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 뽑을 수는 없다]
[祖國을 조국 일당에게 내줄 것인가]
[재난 지원이라더니 '하위 70%' 혼란 거쳐 '전 국민 갈라먹기'로]
[선거법 개정도 꼼수, 그 법 위반도 꼼수, 집권당 맞나]
[배민이 자초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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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안 뽑을 수는 없다
권력 도둑 또는 정치 거지
누구도 뽑고 싶지 않지만 백지 투표해도 응징 못 하니 最惡 빼고 次惡 찍을 수밖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 있다. 6년 전 필자가 쓴 칼럼이 신문에 실린 날이었다. 선관위 소속이라고 밝힌 남자는 칼럼 내용에 대해 물어볼 게 있다 했다. 헌법기관에서
걸어 온 전화를 받으니 살짝 긴장했다.
해당 칼럼 제목은 '의원 안 뽑는 선거 제도'. 투표율과
관계없이 최다 득표 후보가 당선되는 선거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글이었다. 당시 재·보궐선거에서
어느 지역구 투표율은 22.3%, 당선자는 그중 60.3%를
득표했다. 꽤 높은 득표율이었지만 실제 지지율(투표율×득표율)은 13.5%에 불과했다. 지역구민 86.5%가 뽑지 않았는데도 해당 후보가 지역을 대표한다면 국민 의사를 제대로 반영해야 하는 대의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었다. 실제 지지율이 너무 낮은 경우 해당 지역구 의석을 비워두는 '의원 궐석제(闕席制)'를
도입하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전화선 너머 선관위 남자는 "의원 궐석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가 있느냐" 물었다. 오히려 필자가 묻고 싶은 말이었다. 선관위는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 및 정당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헌법 제114조) 설치한 기관이니까. 물론 선관위도 국민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안다. 이른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당초 중앙선관위가 국회에 개정 의견을 낸 제도였다. 전화 질문엔 만족스러운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의원 궐석제를 시행하는
나라가 있는지는 과문(寡聞)하여 몰랐다.
의원 안 뽑는 선거라는 상상은 문학에서 이뤄졌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조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뜬 자들의 도시'(해냄)는 투표소 풍경으로 시작한다. 수도 지역 선거에서 백지 투표가 70% 쏟아진다. 법에 따라 재선거를 치르지만 백지 투표 비율은 83%로 더 올라간다. 초유의 사태에 당황한 정부는 계엄 선포를 검토하고
비밀정보부는 '주민 다수를 감염시킨 도덕적 전염병'의 원인을
조사한다. 사라마구는 "정치가들은 백지표보다
기권표를 선호한다. 왜냐하면 기권표야 뭐라고 둘러대도 상관없으니까. 사람들은 내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든다고 하지만, 백지표야말로 가장
민주적인 것이라는 점을 나는 믿는다"고 했다.
기권표는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해 국민 의사에 반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백지 투표는 유권자의 분명한 의사 표현으로 봐야 옳다. 이미 우리도 투표율이 낮으면 무효를 규정한 입법도 있다. 현행
주민투표법은 투표율이 3분의 1에 이르지 못하면 아예 개표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에선 백지 투표 비율이 모든 후보의 득표율보다 높더라도
최다 득표자가 당선된다.
안타깝지만 관련 제도가 없으니 백지 투표는 정치를 응징할 수단이 되지 못한다. 선거법을
일방적으로 처리하고 위성 비례 정당 내세워 제가 만든 법을 누더기로 만들어서라도 정권을 차지하려는 '권력
도둑'과, 정권의 실정(失政)에서 반사이익을 노릴 뿐 이렇다 할 미래 전망 없이 표만 구걸하는 '정치
거지'를 비롯해 48㎝ 투표용지 어느 곳에도 깃들지 못하는
이른바 '무당파(無黨派)'는 백지 투표를 해도 의사를 관철할 수가 없다.
2400년 전 플라톤은 "스스로 통치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을 경우에 그에 대한
최대의 벌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한테 통치를 당하는 것"(서광사 '국가' 101쪽)이라
했다. 이를 번안한 것으로 보이는, 더 이해하기 쉬운 번역이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한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이러니 어찌하나. 최악(最惡) 빼고 차악(次惡)을 뽑을 수밖에.
-이한수 문화부 차장, 조선일보(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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祖國을 조국 일당에게 내줄 것인가
윌리엄 샤이러 '제3공화국의 흥망'
문재인 정부 출범 3년 미만 동안 평생 한 것보다 훨씬 많은 새로운 인간 유형을 구경했다. 상상을 절(切)하는 경험이었지만
지적인 '수확'이었달 수는 없다. '소주성', 탈원전, 기타
이 정권의 모든 정책이 정상적인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경악하고 분노했지만 조국 사태에 이르러서는 정말 그들이 한국인이라는 것은 물론
인류라는 종(種)에 속한다는 사실조차 믿기지 않았다.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조국 같은 파렴치한 인간을 나라 정의의 수장 자리에 앉혀서 자기네 패거리들이 연년세세 농락하고 말아먹을 수 있도록
나라를 개조하려 하다니. 조국 본인도 심리학적 돌연변이나 기괴 인간 같다. 그토록 철저히 양심이나 죄책감이 없는 인간도 인간인가? '정의의
사도'를 가장한 자신의 무수한 과거 발언들을 그는 털끝만큼도 민망해하지 않으니, 20세기 중반에 정신질환 치료법으로 유행했다는, 전두엽과 뇌의 나머지
부분을 단절시키는 '전두엽 절제' 시술이라도 받은 것인가?
결국 이 정권은 전국적인 태극기 시위에 밀려 조국을 퇴임시켰지만 곧 조국 수사를 담당하던 요직 검사들을 좌천시켜 지방으로 보내는 '대학살'을 자행하고, 검찰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완전 무력화하는 작업 중이다. 이번
총선 후 신설될 공수처는 조국을 '구출'하고 모든 고위 공직자의 '국정 농단권'을 보장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조국 사건이 잠잠해져서 선거를 앞두고 여권이 무척 다행스러워하겠구나, 했는데
오히려 요란하게 조국 수호를 선거 구호로 내세우며 국민은 닥치고 찍기만 하란다. 그런데 여론조사에 의하면
그런 파렴치범 수호 정당의 지지도가 높다고 한다. 우리 국민은 마법의 피리에 홀려 줄지어 강물로
걸어 들어가는 어린이들인가?
윌리엄 샤이러의 나치 독일 흥망의 일대기를 보면 히틀러는 연합국의 베를린 함락이 임박하자 자살을 결심하고 유서를 쓴다. 그러나 40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 살인마는 유서에서까지 거짓말과
변명, 자기 미화를 늘어놓는다. 끝까지 권력욕을 놓지 못해 '배신자'를 파면하고 후계자를 지명하면서 요직은 자기가 임명한다. 나라는 일주일 후에 멸망했는데. 그리고 유태인에 대한 저주와 박해를
유훈으로까지 남긴다. 조국이 옥중 수기를 쓴다면 이따위 글이 되지 않겠는가?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조국류 인간들의 먹잇감이 될지, 아니면 조국류의 악당들이 농락할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인지를 가르는 선거가 될 것이다. 유권자의 책임이 막중하다.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조선일보(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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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지원이라더니 '하위 70%' 혼란 거쳐 '전 국민 갈라먹기'로
소득 하위 70%에게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주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자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고 나섰다.
제1야당 대표가 '전 국민에게 50만원씩 일주일 안에' 지급하자고 제안하자, 여당 대표도 '소득·계층 관계없이'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인 '하위 70%'에서 빠지는 탈락자들 불만이 쏟아지자 여야가 경쟁하듯 대상 확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타격받는 중하위층을 '긴급 지원'한다는 정책이 시행도 하기 전에 누더기로 변할 지경이다.
일주일 전 정부·여당이 발표한 긴급재난지원금 방안은 처음부터 논란을 불렀다. '70%'의
기준조차 정하지 않은 채 총 9조원을 주겠다고 하자 대상자인지 확인하려는 조회가 쇄도해 정부 홈페이지가
먹통이 됐다. 대상에서 제외된 재취업 은퇴자, 맞벌이 부부
등이 반발하고, 피해 없는 공무원까지 주는 것이 옳냐는 논란이 벌어졌다. 지역 가입자가 직장 가입자보다 불리하다는 항의며, 2018년 소득으로
계산한 건보료를 기준으로 '70%'를 가리면 실제 코로나 피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취약 계층은 정부의 '5월 지급'
방침에 "당장 급한데 어떻게 버티라는 거냐"고
아우성이다.
이런 혼선은 현실적인 복지 전달 체계를 무시한 채 선거를 의식해 무리하게 지원 대상을 국민의
70%로 정한 데 따른 필연적 결과다. '소득 하위 70%'는 애당초 정부의 정책 기준에 없는 개념이다. 우리 복지 체계는
재산·소득을 합친 소득 인정액을 '하위 50%'까지만 파악해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50% 이상의 중상위층에 대해선 소득을 즉각 확인할 행정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하위 50%만 지원하는 방안을 만들었지만
대상을 대폭 늘리라는 민주당 압박에 밀려 '70%'로 타협하고 말았다.
말이 하위 70%지, 뒤집으면 상위 30%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당장 그 언저리 사람들에게서
나는 왜 빼냐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돈 주고 표를 사려는 매표(買票) 논리가 이런 참사를 빚었다.
애당초 이름만 긴급재난지원금이었지 실상은 '긴급' 지원도, '재난' 지원도 아니었다. 코로나
피해가 없는 중상위층이나 공무원까지 포함하는 사실상의 현금 뿌리기 정책을 충분한 준비도 없이 총선 전에 덜컥 내놓았다. 총선 후 새 국회에서 추경이 통과된 후 빨라야 5월에나 지급될 지원금을
발표부터 하는 바람에 이런 혼란을 키웠다. 코로나 피해 계층을 대상으로 긴급 재난 지원을 한다던 약속이
돌고 돌아 전 국민에게 똑같은 금액을 나눠주자는 황당한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조선일보(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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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정도 꼼수, 그 법 위반도 꼼수, 집권당 맞나
민주당과 위성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함께 회의를 하면서 각 당 선거 기호인 '1' '5' 손팻말을
들고 나와 흔들었다고 한다. 두 당은 선거법상 엄연히 다른 정당이기 때문에 공동회의까지는 허용되지만
공동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각 당의 기호를 함께 내보이는 것은 공동 선거운동으로 볼 수밖에
없어 위법 가능성이 크다. 실제 민주당은 유세버스 바깥에 '1'
'5' 숫자를 함께 표시했다가 중앙선관위로부터 선거법 위반 경고를 받았다. 그래서 문제가
된 버스를 치웠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손팻말을 사용했다. 위반 경고를 받고도 버젓이 같은 방식을 동원한
것이다. 그러면서 "선거일인 15일을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선관위를 우습게 보고 국민을 바보로 안다.
민주당은 "애초 선관위가 위성 비례정당을 허용해서 질서를 혼탁하게 만들었다"고 선관위 탓까지 한다. 미래통합당이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드는 것을 선관위가 금지하지 않아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작년 말 범여권 군소 정당들과 함께 미래통합당을 배제한 채 연동형비례제로 선거법 개정을 밀어붙였다. 공수처법을 처리하려는 꼼수에 군소 정당들에 선거법 미끼를 던진 것이다. 배제된
통합당은 비례정당 창당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고 선거법이 강제 변경되자 실제로 만들었다. 이
제도를 채택한 다른 나라에서도 이미 벌어진 일이었다.
'비례 위성정당을 절대 만들지 않겠다'던 민주당은 입장을 뒤집어 한 달 뒤에 비례 위성정당을
창당했다. 대놓고 창당하는 모양새가 부끄러워서인지 군소정당 연합이란 꼼수를 부렸는데 창당 과정에서 파트너를
교체하고 토사구팽도 했다. 제2의 위성정당이라는 열린민주당도
만들어졌다. 여야 비례대표 공천은 난장판이 됐고, 비례당
기호를 당기기 위한 '의원 꿔주기'까지 벌어졌다. 이 모두가 선거제도를 수사제도와 엿 바꾸듯 거래하고, 게임의
룰을 야당을 배제하고 강행 처리한 여권의 책임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선거운동에 들어가자 위성정당과
함께 선관위가 하지 말라는 선거법 위반까지 꼼수를 동원하며 앞장서고 있다. 이런 집권당이 과거에도 있었나.
-조선일보(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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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이 자초한 위기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업소가 생겨난 데 대해 무척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음식 주문 앱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이 6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신규 수수료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한 지 6일 만이다. 음식점 한 곳당 한 달 8만~16만원의 정액(定額) 수수료를 받아 왔던 배민은 지난 1일 주문 성사 때마다 음식 주문액의 5.8%를 떼는 정률제로 전환했다. 예컨대 한 달 배달 음식 매출이 3000만원이면 배민에 174만원을 줘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탓에 매출이 반의반 토막 난 한 음식점 사장은
"하필 이때 꼭 이래야만 했냐"고 하소연했다. 소상공인의 반발에 놀란 배민은 사과문에서 "4월 내는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5·6월엔 다시 변경 요금제를 밀어붙일지 모른다.
10년 전만 해도 길거리 전단의 전화번호를 모아 놓은 서비스에 불과했던 배민은 지난해 매출 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 가치는 4조원 이상이다. 1인
가구의 급증이나 언택트(비대면) 소비와 같이 때를 잘 탄
덕도 있지만, 값싸고 맛난 음식을 정성껏 만든 음식점 사장님의 땀이 녹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배민의 배신'이란 여론에 배민은 억울할 수도 있다. 배민은 "미국, 유럽 등 해외 음식 주문 앱은 10%대 수수료를 받는다. 우린 세계 최저 수수료율이다"라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외국처럼 10%대 수수료였다면 이렇게 짧은
시간에 숱한 음식점들이 배민에 모였을까. '월 8만~16만원 정액 요금'을 믿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때다 싶어 정치권은 숟가락을 얹었다. 선거를 코앞에
둔 정치인에게 국민적 공분만큼 좋은 먹잇감은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배민을 향해 '독과점 횡포'라며 공공 배달 앱 개발을 선언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비상경제대책본부장은 아예 "전화로
직접 주문하자"고 했다. 듣기엔 '사이다'같이 시원한 발언이지만, 말처럼
쉬울까.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놓은 제로페이의 처참한 실적이 공공 배달 앱의 미래일지 모른다.
자장면 하나 주문하기 위해 낯선 공공 앱을 설치하고 주문 버튼의 위치를 찾아 헤맬 이용자는 많지 않다. 경기도가 외주 업체에 제작 의뢰할 공공 배달 앱이 수백명의 엔지니어가 만든 배민 앱보다 편리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나. 반(反)기업
정서에 기댄, 소상공인 표 챙기기라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소상공인단체조차 "수수료 없는 공공 앱을 만들어 주면 고맙긴 하겠지만 실효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한다.
모든 소란을 지켜보는 자영업자들은 씁쓸하다. 명동의 한 중국집 사장은 "최저임금 탓에 인건비 오르고, 식자재 값은 치솟고, 코로나로 손님은 끊겼는데 배민은 수수료 더 달라고 하고 정치인들은 우리를 표로만 본다"며 "우리 편은 대체 어디 있는가"라고 했다.
-최인준 산업2부 기자, 조선일보(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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