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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검사비 줄여 필수의료 지원… ] [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 ]

뚝섬 2026. 6. 18. 07:32

[고가 검사비 줄여 필수의료 지원… 과잉진료도 확 줄여야]

[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 아직은 때가 아니다]

 

 

 

고가 검사비 줄여 필수의료 지원… 과잉진료도 확 줄여야 

 

박진식 대한중소병원협회 부회장이 17일 오전 서울시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 공청회에서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진식 대한중소병원협회 부회장, 조원영 대한내과의사회 총무이사, 배정민 영남대학교병원 교수, 좌장 함명일 순천향대학교 의료과학대학 교수, 조민우 울산대학교 의과대학교수, 김영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이사, 이에스더 중앙일보 기자, 유정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뉴시스

정부가 혈액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 지급하는 건강보험 수가를 대폭 인하한다. 이렇게 절감한 건보 재정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투자하고, 일명 ‘3분 진료’ 문제 해결을 위해 20년간 동결해온 진찰료 인상에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17일 공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건보 수가 구조 혁신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말 최종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기계로 하는 검사는 비싸게, 환자를 살리는 의사의 직접 진료엔 헐값을 매기는 왜곡된 보상 체계는 필수의료 붕괴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돼 온 것이 사실이다. 피나 소변 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률은 평균 190%, CT와 MRI 검사는 200%다. 반면 필수과로 분류되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의 원가 보전율은 61∼84%로 환자를 볼수록 손해 보는 구조다. 이 때문에 필수과는 의사 부족난에 시달리고, 병원은 필수과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과잉 검사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인구 1000명당 연간 CT 촬영 건수(333.5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두 배나 된다. 이번 개편안에 대해 공청회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이유다.

하지만 역대 정부마다 비슷한 개편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수가가 줄게 되는 진료과는 반발할 수밖에 없다. 검사장비를 보유한 대형병원과 진료 중심의 동네 의원 간 이해관계도 다르다. 합리적인 조정안으로 다양한 이해당사자를 설득해야 한다. 검사 수가 인하만으로 필수의료 회생에 충분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부는 검사 수가 수익률을 150%로 낮추면 연간 2조 원 이상이 절감된다고 한다. 여기에 추가로 연간 건보 재정 1조 원을 투입한다지만 필수의료 원가를 보전하는 데만 의료계 추산으로 최소 10조 원이 든다. 이에 더해 지역의료까지 지원하려면 예산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급격한 고령화로 건보 재정은 올해 적자로 돌아서고, 2029년엔 누적 준비금 30조 원도 바닥날 전망이다. 선심성 의료 정책과 과잉 진료를 통제해 지출을 줄이고 정부 지원은 늘려야 한다. 정부는 법적으로 건보료 예상 수입의 20%를 지원해야 하지만 예상 수입을 보수적으로 산정하면서 최근 3년간 실제 지원율은 평균 14.3%에 그쳤다. 정부가 법정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보험료만 올릴 순 없는 일이다.

 

-동아일보(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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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 아직은 때가 아니다

 

[박상준 칼럼]

성인형 탈모에 그것도 청년만 혜택 준다?
韓 의료시스템-재정, 생명 지키기도 부족
초고령 日 감기 혜택 줄여 건보재정 아껴
건보 적자 시대, 복지는 결국 선택의 문제

 

일요일이던 14일, 각종 뉴스 포털에 뜬금없이 사흘 전에 열린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책 간담회 관련 기사가 올라왔다. 정 장관이 11일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간담회에서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는 내용이다. 11일에 있었던 간담회 내용을 언론이 일제히 14일에 보도한 것도 뜬금없었지만, 더 뜬금없었던 건 급여 적용 확대를 추진하는 대상이 탈모였기 때문이다.

원형탈모 등 병적 원인이 명확한 탈모는 질병으로 분류돼 이미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이번에 급여 적용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탈모는 질병으로 분류되지 않는 자연발생적 탈모이고, 급여 적용은 20∼34세 청년만을 대상으로 한다. 질병으로 분류되지 않는 성인형 탈모를 국가의 건강보험 급여에 포함시키고 있는 나라가 있는지 의아하다. 게다가 특정 연령에만 혜택을 준다니 아마도 예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이 처음 화제가 된 건 20대 대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2022년 1월의 일이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공약으로 들고나왔고, 큰 화제를 모았다. 찬반 의견이 팽팽했지만, 탈모 커뮤니티와 일부 젊은층에서는 관련한 밈이 유행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2025년 21대 대선에서는 관련 공약이 빠졌지만, 지난해 12월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를 적극 검토하라는 이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 이후 실무 차원에서 검토가 있었던 모양이다. 정 장관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긍정적인 답이 나왔다”고 한다.

 

관련 예산은 아직 검토 중인 모양인데, 20∼34세의 청년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 정책에 드는 돈이 그리 많지는 않을 수 있겠다. 그리고 정부가 청년 세대에게 화해의 손을 내민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성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아직 한국의 의료시스템과 재정은 생명을 지키는 데도 부족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노인 자살률이 유독 높다는 건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자살률의 국제 비교가 가능한 미국 워싱턴대 연구소(IHME)의 2023년 데이터를 보면 인구 10만 명당 한국의 자살자 수는 28.1명으로, OECD 평균 13.2명의 2.1배다. 20∼54세에서는 26.1명으로 OECD의 1.7배 수준인데, 70세 이상(60.5명)에서는 OECD의 2.8배, 80세 이상(83.8명)에서는 3.1배나 된다.

한국보다 고령화가 심한 일본에서도 노인 자살률과 젊은 인구 자살률에 이렇게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일본의 20∼54세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한국보다 조금 낮은 24.0명인데, 70세 이상과 80세 이상 노인에서는 각각 26.3명과 28.3명으로 한국보다 훨씬 낮다. 이 연구소의 데이터에서 70세 이상 자살률이 40명을 넘는 국가는 OECD 국가 중 한국이 유일하다.

 

그러니 뭔가 잘못된 게 분명하다. 지금 한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부모 세대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예산을 쏟아붓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보다 고령화가 심한 일본에서는 고령자의 의료비 본인 부담률을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 원래 75세 이상은 병원비의 10%만 환자가 부담했지만, 2022년부터는 연수입이 200만 엔(약 1890만 원) 이상인 1인 가구나 320만 엔 이상인 부부 가구는 20%를 부담하도록 법이 바뀌었다.

이 외에도 일본은 감기 정도의 가벼운 질환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혜택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한국이 이미 일본보다 높지만,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면 일본의 의료비가 한국보다 훨씬 높다. 고령화로 정부 재정에 대한 압박이 심하기 때문에 건강보험의 재정 부담을 가능한 한 줄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월에 올해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우울한 발표를 했다. 이제 건강보험에 더 많은 정부 돈이 투입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듯 돈이 부족한 상황에서 성인형 탈모 치료에 나라 돈을 쓰겠다는 건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렵다. 먼저 노인 세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뜻은 좋다 해도 아직은 생명과 무관한 선심성 정책에 돈을 쓸 때가 아니다.

 

-박상준 칼럼 객원논설위원·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 동아일보(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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