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소동에 휘청거리는 국힘 전당대회]
[‘이종섭 적격’ 미리 써놓고 서명만 받은 공관장 심사위]
전한길 소동에 휘청거리는 국힘 전당대회

찬탄파 후보에 "배신자" 구호 외치는 전한길 강사 /뉴시스
8일 대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첫 연설회에서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찬탄(대통령 탄핵 찬성) 후보자들을 향해 ‘배신자’를 외치면서 소동이 벌어졌다. 일부 당원들이 그에게 항의하며 양측 간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전씨는 자신을 인터넷 매체 기자라며 기자석에 있다가, 찬탄 후보들이 나오자 청중석으로 이동하면서 사달이 벌어졌다. 국힘 원내대표가 전씨에게 전당대회장 출입 금지 방침을 밝히자 전씨는 “언론 탄압”이라며 계속 연설회에 참석하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모두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국힘 전대가 아직도 찬탄, 반탄으로 싸우는 것도 모자라, 유튜버 전씨 문제로 친길(친전한길), 반길(반전한길) 갈등까지 겹쳐졌다.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전씨의 제명을 요구했고,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내부 인사에 대한 총질을 멈추라”며 감쌌다.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국힘 내분으로 정당 지지율은 최저 수준인 16%대로 떨어졌고,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민주당에 10%포인트 이상 뒤지는 결과도 나왔다. 국힘은 대선 이후 여러 번 당 차원에서 계엄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계엄을 지지하고 탄핵을 반대했던 전씨가 입당한 이후 다시 과거로 돌아가 똑같은 문제로 싸우고 있다. 전씨가 인기 강사로 아무리 지명도가 있다 하더라도 정치 경력도 없는 유튜버 한 명 때문에 제1 야당이 휘청대는 것은 지금 국힘의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야당이 허약하니 집권 세력은 내 맘대로다. 이재명 대통령은 입시 비리로 수감 중인 조국 전 장관과 위안부 피해자들의 후원금을 빼돌려 유죄를 선고받은 윤미향 전 의원 사면을 검토하고 있고, 민주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장 내정자는 “윤미향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광복절 특사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대표는 갑질 논란으로 여가부 장관 후보직에서 사퇴한 의원을 당 국제위원장에 유임시키면서 “당직 인사가 완벽했다”고 했다. 집권 세력이 눈치를 안 보는 것은 민생을 두고 싸우는 게 아닌 유튜버 한 명 때문에 갑론을박하는 야당이 있기 때문이다. 제구실 못 하는 야당 때문에 국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
-조선일보(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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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적격’ 미리 써놓고 서명만 받은 공관장 심사위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 피의자인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국금지를 했던 2023년 12월 8일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바쁘게 움직였다. 이 전 대사에게 주호주 대사 내정 사실이 전달된 것도, 부임 1년도 안 된 김완중 당시 대사에게 교체 방침이 통보된 것도 그날이다. 하루 전엔 이원모 전 대통령실 비서관이 외교부에 새 대사 임명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최근 특검이 확보했다고 한다. 통상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출금할 땐 도주 가능성에 대비해 은밀히 진행한다. 이런 밀행성이 이 전 대사 출금에선 지켜지지 않은 정황이 많다.
▷출금 한 달 뒤인 지난해 1월 이 전 대사에 대한 외교부의 공관장 자격심사위원회가 열렸는데 이때도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행정안전부 공무원 등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심사위는 대사 후보자의 업무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한다. 부적격 결정이 나오면 내정 취소다. 위원 7명 이상이 출석해야 하는데 이 전 대사에 대해선 대면 회의 없이 서면으로만 진행됐다. 게다가 서류엔 이미 ‘적격’으로 적혀 있고, 부적격 의견을 낼 공란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답정너’ 심사표를 받은 위원들은 빈칸에 서명만 했다.
▷심사 당시 이 전 대사는 공수처가 출국을 막아 놓은 상태였다. 대사가 해외에 나갈 수 없으니 ‘적격’일 수 없는 후보자였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임명을 강행한 뒤 법무부를 통해 출금까지 해제해줬다. 임명 전엔 출금 사실을 몰랐다고 하지만 믿기 힘든 얘기다. 수사기관의 출금 요청을 승인하는 부처가 다름 아닌 법무부다. 또한 대사 임명 전 출입국에 문제가 없는지, 수사 대상인지도 확인하도록 돼 있다.
▷졸속 심사를 거쳐 호주에 부임한 이 전 대사는 11일 만에 귀국했다. 지난해 3월 말 총선을 앞두고 ‘런종섭’ 사태가 최대 악재로 부상하자 그의 귀국을 위한 회의가 급조된 것이다. 방산 협력을 내세워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등 6개국 공관장만 급히 불렀는데 이렇게 특정 공관장들만 국내로 소집한 전례가 없다. 이 전 대사는 회의 다음 날 비판 여론에 떠밀려 사임했다. 대사 재임 기간이 3주도 안 된다. 호주에선 “외교적 신뢰 훼손”이란 비판이 일었다.
▷대사 임명을 둘러싼 넉 달간의 소동의 배후는 한 사람을 가리킨다. ‘VIP 격노’가 있었던 회의 도중 이 전 대사에게 ‘02-800-7070’으로 전화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은 윤 전 대통령이 이 통화에서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이 전 대사를 질책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의 수사 외압 여부를 잘 아는 이 전 대사를 빼돌리기 위해 공관장 심사위원들을 거수기로 만들고 공수처의 출금 조치를 무력화시켰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대통령 한 사람의 격노에 국가 시스템이 이처럼 허망하게 무너져선 안 된다.
-신광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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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 대회 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수억 원 쓰고서 오른 건 전씨 유튜브 구독자요, 떨어진 건 당 지지율.
-팔면봉, 조선일보(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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