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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1조달러] [한국 건설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뚝섬 2025. 1. 4. 06:04

[해외건설 1조달러]

[한국 건설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해외건설 1조달러

 

국내에 건설 일감이 부족하던 1965년 11월, 현대건설 정주영 회장은 해외에서 활로를 찾겠다며 16국 업체와 경쟁해 태국 남부 파타니-나랑티왓 고속도로 건설 공사를 처음 따냈다. 폭우와 기술 부족으로 공사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억척스럽게 완공했다. 이 경험을 기초로, 단군 이래 최대 토목공사 경부고속도로를 1968년 착공해 2년 5개월 만에 지었다.

 

1976년에는 단일 공사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수주액 9억6000만달러는 우리나라 예산의 25%에 해당하는 거액이었다. 육지에서 8㎞ 이상 떨어진 곳에 해상 유조선 정박시설을 건설하는 난공사였다. 공사에 필요한 가로 18m, 세로 20m, 높이 36m의 대형 철제 구조물 89개를 울산에서 제작해 1만2000㎞ 떨어진 사우디까지 해상 운송하는 기상천외한 시도를 했다. 그 덕에 공기를 8개월 단축하고 시공 능력을 입증해 ‘주베일의 기적’으로 불린다.

 

▶‘21세기 피사의 사탑’으로 통하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은 각국 건설사들이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내저었지만 쌍용건설이 완공했다. 세 개의 빌딩 위에 배가 얹혀진 모양인데, 비대칭적 구조로 인해 기울어진 건물은 경사도가 52도에 달한다. 기울어진 건물이 무너지지 않고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도록 콘크리트 타설 전 관을 설치하고 그 안에 강연선을 넣어 한 방향으로 잡아당기는 포스트텐션 공법을 적용했다.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조차 “우리가 꿈꾼 모든 것이 그대로 실현되었다. 동화 같다. 기쁘고 믿기 어렵다”고 했다. 

 

▶829.8m 높이의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679m 높이의 말레이시아 ‘메르데카118′ 등 세계 1, 2위 초고층 건물은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사막의 연약한 지반과 강한 바람을 견디고 초고층으로 지어진 부르즈 할리파는 현대 공학의 결정체로 불린다. 삼성물산이 3일에 1층씩 초고속으로 건물을 올리는 ‘K 공법’으로 완성했다.

 

▶해외건설은 1970년대 오일쇼크로 휘청이던 나라 경제를 ‘중동 특수’로 되살린 1등 효자 산업이었다. 지금은 반도체, 자동차 등에 순위가 밀렸지만 여전히 4위 수출 산업이다. 해외 건설사업 누적 수주액이 1조달러(약 1468조원)를 돌파했다. 1965년 11월 첫 해외 수주 이후 59년간 실적이다. 한국 건설사들의 도전 정신, 해외건설 근로자들의 피땀과 눈물이 이 기적의 탑을 쌓았다. 이제는 우리 건설도 단순 시공 차원을 넘어 예술 감각과 공학기술이 합쳐진 ‘K 설계’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강경희 논설위원, 조선일보(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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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설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세계 곳곳에 랜드마크 세워
삼성물산이 지은 세계 最高 부르즈 칼리파
각종 공법들 이젠 전세계 건설사가 활용

현대건설, '사막 장미' 본뜬 카타르 국립박물관
316개 원형 패널로 꽃잎처럼 맞물려 배치
 

 

아랍에미리트(UAE) 연방 7개국 중 하나인 두바이는 중동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도시국가다. 19세기만 해도 두바이 사람들은 야자나무를 키우고 바다에서 조개를 잡아 생계를 꾸렸다. 하지만 1960년대 석유가 발견되면서 두바이는 고속 성장을 시작했고 지금은 '사막의 기적', '중동의 뉴욕' 등으로 불린다. 오늘날 두바이의 부(富)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상징물이 바로 높이 828m, 세계 최고(最高) 건축물인 '부르즈 칼리파'다. 혹자는 '하늘을 만지는 건물'이라는 뜻의 '마천루(摩天樓)'로 표현하기엔 부르즈 칼리파가 너무 높다며 '자천루(刺天樓)'라 부르기도 한다. '하늘을 찌르는 건물'이라는 뜻이다. 

한국 건설사들이 세계 곳곳의 랜드마크 건축물들을 잇달아 수주·완공하면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왼쪽부터 카타르 국립박물관(현대건설),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대림산업),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삼성물산 제공 

 

사막 한가운데 우뚝 솟은 부르즈 칼리파. 지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이 건물을 만든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국 건설사 삼성물산이다. 2004년 9월부터 2010년 1월까지 공사 기간만 자그마치 5년 4개월이 걸렸다. 삼성물산이 부르즈 칼리파를 건설하면서 사용했던 실험적인 공법들은 이제 전 세계 건설사들이 활용하는, 초고층 건축의 표준이 됐다.

한국 건설, 상상을 현실로 만들다

부르즈 칼리파처럼 세계 곳곳의 랜드마크 건축물들이 한국 건설사의 손길을 거쳐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축적한 기술·노하우와 고객 요구 사항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담으려는 끈기를 겸비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현대건설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 국립박물관을 지었다. 지하 1~지상 5층으로 규모는 평범하지만 외형이 예술이다. 프랑스 유명 건축가 장 누벨이 '사막의 장미'를 모티브 삼아 하늘에서 내려다봤을 때 장미처럼 보이게 설계했다. 원형 패널 316개를 꽃잎처럼 맞물리게 배치해야 하는 비현실적 공사였다. 웬만한 건설사는 엄두도 내기 어려운 프로젝트였지만 일류임을 증명하고 싶은 건설사들은 군침을 흘렸다. 글로벌 일류 건설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현대건설이 프로젝트를 따냈고, 7년 6개월 만인 지난해 3월 완공했다. 첫 패널 한 장을 설치하는 데만 4개월이 걸렸다는 일화가 이 프로젝트의 난도를 짐작하게 한다.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건물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쌍용건설이 시공에 참여했다. 이 건물은 3개의 건물이 배를 떠받들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는데, 건물 3개가 5도가량 기울어져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만큼 어려운 공법을 한국 기업이 해낸 셈이다.

SK건설이 만든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도 한국 건설 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린 사례로 꼽힌다.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가르는 보스포루스 해협 해저를 관통하는 5.4㎞ 길이 복층(複層) 터널로, SK건설이 2013년 착공해 2016년 12월 개통했다. 이 터널이 개통되면서 터키와 유럽 사람들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건너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0분에서 15분으로 줄었다. SK건설은 단순히 시공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2041년까지 시설 운영과 유지 보수를 하며 꾸준히 수익을 거두게 된다.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로부터 '글로벌 베스트 프로젝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림산업이 공사 중인 터키 '차나칼레 대교'는 완공되면 세계 최장(最長) 현수교가 된다. 유라시아 해저터널처럼 터키와 유럽 사이 다르다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3.6㎞ 길이 교량이다.

국내 랜드마크도 우리 손으로

국내에서도 최근 다양한 랜드마크 건물과 구조물이 우리 기업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경남 남해와 하동을 연결하는 노량대교는 세계 최초의 '경사 주탑 현수교'다. 교량의 무게를 지탱하는 주탑이 기울어진 특이한 형태로,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정교하게 시공돼야 한다. GS건설은 3D 모델링을 이용해 시공 전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해 공사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오는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서울 여의도 파크원 빌딩은 포스코건설이 짓는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이다. 파리 퐁피두센터, 런던 그리니치 반도 밀레니엄돔 등을 설계한 이탈리아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가 설계했다. 한국 전통 건축 양식을 살리기 위해 모서리 기둥을 건물 외부로 노출하는 독특한 디자인을 도입했다. 포스코건설은 시공 과정에서 GPS를 이용해 인공위성과 신호를 주고받으며 건물의 기울기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지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는 555m로 국내 최고층, 세계에서 다섯째로 높은 마천루다. 내부 면적은 축구장 115개 크기에 달하며 하루 평균 13만명이 방문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최신 공법을 대거 적용해 규모 9의 지진과 초속 80m의 강풍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윤주선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글로벌 건설 시장은 랜드마크를 지어본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양극화가 극심해질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보다 다양한 랜드마크 건설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도 불필요한 건축 규제 완화, 혁신기업 육성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조선일보(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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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빌딩 분야서 세계 최고 기술력 

 

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지은 부르즈 칼리파. 높이 828m로 지금까지 지구 상에 지어진 건축물 중 가장 높다. /삼성물산 제공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 짓고 있는 마천루 KL118타워와 싱가포르 탄종파가 빌딩, 러시아 락타센터, 그리고 몽골 샹그릴라 호텔까지. 이 4개 건물은 위치, 높이,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두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각각이 해당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층 빌딩이란 점이고, 또 하나는 한국 기업인 삼성물산이 시공하거나 공사 관리를 담당한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탄종파가 빌딩과 샹그릴라 호텔은 삼성물산이 공사했고, KL118타워는 아직 공사 중이다. 락타센터는 공사 계획, 원가 관리, 공정 관리 등 건설사업관리(CM) 업무 전반을 삼성물산이 수행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이처럼 해외 주요 고층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실력을 쌓은 삼성물산은 글로벌 건설업계에서 '세상을 높이는 기업'으로 통한다.

◇세계 最高 랜드마크를 짓다

삼성물산은 국내에서 '래미안'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해외에서는 '가장 높은 빌딩을 지은 기업'으로 유명하다.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타워와 세계 최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까지 시공에 참여하며 초고층 빌딩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초고층 분야에서 삼성물산의 위상을 확고히 해준 프로젝트는 부르즈 칼리파다. 부르즈 칼리파는 높이 828m, 163층으로 2004년 9월 공사를 시작해 2010년 1월 완공됐다. 본래 이름은 부르즈 두바이였지만 완공 전 UAE 대통령인 칼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의 이름을 따 부르즈 칼리파로 바뀌었다.

부르즈 칼리파는 공사 기간에 투입된 인원이 850만명, 총 노동 투입이 9200만 시간에 이르고 현장에 동시 투입된 최대 인원은 1만2000명에 달하는 역대급 초대형 프로젝트다. 공사 현장에서는 엘리베이터 58기, 커튼월(콘크리트벽 밖에 추가로 설치하는 외벽) 2만9000개, 철근 4만t, 고성능 콘크리트 16만4000㎥가 사용됐다.

부르즈 칼리파를 완성하면서 삼성물산이 현장에 적용했던 다양한 시공 기술은 이후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세계 고층 빌딩 시공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초고강도 콘크리트 배합과 지상에서 공중으로 콘크리트를 압송하는 기술, GPS를 활용한 수직도 관리, 3일에 1층씩 골조를 올리는 '층당 3일' 공법, 첨탑 리프트업 공법 등 당시로써는 혁신적이던 초고층 건설 기술이 부르즈 칼리파에 총망라됐다. 수많은 근로자가 움직이고 공사 자재가 쌓여 있는 한정된 현장에서 건설 장비들을 부딪힘 없이 운영하는 기술도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고객이 먼저 찾아와

삼성물산이 세계 최고(最高) 랜드마크 건설에 참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높이 짓는 기술력에 더해 품질과 가격, 공기 등 모든 분야에서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해 왔기 때문이다. 최고 59층, 228m 높이의 말레이시아 고급 레지던스 빌딩 스타레지던스는 발주처에서 삼성물산의 초고층 수행 역량을 인정해 먼저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프로젝트 기획 단계부터 공사 방식과 기술, 설계 등을 망라한 최적의 설루션을 제안하고 사전 기획단계부터 발주처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역량이야말로 수많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쌓은 삼성물산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다양한 경험과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연말 1조9000억원 규모 방글라데시 다카국제공항 확장 공사를 일본 기업 2곳과 공동으로 수주했으며, UAE 수전력청이 발주한 푸자이라 F3 복합발전 프로젝트도 일본 마루베니상사와 함께 지난달 따냈다. 삼성물산의 수주 금액은 약 1조1500억원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국내 주택 정비사업 시장에서도 삼성물산은 수주 활동을 재개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하며 5년 만에 재건축 시장으로 복귀했으며,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입찰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반포동을 대표하는 고급 아파트 '래미안 퍼스티지'를 필두로, 이 일대에 '래미안 타운'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순우 기자, 조선일보(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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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여의도 스카이라인을 바꾼다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짓고 있는 서울 여의도 파크원 빌딩이 오는 7월 완공될 예정이다. 한국 전통 건축 기법을 적용해 철골 기둥을 외부에 노출시키는 파격을 시도했다. /포스코건설 제공

 

오는 7월 준공을 앞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은 포스코건설이 시공 중인 거대 마천루(摩天樓)다. 파크원은 여의도 옛 통일주차장 4만6465㎡ 면적 부지 위에 지상 69층, 53층 규모 오피스타워 2동과 백화점, 호텔 등 총 4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최고 높이가 318m로, 준공되면 서울에서 둘째, 여의도에서는 최고층의 랜드마크 빌딩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한국 전통 살린 파격적 디자인

파크원은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gers)가 설계했다. 파리의 퐁피두센터, 런던 그리니치 반도의 밀레니엄돔 등이 그의 대표 작품이다. 리처드 로저스는 파크원에 철구조물인 모서리 기둥을 건물 외부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을 도입했다. 한국 전통 건축 양식에 등장하는 기둥의 형상을 담아내는 동시에 초고층 건물의 위엄을 높이기 위한 의도에서였다.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철골조는 건물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콘크리트나 커튼월 등 외장재로 덮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이런 시도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부로 드러난 철골조의 색상도 눈에 띈다. 리처드 로저스는 한국 전통 목조 건축물 단청에 자주 쓰이는 청·적·황·백·흑색 중 가장 강렬하고 미래지향적인 적(赤)색을 선택해 파크원 기둥에 적용했다. 내부 시설은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는 상업시설의 실내 천장을 한국 전통 방패연으로 형상화하고, 천장 전체를 유리로 마감해 자연 채광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오피스 건물 로비에는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대나무 패널을 활용할 계획이다.

스마트 기술·고강도 철강재 도입

포스코건설은 파크원에 스마트건설 기술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이는 공기는 최소화하면서 건설 품질은 극대화해야 하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이 시공 계약을 체결하기 전 파크원은 지주와 시행사 간 법적 공방 끝에 공사를 맡았던 건설사가 공사에서 손을 떼면서 공정률 25% 상태로 7년간 방치된 상태였다. 2016년 11월 공사를 이어받은 포스코건설은 건설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미 지어진 부분을 3D로 스캐닝한 데이터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BIM(빌딩정보모델)'을 상호 비교해 시공 오차와 설계 오류를 500건 이상 발견해 냈다. 맞지 않는 부분은 깨부수고 신속히 설계 변경을 했다.

고층부를 중심으로 140개의 계측기를 설치해 안전성을 확인하는 SHM(구조 안전성 모니터링) 시스템도 적용해 시공 단계부터 건물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했다. 또한 최첨단 'GPS 위성측량 기법'에 따라 건물에 GPS 3대를 설치해 인공위성과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수직도와 기울기를 수시로 확인했다.

파크원에는 포스코가 생산한 고강도 철강재를 포함해 총 6만3000여t의 철강재도 사용됐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국내 최고층 롯데타워보다 1만1000t의 철강재가 더 사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바깥 기둥이 하중 견뎌 안전한 구조

파크원에는 국내 건축물 중 처음으로 메가 프레임(Mega Frame) 구조 시스템이 적용됐다. 건물 가장자리에 8개의 대형 기둥을 세워놓고 기둥 사이를 대형 버팀대로 연결해 중심을 떠받치는 구조다. 건물 하중을 바깥쪽의 큰 기둥이 버텨주기 때문에 안전한 동시에 사무실 가운데 기둥이 없어 더 넓은 오피스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첨단 초고속 엘리베이터와 트윈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입주자들의 이동 시간도 보통 엘리베이터가 적용된 건물에 비해 약 1.6배 빨라졌다. 금융·IT업계가 밀집한 여의도의 전력 사용량을 고려해 IT 시스템 운전 및 냉방에 필요한 전력도 충분하게 확보했다. 전원 공급이 중단되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비상 발전기 2대를 갖췄으며, 상가 비상 발전기 3대, 열병합 발전기 3대를 추가로 연결해 총 4단계의 별도 전원을 배치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파크원은 첨단 기술이 집대성된 건축물이자 도시, 사람,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 한국 전통의 멋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건물을 지향한다"며 "파크원이라는 랜드마크가 생긴 만큼 정치·경제의 중심지로서 여의도의 위상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송원 기자, 조선일보(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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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층 공법 총동원, 마천루 역사 다시 써 

 

롯데건설

롯데건설이 지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주변 전경.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는 하루 평균 13만명이 찾는 랜드마크가 됐다. /롯데건설 제공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는 국내 마천루(摩天樓) 역사를 새로 썼다. 123층 높이(555m)로 국내 최고층 건물이자, 세계에서 다섯째로 높은 건물이다. 축구장 115개 크기(80만5000㎡)인 롯데월드타워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13만명, 누적 방문객은 2억여명에 달한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랜드마크다. 롯데건설은 착공에서 준공까지 모든 과정에 각종 첨단 기술과 공법을 적용했다.

경주 지진보다 300배 강한 지진도 이겨낸다

롯데월드타워는 규모 9의 강진과 초속 80m 강풍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규모 9 지진은 경주 지진(규모 5.8)보다 에너지 강도가 300배나 강력하다. 초속 80m 태풍은 한반도에 상륙한 최대 태풍 '매미(최대순간풍속 초속 60m)'보다 1.5배 강력한 규모다.

롯데건설은 건물 뼈대 역할을 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코어월(Corewall)과 8개 거대 기둥을 세워 수직 중력을 지탱하게 했다. 40층마다 설치한 아웃리거(Outrigger·삼각형 모양의 외곽 지지대)와 벨트트러스(Belt Truss·벨트 형태 지지대)는 건물이 흔들리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버티는 역할을 한다.

벙커에 버금가는 피난안전구역도 20층마다 총 5개 설치했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칼리파(4개)보다 많다. 피난안전구역은 초고층 건물의 특성상 밖으로 바로 피난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한 공간이다. 화재 등 비상상황 시 최대 15분이면 피난안전구역(최대 6286명 수용)으로 대피할 수 있다. 제연설비·방화문이 설치돼 있고, 불과 연기를 완전히 차단한다. 화재용 마스크와 공기호흡기, 휴대용 비상조명등, 심장 충격기는 물론 화장실과 급수시설, 직통전화도 갖추고 있다.

비상 상황에는 승강기 61대 중 19대가 즉시 피난용으로 전환 운영된다. 피난계단 역시 이중 연기 유입 차단 구조로 설계됐다. 건물 상주인구 1만5000여명이 62분 안에 전원 대피할 수 있다.

상층부는 기둥 없이… 2층 구조 엘리베이터도 도입

롯데월드타워는 상층부에 높이 120m의 초대형 다이아그리드 구조물을 설치했다. 다이아그리드란 대각선(Diagonal)과 격자(Grid)의 합성어로, 'ㅅ(시옷)'자 자재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구조를 뜻한다. 내부가 비었지만 사람이 베고 누워도 구조를 유지하는 죽부인과 비슷한 원리로, 기둥 없이 건물의 하중을 견딘다. 롯데월드타워는 107층(435m)부터 전망대를 거쳐 최고 지점(555m)까지 다이아그리드 공법을 적용했다.

다이아그리드 공법은 층을 떠받들 내부 기둥을 세울 필요가 없어 공간 활용과 전망 확보에 유리하다. 비정형 건물을 짓기 쉽고, 건물 외벽 '커튼월'에 다이아몬드 무늬가 생기면서 독특한 외벽을 만든다. 태풍과 지진을 견디는 능력도 강하다.

롯데월드타워는 국내 최초로 더블데크(2층 구조) 엘리베이터도 도입했다. 한 개 승강로에 두 대의 엘리베이터를 수직으로 연결해 2개 층을 동시에 운행하도록 한 것이다. 2층 버스처럼 일반 엘리베이터 대비 2배 운송 능력을 갖추고 있고, 한 번 정지로 2개 층을 동시에 이용해, 탑승객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전망대용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는 운행 길이가 496m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동시에 54명을 수송할 수 있고, 로비에서 전망대까지 1분 만에 도달한다.

고강도·고내화 콘크리트 사용

롯데월드타워 무게는 75만t. 서울시민 전체를 합한 무게와 같다. 이 무게를 지지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암반층을 더욱 단단하게 보강해야 한다. 롯데건설은 지반 강화 파일링 공법을 적용했다. 지하 38m 깊이까지 터를 파고 화강암 암반층에 파일 108개를 설치했다. 그 위에 좌우 길이 72m, 두께 6.5m의 기초 매트(MAT) 공사를 진행했다. 총 32시간 쉬지 않고 콘크리트를 부었다.

공사에는 고내화(高耐火)·고강도 콘크리트가 사용됐다. 고내화 콘크리트는 화재 시 3시간 이상을 견딘다. 초고강도 콘크리트는 성인 손바닥 넓이에 중형 승용차 100대를 쌓아도 버틸 수 있다. 롯데건설은 이 콘크리트를 자체 개발했다. 롯데건설은 이런 과정들을 통해 지상 1000m 이상 초고층 빌딩을 지을 수 있는 핵심 기술들을 확보했다.
 

 

-성유진 기자, 조선일보(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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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경사 주탑 현수교 만들어 

 

GS건설

 

GS건설이 만든 경남 노량대교. 남해군과 하동군을 잇는 이 다리는 주탑을 기울여 좀 더 많은 하중을 견딜 수 있게 하는 특수 공법이 적용됐다. /GS건설 제공

 

경남 남해군 설천면 덕신리와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를 잇는 노량대교는 길이 3.1㎞ 해상 교량이다.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해, 9년간의 공사 끝에 2018년 9월 개통했다. 노량대교는 주탑 사이에 케이블을 매달고 그 케이블에서 다시 교량 상판으로 케이블을 내려서 지지하는 형식의 '현수교' 중 주탑이 약 8도 기울어진 독특한 외관을 갖고 있다. GS건설의 기술력으로 완성한 세계 최초의 '경사 주탑' 현수교다. 주탑 높이는 148.6m로 50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다.

특수 설계로 고중량 버텨

노량대교는 1973년 설립된 남해대교의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남해대교는 완공 당시만 해도 '한국의 금문교'라 불리며 주변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노후화해 늘어나는 교통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게 됐다. 고층 빌딩에서 건물의 높이가 기술의 척도로 여겨지는 것처럼, 케이블 교량에서는 주탑과 주탑 사이 거리인 주경간이 기술의 척도로 여겨진다. 노량대교의 주경간은 890m에 달한다. 이순신대교(1545m)와 울산대교(1150m)에 이어 국내에서 셋째로 길다.

노량대교의 주탑이 기울어진 것은 더 적은 구조물로 많은 무게를 들기 위해서다. 줄다리기할 때 몸을 뒤로 기울이는 것처럼 주탑을 뒤로 기울여 무거운 무게를 드는 원리다. 덕분에 케이블을 지지하는 구조물인 '앵커리지'의 크기는 11% 줄였고 케이블과 앵커리지까지의 거리도 15m 줄여 경제성을 높였다.

노량대교에는 역사적 의미도 담겨 있다. GS건설은 노량대교가 충무공 이순신이 전사한 노량해협을 건너는 교량인 점에 주목했다. 남해 바다에서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켜낸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 승리 역사를 살리기 위해 주탑을 'V'자 모양으로 경사지게 설계했다.

노량대교는 친환경적인 교량이기도 하다. 약 1㎞ 거리의 노량해협을 건너는 해상 교량이지만 해상에 주탑이나 교각을 없애 남해 바다의 해양 생태계 파괴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3D 케이블·프리콘 기술로 안전성 높여

GS건설은 노량대교에 3차원(3D) 케이블을 적용했다. 현수교의 주탑과 주탑을 연결하는 두 주케이블은 통상 평행한 일직선으로 배치되는데, 노량대교는 유선형 모양의 3차원으로 배치했다. 저항성을 높여 바람에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안전성과 공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프리콘(Pre-Con)' 기술도 도입했다. 3D 모델링을 이용한 프리콘 기술은 실제 시공 전 미리 가상 시공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공정 간 간섭 또는 설계 오류를 사전에 파악함으로써 오시공 및 사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노량대교는 실제 작업 공간이 좁고 공정이 복잡해 시공 시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GS건설은 'GS건설 인프라 VDC(Virtual Design and Construction, 가상 디자인 건설) 플랫폼'을 노량대교 시공 현장에 적용했다. 시공 전 가상 시공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정 간의 간섭, 장비, 작업자, 가시설 투입 경로 등을 파악해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또한 설계, 시공 파트는 물론, 장비·품질·안전 관련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VDC 기반 협업 회의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도면상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간섭과 오류를 수정해 설계안을 변경했고, 안전한 시공이 가능한 작업 영역을 도출해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여건을 마련했다.

이처럼 다양한 신공법을 적용한 결과, 노량대교 공사 기간 9년 중 단 한 건의 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GS건설의 인프라 VDC 플랫폼을 이용한 노량대교 안전관리는 2017년 안전보건활동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대상인 노동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GS건설은 인프라 VDC 플랫폼을 통해 주탑, 케이블 등의 공기도 34일 단축했다. 장비 임차비, 재시공비, 고정비, 인건비 등을 줄여 약 2억원을 절감했다.

박용철 GS건설 인프라수행본부장은 "노량대교의 경사 주탑과 3차원 케이블은 노르웨이 등 해외 선진국에서 기술 공유를 요청받았을 만큼 우수함이 입증됐다"며 "노량대교는 국내 토목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했음을 알리는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송원 기자, 조선일보(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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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해저터널, 글로벌 건설기술 대상 

 

SK건설 

 

SK건설의 대표작으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이 꼽힌다.

이 해저터널은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가르는 보스포루스 해협 해저(海底)를 관통하는 5.4㎞짜리 복층 터널이다. 육지 접속도로까지 포함하면 총 길이가 14.6㎞에 달한다. SK건설은 이 프로젝트를 2008년 터키의 야피메르케지와 함께 건설·운영·양도(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으로 공동 수주했다. 총 사업비는 12억4000만달러로, SK건설을 포함한 SK그룹과 야피메르케지가 각각 50%씩 지분을 투자했다.

 

 

SK건설이 지은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ENR로부터 터널·교량 부문 ‘글로벌 베스트 프로젝트상’을 받았다. 공사 차량이 자재를 싣고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SK건설 제공

 

터널은 2013년 1월 착공 후 48개월 만인 2016년 12월 개통했다. 유라시아 터널 개통으로 보스포루스 해협 통과 시간은 기존 100분에서 15분으로 줄었고, 하루 약 12만대의 차량이 터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SK건설은 터널 준공 이후에도 오는 2041년까지 유지·보수와 시설 운영을 도맡아 운영 수익을 얻게 된다.

유라시아 해저터널이 들어선 터키 해협은 최고 수심이 110m에 달하고 모래·자갈·점토가 뒤섞인 무른 충적층 해저 지역인 탓에 공사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난공사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SK건설은 해저터널 구간 공사에 단면 지름 13.7m, 총 길이 120m, 무게 3300t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터널굴착기계(TBM·tunnel boring machine)를 투입했다. 하루 평균 25t 트럭 100대 분량의 흙더미를 보스포루스 해저에서 퍼 올리며 7m씩 굴을 파며 전진하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됐다.

 

MAKE THE CALL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한국공학한림원이 발표한 '대한민국 산업기술 100장면' 중 하나로 선정됐다. 국제도로연맹(IRF)이 주관한 '2017년 글로벌 도로 프로젝트'에서 건설기술 분야 대상도 받았다. 2016년에는 미국 건설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로부터 터널·교량 분야 글로벌 베스트 프로젝트상을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받았다.

유라시아 터널을 비롯해 SK건설은 현재 다수의 인프라 민관협력사업(PPP·Public Private Partnership)을 진행하고 있다. 터키에서 대림산업과 함께 수주한 세계 최장 차나칼레 현수교는 2022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영국 런던 템스강 하부를 관통하는 실버타운 터널 사업과 카자흐스탄 최초의 민관협력사업인 알마티 순환도로 사업도 금융 약정을 마무리 짓고 현재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SK건설은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개발형 사업의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개발형 사업은 발주처는 물론 출자자, 대주단 등 사업에 참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기 때문에 이견을 조율하고 리스크를 분담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SK건설은 이를 위해 국내 공적수출보증기관(ECA) 및 글로벌 금융투자자와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있으며, 해외개발 전문 인력을 육성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사업 개발 역량을 쌓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유럽과 중앙아시아 등 새로운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해외 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SK건설의 강점인 터널 등 지하 공간 시공 능력과 개발형 사업 역량을 살려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원 기자, 조선일보(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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