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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의 트럼프 연구] ‘이슈’냐 ‘자질’이냐가 재선 결정

뚝섬 2019. 6. 6. 06:21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에게 필요한 인격과 리더십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늘었다고 한다. 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초인 2년 전 33%였던 이 비율은 요즘 40%까지 올랐다. 공화당 성향뿐 아니라 민주당과 중도 성향 사이에서도 생각이 비슷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전임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평가다. 인격이나 리더십 자질 면에서 오바마는 59%, 부시는 64%의 지지를 받아, 40%를 받은 트럼프를 한참 앞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사가 눈에 띄었던 것은 이 특이한 대통령의 등장이 가져온 충격을 미국인들이 이제는 상당 부분 소화해내고 있다는 뜻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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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임기가 4년인 나라에서 2년은 긴 시간이다. 특히 트럼프처럼 예측불허 대통령과 보내는 시간은 너무 변화무쌍해서 더 길게 느껴진다. 트럼프가 무차별적으로 내보내는 메시지와 정책적 결단을 지켜보면서 하루도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임기 반환점을 돌자 이전과는 다른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정치에 관심 없고 ‘무당파’를 자처하는 친구는 지난 대선 직후만 해도 트럼프를 ‘혐오’했다.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저렇게 괴상한 대통령을 뽑았는데 미국이 망하지도 않고 오히려 경제는 좋아지고 사람들은 재미있어했다”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큰 사고가 없었다는 게 놀랍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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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한 건으로 트럼프의 대통령 자질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이 달라졌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도 트럼프의 돌발적인 발언이나 행동에 대해 둔해졌다. 더 정확하게는 ‘적응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미국인들에겐 좀 더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 상황이 좋다. 각종 경제지표도 좋고 일자리도 늘었다. 경기가 좋으면 국민들은 정치에 대해 너그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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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후 2년여 동안 ‘국가적인 위기’랄 게 없었다. 트럼프 혼자 시끄럽고 요란했을 뿐이다. 어느 대통령이나 임기 중 한 번은 9·11테러나 허리케인 카트리나 같은 위기에 부닥쳐 리더십을 시험받는다. 하지만 트럼프에게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런 위기가 닥치지 않았다. 미·중 무역갈등이나 이민 문제로 시끄럽긴 하지만 그건 트럼프가 하겠다고 나선 일이지 불가항력으로 닥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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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강점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보다는 ‘이슈’이다. 갤럽은 응답자들에게 자신이 가장 중시하는 사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이 같은지를 물었다. 그렇다는 대답이 47%였다.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긍정평가하는 40%보다 더 높은 응답이다. 이 점에선 트럼프가 오바마나 부시와 비슷하거나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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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 보고서의 결론이 재미있다. 오바마나 부시, 트럼프는 모두 유권자들이 ‘자신이 중시하는 이슈에서 대통령과 생각이 같다’는 평가에서 비슷한 성적을 받았다. 하지만 오바마나 부시는 대통령 자질 면에서 트럼프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둘 다 재선됐다. 만일 다음 미국 대선이 ‘이슈’ 중심으로 가면 트럼프가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자질 면에서 우월한 후보를 내세운다면 승산이 있다는 게 갤럽의 처방이다. 다음 대선에서 공화당은 ‘이슈’, 민주당은 ‘인물’로 대결하는 장면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강인선  조선일보 워싱턴지국장, 주간조선(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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