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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000보·빨리 걷기 20분… 病 막는 '걷기 황금 비율'] ....

뚝섬 2024. 11. 22. 08:00

[하루 8000보·빨리 걷기 20분… 病 막는 '걷기 황금 비율']

[하루만보.. ]

 

 

 

하루 8000보·빨리 걷기 20분… 病 막는 '걷기 황금 비율'

 

일본 건강 장수 의료센터
걷기·질병 개선 효과 연구
 

 

“하루 8000보를 걷고, 그중 20분을 빠르게 걸으면, 거의 모든 질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일본 최초 장수 연구소인 도쿄 도립 건강 장수 의료 센터 노화 제어 연구팀이 하루 걸음 수와 그중 빨리 걸은 시간이 얼마냐에 따라 질병 예방 효과가 얼마나 차이나는지를 20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연구가 일본서 화제다. 기적의 연구, ‘걷기 황금 비율’이라고 불리며, 건강 정보 관련 언론 기사나 인터넷 사이트에 빠짐없이 등장한다. 

도쿄 건강 장수 의료 센터 노화 제어 연구팀 운동과학 연구실장 아오야나기 유키리 박사팀은 군마현의 한 지역에 사는 65세 이상 전 주민 5000명을 대상으로, 20년간 신체 활동과 질병 예방의 관계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주민에게 신체 활동계를 하체나 허리 벨트에 장착하게 하고 걷기 데이터를 얻었다. 주민들의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이른바 생활 습관병 발생 자료를 추적해 걷기 데이터와 비교했다. 운동 강도는 저강도, 중강도, 고강도로 분류했는데, 자신의 운동 능력 최대치의 50% 정도 부하로 운동을 하면, 세포 손상도 적고, 회복 능력도 좋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강도 운동 수준의 걷기는 성큼성큼 걷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도의 빨리 걷기, 살짝 땀이 나는 걷기 등이 해당된다.

 

조사 결과, 매일 8000보를 걸었는데, 그 안에 20분 빨리 걷기(속보)가 포함되면, 생활 습관병 발병은 10분의 1로 줄었다. 이를 실천한 사람 10명 중 9명이 아프지 않았다. 연구팀은 8000보, 속보 20분을 걷기 황금 비율이라고 했다.

 

반면 하루 2000보 이하로 걷고 속보가 없으면 나중에 노쇠하여 누워 지내게 된다. 하루에 걷는 양이 약 2000보씩 늘어나면 질병 예방 건강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 하루 4000보에 속보 5분이면, 우울증이 예방된다. 5000보에 속보 7.5분이면, 나중에 요양원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준다. 7000보에 속보 15분은 대장암, 유방암 등 암 예방과 동맥경화, 골다공증 개선 효과를 낸다. 하루 만보를 걸으면서 속보를 30분 하면,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 등이 섞여 있는 대사 증후군이 예방된다. 이런 비율은 여러 건강 단체에서 걷기 운동의 건강 효과 표준 지표로 쓰이고 있다.

 

연구팀은 걷기에 적합한 계절은 가을이라고 했고, 걷기에 좋은 시간대는 체온이 올라간 저녁이라고 했다. 아침에 걸을 거면, 일어난 지 1시간이 지나서 걸으라고 했다. 추운 1월에는 걸음 수가 확 줄어드니, 실내 걷기 방법을 찾는 게 좋다.

 

연구팀은 걷기를 꾸준히 실천하는 방법으로 자신이 하루 동안 걸은 기록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권장한다. 만보계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된다. 집 밖으로 나가는 외출 빈도와 외출 시간을 늘리고, 함께 걷는 동료가 있으면 금상첨화다. 매일 그만큼 걷지 못해도 너무 자책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꾸준히 걷는 게 중요하다.

 

너무 많이 걸어서 무릎이나 다리에 부담이 생기는 것은 피해야 한다. 걷기 자체를 하루 일상의 하나로 인식하면, 자연스레 걷기가 습관화된다. 연구팀은 하루 8000보, 20분 속보를 2개월 이상 실천하면, 장수 유전자 스위치가 켜지는 효과를 낸다고 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조선일보(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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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보..

 

'만보 걷기 건강론'은 진실일까..

-마케팅의 산물
1964년 도쿄올림픽 앞두고 日교수 "비만 감소" 주장… 만보계 불티나게 팔려

-짧지만 강하게
하루 20분씩 근력 운동이 만보 걸었을 때보다 체지방 빠지고 근육 늘어
 


스마트폰 건강 관련 앱으로 하루 몇 보를 걸었는지 체크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 앱을 보면 한국뿐 아니라 세계인이 순위 경쟁까지 하며 걸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기준이 있다. 하루에 1만 보(步) 걷기다. 그런데 이 기준이 언제 생겨난 것인지, 건강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가 믿는 ‘하루 1만보 건강론’, 정말 효과가 있는지 기자가 생체 실험(?)을 해봤다.

"건강 비결은 하루 1만보 걷기다. 당(黨)에서 (만보를 걷는지) 직접 챙긴다."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맞춰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북한 김영남(90)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우리 정부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한다. 북한뿐 아니다. 하루 1만보 걷기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건강 상식이다. 매일 1만보씩 걸으면 체중이 감소하고 혈액순환과 심폐 기능이 좋아진다는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학계나 다수의 헬스트레이너들은 "하루 1만보 걷기는 운동 효과가 거의 없다"고 반론을 제기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건강 관련 권고 사항에도 '만보 걷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과연 이 '만보 걷기'는 진실일까 허상일까.

'하루 1만보'는 마케팅의 산물

지난달 31일 영국 BBC는 특집 기사와 자체 제작 다큐멘터리를 통해 '하루 1만보 걷기'가 건강 상식으로 통용된 과정을 파헤쳤다. 그에 따르면 '1만보 건강론'의 시초는 일본 규슈보건대 요시히로 하타노 교수다. 요시히로 교수는 1960년대 초 일본 성인들의 비만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당시 일본 성인들이 하루 평균 3500~5000보가량 걷는데 이를 1만보까지 늘리면 평소보다 20~30%가량 칼로리를 더 소모할 수 있어 비만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요시히로 교수의 주장이 전 세계에 퍼진 건 1964년 열린 도쿄올림픽 덕분이었다. 당시 일본 '야마사(Yamasa)'란 제조 업체에서 걸음 수를 측정해주는 제품을 기획했다. 야마사는 이 제품에 '만보계'라는 이름을 붙인 뒤 요시히로 교수를 내세워 '하루 1만보 걷기'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만보계는 올림픽과 스포츠 붐을 타고 출시 첫해에만 100만대 넘게 팔리는 대성공을 거뒀다. BBC는 "이 '하루 만보 걷기'가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것은 마케팅의 승리"라며 "그 당시라면 몰라도 건강 지식과 운동법이 훨씬 진보한 지금도 정말 이 방법이 최선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자가 20일간 교대로 하루 1만보 걷기(사진 왼쪽)와 근력 운동 20분을 하면서 운동 효과를 측정해봤다. 만보 걷기는 두 시간가량 걸리는데 열량 소비 효과는 있었지만 심박수 증가 등 실질적인 운동 효과가 거의 없었다. 근력 운동은 만보 걷기보다 짧은 시간을 해도 효과가 있었다./박상훈 기자

 

일상 생활에서 하루 만보 걷기 어려워

BBC의 의문을 풀기 위해 기자가 직접 생체 실험에 나섰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에 자문해 20일간 매일 교대로 1만보 걷기와 근력 운동 20분을 진행한 뒤 그 효과를 비교했다. 근력 운동은 미국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가 추천하는 '인터벌(interval) 운동'으로 했다. 팔 벌려 뛰기, 벽에 등 대고 앉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스쿼트, 플랭크, 제자리 뛰기, 런지 등 총 13가지 동작의 맨손 운동을 차례대로 30초씩 번갈아 하면서 동작 사이사이 10초씩 쉬는 방식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만보 걷기는 효율이 너무 낮은 운동이었다. 만보를 걷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시간 52분. 열량 소비는 400~430kcal 정도였다. 정확한 운동 효과 측정을 위해 실험 기간에 하루는 시속 3.2㎞(성인 평균 보행 속도)로 러닝머신에서 1만보를 걸어봤다. 운동 강도를 측정하는 데 쓰는 심박 수는 1만보를 걸어도 분당 87회로 보통 때(분당 75회)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스포츠의학 전문가인 삼성서울병원 박원하 교수는 "운동 능력이 저하된 노년층이면 몰라도 평균적인 20~50대 성인은 하루 1만보 걸어봤자 열량 소비 외의 운동 효과는 제로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1만보 운동의 가장 큰 단점은 일상에서 달성하기 상당히 어려운 목표라는 점이었다. 지하철로 출퇴근하고, 일부러 계단을 사용하는 등 노력을 해도 5000~6000보 걷는 게 고작이었다.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30~40분가량 따로 걷는 시간을 내야 1만보를 걸을 수 있었다.

반대로 근력 운동은 20분밖에 하지 않아도 운동 효과는 더 컸다. 운동 후 심박 수가 분당 143회로 두 배쯤 늘었다. WHO가 권장하는 중간 강도의 운동을 했을 때 나오는 수치였다. 열량 소비는 만보 걷기보다 다소 덜했다. 일상생활에서 보통 5000보가량 걷는 걸 감안하면 만보 걷기와 전체 열량 소비도 얼추 비슷했다.

기자가 지난 2년간 스마트폰에 기록한 운동 및 건강 상태도 이 결과를 뒷받침한다. 기자는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 17일을 제외하고 매일 1만보 이상 걸었다. 그 결과 몸무게는 1㎏ 줄었지만 체지방, 근육량 등 주요 신체 지표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은 25일을 제외하고 매일 10~20분가량 근력 운동을 한 것은 효과가 컸다. 체지방 4㎏이 빠졌고 근육량이 2㎏ 늘었다. 전체 몸무게도 5㎏ 빠졌다.

하루 10분씩 3회 운동이 만보 걷기보다 낫다

BBC 의학전문기자 마이클 모슬리와 영국 셰필드할람대 롭 코플랜드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도 이와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연구팀은 셰필드 지역 성인 10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하루 1만보를 걷게 하고, 다른 그룹은 하루 10분씩 세 번 숨이 찰 정도의 활동을 하도록 했다. 한 달간의 실험 결과 1만보 그룹 참가자의 3분의 1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목표를 달성한 나머지 3분의 2도 둘째 그룹보다 운동량이 30%가량 적다는 결과가 나왔다.

박 교수는 "신체 건강이 증진된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보면 심폐 기능과 폐활량, 근육량 등이 증가한다는 것"이라며 "이 중 심폐 기능과 근육량은 일정 강도 이상의 운동으로 단련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런 단련을 하려면 평소보다 더 격렬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권승준 기자, 조선일보(1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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