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산-산행이야기]

[다리 풀린 가을 산행.. ] "단풍에 취해 무리하지 마세요"

뚝섬 2017. 10. 16. 07:22

[탈진 등반객 많아… 헬기 잦은 출동으로 행정력 낭비]
60~70
대 대상 산악회 유행… 난이도 고려 않고 산행 나서

 


지난 추석 연휴에 한라산 등반에 나섰던 대학생 이혜연(24)씨는 샌들이나 슬리퍼, 슬립온(끈 없는 운동화)을 신은 등산객을 수차례 목격했다. 이씨는 "인터넷에서 샌들, 일반 러닝화를 신고 정상까지 올라갔다는 후기를 봤다" "오르기 쉬운 산인 줄 알았는데 등산화를 신어도 미끄러운 곳이 많아 아찔했다"고 말했다. 한 인터넷 여행 커뮤니티에는 '동네 뒷산 같았던 한라산'이라는 제목으로 한 남성의 등반 후기가 올라왔다. 이 남성은 "슬리퍼를 신고 한라산 정상까지 가볍게 다녀왔다" "한라산은 초보가 오르기에 좋다"고 썼다. 정상 표지와 슬리퍼를 신은 발을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멋지다" "대장으로 임명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가을 등산철을 맞아 안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 설악산의 경우, 올해 9·10월 주말에 하루 20여건 신고가 들어온다. 대부분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고 무리한 산행에 나섰다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개인 부주의 때문에 구조대원과 구조용 헬기가 출동하는 등 행정력 낭비가 심각하다.

15
일 오전 1 10분쯤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설악산 비선대에서 하산 중이던 박모(58)씨 등 2명이 탈진해 119구조대에 구조를 요청했다. 또 지난 14일 오후 3 40분쯤 속초시 설악동 천불동 계곡 인근에서는 다리 통증을 호소하던 김모(여·57)씨가 강원도소방본부 제2항공대에 의해 헬기로 구조됐다. 119구조대가 헬기로 구조를 나설 경우, 1회 출동에 왕복 유류값이 100~400만원 소요된다. 해외에서는 구조 요청자에게도 일부 비용을 청구하나 우리나라는 전액 무료. 안종록 강원도소방본부 산악구조대장은 "등산객이 체력을 과시하다 탈진과 다리 통증 등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고를 당한다" "최근엔 60·70대 모객 산악회가 유행하면서 등산 난이도를 고려하지 않고 산행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

날씨나 주위 환경을 무시한 산행은 인명 사고로 이어진다. 지난 6일 강원도 속초시 설악산 '솜다리의 추억'에서 암벽등반을 하던 우모(61)씨가 저체온증으로 숨졌다. 우씨는 이날 비가 오는데도 동호회원 3명과 암벽등반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우씨 일행은 사고 직후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우씨에게 덮어주며 저체온증을 막으려 노력했지만 우씨는 결국 숨졌다
.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5(20122016)간 강원도 내에서 발생한 산악 사고는 모두 4099건에 달한다. 9(532) 10(975)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올해도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모두 291건의 산악 사고 신고가 강원도소방본부로 접수됐다. 사고의 원인으로는 무리한 산행 2171건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구급약 등 기본 준비물을 챙기고 입산 금지 구역 등 등산로가 아닌 곳은 출입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정성원 기자/백수진 기자, 조선일보(17-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