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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전원주택, 리스크 줄이기.. ] 전원주택지 정할 때, 여름·겨울에 꼭 가봐야 약점 알 수 있어

뚝섬 2020. 4. 22. 06:05

-최근 트렌드는 소형화·실속화
25
평 내외 최소 비용으로 지어 임대수익형 활용도 가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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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지을 땐 토지규제 등 고려
경치 좋은 임야, 규제 심할 수도… 수도·전기 등 기반시설 확인을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코로나 사태로 가뜩이나 팍팍한 삶이 더 피곤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득 TV 화면에 담긴 푸른 숲 아름다운 전원주택을 보면, 평소 관심이 없던 사람도 당장 도심을 벗어나 전원생활로 뛰어들고픈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아침에는 자연의 향기를 맡으며 새소리와 함께 일어나고, 낮에는 텃밭에서 싱싱한 채소를 가꾸며 보내는 노후. 상상만 해도 가슴 설렌다.

최근에는 전원주택 트렌드가 바뀌었다. 소형화·실속형으로 진화했다. 크기는 25평 내외로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52시간제 등으로 직장인 자유 시간이 늘고, 일각에서는 재택근무도 활성화하면서 2~3억원대 실속형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경우도 늘었다. 취미가 비슷한 사람끼리 땅을 공동 구매한 후 집을 짓는 전원 마을도 부쩍 늘어났다.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게 해볼 만한 도전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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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있는 집 살까, 아니면 내 집 손수 지을까

전원주택을 마련하려면 우선 기존 주택을 살지, 아니면 부지를 사 직접 주택을 지을지 선택해야 한다. 땅을 직접 사서 전원주택을 지으려면 허가부터 준공까지 인허가 과정이 만만찮다. 따라서 이미 조성된 마을 주변 주택을 매입하거나, 괜찮은 노후 주택을 싸게 사서 리모델링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20가구 이상 규모 전원 마을은 이미 안정적인 거주 환경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마음에 꼭 드는 부지를 포기할 수 없다면 직접 전원주택을 짓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기존 주택을 사는 데 비해서는 여러 가지를 세심히 살펴야 한다. 경관 및 입지뿐만 아니라 토지에 대한 여러 규제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숲이 울창하고 강이 보이는 임야에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많은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한다. 임야는 농림지역 및 보전 산지로 묶이는 사례가 많은데, 이 경우 임업인이 돼야만 부지면적 660㎡ 미만 주택과 부대 시설을 가진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전원주택 설계 작업이다. 설계는 배치·평면·입면 계획을 잡는 절차다. 채광·통풍은 물론, 인근 건축물과의 거리 등을 고려한 다음 시공에 들어가야 한다. 건축비는 3.3㎡당 300만원 수준부터 1000만원대까지 제각각이다. 자재에 따라 비용이 증가할 수 있으니 잘 판단해야 한다
.

집을 지을 때는 상수도와 전기, 인터넷선, 정화조 같은 각종 인프라를 챙기는 것도 필수다. 도시에 살 땐 기반 시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시골에서는 상수도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 전기도 멀리서 끌어올 경우 생각지 않은 부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

◇전원주택 생활 리스크 줄이려면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데는 목돈이 들기 마련이다. 가능한 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 이에 은퇴자들은 임대 수익형 전원주택도 고려해볼 수 있다. 1층은 살림집으로 하고 2층을 임대하거나, 본채·별채를 분리해 별채를 임대하는 방식 등이다. 내가 사는 집으로 부수입까지 낼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처럼 여행객을 대상으로 단기 임대하는 방식, 아예 월 단위나 연 단위로 임대하는 전원주택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전원생활을 처음 접하는 경우에는 목돈을 쓰기에 앞서 미리 근처에서 살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연고가 없는 곳에 무작정 전원주택을 짓기보다, 원하는 곳에서 전·월세로 살아본 뒤 이주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전원주택을 짓고 살다가 정착에 실패할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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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부지는 여름철과 겨울철 모두 답사해야 한다.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에는 주변 시설에서 나는 악취가 있나 확인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축사 부지, 쓰레기 소각장 등에서 나는 냄새는 여름철에는 1~2㎞ 떨어진 곳에서도 맡을 수 있다. 또 겨울철에는 풀과 나뭇잎에 가렸던 토지 본연의 형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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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부지를 살 때는 용도 및 규제 사항을 미리 알아둬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용도 지역이나 지목(토지의 주된 사용 목적에 따라 토지의 종류를 구분·표시하는 명칭)도 모르고 부지를 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 전원주택주들이 꿈꾸는 경관 좋은 임야는 고강도 규제를 받는 일이 흔하다. 직접 전원 주택을 지을 때는 공사 업체에서 전기·설비 시공 도면을 포함한 건물의 설계도서, 하자보증각서를 함께 받아두는 등 세심한 준비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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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낸 하루가 행복한 잠을 가져오듯이, 잘 쓰인 인생은 행복한 죽음을 가져온다'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말했다. 이처럼 전원주택 생활에 앞서 세심하게 준비해야 행복한 전원 속 인생 후반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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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수 한화생명 마케팅역량팀 부동산전문가, 조선일보(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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