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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판 먼로 독트린'이 가져올 격변, 한국의 생존 전략은] ....

뚝섬 2025. 12. 15. 09:42

['트럼프판 먼로 독트린'이 가져올 격변, 한국의 생존 전략은]

[일본 몰아붙이는 중국의 '큰 그림']

 

 

 

'트럼프판 먼로 독트린'이 가져올 격변, 한국의 생존 전략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에서 ‘트럼프판 먼로 독트린’을 표방했다. 핵심은 미국 본토에 직접 위협이 되는 국경과 치안, 불법 이주, 마약 네트워크를 차단하기 위해 서반구(Western Hemisphere)에 힘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강대국들이 세계를 분할 지배하려 한 19세기적 ‘세력권(Sphere of Influence)’ 사고를 21세기 국제 질서에 다시 이식하려는 시도인데, 세계 안보를 뒤흔드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 우선(America First)’이 ‘미국 홀로(America Alone)’로, ‘자기관리(self-care)’가 ‘이기적인 것(selfishness)’으로 변질되면 안 된다. 미국이 더 강하고 부유한 나라가 되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물질적 현실주의와 가치·규범을 존중하는 이상주의 사이에 균형을 이룰 때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고 지도자로서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에서 먼로 독트린은 미국의 고립주의를 강화했고,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의 늦은 개입과 세력 공백을 초래했다. 미국이 독일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영국·프랑스와 일찍 협력했다면 1차 대전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전후에도 미국은 국제연맹 참여를 거부해 나치독일·일본·이탈리아의 3국 동맹 등 전체주의 세력의 대두를 막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들이 스스로 안보를 감당하라고 요구하는데, 권위주의 국가들은 이를 미국의 쇠퇴로 해석한다. 그들은 세력권을 확장해 미국의 지위에 도전할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유럽 분열의 기회로 삼고 군대 재건을 장기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몽’ 아래 인도·태평양을 넘어 세계적 패권을 향해 나아가며 대만·남중국해·동중국해에서 충돌 위험을 높이고 있다. 북한은 미중 경쟁을 활용해 ‘핵강국’ 도약을 노리며, ‘적대적 두 국가론’을 앞세워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중·러의 반(反)서방 권위주의 연대는 결속력을 다지며 국제규범을 아랑곳하지 않는 폭주를 감행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미국은 2차대전 이후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구축했고 그 최대 수혜자였다. 지금 미국이 국제질서 수호 의지를 접는다면 스스로 만든 질서를 통해 누렸던 지위와 혜택도 사라질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자신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꿈꾼다. 이들은 미국의 후퇴를 전략적 기회로 삼아 영향권을 확장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오판은 또다시 대규모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선택적 후퇴는 세계 안정의 축을 크게 흔들 것이며, 1914년의 재현을 불러올 수 있다. 오늘의 글로벌 질서는 과거로 후퇴하기엔 너무 복잡하며, 그 대가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러한 격변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은 분명하다. 첫째, 초정밀 타격 능력, 극초음속·장거리 플랫폼 확보, 국방 R&D 투자, AI·정찰·위성망 고도화 등을 통해 동맹 의존 억제에서 동맹 보완형 억제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아시아판 NATO’ 구축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등과 감시·정찰 통합망, 통합 미사일 방어, 해양 보호 협력, 역내 위기 대응 조정 체계, 대만·남중국해·동중국해에서의 집단 억제 체제 등을 구축하여 중국의 모험주의와 미국의 고립주의에 대응해야 한다. 특히 북·중·러 핵 동맹에 맞서 아시아에서 전술핵 재배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북한 위협에 직접 노출된 한국은 최적의 배치 장소다. 동시에 미국과 핵 공유 논의를 추진해야 한다.

 

세계 질서의 대변화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수동적 수혜자에 머무르면 안 된다. 능동적 설계자로서 ‘트럼프판 먼로 독트린’의 위험성을 미국이 자각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원장, 조선일보(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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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몰아붙이는 중국의 '큰 그림'

 

[특파원 리포트] 

 

지난 10월 31일 경주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뉴시스

 

중국은 일본의 단순한 ‘사과’를 바라는 게 아니다. 국제사회에서 ‘판정승’을 통해 전방위적 우위를 점하려 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 외교 라인은 자국을 방문한 프랑스·독일 외무장관에게 지지를 요청했고 유엔 사무총장에게 잇달아 서한을 보냈다.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일본을 ‘단죄’하여 향후 대만 문제에서 일본의 개입을 원천 차단하고, 미·일 안보 협력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갈등 국면에서 일본을 겨냥한 초강력 경제 제재 대신 문서와 규범을 전면에 내세웠다. 먼저 1972년 중·일 공동성명을 근거로 일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197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에 담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강조했다. 나아가 일본의 대만 포기를 규정한 포츠담 선언(1945년)을 끌어와 ‘대만 귀속’ 문제가 이미 정리됐다고 해석했다. 마지막으로 유엔 헌장을 근거로 다카이치의 발언을 ‘무력 위협’으로 규정하며 국제법 위반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중국 외교부가 오래된 문서들을 줄줄이 소환한 이유는 일본이 건드린 대만 문제를 ‘전후(戰後) 국제질서’를 흔드는 문제로 격상하기 위해서다. 이 구도가 성립되면 일본은 단순히 중국을 자극한 국가가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흔드는 ‘위험 국가’가 된다.

 

중국이 ‘패전국 일본의 재무장’이란 프레임을 내세우며 공세를 강화하면, 미·일 동맹의 안보 협력은 방어적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대만 유사시 일본이 미국을 군사 지원하는 데 따르는 부담도 커진다. 대만 안보가 치명타를 입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만일 다카이치가 중국 요구대로 발언을 철회하거나 사과할 경우엔 중국이 강력한 외교 카드를 손에 넣게 된다.

 

정당성 확보가 중요한 만큼, 중국의 대(對)일본 경제 보복 수위는 오히려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2010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사태 당시엔 일본을 굴복시키려고 희토류 수출 제한이란 카드를 성급하게 꺼내 들었고, ‘자원 무기화’란 국제사회 비판에 직면하며 체면만 잃었다. 중국이 일본과의 갈등으로 얻는 부수적인 이득도 있다. 코로나 봉쇄 해제 이후 ‘일본 관광 열풍’으로 발생한 국부(國富) 유출을 막고, 내수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중국이 구상하는 큰 그림 속에 한국이 포함되는 불편한 현실 또한 직시해야 한다. 중·일 갈등은 더 이상 양국 분쟁이 아니라, 중국이 새로운 아시아 질서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진화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중국이 한국을 ‘판정석’에 앉히려는 압박이 더 커질 것이다. 타국과의 갈등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며 ‘규범’을 세우려는 중국의 새로운 외교 자세가 한중 관계에 미칠 영향도 미리 인지하고 대비해야 할 때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조선일보(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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