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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두려운 한국 과학계] .... [일본 6번째 노벨 의학상.. ]

뚝섬 2025. 10. 10. 06:41

[10월이 두려운 한국 과학계]

[“연구비 삭감은 재앙”]

[일본 6번째 노벨 의학상, 한국 의료의 길을 묻는다]

 

 

 

10월이 두려운 한국 과학계 

 

2025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기타가와 스스무 교토대 석좌교수가 10월 8일 교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한국 과학계가 12개월 중 건너뛰고 싶어 하는 달은 10월이다. 노벨상을 발표하는 10월이 오면 움츠러들어 피하고 싶을 정도라는 것이다. 작년에는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휩쓴 AI(인공지능) 관련 연구가 화두가 돼 한국의 노벨 과학상 불발에 대한 부담이 작았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일본 연구자들이 생리의학상과 화학상을 거머쥐면서 또다시 일본과 비교되는 상황이 됐다. 일본이 지금까지 물리학상 12명, 화학상 9명, 생리의학상 6명 등 노벨 과학상을 총 27명 타는 동안 한국은 아직 한 명도 없다. 이에 대해 과학계 일각에선 “시작이 우리보다 50년 이상 빨랐던 일본과 견주는 건 지나치다”고 한다. 1949년 유카와 히데키 교토대 교수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으로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은 일본과의 비교는 가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2000년 이후 22명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이전 50년간 수상자(5명)의 4배 이상 성과를 최근 20여 년 동안 냈다는 것은, 일본 정부가 경제 성장기 열매를 과학에 효율적으로 투자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001년 발표한 과학기술기본계획에서 ‘향후 50년간 노벨상 수상자 30명을 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01~2025년 수상자는 20명을 넘어섰다. 벌써 목표의 3분의 2를 달성한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 정부는 구체적으로 수치화한 노벨상 목표가 없다. 우리도 20년 전에 노벨상을 목표로 ‘국가석학’ 제도를 도입했다. 당시 정부는 “국가 석학 선정자는 향후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질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국가적 위상을 높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안정된 연구를 보장하고 젊은 연구자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4년 만에 국가석학 간판을 내리고 리더연구로 개편하면서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이 제도를 주도하던 교육인적자원부가 2008년 정부 조직 개편으로 과학기술부와 통합돼 교육과학기술부로 출범하면서 상징적 제도가 사실상 사라졌다. 국가석학으로 선정된 과학자는 총 38명. 대다수가 지금은 정년을 넘은 원로 연구자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정년 이후 국내에서 안정적 연구 환경을 지원받지 못한 바람에 중국 대학으로 영입돼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노벨상 시즌이 되면 일본의 과학 저력에 대한 분석이 회자된다. 교토대·도쿄대·이화학연구소 등의 종신형 연구직과 연구비 장기 지원 구조가 20~30년간 기초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했고, 기초→응용→산업→재투자의 선순환 생태계를 확립했다는 내용 등이다. 여기에 구체적 장기 계획을 세우고 기초 연구 투자와 연구 자율성 확대 정책을 일관되게 이어 온 일본 정부의 역할도 빼놓을 수가 없다. 당장에 성과를 내는 연구만 지원하는 정책을 펴온 우리는 노벨상이 장기적 연구 생태계의 열매라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곽수근 기자, 조선일보(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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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 삭감은 재앙”

 

해마다 노벨상 시즌에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분야별 수상자를 발표할 때 이들의 국적, 소속 기관에 관심이 쏠리는 건 한국인들만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공개된 7일엔 국적보다 특정 기업의 이름이 더 주목을 받았다. 공동 수상자 3명 중 2명이 미국 빅테크 플랫폼 기업 ‘구글’에서 일하거나, 일한 적 있는 과학자였기 때문이다. 2년 연속으로 노벨상을 받으면서 구글 출신 수상자 수는 5명으로 늘었다.

▷올해 물리학상 수상자 중 한 명인 프랑스 출신 미셸 드보레는 미국 예일대, UC샌타바버라 교수면서 구글의 양자 분야 연구 조직인 ‘구글 양자 AI(인공지능)’의 수석 과학자다. 지난해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로 10의 25제곱년(年) 걸릴 문제를 양자컴퓨터 ‘윌로’로 5분 만에 해결했다는 논문을 낸 저자 중 한 명이다. 공동 수상자 존 마티니스 UC샌타바버라 명예교수도 2020년까지 구글에서 양자 컴퓨터 구축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작년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도 10년간 구글에서 AI를 연구하며 부사장직까지 올랐다가 2023년 떠난 인물이다. 작년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엔 구글 산하 AI 조직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존 점퍼 연구원이 이름을 올렸다. 2016년 한국 바둑기사 이세돌에게 4승 1패 전적으로 이긴 ‘알파고’의 아버지 허사비스는 단백질 구조 분석용 AI 모델 ‘알파 폴드’ 개발 공로가 인정돼 화학상을 받았다.

 

▷1901년 첫 시상 이후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낸 조직은 스탠퍼드대, 하버드대 같은 대학,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등 연구기관이 대부분이다. 이젠 구글이 2년 연속 수상자를 배출해 노벨상의 새로운 ‘산실’이 됐다. AI, 양자컴퓨터 등 차세대 기술에 캐나다, 호주의 국가 예산보다 많은 연평균 340억 달러(약 48조 원)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하고, 최고 인재 확보를 위해서라면 그가 속한 회사까지 통째로 인수하는 구글식 투자가 결실을 보고 있다.

▷‘노벨 평화상’에 유달리 집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의문의 1패’를 당했다.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존 클라크 미 UC버클리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정부의 대학·연구소 예산 삭감과 인력 감축을 “재앙”으로 표현하며 “예전 수준 회복에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 한마디에 작년 R&D 예산을 16.6%(5조2000억 원) 깎아 과학·기술계를 분노케 했던 한국도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박중현 논설위원, 동아일보(2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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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6번째 노벨 의학상, 한국 의료의 길을 묻는다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사카구치 시몬 일본 오사카대 석좌교수./연합뉴스

 

일본의 의사과학자인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교수가 미국의 과학자 2명과 함께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노벨 화학상과 함께 일본 연구자가 올해 2개의 과학 분야 노벨상을 받은 것이다. 제어성 T세포, 면역 원리를 규명해 자가면역 질환, 암, 장기이식 등 치료의 길을 연 공로를 인정받았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은 31번째다. 과학 관련 노벨상 수상은 27번째이고, 이 중 생리의학상은 여섯 번이다.

 

한국과 비슷한 공적(公的) 의료 제도를 가진 일본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은 의대생들이 임상의(醫), 그중에서도 졸업 후 수익성 높은 이른바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 전공에 몰리면서 연구자 부족에 시달리는 한국 의료계에 주는 의미가 크다. 사카구치 교수는 교토대 의대를 졸업한 뒤 대학원에서 의학 연구를 시작해 일본·미국을 오가며 암 치료를 연구했다. 이번만이 아니다. 2012년 수상자 야마나카 신야, 2018년 수상자 혼조 다스쿠 교수 역시 의대를 졸업한 뒤 연구의 길을 걸은 끝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세계적으로도 노벨의학상 수상자의 30%가 의사 출신이라고 한다.

 

일본이라고 의대생의 임상의 선호와 인기 분야 쏠림 현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 역시 의사과학자의 길을 가는 의대 졸업생은 소수라고 한다. 하지만 연구자를 우대하는 풍토가 강해 국립대 15곳을 중심으로 전국 80여 의대 중 절반 이상이 6년제 의대 과정에 과학자 과정을 접목한 육성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인이 받은 6개 노벨 생리의학상은 대부분 장기간 연구 성과를 축적한 국립대 연구소에서 나온 것이다. 암 치료, 줄기세포 등 이들의 연구 성과가 임상과 신약 개발로 이어져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발표 직후 한국에선 서울대의 ‘의사과학자’ 과정 수료자 중 연구소 등에서 의학 연구를 계속하는 비율이 절반뿐이란 뉴스가 나왔다. 보건복지부가 2019년부터 의사과학자의 박사 학위 취득까지 전 주기 양성 과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성과는 크지 않다. 양성 과정 수료자 77명 중 순수 연구 분야에 종사하는 인원은 34명이라고 한다. 임상의와 비교해 연구직의 소득이 크게 낮은 데다 진로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최고 수준의 인재가 의대에 몰리고 있다. 그 결과 한국 병원의 의료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신약, 백신, 연구 개발 등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선 반대로 질적 저하를 겪고 있다. 유능한 의사는 많지만 유능한 의사과학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의대 증원 사태 여파로 실종된 의대 교육과 의료 제도 개혁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조선일보(2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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