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토막 난 전세계 北 외교 공관… 그들은 우회로를 찾고 있다]
[타임머신 타고 온 사람들을 평창에서..]
[北특사단 전용기 오갈때 위성 못썼다, 요금이 밀려서]
[美 '비핵화 원칙' 확인 후 테이블 박찬 北]
반 토막 난 전세계 北 외교 공관… 그들은 우회로를 찾고 있다
[남성욱의 한반도 워치]
1980년대 100국서 현재 46곳… 유엔 제재로 외화벌이 한계
중·러 등거리서 무게중심 러시아… 김정은·푸틴 더욱 밀착
니카라과 등 서방 감시 적고 가상화폐 등 해킹 가능한 국가로
외교관 출신 탈북자 K는 재외공관 근무 시절 주업무가 대사관 운영 경비 마련과 주석궁 충성 선물 조달이었다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이던 필자에게 고백하였다. 2000년대 중반 전 세계 60국에 북한 외교 공관이 개설되어 있었다. 평양 외무성에서 보내오는 예산은 전체 경비의 절반에 불과하였다. 나머지 경비는 현지에서 조달하였다. 이탈리아 대사관 등은 김씨 일가의 생활용품과 사치품을 매달 컨테이너에 실어 남포항으로 보내는 특수 과업을 수행했다. 경비를 조달하느라 공관원들은 허리가 휘었다. 합법과 불법적인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속칭 외화벌이에 나섰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면세 벤츠 자동차를 외교관용으로 구매하여 3개월 만에 시중 가격으로 되파는 수법은 약과다. 외교 시설을 불법으로 임대하고 세관을 무사 통과하는 외교 행낭을 활용하여 코뿔소 뿔 등 수상한 물자 거래에 나섰다. 외교관 여권을 활용하여 담배와 코냑, 금괴와 달러 뭉치, 보석 등의 불법 거래에도 관여하였다. 외교관인지 밀매꾼인지 구분이 모호했다.
평양 외무성은 군 및 보위부 등과 손잡고 마약과 무기 거래 등 대담한 외화벌이에 나서기도 한다. 아프리카 및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범죄, 테러 조직 및 일부 독재자와 비밀 거래를 하였다. 1994년 당시 이집트 주재 북한 대사였던 장승길은 무기 거래가 핵심 업무였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중동 미사일 판매 총책이었던 장승길을 주시하였고, 장승길은 미국에 망명했다.
북한이 경제난 속에서도 전 세계에 공관을 유지했던 이유는 1991년 유엔 남북한 동시 가입 전후로 국제 무대에서 남북한 표 대결 때문이었다. 북한은 1970년대 비동맹 세력의 지원을 받아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은 안 된다’며 단독 유엔 가입을 추진하였다. 아프리카 국가들에 무상 원조를 약속하며 지지를 확보하는 데 국력을 쏟았다.
우리 정부도 1975년과 1984년 두 차례에 걸쳐 아프리카 가봉의 봉고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하는 등 대응 외교를 전개했다. 남북한이 각각 한반도 유일 합법 국가의 정통성을 주장하며 우방 국가 확보에 주력하였다. 남북한 모두 자국과만 외교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할슈타인 원칙(hallstein doctrine)’에 주력하던 시기라 외교 수요가 크지 않은 국가들까지 공관을 설치하고 소모적인 경쟁을 전개했다. 국제 무대에서 치열한 남북한 경쟁 구도는 한·소 수교(1990) 및 한·중 수교(1992) 이후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완되었다.
159국과 수교한 북한은 최근 51년간 외교 관계를 이어온 우간다와 앙골라, 기니, 세네갈에 이어 스페인, 방글라데시, 네팔 등 최대 10개 지역에서 외교 공관의 방을 빼고 있다. 대사관 유지 국가는 46국 내외로, 과거 1980년대 최대 100여 국가와 비교하여 반 토막 수준이다. 향후 더욱 축소될 수 있다. 북한 외무성은 외교 역량의 효율적 재배치라고 밝혔지만 대체 신규 공관을 단기에 개설하지 못할 것 같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북한은 전방위 외교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하였다. 1960년대 후반 이후 주체 균형 외교를 내세운 평양 외무성은 최근 들어 중·러 등거리(等距離) 전술에서 모스크바에 무게중심을 두는 전술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9월 푸틴과 김정은 정상회담 이전에 평양은 이미 6000억원 상당 포탄을 담은 2000여 개 컨테이너를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선적시켰다. 크렘린궁의 러·북 무기 거래 부인에도 지난달 중순 러시아 텔레그램에 “북한 다중 로켓 발사기(MRL) 사거리 연장 포탄 지원 감사” 동영상이 올라왔다. 러시아 기술진이 평양을 방문하여 밀담을 나누더니 2차례 실패했던 정찰 군사위성 발사에 성공하였다. 든든한 큰 형님의 지원을 받아 무기 개발에 날개를 달았다. 유엔에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러와 연합하여 대북 제재 채택을 저지하는 반미(反美) 외교를 모색하고 있다.
다음은 경제난과 유엔 제재에 따라 공관 유지 효용성이 떨어진 것이 요인이다. 2016년 4차 핵실험 이후 발효된 유엔 안보리 제재안 11건은 북한의 불법 무역 및 외교 공관의 탈법 거래를 막았다. 중·러가 교묘하게 제재를 피하면서 거래에 나서지만 대놓고 위반하는 것은 쉽지 않다. 2019년 2월 미국과 북한의 하노이 노딜 이후 대북 압박은 촘촘해졌다. 외교 공관들은 임차료는 물론 운용 경비 조달이 어려워졌다. 아프리카 주재 공관들의 동상 제작이나 무기 수출, 의료 인력 송출 등을 통한 외화벌이들이 일부 차단되었다. 공관의 자력갱생 운영이 한계에 부딪혔다.
마지막으로 외교관들의 탈북 차단도 중요한 이유다. 이미 유럽과 동남아 국가 주재 북한 고위급 외교관들의 탈북 사례가 빈발하였다. 과거와 달리 공관 차석 대사급으로 평양 고위층과 연결된 외교관들이 탈북하는 사례는 북한 보위부를 긴장시켰다. 북한 외교관들은 자녀 중 하나를 평양에 인질로 남겨 놓고 해외로 나오는데 일부 고위층과 연결된 힘 있는(?) 외교관들은 이러한 규정에서 예외다. 가족이 모두 해외로 나온 외교관들은 국제 정세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식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언제든지 탈북할 수 있다.
향후 북한은 탈법 행위가 가능하고 해킹이 용이한 국가에 공관을 설치할 것이다. 중미의 니카라과와 같이 서방의 감시가 덜하고 러시아와 밀착되어 불법 거래로 크게 ‘한탕’할 수 있는 지역이다. 가상화폐 해킹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북한 사이버 범죄는 추적이 가능한 물리적인 외교 공간보다는 은밀한 온라인 지역을 모색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외교 수요 증가에 따라 향후 공관 12곳을 신설할 방침이다. 북한은 공관을 축소하고 우리는 확대할 방침이니 격세지감이다. 비록 국력 경쟁은 끝났지만 최근 평양이 ‘큰 형님’ 러시아에 매달리는 군사 결탁 외교는 새로운 동북아의 안보 위협 요인이다. 공관 수를 줄이는 대신 확실하게 ‘뒷배’를 봐주는 모스크바-평양 커넥션은 악마의 거래가 될 수 있다. 6·25 남침 직전인 1950년 초 모스크바에서 스탈린에게 남침 무기를 애걸복걸하던 김일성의 행태가 오버랩되는 이유다. 73년 전 기시감(旣視感)이 떠오르는 북한 외교는 과거와는 다른 엄중한 도전이다. 평양이 외교 공관을 철수하는 것은 상황 종료가 아니라 마약 유통 조직이 단속을 피해 새로운 우회로를 찾는 시도와 다르지 않다. 우리가 북한 외교 전략 전술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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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타고 온 사람들을 평창에서 보았다
자유롭고 다양한 자연스럽고 일류인 올림픽 관중석 가운데
50년 전 과거에서 타임머신 타고 온 북한 응원단과 악단
평창올림픽 빙상 경기가 열리고 있는 강릉 올림픽파크는 필자를 잠시 30년 전으로 데리고 갔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필자는 30세 4년 차 기자로 탁구 종목을 취재했다. 당시 영상을 지금 보면 어설픈 구석이 보이는 개막식이지만 그때 잠실서 울리던 대형 북소리는 우리 가슴을 터질 만큼 뛰게 하였다. 대대적인 청소와 정비로 서울은 때를 벗은 것 같이 빛났다. 길에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던 사람들이 눈치를 살피고 시민들은 택시 정류장에서 줄을 섰다. 중공(中共) 사람, 소련 사람, 동구 사람을 처음 본 것도 서울올림픽이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서울올림픽은 한국과 한국민이 국제적 촌티를 벗어나는 첫 발걸음이었다.
30년이란 시간이 흘러 다시 열린 올림픽 경기장에 앉아보니 30년 전 서울올림픽 때의 우리 모습이 까마득한 옛날 같다. 한국 관중은 온갖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너무도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다. 서양인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이들도 한 사람 없었다. 미국·캐나다 사람들을 무색하게 할 만큼 자연스럽고 개성 있는 차림의 한국 관중 머리 위로 세계 최첨단의 비트 음악 응원가들이 흘러넘쳤다.
막간에 등장하는 밴드는 그대로 뉴욕에 가도 될 듯했다. 군데군데 벌어지는 한국 관중과 외국 관중 간 좌석 확인은 쉽게 영어로 이뤄졌다. 쭈뼛거리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남녀노소가 없었다. 경비 중인 젊은 경찰관들은 외국 관중과 아무렇지도 않게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 자원봉사자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촌티를 벗고 있었다. 개방 경제와 성장, 자유로운 해외여행의 30년이 만든 변화가 눈앞에 그야말로 총천연색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저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자유롭고 다양한 경기장 안 분위기와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단체 행동이 눈에 들어왔다. 젊은 여자 100~200명이 똑같은 원색의 운동복을 입고 일사불란하게 4각형으로 모여 앉아서 똑같은 박자로 손뼉을 치면서 똑같은 목소리와 똑같은 억양으로 "이겨라! 이겨라! 우리 선수 이겨라!"를 외치고 있었다.
북한에서 온 응원단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았지만 재미있다고 해야 할지 우스꽝스럽다고 해야 할지 모를 광경을 보면서 어디서 본 듯한 모습이란 느낌이 가시질 않았다. 북한 응원단이 과거에도 왔지만 이렇게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내가 저걸 어디서 봤지…?' 그렇게 생각을 더듬어 가다 저 박자가 어릴 때 학교 운동회 때 하던 3·3·7 박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랬다. 저 북한 응원단은 1960~70년대 우리 모습이었다. 입고 있는 것, 행동거지 모두가 타임머신을 타고 50년 전에서 날아온 사람들 같았다. 어떤 전문가가 평양 밖 북한은 1세기 전 모습이라고 했는데 당 간부 딸들을 모았을 응원단조차 타임머신을 통해 과거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그 응원단은 북한 선수 1명을 응원하고 있었다. 이 선수도 유니폼 모습만으로 북한 대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실력도 최하위였다. TV로 본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역시 수십년 전 우리 TV 쇼에 나오던 복장과 수준이었다.
경기 중간 쉬는 시간에 키스 타임이 있었다. 경기장 중앙 화면에 잡힌 젊은 연인은 물론이고 아저씨·아주머니, 할아버지·할머니 모두가 입을 맞췄고 경기장은 웃음과 박수가 계속됐다. 북한 응원단원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보았더니 대부분 외면하는 중간에 몇몇이 곁눈질을 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서 온 사람들이 주위 환경과 유리된 채 고립돼 있었다. 그 경기는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끝났다.
경기 후 문제가 생겼다. 한꺼번에 1만명 안팎의 사람이 몰려드니 돌아가는 셔틀버스 운행이 마비됐다. 필자는 50분간 줄을 서 있다가 걷는 쪽을 택했다. 그 50분 동안 어떤 무질서도, 고함도, 욕설도 들리지 않았다. 불평들은 했지만 모두가 추운 밤 날씨를 참고 견디며 기다렸다. 아직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한국은 선진 사회를 향해 이렇게 묵묵히 한 계단씩 올라서고 있었다.
한국은행 추정치에 따르면 북한 GDP는 대전이나 광주와 비슷하다. 실제로는 대전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작은 지방 도시도 되지 않는 폭정(暴政) 집단이 폭발물을 들고 너 죽고 나 죽자고 달려들고 있다. 그러나 저 혼자 50년 전(前)을 살고 있는 집단이다. 결코 영원할 수 없다. 30년 뒤 통일된 한국의 이북 땅에서 세 번째 올림픽이 열리고, 이 북한 응원단원들이 그 경기장에 앉아서 30년 전 강릉 올림픽파크를 추억하며 딸과 함께 웃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속지 않고 결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양상훈 주필, 조선일보(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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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특사단 전용기 오갈때 위성 못썼다, 요금이 밀려서
전방위 대북 제재로 쪼들리는 북한… 이런 일까지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 제재가 전례 없는 강도로 북한 경제를 조이고 있다는 정황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신문용지를 수입하지 못해 노동신문 발행 부수를 올해부터 기존의 3분의 1로 줄였는가 하면 이용료 체납으로 항공 안전과 직결된 관제용 위성망 사용도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에 남은 가족을 인질 삼아 탈북민을 협박해 금품을 뜯어내는 수법도 쓰고 있다고 한다. 지금 북한은 무역수지 적자가 3배로 치솟으면서 극심한 외화난에 허덕이고 있다.
홍콩 위성사업자에 8개월째 체납, 남북 유선전화로 관제권 넘겨
북한이 이용료 체납으로 위성망 서비스를 8개월째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이는 지난 9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태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전용기가 한국 영공(領空)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본지가 입수한 국토교통부 자료 등에 따르면 당시 김정은 전용기가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해 우리 영공으로 넘어오기 직전 평양 항공관제센터(ACC)는 인천 ACC에 관제권을 넘기겠다고 통보했다. 그런데 당시 남북 ACC는 관제교신에 주로 사용되는 위성통신망(VSAT) 대신 유선 전화를 이용했다. 통상 남북 ACC 간 통신 수단은 위성망을 주(主)로 하고 예비용으로 유선망(직통전화선)을 운용한다.
유선망을 사용한 것은 북한이 요금 체납으로 홍콩 위성사업자인 PCCW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8개월 전부터 북한이 이용료를 내지 못해 지금도 위성망 서비스가 막혀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우리 측 위성망은 국내 위성사업자인 Ktsat가, 북측 위성망은 홍콩 PCCW가 서비스해 왔다. 북한은 2015년 11월에도 요금을 체납해 40일간 위성망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바람에 남북 ACC는 김여정 일행이 귀환할 때도 유선 전화로 교신을 주고받았다. 유선망의 경우 우리 측이 북측으로 전화를 걸었을 때 북측에서 신호음이 들리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北에 있는 가족에 큰일 생겼다"… 남한에 온 탈북자 협박해 돈뜯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외화 부족에 허덕이는 북한이 최근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신종 외화벌이 수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에서 통일안보강사로 활동하는 이성희(가명)씨는 21일 "북한이 최근 대남선전사이트에 저와 가족을 모함하는 협박 동영상을 올렸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이후 북한에서 정체불명의 전화가 걸려와 가족의 부탁이라며 1000만원이 넘는 거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북한에 유인 납치됐거나 자진 입북한 남한 국적의 탈북민들이 한국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알았던 탈북민들 정보를 북한 당국에 넘기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이를 이용해 한국에 있는 탈북민들을 협박하고 그 가족을 인질로 삼아 돈을 뜯어내는 것 같다"고 했다.
최근 탈북여성이 쌀 130t을 구입해 북한 국가안전보위성(우리 국정원에 해당)에 넘긴 것도 그와 같은 북한의 신종 외화벌이 수법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강화된 대북 제재는 외화뿐 아니라 곡물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탈북여성은 재입북해 북의 아들과 재회하고 그 과정에서 본인 신변을 보장받기 위해 쌀을 상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해 對中 수출, 작년보다 94% 급감해 1억달러 정도밖에 안될 것"
북한의 올해 대중(對中) 수출이 작년 대비 94% 급감한 1억달러 안팎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미 작년 대중 수출이 37.3% 감소한 16억5067만달러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유엔 안보리 제재의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임수호 통일국제협력팀장은 21일 숭실평화통일연구원과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 같은 전망치를 내놨다.
작년 북·중 무역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최대 수출품인 무연탄 수출액은 65.9% 감소했다. 3~7월, 10~12월에는 전혀 거래가 없었다. 중국이 북한산 무연탄 수입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 2321호를 작년 2월부터 이행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철광석·수산물·의류 수출로 피해를 만회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북한산 철광석·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 안보리 결의 2371호에 막혀 철광석은 10월부터, 수산물은 9월부터 수출액이 '제로(0)'가 됐기 때문이다. 임 팀장의 분석에 따르면, 이런 추세가 이어지며 북한의 무역 적자는 올해 15억8000만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연진 기자/김명성 기자/이용수 기자, 조선일보(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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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노동신문 발행부수 3분의 1로 축소… '체제선전 핵심' 손댈만큼 돈줄 말랐나
종이 수입할 외화까지 떨어진 듯… 가정배달 끊고 60만→20만부로
고강도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최근 종이 부족으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발행 부수를 기존의 3분의 1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21일 "노동신문이 지난해 말까지는 매일 60만부 정도 찍어 배포했는데 올해는 종이가 부족해 발행 부수를 20만부 안팎으로 줄이고 개인 집에 공급하던 신문을 없앴다"고 했다.
노동신문은 북한을 공식 대변하는 기관지로 300만 북한 노동당원을 대상으로 한다. 1945년 창간돼 1980년대엔 발행 부수가 150만부에 달했다. 중앙당과 지방당, 국가기관, 공장·기업소, 인민반은 물론 당 세포위원장(노동당 기층 조직의 책임자)의 가정집까지 배달됐다. 그러나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발행 부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해 약 60만부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올 1월부터는 20만부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신문에 사용되는 종이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책임지고 있는 당 선전선동부 산하의 출판지도국이 관할하고 있다. 북한산 종이는 양이 부족하고 질도 나빠 필요한 용지의 절반은 중국에서 수입된다. 하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여파로 종이 수입이 급감하면서 신문 발행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종이는 대북 제재 품목이 아니지만 외화가 부족해 종이를 구입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명성 기자, 조선일보(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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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핵화 원칙' 확인 후 테이블 박찬 北
미국 펜스 부통령과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을 비롯한 북측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했다가 북측이 회담 두 시간 전에 취소한 사실이 21일 확인됐다. 전후 사정을 보면 북측이 펜스 부통령을 만나 봐야 얻을 게 없다는 분위기를 파악하고 지레 포기했다는 쪽에 가깝다.
1월 말쯤 북이 먼저 '만나자'는 뜻을 전해 왔다고 한다. 미국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북한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했던 것도 이런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후 펜스 부통령은 '북은 핵무기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야욕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반복했다. 북측을 만나도 같은 말을 하겠다는 점도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에 오면서 북한에서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부친과 동행했다. 북측과 면담 예정일 하루 전인 9일에는 천안함을 둘러보고 탈북자들과 만났고, 그날 저녁엔 김여정·김영남과 같은 식탁에 앉기를 거부하고 만찬장을 나갔다. 모두 계산된 대북 메시지였다. 북측에 "나를 만나도 들을 얘기는 핵·미사일의 폐기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펜스 부통령의 말과 행동은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김정은도 보고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판을 깬 것이다.
북측은 미국과의 만남을 취소한 상태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이른 시일 내에 평양에 오시라"며 정상회담 카드를 던졌다. 당장은 미국의 입장 변화가 어려운 만큼 남측과 먼저 대화하면서 시간을 벌고 남으로 하여금 미국을 변화시키게 하겠다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역대 미 행정부는 남북이 대화 테이블에 앉겠다고 하면 한반도 문제 당사자들인 점을 고려해 지지 입장을 밝히고 뒤에서 지켜보는 편이었다. 이번엔 달랐다. '북한 핵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시점이 임박했다'는 판단이 선 이후 미국은 북핵을 자국의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은 북핵이라는 위협을 제거하는 데 외교 안보 역량을 모두 쏟아붓고 있고 그것을 방해하는 세력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자세다.
문 대통령은 10일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받았을 때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답했다. 실제 그럴 생각이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일주일 만인 17일엔 "남북 정상회담은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했다. 어떻게든 미·북을 한자리에 앉혀보려 한 우리 정부 노력에 대한 미국의 거부 의사를 분명히 확인했다는 얘기다. 미국이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협상은 없다"는 점에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뿐이다. 이런 사정을 북측에 분명히 전달해 북이 '통남봉미(通南封美)'라는 우회로를 통해 '핵 있는 평화'라는 자신의 목적지로 가겠다는 헛된 꿈을 버리도록 하는 것이다.
-조선일보(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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