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편이 없다, 갈라파고스 외교
美서 '對北중재자 회의론' 나오고 유엔 등서 제재
위반 경고 잇따라
日과 최악, 中과 비핵화외교 실종
미·북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 '촉진자'를 자처했던 문재인 정부가 협상 1년 만에 미·북 어느 쪽의
신뢰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미국 조야(朝野)에선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신뢰성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유엔 등에선 우리 정부의 대북 제재
및 북한 인권 정책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북한은 문 대통령을 중재자로 인정하지 않은
채 공개 접촉도 피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하노이 회담은 결렬됐지만, 긍정적 측면이 많다"면서 "지금까지 해온 대로 북한에 대한 유화적 자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경고음에도
정부가 경협 등 남북 관계 강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자칫 외교적 고립무원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 시각)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신뢰성이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그는 북한에서도 완전히 (중재자로서) 인정받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미국뿐 아니라 관계가 좋다고 말해온 북한으로부터도 정작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지난 15일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
발언을 소개했다. 최 부상은 "문 대통령이 조(북)·미 대화를 위해 애쓰긴 하지만 남조선(한국)은 미국의 동맹이기 때문에 '플레이어(player)'이지 '중재자'는
아니다"라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세 차례나 김정은과 만나며 친밀감을
자랑했는데, 북한으로부터도 외면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지도 좁아지는 모양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우리 정부가 작년 개성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며 석유를 반출한 것에 대해 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과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중국과 비핵화 외교도 사실상 실종된
상태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한국 외교가 지금처럼
균형을 잃고 표류하면 갈라파고스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석조 기자, 조선일보(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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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엔 시선 싸늘한데… 한국은 "중재 역할 크다" 마이웨이
외교 고립 자초하는 대북정책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북 간 중재 역할을 자임해 왔던 문재인 정부에 미국과 유엔 등 국제 사회의 '경고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앞으로도 대북 경협과 중재자 역할을 계속할 것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과 맞서는 모양새가 되면서 외교적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조야(朝野) 곳곳에선 "한국 정부가 앞장서서 대북 제재 공조를 허물려고 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명시적으로 반대하는데도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이 국제적 논란 대상에 오른 것"이라며
"미·북 간 공전(空轉)이 계속될수록
이런 목소리는 더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미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 시각)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신뢰성이 위태롭다(on the line)'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의 '중립적 중재자(neutral intermediary)'로서의 신뢰성은
거의 의심받지 않았었다"며 "(그러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한국 지도자의 통치 중심축인 북한과의 화해 국면이 찢겼다"고 했다.
WP는 한·미 대북 전문가들을 인용해 "최근 북한의 타협하지 않는 행동은 문 대통령의
중재 역량의 한계를 부분적으로 반영한다"고 했다. 특히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2일 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빗댄 것에 대해 "이런 공격은 한국
내 정적(政敵)들뿐만 아니라 미국 워싱턴과 유엔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미 국무부는 최근 '2018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내면서 한국 정부가 탈북민의 대북(對北) 비판 활동을 줄이려
했다고 지적했다. WP는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이 평화 정착을 위해 북한의 비참한 인권을 경시했다는 이유로 끈질긴 비판에 직면한 것"이라고
했다. 유엔도 최근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에 제공된 유류에 대해 제재 위반 가능성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평양에서 탄 벤츠 차량을 제재 대상으로 명시하며 청와대 경호실에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외교 소식통은 "한·미 공조가 약해지면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자칫 고립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17일 미·북 간 대화 촉진을 위해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했다. 동남아 3국 순방을 마치고 16일
밤 귀국한 문 대통령은 청와대로 복귀하자마자 국가안보실로부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비핵화 협상
중단' 시사 발언 이후 미·북의 반응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북 회담 결렬 이후) 이번에는 남북 간의 대화 차례가 아닌가 고민 중"이라며 "우리에게 넘겨진 '바통'을
어떻게 활용해 나갈지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어 "부분적이긴 하나 대북 경제 제재(해제 여부)가 논의된 것도 상당한 진전이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완전한 비핵화를 일시에 달성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스몰딜도 충분히 좋은 딜"이라고 했다.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빅딜' 식으로 일괄 타결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혔는데도, 북한이 주장해 온 단계적 비핵화를 얘기한 것이다. 경협과
제재 해제뿐 아니라 비핵화 방식에서도 미국과 입장차를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또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초청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도 "당장은 어렵지만 조만간 북·미 대화가 재개되면
경협 논의에 다시 힘이 실릴 것"이라고 했다.
여권 안팎에선 '대북 특사' 파견이나 남북 정상
간 '판문점 회담' 카드도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복심'으로 불리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도
지난 12일 토론회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만나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북·미 간 움직임을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민석 기자, 조선일보(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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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제재 뒷문 열어주는 '외눈박이 외교'
北 비핵화 수단이던 남북 관계, 어느새 지상 목표가 돼 버려
북에 우린 우군도 심판도 아냐… 동맹파괴·국제불신 자초 말아야
최근 사석에서 만난 안보 부처 관계자는 "지금 정부의 시선은 온통 북한에 쏠려 있다"고 했다. 비핵화(非核化) 문제뿐 아니라 외교 안보의 축이 북한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북한을 달래기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느라 애쓰고 있다"고 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목소리는 아예 내기 힘든 분위기다.
올해 초 "북한의 조선반도 비핵화는 우리 목표인 북 비핵화와 다르다"고 했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번에 '골수 햇볕론자'인 김연철 후보자로 교체됐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대북 800만달러 인도적 지원 방안에 이의를 제기했다가 호된 내부 비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정인 안보특보는 "김 후보자 발탁은 미국과 관계없이 한반도 정세를 밀고
나가려는 뜻"이라고 했다. 경제가 어렵자
문 대통령이 평화 이니셔티브에 베팅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누구보다 문 대통령의 소신이 확고하다"고 했다. 북 비핵화 유도를 위한 수단이었던 남북 관계가 오히려 지상 목표가 돼 버린 것이다.
하지만 북한과 가까워진다고 북이 핵 포기에 나설 거라는 건 정부의 일방적 기대일 뿐이다. 더구나
경제 위기를 대북 관계로 돌파하려는 건 안보 위기를 부를 정략적 발상이다. 미국의 제재 강화 방침과도
어긋난다. 외교가에선 "문 정부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워싱턴포스트는 "문 대통령의 신뢰성이 위태롭다"고
했다. 최근 한·미 당국 간 협의도 제대로 된 정보 공유 없이 겉돌았다고 한다. 유엔도 정부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에 공급한 유류를 문제 삼았다. 일본·중국과의
비핵화 외교는 사실상 실종돼 있다. 정부 내에선 "대북
지원 문제로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몰라 조마조마하다"는 걱정이 적잖다. "그동안 남북 협력 기금으로 집행된 '깜깜이 대북 지원
사업'이 상당한데, 한·미 워킹그룹 운영 이후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의 '중재자론(論)'에 대한 미국의 불신도 크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건 좋지만 북한을 편드는 듯한 중재역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비핵화 문제에서 미국과 한국은 '원 팀(one team)'인데 자꾸 남의 나라 일처럼 심판으로 나서려
하느냐는 불만도 담겨 있다. 북핵이 한·미를 겨누고 있는데 정부가 담판의 당사자임을 잊어버린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 북이 협상에 나온 건 국제 제재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 때문이다. 우리가 대북 제재의 '뒷문'을
열어줘선 안 될 일이다.
북한은 최근 "미국과 동맹인 남조선은 플레이어(선수)이지 중재자가 아니다"고 했다. 아무리 북을 지원해도 김정은에게 우리는 우군(友軍)도 심판도 아니다. 남(南)을 이용할 뿐 우리가 바라는 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핵(核)은 '전부(全部) 아니면 전무(全無)'의 싸움이다. 북이
핵을 포기할 거라는 안이한 기대나 '민족·자주'라는 감상론으로
대북 정책을 추진해선 안 된다. 북한만 바라보는 '외눈박이
외교'로는 비핵화 협상을 결코 성공시킬 수 없다. 동맹을
흔들고 국제적 불신만 자초할 뿐이다.
-배성규 정치부장, 조선일보(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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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 보도 6개월 지나 갑자기 "매국"이라 겁박하는 與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라고 보도한
블룸버그통신의 작년 9월 기사에 대해 민주당 대변인이 뒤늦게 낸 논평에서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기자의 실명까지 언급하며 "국내 언론사에 근무하다 옮긴 지 얼마 안 된 기자가 쓴 악명 높은 기사"라고 했다. 사실상 친문 네티즌들에게 '공격 좌표'를 찍어준 것으로 인터넷에는 이 기자에 대한 원색적인
욕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자 해외 언론사 약 100곳이
가입한 서울외신기자클럽은 "기자 개인의 신변 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져 우려를 표명한다. 이는 언론 통제의 한 형태이고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블룸버그 기사는 지난 6개월 동안 여러 차례 인용됐으나 여권은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다 야당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인용하자 '국가원수 모독'이라며 반발하더니 해당 기자에 대한 공격까지 나선 것이다.
기사와 제목은 상급자들의 손길을 거친 뒤 기자 개인이 아니라 언론사의 이름을 걸고 나가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을 대변한다는 보도는 블룸버그에서만 나온 것도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김정은은 문 대통령보다 나은 대리인(agent)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했고, 워싱턴 포스트는 '김정은 대변인 발언 파문'을 전하면서 "(김정은을 대변한다는) 비판은 한국 정치권뿐 아니라 워싱턴과
유엔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자신들 입맛에 안 맞는 기사를 쓰거나 대통령에게 직설적인 질문을 한 기자에게 사이버 테러를 하더니 이제 외신까지 겁박해서 재갈을 채우려
한다. 민주화 경력을 훈장처럼
달고 사는 정권의 언론관이 딱 이 수준이다.
-조선일보(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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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어디 쓰는지 다 안다"… 등돌리는 국제사회, 對北 지원 급감
최근 발간된 유엔 연례보고서 "올해
1090만명 도움 필요"
UN의 북한 지원 25년 됐지만 작년 對北 구호액 76%
줄어
미·북의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일주일쯤 뒤인 지난 6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는 올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人道的) 지원에 필요한 금액과 현황을 담은 40여 쪽짜리 연례보고서를 냈다. 나무의자 등받이에 두 손을 얹고 앉은 표지 속 무표정한 여자아이는 다행히도 마른 몰골은 아니었다. 최근 수년간 유엔보고서 표지는 아기를 안고 환하게 웃는 엄마와 구호 음식에 즐거워하는 아이,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로 씻는 학생들과 같이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달라진' 사진들을 담았었다.
하지만 표지와 달리 보고서 내용은 여전히 암담함 그 자체였다. "이상고온(異常高溫)과 가뭄 등으로 작년에도 식량 생산량이 재작년보다 9%(50만t) 준 495만t에 불과해 전체 2500만명 중
1090만명에게 도움이 필요하고, 도시와 농촌 거주 5세
이하 영·유아 15%와 24%가 발육 부진과 영양 장애를
겪고 있다." 유엔은 올해 이 중 380만 명을
도울 1억2000만달러(약 1360억원)를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하노이 회담 전인 지난달 22일엔 "올해 140만t의 식량이 부족해 배급량을 거의 절반으로 줄이게 됐다"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다급한 메모가 유엔에 전달된 사실이 미국에서 보도됐다. 하노이 회담에서 대북(對北) 경제
제재를 풀려는 작업의 일환이었다.
북한은 현재 모두 11개의 유엔 경제 제재를 받고 있지만 인도주의적 지원은 제재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국제사회는 냉담하다. 작년에 유엔이
요청한 대북 구호액 1억1100만달러는 24%밖에 안 걷혔다. 지난 10년간
유엔의 전 세계 구호 프로젝트 중 최저의 호응이었다. 물론 이 보고서가 밝혔듯이 경제 제재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 제재를 위반하면 강도(强度) 높은 처벌을 받기 때문에 북한으로 향하는 인도적 물품의 통관·운송에 관여하는 나라와 기업들도 극도로 조심해
종종 전달이 지연된다. 북한이 이런 구호물품을 암시장에 팔아 그 대금을 전용(轉用)한 사례들도 있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북한이 가뜩이나 부족한 돈과 자원을 어디에 우선적으로 쓰는지 전 세계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2017년 우리 국방부는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2011년 말 이후 2016년 7월까지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31발의 비용을 9700만달러로 추정했다. 당시까지 북한이 쏟아부은 핵·미사일 개발 비용만도 수십억달러로 추정됐다. 인구 절반이 구호 대상이고 숱한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영구적 장애'를 겪어 유엔이 우리 돈 1360억원의 모금을 호소하는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다. 작년 7월 영국의 가디언 웹사이트는 "어린이 5명 중 1명이
영양부족이고, 병원은 기초적인 서비스의 문턱도 넘지 못하는 치료를 제공한다"는 마크 로콕 유엔 인도지원 담당 사무차장의 방북(訪北) 체험담에 김정은의 팔에 매달려 즐거워하는 북 어린이들 사진을 대조적으로 실었다.
세계 5위의 쌀 생산국인 베트남에선 1988년 300만명이 굶주리고 500만명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참사를 겪었다. 베트남 정부는 이후 구(舊)소련
해군기지의 철폐와 이웃 나라들로부터의 베트남군 철수(撤收), 통일
이후 재판 없이 투옥됐던 양심수 25만명의 석방 등 국제사회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 지금과 같은 경제 회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런데도 하노이에서 재확인된 북한의 셈법은 기존 핵·미사일은 놔두고 영변 핵 시설 하나 없애서 경제에 타격을 주는 모든 제재를
풀겠다는 것이었다. 북한의 수출과 대북 투자·합작사업을 막고 북한 내 원유수입을 제한한 2016년 이후 제재 6개가 이에 해당한다. 이게 틀어지자 북한은 다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유예를 계속할지 만지작거리며 '벼랑 끝 전술'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그토록 손에서 놓지 못하는 핵무기는 과연 누구를 지키려는 것인가. 1995년 시작한 유엔의 북한 지원은 올해로 벌써 25년째이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벼랑 끝에 서 있다.
-이철민 선임기자, 조선일보(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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