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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야 현상.. 겨울엔 낮에도 컴컴… 극야 현상, 우울증 원인 되기도] ....

뚝섬 2024. 11. 19. 16:03

[극야 현상.. 겨울엔 낮에도 컴컴… 극야 현상, 우울증 원인 되기도] 

[모스크바에서 우랄까지 2,500km 대장정]

 

 

 

극야 현상.. 겨울엔 낮에도 컴컴… 극야 현상, 우울증 원인 되기도

 

지구 자전축 23.5도 기울어진 상태… 극지방에는 겨울철에 해 안 뜨기도
노르웨이 등 북반구 고위도 지역
낮이 극단적으로 짧아져 밤만 지속
태양 노출 줄어 우울증 발병률 높아
 

북반구와 남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낮이 극단적으로 짧아지며 밤만 지속되는 상태를 ‘극야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극야 현상이 나타날 때는 태양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 우울증에 걸리는 비율이 늘어납니다. 사진은 겨울철 오후 2시임에도 저녁 풍경 같은 노르웨이 트롬쇠 지역의 모습입니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이달 7일은 24절기 중 입동(立冬)이었습니다. 입동은 ‘겨울이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조금은 이른 듯하지만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지구의 계절변화에서 이미 겨울은 시작됐습니다. 겨울이 추운 이유는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기울어져 있다 보니 계절에 따라 태양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양이 다릅니다. 북반구의 경우 매년 11월∼이듬해 2월 사이 태양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양이 적다 보니 겨울이 됩니다. 겨울에는 기온만 낮아지는 게 아니라 낮의 길이도 짧아집니다. 특히 북반구 고위도 지역의 경우 겨울에 낮이 극단적으로 짧아지며 밤만 지속되는 ‘극야 현상’이 나타납니다.

백야와 정반대인 극야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여름철 낮이 계속되는 ‘백야 현상’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와 정반대인 극야 현상은 그만큼 널리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북반구 고위도 지방을 여행하는 계절이 주로 ‘여름’이기 때문입니다. 춥고 밤이 계속되는 겨울에 고위도 국가들로 여행을 가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듯이 백야 현상이 있으면 극야 현상도 있습니다. 북반구와 남반구는 계절이 반대이기 때문에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여름에 백야 현상이 나타날 때 남반구 고위도 지역에선 극야 현상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지금 같은 겨울철에는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극야 현상이 나타나고 남반구 고위도 지역에선 백야 현상이 나타납니다.

 

● 위도 84.5도 이상은 밤 이어져

23.5도 기울어져 있는 지구 자전축. 게티이미지코리아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90도에서 23.5도를 뺀 위도 66.5도 이상 지역에선 겨울철에 지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지 않는 날이 생깁니다. 그러나 해가 지평선 위로 뜨지 않더라도 지평선 아래에서 태양 빛이 새어 나오기 때문에 완전히 어둡지는 않습니다.

태양 빛이 조금도 새어 나오지 않으려면 태양의 고도가 지평선보다 18도 이상 낮아야 합니다. 이에 따라 한 줌의 태양 빛도 나오지 않는 밤이 이어지는 완전한 극야 현상은 위도 84.5도 이상 지역에서 나타납니다. 그리고 위도가 더 올라갈수록 극야 현상이 지속되는 날은 더 길어집니다. 특히 북극점이 있는 위도 90도 지점에선 극야 현상이 6개월가량 이어집니다. 즉 북극점과 남극점은 일 년의 절반은 계속 낮이고, 절반은 계속 밤인 것입니다.

극야 현상이 우울증 발생에 영향

흔히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은 높은 경제 수준과 많은 복지 혜택 때문에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지역 주민 중 상당수가 우울증에 시달리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극야 현상이라고 합니다.

극야 현상이 나타나는 겨울철 고위도 국가 주민들은 태양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이에 따라 외부 활동도 줄고, 수면시간이 늘며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도 감소하게 됩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우울증 발병률을 보더라도 고위도 국가인 스웨덴과 핀란드 등은 순위가 높은 편입니다. 반면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등 저위도 국가는 경제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복지 혜택도 많지 않지만 우울증 발병률은 훨씬 낮습니다.

중위도에 있는 우리나라는 고위도 국가처럼 밤이 지속되는 극야 현상은 없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 낮이 짧고 밤이 길어지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이런 겨울철일수록 야외활동을 더 활발히 하며 햇볕을 자주 쬘 필요가 있습니다. 겨울 낮 시간 잠깐의 일광욕과 야외 산책이 신체에 활력을 준다는 걸 잊으면 안 되겠습니다.

 

-안민호 마포중교사, 동아일보(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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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에서 우랄까지 2,500km 대장정

 

 

  

 

 

 

 

 

 

 

 

동서양을 잇는 광활한 대지의 나라, 러시아

그 넓이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품고 있는 러시아는

아름다운 대자연과 다채로운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러시아의 천년 고도, 야로슬라블

대륙의 경계 우랄 산맥의 성지, 만푸푸뇨르

곰의 민족이 사는 나라, 코미 공화국

순록 유목민들의 대지, 툰드라

 

유구한 역사와 문화가 깃든 땅

그 안에서 거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북방 열차를 타고 2,500km 러시아 대장정을 시작한다.

 

 

1부. 우랄의 성지, 만푸푸뇨르 가는 길

 

 

 

 

러시아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로 유명한 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있다. 블라디보스톡(Vladivostok)과 모스크바(Moscow)를 잇는 이 철도는 총 길이만 해도 지구 둘레의 4분의 1에 이른다.

 

하지만 여기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또 하나의 열차가 있다. 모스크바에서 시작해 우랄 산맥 최북단의 보르쿠타(Vorkuta)를 잇는 종단 열차. 바로, 폴라 익스프레스(Polar Express)'라고 불리는 북방 열차.

 

우리의 이번 여정은 북방 열차를 타고 러시아 서북부의 코미 공화국(Komi Republic)을 지나 툰드라와 우랄 산맥을 향해 북으로 향하는 것. 그 중간에는 우랄 산맥의 성지라 일컬어지는 만푸푸뇨르(Manpupunyor)도 있다. 러시아 천년의 고도, 야로슬라블(Yaroslavl)에서 그 여정을 시작한다.

 

우랄 산맥(Ural Mts.) 정상 위에 우뚝 솟은 상서로운 기둥, 만푸푸뇨르를 만나기 위해서는 우랄 산맥의 오지 마을 예레메예보(Eremeevo)를 거쳐야 한다. 일리치 강(Ilych River)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4시간을 달려 예레메예보로. 그곳에서 또 배를 타고 강을 따라 6시간, 다시 도보로 드넓은 타이가(Taiga) 지대를 헤치고 하루 꼬박을 가야 겨우 만푸푸뇨르에 닿을 수 있다. 특히, 거대한 침엽수 삼림지대인 타이가를 통과하려면, 변덕스러운 날씨와 늪지대, 산짐승뿐만 아니라 모기와의 사투를 벌여야 한다.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만푸푸뇨르. 하지만 짙은 안개에 휩싸인 만푸푸뇨르는 쉽사리 보이지가 않는데. 과연 우리는 그 민낯을 볼 수 있을까. 그 검은 안개 속으로 발을 내디딘다.

 

 

2부. 우랄의 끝단, 예레메예보

 

 

 

우랄 산맥(Ural Mts.) 정상에 솟은 7개의 신비, 만푸푸뇨르(Manpupunyor). 예로부터 만푸푸뇨르는 그 기이한 모양으로 인해, 수많은 전설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날씨 탓에 그 민낯을 볼 수 있는 날은 그리 많지 않다. 어렵사리 도착했지만, 짙은 안개 속에 몸을 숨긴 만푸푸뇨르. 우리에게 쉽사리 얼굴을 내주지 않는다. 기껏해야 열흘에 하루 정도만 맑은 날이 찾아오기 때문이라는데. 부디 내일은 맑은 하늘과 만푸푸뇨르의 선명한 모습을 보게 되기를 기도하며, 안개 속 산장에서의 하룻밤을 보낸다.

 

북으로 향하는 여정으로 복귀하기 위해 산을 내려와, 우리는 다시 예레메예보(Eremeevo)로 향했다. 일리치(Ilych River) 강변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마을 예레메예보는 싱그러운 풀 냄새가 나는 깨끗한 마을이다. 마을이 들어선 지 수백 년이 흘렀음에도 한결같은 모습을 간직한 이 마을에는 아직 병원도 , 휴대 전화도 없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겐 그 무엇과도바꿀 수 없는 귀중한 보물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마을 앞을 흐르는 저 강과 마을을 감싸고 있는 숲이다. 강과 숲은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삶의 터전.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어업과 수렵으로 생계를 꾸린다.

 

슬라비 아저씨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 솜씨 좋은 사냥꾼인 슬라비 아저씨는 손재주가 남달라 마을에서 여러 가지 일을 도맡아 하는 재주꾼. 특히, 배를 만드는 것이 취미라고 한다.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는 바로 13살 소년 다니엘. 두 사람과 함께 마을을 돌아보며, 고요하지만 따뜻한 예레메예보 사람들의 생활을 엿본다.

 

 

3부. 코미의 심장, 식티프카르

 

 

 

러시아 서북부의 코미 공화국(Komi Republic)은 국토의 70% 이상이 삼림으로 덮인 나라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이 살아있는 코미 공화국. 특히 사람의 손에 더럽혀지지 않은 코미의 드넓은 원시림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다. 우리의 여정은 그 코미 공화국의 수도 식티프카르에서 이어진다.

 

매년 612, 러시아 전역에서는 러시아의 날을 맞아 갖가지 축제가 열린다. 러시아의 날은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지고 현재의 러시아가 세워진 것을 기리는 국가  사람들과 민족 간의 화합을 주제로 한 공연까지. 명절을 맞이한 식티프카르의 모습은 떠들썩하고, 또 다채롭다.

 

시끌벅적하게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에는 소박하게 따뜻한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가축에게 여물을 주기 위해 풀을 베고, 젖을 짜 음식을 만들고그들에게는 그런 일상이 늘 소소한 축제이고, 또 행복이다. 정다운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다시 북으로 향한다.

 

코미 공화국 최북단의 도시, 보르쿠타(Vorkuta). 보르쿠타의 역사는 구소련 시절, 정치범 수용소인 굴라그(Gulag)로부터 시작했다. 강제 노동 수용소인 굴라그의 당시 모습은 그야말로 시리고 처참했다. 하지만 수용자들의 핏기 어린 손에서 러시아 전역을 연결하는 철도와 운하, 도시들이 탄생했다. 러시아가 발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한 셈이다. 지금은 폐허가 된 옛 수용소 터에서 러시아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본 후, 드디어 얼어붙은 평원 툰드라(Tundra)로 떠난다.

 

 

4부. 순록의 제왕, 코미족

 

 

 

북극해 연안에 펼쳐져 있는 동토 지대 툰드라(Tundra). 얼어붙은 평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일 년 중 250여 일은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런 툰드라에도 2~3개월에 이르는 짧은 여름이 찾아온다. 여름 동안은 한밤중에도 해가 완전히 지지 않는 백야가 지속되는데, 해가 길어져 날씨가 따뜻해지고, 얼었던 땅이 여기저기 녹으면서 수많은 물웅덩이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짧은 기간 동안 활발하게 싹을 틔우는 이끼들. 빽빽하게 군집을 이루며 자라난 이끼들은 이 지역에 사는 순록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춥고 척박한 툰드라도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 된다. 순록을 방목하며 삶을 꾸리는 코미족도 그중 하나다. 선조들의 방식을 따르며, 순록 유목민으로서 살아가는 코미족. 순록을 따라 늘 이동해야 하는 고된 삶이지만, 그러한 삶 속에서 행복을 찾고, 대자연과 함께하는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유목민들의 천막에서 낯설지만 따뜻한 하루를 보내고, 우리는 이번 여정의 종착지인 우랄 산맥의 최북단, 폴라 우랄(Polar Ural)로 떠난다.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거대한 우랄산맥. 그 우랄의 최북단, 눈과 이끼로 덮인 산을 우리는 폴라 우랄이라 부른다. 폴라 우랄에 올라 백야의 하늘을 바라보며, 모스크바에서 시작하여 타이가를 거쳐 툰드라에 이르는 긴 여정, 2,500km 대장정을 되새긴다.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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