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길어지자 "교도관께 미안"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판사들의 재판 진행은 대체로 엄격한 편이다. 얼마 전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판에선 방청석에서 휴대전화가 울리자, 재판장이 곧바로 "뭡니까. 누구예요? 퇴정을 명합니다. 나가세요"라고 했다. 법정에서 휴대전화를 끄도록 하는 건 재판장의
법정 질서 유지 권한 중 하나다.
그런데 '댓글 조작' 사건으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의 재판 진행은 조금 다르다. 지난 11일 김 지사의 항소심 2차
공판 때 방청석에서 휴대전화가 수차례 울렸지만 재판을 그대로 진행했다.
지난달 1차 공판에선 수십명의 기자가 법정에서 차 부장판사의 발언을 노트북으로 받아치자
그는 "기자분들, 재판 끝나고 보도자료 드릴 테니
힘들게 안 치셔도 된다"고 했다. 이후 특검과 변호인
측이 공방을 이어가는데 기자들이 가만히 있자 "재판부 발언을 드린다는 것이지, 검찰과 변호인 발언은 자료에 없으니 지금은 어서 (노트북을) 치시라"고 했다. 방청석에선
웃음이 터졌다.
2차 공판 때도 비슷했다. 특검이 미리 준비한 원고를 계속 읽자 차 부장판사는 "내용 정리한 걸 전부 읽고 있는 거 같은데, 그러시면 그걸
파일로 달라. 지금 재판을 전부 속기(速記)하고 있는데 속기사가 힘들잖아요"라고 했다. 몇 시간째 법정 발언을 기록하던 속기사를 배려한 것이었다. 재판이
오후 7시쯤 끝난 뒤엔 "교도관님들한테 정말 미안하다. 재판을 웬만하면 6시까지는 끝내려고 했는데 늦어졌다. 다음엔 꼭 6시까지 끝내겠다"고
했다.
그의 이런 '친절한 재판'에 대해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그분 성품이 원래 온화한 편"이라며 "다른 재판들도 비슷하게 해온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과 김 지사 지지자들은 재판 시작 전부터 차 부장판사가 2007 ~2008년
당시 양승태 대법관의 전속재판연구관을 지냈다는 점을 들어 그를 '양승태 키즈' '적폐 판사'라고 비난한 바 있다.
-박국희 기자, 조선일보(1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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