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강행, 前 정부 '미르재단 출연 강요'와 뭐가 다른가]
[대학 4분의 1 '파산']
[사립대 수십 곳 무너질 판인데 대선 공약 '한전공대'라니]
["50·60대 댓글, 등산 말고 동남아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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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공대 강행, 前 정부 '미르재단 출연 강요'와 뭐가 다른가
교육부 대학설립심사위원회가 3일 한전공대 학교법인 설립을 허가했다. 한전공대 설립 추진 명분은 에너지 분야에 특화된 세계 최고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에너지 분야가 바로 원자력이다. 그런데
정부는 탈원전으로 이미 최고 수준에 올라 있는 원자력의 산업 생태계와 후속 세대 양성 시스템을 망가뜨렸으면서, 무슨 새로운 최고 에너지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엉뚱한 일을 벌이나.
더구나 대학 입학 학령인구 감소로 수년 내 기존 대학 정원의 4분의 1을 줄여야 한다. 어떻게 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대학 구조조정을
연착륙시키느냐 하는 것이 국가 차원의 과제다. 교육부는 말로는 그렇게 얘기하면서 대학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절차를 밟고 있다.
한전은 2014~16년 연 5조~12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 정부 들어와 탈원전 폭탄을 맞고는
작년 1조3500억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 부채가 107조원이었는데 작년 128조원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그런 한전 팔을 비틀어 1조6000억원이 든다는 대학교 설립을 밀어붙이고 있다. 한전은 정부가 지분 51%를 갖고 있지만 나머지 49%는 민간이 보유하고 있다. 민간 지분의 57%는 외국인 소유이고 국내 개인 투자가가 42만명이나 된다. 대통령과 장관을 '강요죄'로, 현 경영진은 '배임죄'로
고소한 한전소액주주행동 대표는 "한전공대에 돈을 강제 출연시키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기업들에
미르재단 출연을 강요한 것과 뭐가 다르냐"고 했다.
한전 사장은 작년 10월 국감에서 관련 질문에
"(재무 상황이) 어려운데 한전공대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대답은 그렇게 하면서도 정부 시키는 대로 질질
끌려가는 이유는 자리보전 외엔 생각할 수 없다. 당연히 민간 주주들에 대한 배임(背任) 행위다. 누가 봐도
불합리한 결정인데 굴러가는 것은 대선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지역표를 얻겠다는 정치적 계산으로 수십만
명 투자가들 이해관계를 짓뭉개고 있는 것이다.
한국 경제는 전대미문의 코로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무엇보다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 대통령도 지난달 24일 비상경제회의에서 "4대 보험료와 전기료 등 공과금 유예 또는 면제에 대해서도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탈원전 충격에 휘청대는 한전에 1조6000억짜리 대학 설립 부담까지 얹어 놓고는 전기료를 인하하라고
주문하는 것이 앞뒤가 맞는 말인가. 결국은 전기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전공대 개교 예정일은 정부 임기 만료 직전인 2022년
3월로 잡혔다. 제대로 절차를 밟는다면 2026년이라야
문을 열 수 있는 걸 여러 편법으로 일정을 당겼다고 한다. 다음번 대선에서 한 번 더 활용하자는 속셈일
것이다. 수십만 민간 주주에 손해를 입히면서 자기 진영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은, 민간 주주들 입장에선 '재산권 강탈'과 다를 바 없다.
-조선일보(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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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분의 1 '파산'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교육계에서 오래전부터 떠돌았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방대부터 시작해 수도권 대학 순으로 대학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얘기다. 요즘은 전망이 한층
더 과격해졌다. 한 학교법인 관계자는 "여러
대학이 일시에 우르르 넘어질 수 있다. 순서대로 망한다는 건 옛말"이라고 했다. 풍전등화의 부실 대학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대학 파산도 수요-공급 원칙을 따른다. 대학은
난립하는데, 저출산 현상으로 입학생은 줄고 있다. 대학 난립은 1996년 도입된 '대학 설립 준칙주의'가 부추겼다. 당시 정부는 건물·부지·교원·수익용 재산 등 네 가지
기본 요건만 갖추면 대학 설립을 자동 인가해 줬다. 한 해 20개
대학이 한꺼번에 생기는 등 이 제도가 폐지된 2013년까지 대학 70여곳이
봇물 터지듯 신설됐다. 대학 수는 1996년 264곳에서 현재 351개로 크게 늘었다.
▶일본에선 10여년 전부터 '전입(全入) 시대'가 시작됐다고 한다. '대학 전원 입학 시대'를 줄인 말이다. 입학생이 대학 정원보다 적어 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명문으로 꼽히는 일본 아오야마(靑山) 학원은 올해부터 2년제 여대 학생 모집을 중단했다. 30년 전 9000명 수준이던 지원자 수가 2017년 2000명에도 못 미치자
"2년제 여대 역할은 끝났다"고 2년
전 선언했다. 2016년 기준 일본 전체 사립대의
45%가 정원 미달이라고 한다.
▶한국도 내년부터 '전입 시대'로 본격 진입하게
된다. 대학 진학률과 고3·재수생 규모 등을 감안한 '대학 입학 가능 자원'이 크게 줄면서 대학 정원 미달 규모가 2020년 1만8000명, 2022년 8만5000명, 2024년 12만3000명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이를 전국 대학 수(351곳)에 단순 대입하면 5년 뒤엔 전국 대학의 25%(87곳)가 사라지게 된다.
▶'전입 시대' 진입은 대학 파산의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 대학은 등록금과 정부 지원금, 발전기금 등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상당수 대학이 등록금에만 의존할 뿐 정부 지원금을 받고, 발전기금이 있는 대학은 많지 않다. 게다가 정부는 10년 넘게 등록금 동결을 강요하고 있다. 대학으로선 '파산 공포'에 떨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어제 교육부가 사립대 해산 시 잔여 재산을 국고로 귀속하지 않고 설립자에게 일부 돌려주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파산 충격을 줄일 수 있는 '퇴로'만큼은 열려있어야 한다.
-박은호 논설위원, 조선일보(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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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수십 곳 무너질 판인데 대선 공약 '한전공대'라니
한국전력이 추진하는 '한전공대' 부지가 전남 나주로 결정됐다. 1000명 규모로 에너지 분야에 특성화해 오는 2022년 개교한다는
것이다. 지금 저출산으로 대학 입학 인구는 급격히 줄고 있다. 작년 49만7000명 수준이던 대학 정원은 2020년 47만명, 2022년엔 41만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에선 향후 3년 내 사립대 수십 곳이 도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망'이 아니라 필연적인 사실이다. 그래서 2008년 이후 4년제 대학은 새로 생긴 곳이 없다. 이 상황에서 4년제 대학을 새로 세운다는 것은 황당한 발상이다. 에너지 특성화 대학이라고 하지만 전국의 공대와 카이스트, 포스텍
등 기존 특성화 대학에도 관련 전공이 있다. 이 대학들에 조금만 더 지원을 해줘도 더 나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더구나 한전은 부실 공기업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발전 원가 상승 등 경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3분기 현재 당기순손실 누적 규모가 4318억원에, 부채가 1년
만에 6조원 늘면서 누적 부채 규모가 114조원이 넘는다. 이런 부실 공기업이 1000여명 학생 전원에게 등록금, 기숙사 비용을 면제해 주고 유명 인사를 총장으로 데려와 연봉 10억원
이상을 주고, 일반 교수도 다른 과학기술대 교수 연봉의 3배
이상을 보장해 준다고 한다. 토지 비용을 빼고도 대학 설립 비용만
5000억원 이상 들고, 한 해 운영 예산만 500억원이
넘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적자 기업이 이 돈을 어디서 대나. 결국 모두 국민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단 하나,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라는 것이다. 탈원전으로 멀쩡한 한전이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는데 그 부실기업으로 하여금 부실화될 것이 뻔한 신재생 에너지 대학을
세우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국정(國政)이 아니다.
-조선일보(1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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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대 댓글, 등산 말고 동남아 가라"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이 대한상의 간담회에서 "50·60대는 한국에서 할 일 없다고 산에나 가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 인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항서 감독도 인생 이모작 대박을 터트렸다"면서 "우리 50·60대 조기 퇴직했다고 해서 자꾸 산에만 가시는데 (베트남 등) 이런 데 가야 한다"고도 했다. "지금 한국은 자영업자가 힘들다고 한다. 한국은 왜 아세안에, 뉴욕에, 런던에 안 가느냐. 식당들이 국내에서만 경쟁하려 하느냐"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과 인도가 급부상하는 신흥 시장이고 한국이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취지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한국의 50·60대 중 이 시장에 가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아무런 경험과 언어 능력, 지식이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최고위 정책 책임자가 함부로 할 말인가. 말이 너무 가볍고 사람들을 무시한다. 한국의 글로벌 대기업들도 외국에서 사업을 벌였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한둘이 아닌데 어떤 자신감에서 퇴직자들에게 동남아로 가라고 쉽게 말하나. 50·60대가 오죽했으면 실패 위험을 무릅쓰고 퇴직금까지 쏟아 편의점이나 치킨집을 차리겠나. 이들 중에 인터넷에 댓글을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청와대 고위 인사가 이렇게 한국 중년층을 비하하는 말을 하나. 김 보좌관은 인터넷에 정권 칭찬 댓글이 많으면 '좋은 의견 많이 표명해 달라'고 하지 않았겠나.
지난해 12월 실업자가 107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청년 체감 실업률은 23% 가까이 치솟았다. 정부가 막대한 세금으로 공공 일자리를 늘리고, 강의실 불 끄기 등 단기 알바를 대거 급조했는데도 이런 최악의 지표가 나왔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친노동 정책이 저임금 근로자의 대량 실직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 청와대는 책임을 인정하고 개선책을 찾기보다는 일자리를 잃은 개인 탓을 하고 기업 탓을 한다. 김 보좌관은 작년 11월 "(기업 등이) 위기론을 말하면서 '기·승·전·기업 기(氣) 살리기'를 요구하는데 개탄스럽다. 개혁의 싹을 미리 잘라내려는 것"이라고 했다. 기업 기 살리기를 반(反)개혁으로 몰아붙인 것이다. 대통령이 이런 사람을 신임하니 아무리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고 해도 기업부터가 믿지 않는 것이다.
-조선일보(1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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