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중국 공산당 칭송, 中 해군은 연일 우리 서해 압박]
[“새로운 단계 내딛자”는 시진핑, 한한령 전면해제가 먼저다]
[한반도에 관심 식은 美]
文 중국 공산당 칭송, 中 해군은 연일 우리 서해 압박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에서 “중국 공산당 성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시 주석의 강한 영도 아래 중국이 방역에 성공하고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한 국가가 됐다” “중국의 국제 지위와 영향력이 날로 강해지고 있다”고도 했다.
중국 공산당 창당일을 6개월이나 앞두고 ‘진심 축하’를 전하며 시진핑을 칭송한 세계 민주국가 지도자는 문 대통령이 유일할 것이다. 중국의 인권 유린과 홍콩 민주화 시위 탄압 이후 세계에서 중공 체제에 대한 경계심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더구나 미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정책 중 유일하게 계승하는 것이 ‘중국 압박’이다. 안보 협력체로는 미·일·호주·인도에 한국을 더하는 ‘쿼드(Quad) 플러스’를, 경제 협력체로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 등을 구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런 한국을 어떤 눈으로 보겠나.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고 여기겠나. 미국 없이 북의 핵 미사일을 단 한 발이라도 막을 수 있나.
문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을 칭송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는 중국에 가서 중국 측의 의도적인 냉대를 받으면서도 중국을 ‘큰 봉우리', 한국을 ‘작은 나라’라고 비하하면서 중국몽에 함께하겠다고 했다. 중국에서 코로나가 창궐할 때도 중국인 입국 금지를 끝까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이 먼저 한국인 입국 금지를 했다. 중국에 안보 주권을 내주는 충격적 양보도 했다. 어떤 국익 고려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국가 정상의 이런 비굴한 태도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합참 자료에 따르면 중국 경비함들이 거의 매일 서해상 동경 123~124도 해역에 출몰하고 있다고 한다. 백령도 코앞까지 접근하는 것이다. 한·중이 아직 서해 경계선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 쪽에 치우친 동경 124도는 중국이 제멋대로 그어놓은 선이다. 중국은 한국 해군에 이 선을 넘어오지 말라고 위협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중국 군용기의 서해상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도 60번이 넘는다. 한국을 무력화하고 서해 전체를 중국 바다로 만들려는 서해공정이다. 중국의 우리 주권 위협에 대해 문 대통령이 항의하거나 우려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중국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찬양했다.
시진핑이 한·미 정상 간 첫 통화 직전에 문 대통령과 통화를 한 이유는 뻔하다. 미국의 동맹 중에서 한국을 가장 약한 고리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문 대통령에게 “동주공제(같은 배를 타고 건너자)”라고 한 것이다. 지금 김정은은 한국을 공격할 핵 미사일은 완성했고 시진핑은 서해를 자신들 내해(內海)로 만들려 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의 허락을 받지 않고는 군사 장비 반입도 못 하고 다른 나라와 동맹도 맺지 못하는 나라가 됐다. 한국 해군은 이미 서해 중간선을 포기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눈치만 보며 국가가 아니라 진급과 보신을 먼저 생각하는 현재 군의 체질상 그런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2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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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단계 내딛자”는 시진핑, 한한령 전면해제가 먼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속한 한국 방문을 기대한다며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내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핵과 관련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통화는 한미 정부가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간 통화를 조율하는 와중에 중국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앞서 시 주석은 세계경제포럼(WEF) 화상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해 “자기들끼리 편을 먹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중 정상의 통화는 미중 갈등이 격화되던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당시 통화도 중국 측 요청에 따른 것이었고, 미국이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관세 부과는 물론이고 중국에 편중된 글로벌 공급망을 바꾸겠다며 동맹국들의 협조를 구하던 미묘한 시기였다. 이번에도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한미 정상 간 첫 통화를 앞둔 한국을 향해 ‘미국 측에 서지 말라’고 압박성 선수 치기에 나선 셈이다.
미국 새 행정부에서도 중국과의 전략경쟁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새 장관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중국에 맞서 어떤 수단도 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대외정책 모토로 ‘모범의 힘’을 내세운 바이든 대통령이다. ‘글로벌 민주주의 정상회의’ 구상도 곧 구체화될 것이다. 말폭탄이나 관세전쟁 같은 트럼프 행정부식 정면충돌 방식은 피하겠지만 국제적 규범과 원칙에 따라 동맹과 우방국들을 끌어들인 다자적 중국 포위망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미중 사이에 낀 한국이지만 양측을 저울질할 여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동맹국과 근린국의 차이는 분명하다. 더욱이 노골적 반중(反中) 전선이 아닌, 은근한 대중(對中) 네트워크 참여를 주저할 이유도 없다. 가치를 공유하는 국제동맹에 빠지는 게 이상한 일이다. 중국은 새삼 국제사회를 향해 다자주의와 원칙 준수를 외친다. 시 주석도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거나 마음대로 결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말로만이 아니라 스스로 국제규범을 지키는 책임 있는 강대국이 돼야 한다. 한한령(限韓令) 전면 해제가 그 시작일 것이다.
-동아일보(2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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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관심 식은 美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 극장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가 연설하는 내용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 연방의회 상원에서는 국무·국방장관 후보자의 인준 청문회가 연달아 열렸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취임을 하루 앞두고 열린 청문회에서 앞으로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책임질 이들이 ‘북한’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할 것인가가 한국 기자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후보자는 “북한에 대한 전반적 접근법과 정책을 리뷰(review·재검토)하려고 한다”고 말했고, 한국 언론의 헤드라인은 이 말로 채워졌다.
하지만 사실 그날 청문회의 핵심은 ‘언급된 것’이 아니라 ‘언급되지 않은 것’에 있었다. 4시간여에 걸친 국무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상원의원 20명과 블링컨이 ‘북한’이란 단어를 언급한 것은 9번, ‘한국’을 언급한 것은 1번뿐이었다. 지한파(知韓派)인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이 북한 관련 질문 2개를 하지 않았다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질의응답은 아예 없을 뻔했다. 4년 전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이 30번, ‘한국’이 11번 언급됐던 것과는 달랐다.
국방장관 인준 청문회는 더했다. 상원의원 24명,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증인으로 나온 리언 패네타 전 국방장관까지 총 26명이 3시간 반 동안 ‘북한’이란 단어를 언급한 횟수는 2번, ‘한국’은 단 1번이었다. 서면으로 제출된 심화 정책 질의에는 한반도 관련 항목이 별도로 있었지만, 청문회 현장에서 한반도는 전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4년 전엔 ‘북한’이 12번, ‘한국'과 ‘한국인’이 3번 언급됐었다.
미국이 코로나 같은 국내 문제에 사로잡혀 대외 문제를 다룰 여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국무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이란’은 73번, ‘중국’은 66번 언급됐다. 국방장관 인준 청문회에서도 ‘중국’은 74번, ‘이란’은 10번 언급됐다.
한반도에 대한 관심은 왜 이렇게 식었을까. 4년 전 국방장관 청문회를 보면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하고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기 전에 이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다. 하지만 파격적인 미·북 정상회담을 두 번이나 하고도 결국 이를 막지 못했다. 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은 전보다 더 희박해졌다. 북한의 요구를 일부 들어주면서라도 핵 동결(凍結) 같은 과도적 합의를 해야 하는가란 무거운 토론만이 남았다.
미·북이 그런 타협을 했을 때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당연히 북핵의 지속적인 위협 속에 남겨질 한국이다. 그러나 미국에 기대는 것 말고는 북핵에 맞설 수단 하나 없는 우리 정부는 미·북 대화를 주선하고, 남북대화를 열고, 전시작전권 전환까지 하겠다고 한다. 찬물 끼얹은 듯 싸늘한 미국과 무엇에 홀린 듯 뜨거운 한국, 이 온도 차가 어디로 이어질지 두렵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조선일보(2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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