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餘暇-City Life]

[케이블카 20개 더 만든다는데… 여기도 저기도 시끌] ....

뚝섬 2025. 4. 18. 11:20

[케이블카 20개 더 만든다는데… 여기도 저기도 시끌]

['60년간 논란 거듭'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다시 불 붙나]

[62년 독점 남산 케이블카, '경쟁 상대' 곤돌라 등장에 서울시에 건설 중단 소송]

 

 

 

케이블카 20개 더 만든다는데… 여기도 저기도 시끌

 

지역마다 다른 이유로 갈등 

 

국내에서 운행 중인 케이블카는 총 40개. 케이블카 수가 늘어나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전남 목포의 목포해상케이블카(왼쪽 사진)는 지난해 25억6000만원 흑자를 냈지만 경남 하동의 하동케이블카(오른쪽)는 11억6000만원 적자를 냈다./목포시·하동군

 

최근 제주도에서 ‘한라산 케이블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제주도의회가 제주도에 케이블카 설치를 제안하면서다. 2016년 1585만명이던 관광객이 지난해 1376만명까지 줄어들자 내놓은 타개책이다. 한라산 서쪽의 영실계곡과 백록담 근처 윗세오름을 연결하는 노선 등이 거론된다. 도의회는 올 상반기 중 주민 설문 조사도 할 계획이다.

 

당장 오영훈 제주지사가 반대 입장을 내고 나섰다. 그는 “케이블카를 짓느라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이 훼손되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고 했다.

 

전국이 케이블카로 들썩이고 있다. 현재 전국 40곳에서 운영 중인데 추가로 추진 중인 케이블카가 20곳이 넘는다. 사업지마다 찬반 갈등으로 시끄럽다.

 

서울시는 작년 9월 ‘남산 곤돌라’ 착공식을 열었으나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근처에서 ‘남산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과 환경 단체 등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남산 케이블카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예상된다는 이유였다. 양측은 법원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선 “서울시가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개통 시기가 2026년에서 2028년 이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남산 곤돌라는 지하철 명동역과 남산 정상을 연결한다. 케이블카와 비슷하지만 캐빈의 크기가 작고 속도가 더 빠르다.

 

현재 남산에는 산 중턱과 정상을 오가는 케이블카가 1962년부터 운행 중이다. 지하철역과 먼 데다 주차 공간도 좁아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정한 개인이 60년 이상 케이블카를 독점 운영한다는 논란도 있다.

 

강원 양양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는 작년 6월 착공했지만 환경 단체 등이 여전히 양양군청 등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오색 케이블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강원 지역 1호 대선 공약이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지난해 “도내 6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관령, 울산바위, 치악산 등에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시설을 활용해 만든 강원 정선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최근까지도 존치와 철거를 두고 지자체와 환경 단체 등이 갈등하다가 지난달 계속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해발 1300m를 오르내린다. 2023년부터 작년까지 정선 인구의 10배인 40만명이 탔다.

 

전문가들은 “케이블카 하나로 지역이 활성화되는 건 20년 전 얘기”라며 “연계 관광지나 교통망을 갖추지 않으면 세금 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케이블카만 놓으면 관광이 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했다.

 

2021년 개통한 전남 해남·진도 명량 해상 케이블카는 작년에 23억9000만원 적자를 냈다. 개통 당시 연간 100만명이 탈 것이라 예측했지만 탑승객이 매년 20만명도 안 된다. 2022년 개통한 경남 하동군 하동 케이블카는 3년간 누적 적자가 38억원에 달한다. 두 곳 모두 주변에 묶어서 둘러볼 관광지가 부족하고 교통도 불편하다.

 

전국 곳곳에 케이블카가 생기면서 잘나가던 케이블카도 손님이 줄어들고 있다. 2008년 개통한 경남 통영 케이블카는 2017년 140만명이었던 탑승객이 2023년 42만명으로 줄었다. 개통 초기 한 해 200만명이 몰렸던 여수 해상 케이블카는 2023년 120만명이 탔다.

 

김영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초기엔 경쟁자가 없었지만 이제는 케이블카뿐 아니라 출렁다리, 모노레일, 전망대 등이 전국에 넘친다”“지역에 맞는 관광 자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박진성/김영우 기자, 제주=오재용 기자, 양양=정성원 기자, 여수=조홍복 기자, 조선일보(25-04-18)-

______________

 

 

'60년간 논란 거듭'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다시 불 붙나 

 

지난 1월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에 상고대가 피었다. 거대한 분화구 암벽에 상고대가 생기면서 다른 산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경관을 연출했다. 풍화와 침식작용으로 생긴 화구벽 굴곡 지형에 서리나 물방울이 얼어붙으면서 만들어진 화구벽 상고대 장관을 등산객들이 감상하고 있다./뉴시스

 

60년 간 논란을 거듭해 온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18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도민 인식조사’가 올해 상반기 중 실시될 예정이다. 제주도의회는 다음달 인식조사를 위한 용역 대행기관을 선정하고 오는 5~6월 조사를 진행한 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7월쯤 토론회 등을 열어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문제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지난 60여년 동안 지역사회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했던 만큼 이번에도 설치 여부를 두고 적잖은 논쟁이 예상된다.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문제는 1960년대부터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을 통한 제주 관광산업 진흥 등을 이유로 꾸준히 제기됐다. 당시 제주도는 한라산 1900m지대까지 총연장 9.1㎞의 케이블카 사업을 구상했지만 예산 문제로 포기했다.

 

이어 1968년 민간기업 2곳이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를 시도했지만 환경 훼손 여론에 부딪혀 포기했다. 또 1977년에는 정부가, 20년 뒤인 1996년에는 제주도가 각각 설치를 검토했지만 환경 훼손을 이유로 모두 무산됐다.

 

2005년에도 환경부 지침에 적합하지 않아 설치 논의가 중단됐고, 지난 2010년에도 다시 논의가 이뤄졌지만 ‘생태 및 경관에 부정적 영향이 크고 도민사회 찬반 논란이 거센 만큼 도민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케이블카 설치가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났다.

 

지난 2023년에는 강상수 제주도의원이 도정 질문에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논의를 검토하자고 제주도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오영훈 제주지사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재지정과 도심항공교통(UAM) 활용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구역 내에서 개발 사업 등이 이뤄질 경우 세계유산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에 찬성하고 있는 관광업계는 노인, 장애인 등 이동 약자 등반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라산 탐방객이 급증한 데다 ‘일부 탐방로 집중 현상’으로 탐방로를 분산시키는 대안으로도 케이블카 설치가 거론돼 왔다.

 

제주도의회 관계자는 “현재 면접 등 조사 방식에 대해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며 “도민들 의견을 듣고 조사 결론에 따라 향후 공론화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오재용 기자, 조선일보(25-03-18)-

______________

 

 

62년 독점 남산 케이블카, '경쟁 상대' 곤돌라 등장에 서울시에 건설 중단 소송

 

지난 2008년 9월 26일 오전 남산에서 노랗게 변한 은행나무 뒤로 케이블카가 푸른하늘에 미끄러지듯 산 정상을 향해가고 있다. /이태경 기자

 

서울시가 최근 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남산 정상을 잇는 곤돌라 건설 공사를 시작한 가운데, 1962년 이후 남산 케이블카를 단독 운영해 온 민간 업체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60년 넘게 이어온 독점이 깨질 것 같으니 시비를 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남산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과 환경 단체, 대학생 등은 지난달 말 서울행정법원에 곤돌라 공사를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업체 등은 “서울시가 관련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남산 곤돌라가 개통하면 근처 학교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남산의 자연 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삭도공업은 1962년부터 남산 중턱과 정상을 오가는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객용 케이블카다. 대한제분 사장이었던 한석진씨가 사업권을 받았으나 당시 사업 종료 시한을 따로 정하지 않아 대를 이어 독점 운영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수시로 특혜 시비가 일었다. 국가 소유인 남산에서 특정 ‘가족 기업’이 무기한 독점 영업을 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2016년 서울시의회는 한국삭도공업이 운영비에 인건비를 과다하게 반영하는 등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6월 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서울시는 “관광객이 몰려 케이블카를 타려면 한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며 “남산 곤돌라가 생기면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했다. 요금도 남산 케이블카보다 5000원가량(성인 왕복 기준) 싸게 정할 계획이다. 단체 관광객을 위해 곤돌라 출발 지점인 예장공원 지하에는 관광버스 전용 주차장도 운영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케이블카 업체가 가처분 신청을 내 황당하다”며 “2026년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영우 기자, 조선일보(24-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