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秋 법무, 침 쏘고 죽는 벌이 될 생각인가] [검사장 전원 "秋법무 지시는 위법" 철회 요청키로]

뚝섬 2020. 7. 4. 08:44

秋 법무, 침 쏘고 죽는 벌이 될 생각인가 

 

대통령과 다수당, 정치 先例 짓밟는 건 헌법 파괴 다름없어

 

추미애 법무장관을 지켜보노라면 '독(毒)' 자를 품은 한자 단어들이 줄지어 떠오른다. 맹독(猛毒)·혹독(酷毒)·표독(慓毒)…. '백바지에 난닝구'가 상표였던 노무현 시대의 스타 유시민씨 하면 경박(輕薄)·부박(浮薄)이란 말이 떠오르던 것과 대조적이다. 인성(人性)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겠지만 모시는 지도자와 정권 성격도 크게 작용한 듯하다. 노무현 시대에는 '한 번 물리면 죽는다'는 공포감이 사회를 짓누르진 않았다. 문재인 시대는 공기 질(質)이 달라졌다.

일류 법률가와 삼류 법률가는 법률 속 '금지(禁止) 표현'을 해석하는 데 큰 차이가 있다. 삼류들은 '법률이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는 것은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재자의 손발로는 이만큼 부리기 편리한 사람이 없다. 히틀러는 1939년 폴란드를 침공·점령한 뒤 한스 프랑크라는 변호사를 총독으로 임명했다. 오스트리아를 병합하면선 변호사 아르투어 자이스잉크바르트를 총독으로 기용했고, 그는 네덜란드 총독 시절 악명(惡名)을 떨쳤다. '폭정(暴政)'이란 책에 보면 나치 학살 부대인 친위대 고급 지휘관 가운데 법률가 출신이 유달리 많았다고 한다. 법률에 '유대인·집시·장애인을 학살해선 안 된다'는 금지 규정이 없으니 '해도 된다'는 게 그들 생각이었다.

추 법무장관은 요 며칠 사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두 번이나 행사했다. 하나는 이 정권 탄생의 정치적 대모(代母)라는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 사건 재조사와 관련된 것이다. 다른 하나는 교도소에 복역 중인 사기범이 범여권(汎與圈) 인사가 뇌물을 받은 정보를 주겠다며 어느 방송 기자를 유인(誘引)하고, 사기범이 이걸 다시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다른 방송에 역(逆)제보해 몰래 카메라로 녹화·녹음한 사건이다. 이런 저질(低質) 함정 수사에 지휘권 발동이란 큰 도끼를 들고 나온 이유는 이 사건에 휘말린 검찰총장과 가까운 검사 목을 베 그 수급(首級)을 들이밀어 총장 퇴진을 압박하려는 것이다. 울산 선거 불법 개입 사건 등에서 대통령을 밀착 경호하려는 충성심의 표시이기도 하다.

추 장관은 지휘권을 발동하면서 검찰청법 8조를 들고 나왔다. 이 조항은 '법무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로 돼 있다. 일본 법률을 그대로 베낀 것이다. 이 조항의 입법 취지는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통해' 이 사건 저 사건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며 시시콜콜 나서라는 뜻이 아니다. 가급적 나서지 말라는 것이다.

추 장관이 모르는 게 또 있다. 장관의 지휘권은 벌침과 같다. 벌은 침을 쏠 수 있으나 침을 쏘면 침 맞은 상대가 아니라 벌이 죽어야 한다. 일본의 선례(先例)가 그걸 말해준다. 일본 경우 1954년 집권 자유당의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저지하기 위해 법무장관 이누카이 다케루(犬養健)가 지휘권을 발동했다. 법 제정 이래 최초이자 최후 사례다. 그는 지휘권을 발동한 후 장관을 사임하고 정치 자체를 접었다. 벌처럼 죽은 것이다.

일본 근무 시 이누카이의 아들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일본 언론사 최고 간부였다. 자리가 익어 지휘권 발동 이후 이야기를 묻자 그는 못 들은 척 말머리를 돌렸다. '아차' 하고 후회하며 집에 돌아와 인명(人名) 사전을 들췄더니 이누카이 큰딸의 후일담(後日談)이 나왔다. "아버지는 지휘권 발동을 할아버지(그도 유명한 총리였다) 자식으로서 자랑스럽지 못한 행동으로 평생 후회했고, 우리 가족 역시 오명(汚名) 속에 살았다."

민주 정치는 헌법과 법률만으론 지탱할 수 없다. 헌법과 법률 못지않게 관례(慣例)와 선례의 존중이 중요하다. 영국에선 왕이 하원 다수당의 대표를 총리로 임명한다. 영국 법 어디에도 '다수당 대표를 총리로 지명한다'는 조항이 없다. 법에 없다 해서 아무나 총리로 지명하는 순간 영국 민주 정치는 끝난다. 관례와 선례를 깔아뭉개는 것은 헌법과 법률 파괴와 맞먹는 중죄(重罪)다.

제1 야당 참여 없이 선거법을 멋대로 뜯어고치고, 국회 상임위원장을 의석 수에 따라 배분하는 선례를 뒤엎고, 대통령의 임명 권한을 내세워 대법관·헌법재판소 판사를 제 편 일색(一色)으로 도배하는 국가 운명은 사실상 헌법 파괴다. 법무장관이 지휘권 발동을 부엌칼 휘두르듯 해서는 사법체계가 견뎌낼 수 없다. 대통령과 다수당이 주어진 권한을 막장까지 밀고 나가면 유혈(流血)·무혈(無血) 정치 보복의 수레바퀴가 끝없이 돌아간다. 대통령과 집권당은 지금 그 바퀴를 돌리고 있다.

 

-강천석 논설고문, 조선일보(20-07-04)-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검사장 전원 "秋법무 지시는 위법" 철회 요청키로

 

"윤석열 총장 사퇴 반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라고 지휘권을 발동한 것과 관련, 일선 검찰청의 검사장들이 3일 추 장관에게 해당 지휘를 재고(再考)해달라고 요청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일선 검찰청 여론을 듣기 위해 소집한 전국 고검장(6명), 수도권 검사장(9명), 지방 검사장(10명) 회의가 잇따라 열렸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뺀 전국의 모든 고검장·검사장이 대검에 집결했다. 19명이 참석한 두 차례 검사장 회의에서는 "추 장관의 지휘권 행사가 위법·부당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고 한다. 수도권 검사장 회의에서는 자신들의 명의로 추 장관에게 사실상 '지휘 철회'를 요청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 검사장 회의에서는 1명이 조금 다른 의견을 냈지만 '장관 지휘 철회 요청'으로 결론이 나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사장들은 "이번 문제는 총장이 거취를 표명할 사안이 아니다. 직(職)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윤석열 총장은 3일 대검찰청 청사에서 전국 고검장·지검장 회의를 열고 추미애 법무장관의 총장 지휘권 행사에 대한 대응안을 논의했다. 최근 윤 총장과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 2019년 6월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는 모습. /김지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르면 오는 6일 검찰청법상 이의제기권에 근거해 추 장관에게 '지휘 철회'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대검청사에서 열린 고검장, 수도권 검사장, 지방 검사장 회의에서는 추미애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고 한다. 특히 윤 총장에게 이번 사건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라고 한 부분에 대해 "임면(任免)권자인 대통령이 아닌 법무장관이 총장의 수사 권한을 '박탈'하는 건 총장의 직무 권한을 규정한 검찰청법 12조에 위배된다"는 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한 것을 우리가 OK 한다면 이런 일이 반복될 것" "역사에 오점을 남길 순 없다"는 우려도 제기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수사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고 한다. "(채널A 기자의) 협박이냐 (이철 전 VIK 대표 측의) 공작이냐가 엇갈리는 가운데 '공작'으로 볼 수 있는 상황들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수사팀은 그 부분에 대해 손을 안 대고 있다" "총장의 지휘가 공정하지 않다고 한다면 서울중앙지검장의 불공정도 심각하다" "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 지휘를 받지 않는 중립적인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해 달라고 장관에게 건의하자"는 등의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고검장 "이성윤 심각한 언론 플레이"

 

이날 대검 청사에선 서울 동·남·북·서부지검 및 의정부·인천·수원지검 등 수도권 지검장과 고검 차장 등 9명이 참석한 수도권 검사장 회의가 오후 2시부터 열렸다. 이후 오후 4시 춘천·부산·울산지검 등 지방 지검장 10명이 참석하는 회의가 이어졌다. 윤 총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성윤 중앙지검장은 '수사청은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검 연락을 받고 참석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이 두 개 회의에서 간단한 인사말만 하고 나왔다고 한다.

앞서 오전 10시부터 열린 전국 고검장 회의에는 윤 총장과 구본선 대검 차장 외에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수원 고검장 6명이 참석했다. 여기서도 "(윤 총장이) 추 장관에게 수사 지휘 철회 및 재고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지난달 30일) 윤 총장에게 수사 지휘권을 달라고 '건의'하고 이를 공개한 것은 심각한 언론 플레이"라는 지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을 회부·구성하는 과정에서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지 않았느냐'는 의견도 일부 나왔다고 한다. 그러자 다른 참석자들은 "오히려 총장이 논란이 되는 사안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이 문제 아니냐"고 반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3개 회의는 총 9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검사장들의 이날 의견을 종합해 볼 때, 윤 총장은 '수사에서 손을 떼라'는 추 장관 지시는 "위법 소지가 큰 지휘"라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고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검 역시 '부당한 지시를 일방 수용할 순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했다. 검찰 일각에선 대검이 '중재안'으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팀이 아닌 '제3의 특임검사'를 제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秋, '특임검사' 절충안 거부

이날도 검찰 내부에선 '특임팀장은 추 장관, 부팀장은 윤 총장이 선정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그러나 추 장관은 이날 고검장 회의가 진행되던 오전 11시쯤 "일각에서 주장되는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으로 장관의 지시에 반(反)하는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이번에 추 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하기 전에도 법무부와 대검 참모들 간에 '특임검사 안(案)'을 놓고 물밑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쪽은 '특임검사를 임명해 이성윤 지검장을 배제하되 수사팀은 그대로 두자'는 의견을 낸 반면, 대검 측은 '중립적인 특임검사를 임명해 특임검사가 알아서 수사팀을 구성하도록 하자'는 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추 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해 조율이 깨졌다는 것이다. 한 법조인은 "그 배경에는 윤석열 사퇴를 주장해 온 여권 일각의 강력한 요구가 작용했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이날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페이스북에 "법무장관의 지휘를 수용하는 것이 옳지 않다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은경 기자/이민석 기자/이정구 기자, 조선일보(20-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