정해달라는 ‘반도체특별법’도 무산시킨 한국 정치인들은 안 그런 모양이지만, 포기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느끼는 이 불안함이 기자만의 공포일까.

 

-도쿄=성호철 특파원, 조선일보(25-01-13)-

_______________

 

 

패전 80년, 일본 戰後 역사 인식에 주목한다

 

[특파원 칼럼]

 

지난해 12월, 일본 가사마(笠間)시 가미카제 특공대 기지를 찾은 건 우연이었다. 특공대 특별 전시회를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서 순간 눈을 떼지 못했다. “특공을 명령한 쪽(지휘관)과 명령받은 쪽(병사), 양쪽에서 볼 수 있는 전쟁 비극을 상상해 줬으면 한다”는 전시회 담당자의 당부는, 평균적인 일본의 전쟁 인식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은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이 자리하고 있는 그곳은 80년 전에는 특공대 부대였던 해군 항공대 사령부였다. 1944년 항공대 사령으로 부임한 오카무라 모토하루(岡村基春) 대령은 특공대를 진두지휘했다. 이 부대는 태평양 전쟁 중 일본 최대 지상전이었던 오키나와 전투에서 세계사에 유례없는 자살 특공을 감행했다. 그럼에도 전쟁을 일으킨 것에 대한 반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쟁을 미화하지 않는 평범한 일본인들도 “우리가 잘못했다”는 반성 대신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한다.

한국인 희생 흔적 감추기 급급했던 日

 

가미카제 자살 특공은 단순히 미군 항공모함에 자국 전투기를 들이받은 무모한 작전이 아니다. 일본이라는 국가를 위해 자국민과 식민지 백성까지 전쟁 희생양으로 내몬 극단적 전쟁범죄다. 패전 후 일본군은 상당수 전쟁 기록을 불태워 없앴지만, 한국인들이 희생당했던 흔적을 모두 감출 순 없었다. 80년 전 한국인을 태우고 가다 침몰했던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한국인이 강제로 징용된 사도광산 조선인 연초 배급 명부 등에 이름으로만 남은 한국인들은 지금까지도 어떻게 끌려가 혹독한 차별에 시달렸는지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올해 쇼와(昭和·히로히토 일왕 연호) 100년, 전후(戰後) 80년을 대대적으로 주목한다. 전쟁 폭주와 패전, 경제 부흥으로 이어지는 쇼와 시대를 되짚고, 80년간 이어온 평화 국가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이다. 나루히토(仁) 일왕은 일본에서 전쟁을 상징하는 지역인 오키나와, 히로시마, 나가사키를 도는 ‘위령 여행’에도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전후 반성’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일본 정치인 누구도 적극적으로 발언하지 않는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연두 기자회견에서 “전후 80주년을 맞아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해 우리나라(일본)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실천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고만 말했다. 여기에는 과거가 없다. 과거가 없으니, 당연히 반성도 없다.

2000년대 들어 일본은 역사에 침묵하고 왜곡하는 나라가 됐다. 특히 2015년 8월 1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에서 “전쟁과 아무 관계가 없는 후세대에 사과를 계속할 숙명을 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선언한 뒤로 이런 경향이 강해졌다. 패전 후 반복해 사과했으니, 더는 사죄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일본 정부 우경화는 잘 알려진 대로다. 교과서에서 ‘종군(從軍) 위안부’ 표현 삭제를 주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한국 정부 강제징용 배상 대법원 판결 해결책에 “역대 내각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만 밝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 등의 행보는 변하지 않은 일본 정부의 과거사 인식을 보여준다.

한일 관계 개선, 진정한 과거사 인식 필수

패전 80주년이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올해는 한일 관계 개선 및 협력 강화를 비약적으로 도모해야 할 시기다. 하지만 여기에는 진정성 있는 일본의 과거사 인식이 필수다. 오늘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외상 방한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전후 80년, 국교 정상화 60년’ 정책을 보여주는 시작점이다. 한국 정치 상황을 핑계로 적당히 얼버무린다면 누가 새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일 관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상훈 도쿄 특파원, 동아일보(25-01-13)-

______________

 

 

TSMC, 미국서도 첨단 반도체 만든다... "4나노 생산 시작"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4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 최첨단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11일 로이터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사업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TSMC의 4나노 칩 생산 소식을 알렸다. 그는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땅에서 최첨단 4나노 칩을 생산하고 있다”며 “수율(收率·생산품 대비 정상품의 비율)과 품질 면에서 대만과 동등하다”고 했다. 현재 TSMC 애리조나 공장에서는 애플과 AMD의 제품을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장 앞선 파운드리 상용 기술은 3나노 공정이다.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가 3나노 제품을 양산 중이다. 이 공정은 모두 자국에 있다.

 

한국과 대만보다 최첨단 공정에서 뒤처진 미국은 막대한 보조금을 풀어 TSMC를 유치했고, 이번에 4나노 양산에 들어갔다. TSMC는 미국 내 총 650억달러(약 96조원)를 투자해 2030년까지 공장 3개를 지을 예정이다. TSMC의 두 번째 공장은 2028년 가동되며, 여기에서 2나노 제품이 생산될 예정이다.

 

로이터는 “러몬도 장관은 미국이 2030년까지 세계 최첨단 로직 칩 생산의 20%를 차지하길 원한다”며 “TSMC가 애리조나에서 생산을 시작하기 전에는 0%였다”고 했다.

 

-유지한 기자, 조선일보(25-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