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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으로는 아파트 하나 못 산다'는 靑 비서실장] [강경화의 우선순위]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장관]

뚝섬 2020. 8. 27. 08:20

 

'13억으로는 아파트 하나 못 산다'는 靑 비서실장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5일 국회에 나와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추세로 가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에 국민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희망적 분석일 뿐이다. 강변이라고 느끼는 국민도 많을 것이다. 서울의 집값은 8월에도 계속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작성하는 민간통계는 1.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7월(1.45%)보다 집값 상승률이 오히려 더 커졌다.

노 실장은 8억원 넘는 차익을 얻고 판 자신의 서울 반포 아파트를 두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도 가격이 올랐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을 향해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전 정부 탓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국토부 자료를 보더라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이명박 정부 때는 떨어졌고 박근혜 정부 때는 10% 정도 올랐다. 문재인 정부 들어 28% 넘게 올랐다. 노 실장이 소유했던 아파트도 이 정부 들어 가장 많이 올랐다. 이 정부에서 70% 넘게 올랐다는 통계도 있다. 어떻게 전 정권 탓을 하나.

김현미 장관은 "다주택자 등이 보유한 주택 매물이 많이 거래됐는데, 이 물건을 30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해서 샀다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책임자가 그 책임을 젊은 층에게 돌린 것이다. 국민 탓까지 한다.

 

노 실장은 충북 청주와 서울 반포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했다가 청주 아파트를 팔면서 '지역구를 버리고 강남 똘똘한 한 채를 지킨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노 실장은 "솔직한 얘기로 그거 두 채 다 판 거 합쳐봐야 아파트 하나 사지도 못한다"고 했다. 노 실장이 청주 아파트를 2억5000만원, 반포 아파트를 11억3000만원에 팔았으니 13억원이 넘는 돈으로 아파트 하나 못 산다고 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원이니 13억원으로도 못 사는 아파트는 서울 강남 아파트일 것이다. 노 실장 머릿속 아파트는 서울 강남 아파트밖에 없는 모양이다.

정부는 23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등 시장의 혼란은 여전하다. 정책 불신은 커지고 민심 이반도 심각하다. 노 실장과 김 장관은 그 책임자들이다. 그래도 대통령은 책임을 묻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전 정부 탓, 언론 탓을 합창하며 국민과도 싸우려 한다.

 

-조선일보(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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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의 우선순위

 

외교에서 예스(yes)라고 명백히 말하지 않으면 노(no)라고 본다. 외교에서는 직설적으로 말하기보다 대개 에둘러 말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그제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 주(駐)뉴질랜드 대사관에서 벌어진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은 사과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쪽 피해자는 즉각 “역겹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장관이 함부로 사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노련한 외교장관이라면 아예 ‘사과’라는 말이 들어가는 표현을 피했을 것이다.

▷강 장관 발언의 부적절성이 크게 부각된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사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에 대한 불만 표시와 겹치면서다. 강 장관은 지난달 29일 아던 총리가 문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에서 성추행 의제를 불쑥 꺼내 문 대통령을 불편하게 한 데 대해 대통령과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 발언은 그 자체로 외교적 언사가 아닌 데다 성추행이라는 사안의 본질보다 변죽에 더 신경 쓰는 모습으로 비쳤다.

▷강 장관은 문 대통령이 각별히 아껴 대통령 임기 말까지 함께할 장관 중 하나라는 말이 나온다. 많은 사람이 그 이유를 궁금해한다. 강 장관은 세련된 이미지에 통역사 출신이라 영어 능력도 출중하다. 그러나 외교는 외모나 영어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으로 하는 것이다. 노련한 경험과 뛰어난 지혜로 대통령을 설득하고 이끌 만한 어른스러움이 있어야 하는데 강 장관은 여전히 청와대에 의해 보호받는 이미지에 머물고 있다.

▷1972년 헨리 키신저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외교를 관장하는 저우언라이 총리에게 “프랑스 혁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저우 총리는 이미 200년 가까이 지난 프랑스 혁명을 두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답했다. 부르주아 혁명을 넘어 사회주의에도 영향을 미친 프랑스 혁명에 대해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혁명이라 말하는 학자도 있다. 미중(美中) 수교라는 외교적 대전환을 이룬 외교 수장들답게 현대사를 규정하는 그 정도로 크고 중요한 질문을 할 수 있었고 그 정도로 깊은 숙고가 담긴 답변을 할 수 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어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재선 후보로 뽑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직자는 공무 중에 정치활동을 못 하도록 한 해치법을 어겨가며 트럼프 지지 연설을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사임했을 때 백악관에 어른이 사라졌다는 말이 나왔다. 한미 양국의 외교 수장 둘 다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은 대단하지만 그냥 딱 거기까지다.

 

-송평인 논설위원, 동아일보(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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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사과하는 장관

 

박근혜 대통령 첫 방미(訪美)는 수행원의 성추행 사건으로 미 의회 합동 연설 등 공들인 행사가 다 묻혀버렸다. 홍보수석이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사과문이 또 논란이 됐다. '대통령이 사과를 해도 시원찮은 판에 오히려 사과를 받느냐'는 것이다.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대통령은 사과받을 위치에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메르스 사태 때 감염이 발생한 병원장이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였을 때도 민주당은 "대통령이 최종 국정 책임자인데 이런 본말 전도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문 대통령 시대에 들어서도 '대통령에 대한 사과'가 걸핏하면 나온다.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정무수석도, 의원 시절 피감 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을 다닌 사실이 드러난 금감원장도 사퇴를 발표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청와대 직원들의 음주 운전 등 일탈이 잇따르자 비서실장은 "대통령께 면목 없고 국민께 죄송하다"고 했다.

 

▶그제 국회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대통령이 불편한 위치에 계시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뉴질랜드 정상통화에서 '외교관 성추행' 문제가 제기된 데 대한 사과였다. 예상치 못한 내용이 정상 통화에서 불쑥 튀어나왔으니 외교부는 할 말이 없게 됐다. 하지만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은 행정부 내부 문제다. 대통령이 외국 정상에게 성추행 문제 항의를 받으면서 나라 전체가 망신을 당했다. 장관이 내부적으로 대통령 질책을 받고, 국민이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아야 하는 문제다. 그런데 장관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에게 사과를 한다.

 

▶고위 공직자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국민이 지켜보는 공개 자리에서 '대통령께 송구'부터 말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대통령만 보이고 국격이나 국민은 안중에도 없나. 행정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서 대통령이 자유로울 수는 없다. 외교부의 잇단 의전 사고에도 장관을 계속 신임한 것도 대통령이다. 대통령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다.

 

▶대통령을 향한 잦은 사과는 '소신(小臣)을 죽여달라'며 신하들이 일단 엎드리고 보는 사극 속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북한에서도 수해 피해가 나자 간부들이 "내가 책임을 다하지 못해 원수님(김정은)께서 험한 진창길을 걸으시게 했다"고 반성문을 쓴다는 보도가 있었다. 대통령에게 사과를 하는 공직자들은 줄을 잇는데 직언을 했다는 얘기는 단 하나 들리지 않는다.

  

-임민혁 논설위원, 조선일보(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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