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감사원'은 '청와대 변호원'으로 改名을]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하지만..

뚝섬 2019. 3. 15. 07:42

감사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와대 사람들이 정부 출범 이후 작년9월 말까지 주말·공휴일·심야 같은 사용 제한 시간에 3억원 가까운 업무추진비를 2461차례 썼는데 "살펴보니 단 한 건도 문제없다"는 것이다. '2461 0'이다. 세계에 이렇게 완벽한 권부(權府)는 한국 청와대밖에 없을 것이다. 주점, 고급 식당, 백화점에서 쓴 업무추진비도 "문제없더라"고 했다.

▶감사원은 '고급 일식집에서 1인당 10만원짜리를 먹은 것은 과하지 않으냐'는 질문이 나오자 "외국 사람 예우도 해야 하고 보안도 생각해야 하는 청와대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술집에서 쓴 건 문제없냐'고 하자 "청와대는 심야 근무가 많아서 허용된다"고 했다. 경호원들이 사우나에서 사용한 것은 "카드 결제를 차단 못 한 카드사 문제"라고 했다. 김영란법 위반은 감사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청와대 해명 그대로다. 이쯤되면 감사가 아니라 변호다


 

▶정부 기관 직원들도 일하다 보면 고급 식당도 가고 주점도 가게 된다.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운 많은 특수한 사정도 있는 법이다. 감사원이 이런 사정을 감안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잣대는 누구에게나 같이 적용해야 한다. 감사원은 현 정부 출범 후 KBS 이사들을 쫓아낼 때 그 첨병 역할을 했다. 지금 청와대 업무추진비와 똑같은 업무추진비를 문제 삼았다. 감사원은 한 이사가 2년간 327만원, 한 달 평균 13만원 정도의 업무추진비를 '부당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백미는 그 '부당 사용' 중에 '김밥 가게 2500' 이었다. 카페에서 커피 마신 것도 부당 사용이라고 했다. 그 이사는 쫓겨났다. 그래놓고 그보다 훨씬 심한 청와대 업무추진비 문제는 극구 변호한다. 이런 감사원이 '정부 기관'이라면서 권세를 부리고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다.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을 네 번 감사했는데 할 때마다 결과가 바뀌었다. '아무 문제가 없다'부터 '문제투성이'까지 극과 극을 오가며 춤을 추었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하지만 정도가 있다. 마치 광대들이 주인 앞에서 꼬리를 흔드는 것 같다. 아마도 정권이 바뀌면 새 주인 앞에서 꼬리를 흔들며 지금 정권의 '김밥 2500'을 찾아낼 것이다.

'흥신소'도 됐다 '변호사'도 됐다 하는 감사원을 두고 국회 이관 같은 개선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헌법에 '대통령 소속 기관'으로 돼있다. 아예 이름을 '청와대 변호원'으로 바꾸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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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논설위원, 조선일보(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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