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文 정부, 도덕적 우월감의 극치] [문제 장관들 또 강행 임명] [옹졸한 대통령 기념관 정치] [法과 절차를 장식품처럼 여기는 이 정부.. ]

뚝섬 2019. 4. 9. 07:05

文 정부, 도덕적 우월감의 극치

 

엊그제(4 6) 마이클 브린 전()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이 조선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읽고 한편 부끄럽고 한편 참담했다. 그는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 추모 시설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세월호 희생자들이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국내 정치적 의도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본다"고 썼다.

부끄러웠던 것은 이런 지적과 문제 제기를 한국 기자가 아닌 외국 기자가 했다는 점이다. '세월호 사건' 5년 동안 이 땅에 머무는 동안, 마이클 브린씨와 비슷한 견해를 가졌던 한국 기자가 없었을 리 없다. 그럼에도 나를 포함해 세월호의 정치적 이용과 광화문 광장의 부적절성을 본격적으로 지적한 것을 읽은 기억이 없다
.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하는 문제에 나는 역설적으로 관대(?)하려고 노력했다. 세월호에 편승해 전 대통령과 정권을 몰아내는 데 성공한 세력이 '세월호'가 고마워서라도 세월호를 쉽게 접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이제 그만해도 될 때가 됐다는 생각이었고 광화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겼으면 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글로 쓰지 못했다. 편리하게 외면한 것이다. 집권층과 좌파 세력의 반대를 키워주고 싶지 않았고 세월호 희생자 모독이라는 '딱지'가 싫어서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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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참담했던 이유다. 마이클 브린이 지적한 한국인 특유의 '희생자 프레임'이 마음에 걸렸다. 그는 "이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중요한 국가 중 하나임에도" 자신들이야말로 '사악한 타인(他人)의 희생자'라고 내세우고 싶어 하는 도덕적 우월감에 빠져 있다고 했다. 공병호 박사는 '좌파적 사고'라는 책에서 도덕적 우월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도덕적 윤리적 우월성이다. (중략) 386세대 가운데 일부는 아버지 세대에게 '그때 당신들은 뭘 했습니까?'라고 묻곤 했다
."

오늘날 우리 사회에 팽배한 좌파적 사고에서 보면 우파적 세대와 과거 우파 정권은 굴욕적이었고 패배주의적이었으며 자기들이야말로 '적폐'를 청산할 '정의의 무사'라는 의식이 지배적이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빨갱이'란 말을 입에 올렸고 '친일'을 청산해야 한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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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권의 특징은 자기들은 도덕적이고 우월하며 오류가 없다는 듯이 행세하는 것이다. 과거 우파 정권의 모든 것을 뒤집어엎고 정의롭고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두 전직 대통령을 포함, 전 정권 사람 150여명이나 감옥에 넣고도 '과거사 진상 조사'라는 명목으로 과거를 뒤집고 지나온 건국과 민주화의 역사를 재설정한다고 법석을 떨었지만 국민의 호응과 관심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문 정권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전 정권 사람보다 낫다는 국민적 인식은 없다.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과거 정권보다 좁은 인물난에 '끼리끼리'이고 '그 나물에 그 밥'식으로 허덕이고 있다. 탈원전이니, 소득 주도니, 4대강 보 허물기 등 내놓는 정책마다 파열음만 쏟아낸다. 집권한 지 2년도 채 안 됐는데 문 정권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과 실망감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심하다. 대북 문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공세로 돌아섰다. 반대 세력이 한·미 간 공조의 틈을 벌린다며 갈등과 대결의 과거로 되돌아가려 한다고 반박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남북'은 평화고 그 평화의 조건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비판은 대결로 모는 이분법은 이 정권의 도덕적 우월감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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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지금까지의 문 정권에서는 그들의 주장 내지 자부심에 부합하는 도덕적 우월성을 찾을 수 없다. 그들은 다만 '다를 뿐'이다. 좋은 쪽으로 다를 수 있지만 나쁘게 다를 수 있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것들에 보다 겸손하고 남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간다면 좋은 쪽으로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너희는 떠들어라 우리는 간다'거나 안하무인으로 가면 장담컨대 이 정권은 나쁜 쪽으로 다르게 흘러갈 것이다. 통일부 장관 임명 강행이 그 본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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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을 수상한 역사학자 바버라 터크먼은 그의 책 '독선과 아집의 역사'에서 이렇게 썼다. "성공적인 혁명은 모두 그것이 몰아낸 폭군의 옷을 조만간 입는다. 악정(惡政)에는 ①폭정 또는 압정 ②지나친 야심 ③무능 또는 타락 ④독선 또는 아집의 네 종류가 있지만 몇 가지가 결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김대중 고문, 조선일보(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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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보선 민심 깔아뭉개고 문제 장관들 또 강행 임명

 

문재인 대통령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 김연철 통일 장관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김 통일 장관은 마치 북한 김정은을 위해 일하는 관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입에 담기 민망한 욕설을 아무에게나 공개적, 상습적으로 했다. 박영선 장관도 야당 시절 장관 후보자들을 향해 지적했던 문제점들이 자신에게서 그대로 드러난 내로남불 지적을 받았고, 그걸 감추기 위해 자료 제출까지 거부했다. 또 박 장관은 야당 의원으로서 강력하게 비난했던 대기업들로부터 변호사인 남편이 소속된 로펌이 거액의 소송 의뢰를 받았다는 의혹이 새로 추가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 논란이 벌어진 이후 국토교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했을 때, 그리고 이날까지 단 한마디 유감 표명도 하지 않았다. 속으로는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비판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는 과거엔 "인사청문회 때 시달린 장관들이 오히려 일을 더 잘한다"는 말까지 했다. 이번에도 "험난한 인사청문회 과정을 겪은 만큼 행정·정책 능력을 잘 보여달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 지적에 완전히 귀를 닫고 있으면서 '소통'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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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치러진 다섯 곳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단 한 곳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한 곳은 후보도 내지 못했고 심지어 호남 지역에서도 패했다. 불과 1년여 전에 지지율이 하늘을 찌를 듯하던 정권이 왜 이렇게 됐는지 반성하는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리지 않는다. 민주당은 '졌지만 득표율이 늘었다'고 자랑하고 대통령은 오기 인사를 밀어붙인다. 청와대 수석은 "장관이 집 세 채 가진 게 뭐가 문제냐"고 했고, 비서실장은 국회 탓을 했다.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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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장관급 공직자 강행 임명이 이 정권 들어 벌써 10명이 됐다. 전 정부에선 4년간 10명이었는데 문 정부에선 2년도 되기 전에 그 숫자를 다 채웠다.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이 '나는 정의롭다'는 자기 환상 속에 살고 있다. 남은 3년 동안에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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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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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졸한 대통령 기념관 정치

 

미 전직 대통령들이 정파와 상관없이 한데 모이는 모습은 볼 때마다 신선하다. 작년 말 '아버지 부시' 장례식에 그들이 나란히 앉은 풍경도 그랬다. 재작년엔 한 스포츠 행사에서 오바마, 부시, 클린턴이 어깨동무하고 찍은 사진이 화제였다. 미국도 전·현직들이 서로를 비판하고 새 대통령 취임 직후 앞 정권 정책을 뒤집기도 한다. 그러나 상대가 '국가를 위해 일한 사람'이란 사실 자체는 인정한다. 자신들의 모습이 '국민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가'도 잊지 않는다.

▶정부가 관리하는 역대 대통령 기념 시설에 박근혜 대통령만 빠져 있다고 한다. 세종시 대통령기록관, 청남대 대통령기념관, 문체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도 '이승만'부터 '이명박'까지 관련 사진과 기록이 있지만 '박근혜'는 없었다. 시간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공간이 모자라는 것도 아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일부러 빼놓은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시설들은 모두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집권 때 지은 곳이다. 어떤 대통령의 기념물을 퇴임 후 언제까지 전시해야 하는지 관련 규정은 따로 없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 초상화는 퇴임 두 달 뒤 걸렸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2년 넘도록 전시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기념관들은 "아직 자료를 정리 중"이라는 변명만 하고 있다.

▶그런데 과거 '역사'를 보여주기 위한 이 기념관들이 엉뚱하게도 '현직 대통령' 얼굴이 나오는 전시는 하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셋이 김정일·김정은과 각각 만난 사진들을 벌여놓고 '평화로 가는 길'이란 제목을 붙였다. 청남대에서도 비슷한 전시를 하고 있다. 다만 이곳에 박정희 대통령의 7·4 남북공동성명과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외교 관련 전시물은 없다. 어떤 관람객은 "현 정권 입맛대로 전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진 한 장 안 걸어 놓느냐"고 항의한다고 한다. 탄핵도 역사고, 박근혜가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는 것도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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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의 '역사 정치'는 정치적 필요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이승만·박정희 묘역을 외면했다가 2017년 대선 때는 '통합'을 내세우며 참배했다. 얼마 전까지 '건국 100'이라고 요란하더니 북한이 싫어한다고 하자 갑자기 실종됐다. 해방된 지 70여 년이 흘렀는데 100년 된 학교 교가를 친일 청산한다며 없애고 6·25 남침 책임자를 독립유공자로 서훈한다고 한다. 이 옹졸하고 변질된 '역사 정치'가 언젠가는 그 민낯을 다 드러낼 것이다.

 

-한현우 논설위원, 조선일보(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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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과 절차를 장식품처럼 여기는 이 정부의 인식

 

대통령은 法 위에서 수사 지휘… 진상조사단은 조사 내용 흘려
경찰은 막무가내 자료 요구… '적법 절차' 무시, 달라진 게 없다

 

현 정권이 법과 절차를 대놓고 무시하는 경우를 요즘 특히 많이 보게 된다. 이래도 되나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8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을 콕 집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공소시효가 끝난 일도 사실 여부를 가리라"고 했다. 검찰청법에는 법무부 장관만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지휘할 수 있게 돼 있다. 검찰 독립을 위한 조항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법 위에 서서 사실상 수사 지휘를 한 것이다. 유럽에선 정치 권력의 수사 지시가 금기시돼 있다. 프랑스에서는 2013년 법을 바꿔 특정 사건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 지휘권도 폐지했다. 이 정권은 반대로 가고 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실무 조사기구인 진상조사단이 김학의 사건 등 조사를 위해 기간 연장을 요구하자 지난달 12 '연장 불가' 방침을 밝혔다. 이미 세 차례나 기간을 연장했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엿새 뒤 갑자기 '연장 수용'으로 입장을 바꿨다. 검찰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을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수사해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증거 불충분'이 이유였다. 그 뒤 새로운 결정적 증거가 나왔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지난달 29일 검사 13명으로 수사단을 꾸려 3차 수사에 나섰다. 이 모든 일이 대통령 지시 때문에 벌어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현 정권은 야당 시절 '하명(下命) 수사'를 그렇게 비판하더니 정권 잡고는 똑같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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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훈령인 진상조사단 운영 규정에는 조사 결과 보고서를 검찰총장에게 제출하고, 조사단원은 직무상 알게 된 내용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사건 관련자들이 조사단에서 했다는 진술 내용이 언론을 통해 수시로 흘러나왔다. 피의 사실 공표와 다를 게 없다. 조사단 총괄팀장이라는 어느 변호사는 얼마 전 방송에까지 나왔다. 조사단은 김 전 차관을 소환한다는 내용을 기자들에게 알리기까지 했다. 당시 김 전 차관은 피의자 신분도 아니었다. 그를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그에게도 인권이 있는 것 아닌가. 과거 검찰의 잘못을 규명한다는 조사단이 규정을 무시하며 그 잘못을 따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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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달 한 인터넷 매체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이 보도되자 해당 병원에 경찰관을 보내 며칠 밤을 새우게 하면서 관련 진료 기록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범죄 혐의가 있으면 내사를 거쳐 압수 수색 영장을 받아 집행하면 될 일이다. 그게 법이고 절차인데 무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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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정권과 수사기관을 견제해야 하는 게 사법부다. 하지만 크게 다를 게 없다. 지난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자체 조사한다며 판사들의 컴퓨터를 당사자 동의 없이 강제로 개봉했다. 영장 없이 판사 사무실 서랍을 뒤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달엔 대법원장이 그 의혹으로 기소된 현직 법관 6명을 재판 업무에서 배제했다. 당사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징계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징계성 인사 조치부터 한 것이다. '법관은 징계 처분에 의하지 않고는 정직·감봉 등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는다'고 돼 있는 헌법을 무시한 측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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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은 1966년 연쇄 성폭행범 어니스트 미란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경찰이 그에게 묵비권 등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소한' 잘못을 '무겁게' 받아들인 것이다. 인권을 위해 적법 절차를 강조한 대표적 판결로 꼽힌다. 그 점에서 법과 절차를 장식품처럼 여기는 듯한 현 정부의 행태는 전혀 사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최원규 사회부 차장, 조선일보(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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