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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7세 영어 고시와 아동 학대] [급증하는 유괴 사건]

뚝섬 2025. 9. 6. 05:51

[4세•7세 영어 고시와 아동 학대]

[급증하는 유괴 사건]

 

 

 

4세•7세 영어 고시와 아동 학대 

 

이른바 '4세 고시'로 불리는 영어 유치원 입학시험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7월 서울 시내의 한 학원가에 의과대학 준비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저희 아이가 SR 2.2인데 빅3 합격 가능합니까?” 암호 같지만 ‘7세 고시’ 준비하는 엄마들에겐 평범한 질문이다. SR은 ‘Start Reading Test’의 약자다. 30분의 제한 시간 동안 긴 지문 여러 개를 읽고 수능처럼 문제를 푼다. SR 2.2는 미국 초등생 2학년 2학기 정도 수준이다. 쓰기·듣기·문법·말하기 테스트는 별도다. 보통 대치동에서 7세 고시를 치르려면 SR 3 이상은 나와야 한다. 당연히 대부분 떨어진다. 그래서 ‘레테’(레벨 테스트) 통과를 위한 학원을 다닌다.

 

7세도 늦다며 ‘4세 고시’가 그래서 나왔다. 소위 빅3·빅7 영어 유치원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다. 관련 르포와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이런 훈련을 한다. 엄마 없이 20~30분 혼자 앉아 있기, 어른이 아이 손목 잡고 함께 알파벳 쓰기… 아직 대소변 못 가리는 아이들이 있으니 기저귀 차고 훈련하기도 한다. 4세 고시 대비 개인 과외도 등장했다.

 

▶수능 영어는 절대평가로 쉬워졌다. 그런데도 4세·7세 영어 고시 열풍이 부는 것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입시 영어를 끝내겠다는 것이다. 초등 저학년부터 시작한다는 수능 수학·과학 선행 학습에 영어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영어를 원어민처럼 말하고 싶다는 소망은 그다음이다. 대한민국 학부모 90%가 의대를 선호한다는 요즘, 영어 유치원 열풍의 바닥에도 ‘의대’가 있다.

 

▶최근 한 시민단체는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7세 고시가 아동 학대라는 것이다. 인권위는 어린이들의 놀이·휴식·자기 표현등의 권리가 침해당했다고 판단, 교육부에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교육부가 해당 유치원 23곳을 적발하고 일부 교습 정지와 과태료 처분을 내렸지만 눈 가리고 아웅 하기라는 비판이 많다. 영어 유치원 열풍의 근본 원인은 다른 데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현 입시 제도와 학부모의 불안이다. 아이가 자유롭게 놀면서 자라야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회적 경쟁과 입시 불안 때문에 아이들에게 선행 학습을 시킨다. 국책 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는 지난해 말 영유아 2150명과 학부모를 면접·연구하고 보고서를 펴냈다. 결론은 2~5세 때 사교육을 경험한 아이들과 그러지 않은 아이들 성적이 대체로 별 차이 없더라는 것이다. 반대로 너무 어릴 때 사교육 받은 아이들의 자아 존중감과 삶의 만족도는 낮은 사례가 많이 보고됐다. 우리 사회의 지독한 경쟁은 많은 불행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는 기괴한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어수웅 논설위원, 조선일보(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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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유괴 사건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근처에서 초등학생들이 유괴될 뻔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3시경 귀가 중이던 초등학생 4명을 상대로 중학교 동창인 20대 남성 3명이 차를 타고 접근해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3차례에 걸쳐 유인을 시도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겁에 질려 달아나면서 미수로 그쳤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달 30일 최초 신고를 받고도 ‘오인 신고’라 했다가 추가 신고가 접수된 뒤 4일에야 이들을 긴급 체포했다. 피의자들은 “장난 치려는 의도였다”고 주장했다. 어린 자녀를 둔 전국의 학부모들 모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온 사방에 깔린 폐쇄회로(CC)TV 덕분에 오프라인 범죄는 줄어들고 있지만 어린이 유괴 범죄는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미성년자 약취·유인 사건이 2020년 210건에서 지난해 316건으로 급증했다. 피해자 10명 중 6명꼴로 여자 어린이들이다. 61세 이상 고령자 유괴범 비중(25%)이 큰 것도 일반 범죄와 다른 특징. 7월엔 서울 서초구와 경기 남양주시에서 70대 여성과 남성이 “도와달라” “간식 줄게” 하며 아이들을 유괴하려다 실패했다.

▷어린이 유괴는 대개 몸값을 요구하거나 성적 착취를 위해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보다는 양육을 목적으로 유괴하는 경우가 더 많다(대검찰청 2023년 통계). 양육권 분쟁 중에 친부모가 아이를 강제로 데려가거나, 불임 부부들이 아이 욕심에 유괴한다는 것이다. 별다른 이유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17년엔 10대 소녀 2명이 “엄마에게 전화해야 하니 휴대전화 빌려 달라”는 초등학교 1학년 여아를 유괴해 살해했다. 범행 동기는 “예쁜 손가락을 갖고 싶어서”였다. 범인들은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괴범 중 여성 비율(27%)이 다른 범죄보다 높은 것도 특징이다. 1990년 6월엔 20대 여성이 “변심한 애인에게 고통을 주려고” 6세 여자 유치원생을 유괴해 살해했다. 유치원 우산꽂이에서 아이 이름을 확인하고 전화로 불러냈다. 1997년엔 만삭의 임산부가 목돈을 위해 서울 서초구 영어학원 앞에서 “재밌는 곳에 가자”며 초등 1년생을 꾀어 살해해 충격을 줬다.

▷유괴 사건은 언론의 주목도가 높아 검거율이 높은 편이었다. 유일한 미제 사건이 영화 ‘그놈 목소리’로 제작된 1991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놀이터 유괴 살인 사건 정도다. 그런데 요즘은 사방에 CCTV가 있고 아이들 모두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데도 2023년 검거되지 않은 사건이 10건이다. 경찰은 이번 유괴 미수 사건의 경우 피해 어린이들 진술이 정확하지 않아 오인 신고로 인지했다고 해명했다. 유괴 범죄의 민감성과 사회적 파장을 감안하면 너무 안일한 대응이고 해명이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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