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강국 이스라엘의 숨은 비결]
[처참한 한국AI]
[소름 돋는 '알파고' 앞에서 참 부질없다... ]
AI 강국 이스라엘의 숨은 비결
인구 930만명에 불과한 이스라엘은 미국 서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공지능(AI) 전쟁에서 누가 이기든 승자가 된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애플까지 가세해 AI 왕좌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데, 세 기업 속을 들여다보면 모두 AI 혁명의 중심에 이스라엘이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이스라엘 명문 테크니온 공대 출신 직원이 1119명으로 전체 3만여 명의 직원 중 가장 많다. 둘째로 많은 미국 스탠퍼드대 출신 직원(671명)의 두 배 수준이다. 엔비디아가 AI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5년 전 인수한 이스라엘의 멜라녹스란 회사가 초기 AI 가속기의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소해 준 덕분이다.
MS는 챗GPT 개발로 생성형AI 시장을 연 오픈AI의 최대 주주다.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과 수석 과학자였던 일리야 수츠케버가 모두 유대인 가정 출신이고, 수츠케버는 5세 때 이스라엘로 이민을 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애플의 하드웨어 기술 수석부사장 조니 스루지도 이스라엘 국적으로 테크니온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스루지는 2008년 애플이 설계한 최초의 칩 A4부터 최근 선보인 AI칩 ‘M4′까지 개발을 주도했다.
이스라엘이 여러 AI 분야에서 핵심 인재들을 배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김도연 울산공업학원 이사장은 “빼어난 한 사람이 끌고 가야 하는 AI 산업에서 이스라엘의 엘리트 교육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엘리트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한다. 국내 이스라엘 전문가들은 매주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 전까지 이어지는 안식일(샤밧)을 주목했다. 샤밧에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사용할 수 없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 세대 간 자연스러운 의견 교류가 이어지고, 가족들은 논리적인 허점이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날카로운 질문을 한다고 한다. 추후 투자자들 앞에서 질문에 대응하는 중요한 자양분이 되는데, 현지에서는 “좋은 스타트업 아이디어가 샤밧 기간 저녁 식사에서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은 어떨까. 국민 10명 중 3명 이상(32.3%·2022년 기준)은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아침을 중시하는 문화라고 하지만 오히려 가족들과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한국인 비율은 65.8%까지 치솟는다.
단순히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가 AI 인재 창출로 이어졌다고 보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부터 습득된 대화를 중시하는 문화는 유대인의 끈끈한 네트워크로 이어져 실리콘밸리에서도 사업 투자부터 매각까지 전 과정을 서로 돕는 기반이 됐다. AI 산업에서 점점 변방으로 밀리는 한국이 할 일은 많지만, 가장 먼저 오늘 저녁 가족들과 식사하며 대화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윤진호 기자, 조선일보(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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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한국AI
'알파고 쇼크'가 불어닥친 것이 3년 전이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완파했을 때 인류가 받은 충격은 컸다. 그 1년 반 뒤 구글은 더 센 버전을 내놓았다. 새 버전은 완전 백지에서 혼자 가상 대국하며 훈련해 72시간 뒤 원래 버전을 100대0으로 이겼다. 인류가 5000년간 축적한 기력(棋力)을 불과 사흘 만에 돌파하고 신(神)의 경지에 올랐다. 인간 세계에서 더 이상 적수를 찾지 못하자 구글은 알파고를 은퇴시켰다.
▶알파고 이후에도 바둑 AI 경쟁은 끊이지 않았다. 바둑이 AI의 핵심인 딥러닝 기술에 최상 게임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개발한 AI '딥젠고'는 한국 1위 박정환 9단을 꺾었다. 그 '딥젠고'는 중국의 '줴이'에 무릎 꿇었다. 중국 텐센트가 개발한 '줴이'는 인간·기계를 통틀어 현역 최강 바둑 1인자다. 세계 1위 커제 9단도 '줴이'와 대국하면서 훈련한다고 한다. AI가 인간의 사부(師父)가 된 셈이다.
▶지난 주말 국산 바둑 AI가 국내 최고수 프로 기사와 대국을 벌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카카오가 개발했다 해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단 83수 만에 돌을 던지는 망신을 당했다. 축(계속 단수치며 모는 것) 계산을 잘못하는 초보적 버그(오류)를 일으켰다. 경쟁국 AI는 인간 수준을 까마득히 넘어섰는데 한국 AI는 기본 룰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하도 기가 막혀 믿기지가 않는다.
▶놀랄 일은 아니다. 한국의 AI 기술력은 미국에 2.3년 뒤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흘이면 바둑도 정복하는데 2년은 거의 절망적인 격차다. 중국에도 한참 뒤처졌다. AI가 의사 시험에 합격하고, 얼굴 인식 AI가 수만 군중 속에서 정확하게 범인을 짚어냈다는 식의 뉴스가 쏟아지는 게 중국이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AI에 투자한 예산만 8조원이었다. 한국은 1600억원이다. 중국 바이두는 'AI 인재 10만명 양병론'을 추진하는데 삼성전자는 '1000명 확보'가 전부다. 100대1 게임이다.
▶AI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 빅데이터다. 중국은 13억 인구가 쏟아내는 가공할 빅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우리는 그 20분의 1도 안 된다. 그나마 있는 데이터마저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규제의 족쇄를 채워 놓았다. 양(量)의 열세를 열정과 전략으로 돌파하던 우리의 주특기가 사라졌다. 돈도, 인재도, 데이터도 상대가 안 되는데 목표를 이루려는 국가 의지마저 희미해졌다. 이래선 미래의 국가 운명이 걸린 AI 전쟁에서 이길 도리가 없다.
-박정훈 논설실장, 조선일보(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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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돋는 '알파고' 앞에서 참 부질없다...
뒤처지는 순간 쇠망하는 무서운 미래가 와있는데
10년 전, 20년 전 일 갖고 이 무슨 부질없는 짓인가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를 보면 소름 끼친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격파한 것이 1년 반 전이었다. 인류 사회가 받은 충격은 대단했다. 인간이 기계에 예속되는 불길한 미래를 떠올리게 했다. 지난주 공개된 새 버전 알파고는 몇천 배 더 충격적이다. 바둑이 생긴 이래 어떤 인간도 범접 못한 '바둑의 신(神)' 경지에 올랐다.
알파고 새 버전이 소름끼치는 것은 학습 방법 때문이다. 작년 버전은 인간의 기보(棋譜)를 배워 기력을 쌓았다. 새 버전은 어떤 데이터도 없이 무(無)에서 출발했다. 바둑의 기본 규칙만 받아들고 혼자 가상 대국을 하면서 터득했다. 그렇게 시작한 지 사흘 뒤 작년 버전을 100대 0으로 이겼다. 인류가 수천년간 축적한 실력을 단 사흘 만에 돌파했다. 이는 실로 무서운 얘기다. AI가 인간 도움 없이도 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음을 입증했으니 말이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이 더 있다. 이 무시무시한 AI를 개발한 곳이 구글이란 사실이다. 구글은 미국 회사다. 한국 기업 중엔 발끝 정도라도 따라가는 곳이 없다. 한국의 AI 기술력은 미국의 45% 수준이다(현대경제연구원). 미국에 2.4년 뒤졌다는 분석도 있다(과기부). AI의 2년은 제조업으로 치면 20년 이상이다. 사흘 만에 바둑도 정복하는데 2년이면 거의 절망적인 격차다.
기술력만이 아니다. 구글은 상상도 못할 인류의 빅데이터를 갖고 있다. 구글 검색을 할 때마다 우리는 자기 정보를 구글에 갖다 바친다. 유튜브를 볼 때도, 지메일을 보낼 때도 그렇다. 구글은 '당신보다 당신을 더 잘 안다'고 한다. 개개인의 관심사부터 성향, 동선(動線)까지 꿰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빅데이터가 AI 기술과 결합하면 어떤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질까. 알파고는 아주 작은 예고편일 뿐이다.
다가올 AI 시대의 키워드 하나가 '초(超)격차'다. 기술 진보가 불평등을 극도로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우선 AI가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실업자가 속출하게 된다. 고성능 AI를 부리는 상류층과 일자리 잃은 하류층으로 계급이 나뉜다. 쏟아지는 AI 실업자 구제가 정부의 큰 과제가 될 것이다.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복지 설계를 완전히 새로 해야 한다.
산업계도 승자와 패자로 갈린다. 구글·페이스북 같은 몇몇 기업이 AI 패권을 휘두를 가능성이 크다. 세계의 부(富)가 이들에게 집중될 것이다. 나머지 기업들은 AI 패권 기업에 '두뇌'를 의존하는 종속 관계로 전락한다. 산업 지도가 완전히 재편된다.
이런 초격차 현상은 AI가 지닌 본질적 속성 때문이다. AI는 자기 강화 능력을 갖고 있다. 스스로 성능을 개선하면서 무한히 자기 복제를 한다. 그래서 한 번 앞서면 계속 앞서게 된다. 제조업 시대에선 후발 주자도 만회할 기회가 있었다. AI 시대에선 게임의 법칙이 달라진다. 선발자를 따라잡기가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격차 확대는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다. AI 경쟁력이 앞선 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게 된다. 초강력 AI 기업군(群)을 보유한 미국의 패권은 더욱 막강해질 것이다. 세계는 소수의 AI 강대국과 대다수 약소국으로 갈리게 된다. 한국은 어느 쪽일까. 기술력이 약하고 데이터가 부족하다. AI 강국이 되려는 국가 의지조차 빈약하다. 지금대로라면 결말은 뻔할지 모른다.
경제뿐 아니다. AI를 활용한 유전공학이 발전하면서 '생명 격차'까지 생긴다. 질병 유전자를 찾아내 맞춤형 예방 치료를 하는 시대가 온다. 유전자 치료 기술이 앞선 나라는 질병 없는 장수를 누릴 것이다. 나라에 따라 건강과 수명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나아가 유전공학이 인간의 능력 강화를 위해 사용될 수도 있다. 유전자 조작으로 지능을 높이거나 신체 능력 등을 증진하는 것이다. 사람의 종자(種子)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미래학자들은 '호모데우스(신이 된 인간)'의 등장을 예고한다. 초인간으로 진화한 나라와 그러지 못한 나라 간에 '종(種)의 격차'가 생긴다.
이 모든 것이 그리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대부분 10년, 길어도 20~30년 안엔 벌어질 일들이다. 기계가 인간을 초월하는 '특이점'이 30년 안에 온다는 예측도 있다. 기술 진보가 세상 모든 것을 바꿔놓는다. 국가 운명까지 달라질 것이다. 기술 흐름에 올라타는 나라는 흥하고, 뒤처지는 나라는 쇠망한다.
지난주 알파고 새 버전이 발표되던 날 한국은 헌법재판소장 문제로 시끄러웠다. 청와대는 국회를 향해 오기를 부렸고, 야당은 꼼수라고 받아쳤다. 소름끼치는 미래가 옆에 와 있는데 우리는 10년 전, 20년 전 일로 날 새고 있다. 기술 혁명이 쓰나미처럼 모든 것을 휩쓰는 시대, 이 무슨 부질없는 짓인가 싶다.
-박정훈 논설위원, 조선일보(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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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진(star****)
2017.10.2707:49:02신고
역사는 되풀이된다. 조선이 망해가던 과정을 한국은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조선은 임진왜란 때 이미 군사력에서 일본에 졌다. 일본은 그 군사력으로 조선을 침략해 기술자를 끌고가서 문화력을 키웠다. 17세기에는 이미 조선을 넘어섰다. 그리고 조선을 먹었다. 이렇게 일본은 꾸준히 국력을 키웠는데, 한국은 당파싸움, 세도정치로 날새다 망했다, 지금 한국도 똑같다. 곧 망한다.
찬성22반대1
이명근(hopese****)
모바일에서 작성2017.10.2707:26:15신고
애독자로서 오랜만에 좋은 칼럼을 본다. 최근 정치 칼럼은 합리적 접근이 아니라 경직되고 설득력이 떨어졌다. 태블릿 PC문제도 보수OO의 억지주장을 대변지 역할하는 정당지 같았다. 합리적 중도시각이 결여된것이 너무 아쉽다.
찬성13반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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