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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장은 ‘환골탈태’, 우리 軍은 “조건 안 돼도 전작권 전환”] [김정은의 눈물과 웃음]

뚝섬 2020. 10. 13. 07:30

 

北 무장은 ‘환골탈태’, 우리 軍은 “조건 안 돼도 전작권 전환”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대구경 조종 방사포. /뉴시스

 

북한이 지난 주말 열병식에 대거 등장시킨 신형 방사포·전차 등 재래식 전력은 전문가들이 ‘환골탈태’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세계 최대라는 신형 ICBM·SLBM만이 아니다. 열병식에는 북이 지난해 집중적으로 시험 발사해 정밀도를 높인 초대형 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대구경 조종 방사포가 다양한 개량형으로 등장했다. 실전 배치 단계에 들어섰다는 얘기다. 직경 600㎜급 방사포는 우리 남해안까지 사정권에 둔다. 이 미사일·방사포 수십 발을 섞어 쏘면 기존 미사일 방어 체계로 요격이 불가능하다. 북의 신형 전차는 날아오는 대전차미사일을 탐지·요격하는 능동방어체계, 기동 간 사격을 가능케 하는 포구안정화장치를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유사한 신형 8륜 장갑차는 전차포 및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했다. 신형 이동식 대공 레이더, 트레일러 차량 탑재형 신형 지대공미사일도 처음 나타났다. 얼핏 보면 중국군처럼 보일 정도다. 북이 일부 무기를 미완성 상태에서 선전용으로 내보냈을 수도 있지만 우리에 대한 위협이 증대됐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우리 군도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정권이 평화쇼를 벌이는 동안 3대 한·미 연합 훈련은 모두 없어졌다. 그것도 모자라 육·공군은 미군과 지난 3년간 제병(諸兵) 협동 훈련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아 주한미군사령관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는 지경에 왔다. 이렇게 훈련을 제대로 못해 한국군의 연합 작전 수행 능력이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합참의장은 ‘전작권 전환 조건을 완화해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골대를 옮겨 골을 넣겠다는 것이다. 이것도 안보인가.

 

정권과 정치인들이 한눈을 팔 때도 군(軍)만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국방부는 북 열병식 후 “군사력을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한다”고 했다. 적(敵)의 선의에 기대한다고 선언한 세계 최초의 군일 것이다. 우리 국민이 북에 총살당하고 불태워지는 과정을 들여다보면서도 “설마 죽일 줄은 몰랐다”고 한 게 우리 군이다. 북이 우리를 폭격한 뒤에도 “설마 쏠 줄은 몰랐다”고 할 것이다.

 

-조선일보(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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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눈물과 웃음

 

1914년 북한 여성의 평균 키는 149.1㎝로 한국 142.2㎝보다 컸다고 한다. 그런데 100년 뒤 한국 여성은 162.3㎝로 조사 대상 200국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한 반면 북한 여성은 159㎝에 그쳤다. 김정은 집권 뒤 북한군은 입대 가능한 신장을 145㎝에서 142㎝ 이상으로 낮췄다고 한다. 국군 병사보다 머리 하나가 작다.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절 태어난 아이들이 영양 결핍으로 제대로 크지 못했기 때문이다. 탈북한 20대 병사들은 키가 150㎝ 남짓인 경우가 많다. 우리 젊은 층과 비교할 때 다른 종족처럼 돼 버렸다.

 

▶김일성이 식량 자급을 한다며 ‘주체 농법’을 들고 나왔다. 논을 뺀 땅을 개간해 화학 비료를 쏟아붓고 옥수수를 대량으로 심으라고 했다. 산비탈마다 ‘다락 밭’이 생겼다. 그런데 폭우가 쏟아지자 다락 밭부터 무너져 내렸다. 소련 붕괴로 화학 비료 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지력(地力)이 소진하면서 생산량이 뚝 떨어졌다. 북 간부들은 재앙이 닥칠 줄 알면서도 ‘무오류’인 김일성 지시에 누구 하나 토 달지 않았다. 북한 기아는 인재(人災)다.

 

북 식량 생산량은 매년 100만t쯤 부족하다. 전 주민이 100일간 먹을 분량이다. 그럼에도 지금 북에서 아사자는 드물다고 한다. 90년대처럼 ‘당 배급’만 믿고 가만 앉아 있는 주민은 없기 때문이다. 이 정도 부족량은 북 정권이 숨통을 조금만 열어줘도 주민들이 밀수나 뙈기밭(개인 소토지) 경작 등으로 스스로 메울 수 있다. 무기력한 사람들이 아니다.

 

▶국제 인도주의 단체가 어제 발표한 ‘2020년 세계 기아 보고서’에서 북한의 영양 결핍 인구 비율이 47.6%에 달했다. 북한보다 더 나쁜 곳은 아이티(48.2%)뿐이다. 기아 상태가 가장 심각한 순위에서도 북은 차드·동티모르 등에 이어 12위였다. 평양에 사는 특권층을 빼고 조사하면 훨씬 심각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북에서 고도 비만자는 김정은이 유일한 것 같다.

 

▶김정은이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대북 제재, 코로나, 수해의 삼중고를 버틴 주민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그래놓고 ‘괴물 ICBM’과 중국을 흉내 낸 신형 무기들이 등장하자 활짝 웃었다. 눈물은 쇼였고, 웃음이 진심이었을 것이다. 작년 7·8월에만 신형 미사일을 쏘는 데 전 주민의 이틀치 식량값을 날렸다는 추정이 있었다. 무기 개발 비용의 일부라도 주민에게 썼다면 인구의 절반 가까이 영양 결핍에 시달리는 참상은 없었을 것이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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