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北에 원전’ 文 탈원전 끝 모를 탈선과 혼란, 손실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 원전 1호기 모습. 산업통상자원부가 2018년 4·27 정상회담 직후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는 방안을 검토한 문건이 다수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산업통상자원부가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는 방안을 검토한 문건이 다수 확인됐다. 이 문건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감사원의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직전 불법 삭제한 파일 530개 가운데에 들어 있었다. 이 파일은 모두 ’60 pohjois’라는 폴더에 담겼다. ‘pohjois’는 핀란드어로 ‘북쪽’이라는 뜻이다. ‘북원추’(북한 원전건설 추진방안)라는 하위 폴더도 있었다. 생소한 핀란드어와 약어 등을 사용해 외부에서 알지 못하도록 비밀 파일을 만든 것이다. 이 문건들은 4·27 정상회담이 끝나고 5월 26일 2차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인 5월 2~15일에 집중적으로 작성됐다.
문건을 보면 정부가 대북 원전 건설과 각종 전력 사업, 과거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모델까지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KEDO는 1995년 북핵 동결 대가로 북한에 경수로 2기를 건설해 주는 사업을 담당한 기구다. 북한의 북핵 관련 약속 파기와 핵개발 재개로 사업은 중단됐다. 그런데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다시 원전을 지어주는 방안부터 검토한 것이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판문점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4·27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에게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담은 책자 등을 건넸다. 김정은과 판문점 도보다리 산책 때는 “발전소 문제…”라고 말하는 음성도 포착됐다. 정상회담에서 북한 전력 문제가 거론됐고, 이후 실제로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는 계획을 검토했을 개연성이 크다. 당시 정부는 탈원전을 거세게 밀어붙이며 멀쩡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뒤로는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원전이 위험하다며 탈원전한다고 했다. 그런데 체코에 가선 한국 원전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식으로 자랑했다. 위험해서 월성 1호기를 폐쇄한다더니 아무리 해도 위험을 조작할 수 없자 나중엔 경제성을 조작해 폐쇄했다. 월성 1호 문제를 논의하고 의결할 한수원 이사회가 열리기 거의 한 달 전에 이미 정부는 청와대에 ‘폐쇄한다'고 보고했다. 이렇게 국민 세금 7000억원을 한 순간에 날려버렸다. 월성 1호기가 생산할 전기까지 합치면 손실이 1조원이 넘는다.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원전 산업도 붕괴되고 있다. 이 손실은 측량할 수도 없다. 그래 놓고 북한에는 원전을 지어준다니 이 정신 분열적 행태를 어떻게 봐야 하나.
북한 원전 지원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청와대는 “사실과 다른 혹세무민”이라고 했다. 그러나 구체적 설명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 산업부는 “정상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남북 협력을 실무 차원서 검토하고 정리한 것뿐”이라고 했다. 그게 사실이라면 이렇게 필사적이고 조직적으로 숨겼을 이유가 없다. 왜 일요일 야밤에 몰래 사무실에 들어가서 관련 파일을 모조리 삭제한 것인가. 이 문제를 파헤치면 충격적 사실들이 드러날 것이다.
문 정권이 감사원 감사를 집요하게 방해하고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해 검찰총장까지 찍어내려 한 이유도 짐작이 간다. 자신들은 ‘사찰 DNA’가 없다더니 탈원전 반대 단체의 동향 보고서도 만들었다. 북한의 ‘사기 비핵화’에 우리가 원전부터 지어준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정상회담 쇼를 위해 적을 도운 것 아닌가. 검찰은 명운을 걸고 이 국가 자해 행위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
-조선일보(2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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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전문가 판치는 ‘정부 탈원전 방송’
정부 정책 홍보 프로그램에 “월성 주민 몸서 삼중수소 1g”
황당한 거짓 주장 버젓이.. 국민 호도 넘어 국격까지 훼손
‘KTV’로 알려진 한국정책방송원이 있다. 정부 정책 홍보를 주로 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이다. 최근 월성 원전 삼중수소 문제가 불거지자 KTV는 탈원전 정책의 일환인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당위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정부 기관인 KTV가 정책을 홍보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가짜 전문가들의 허위 주장을 증폭해 국민에게 전파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14일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본부 홍보관 앞에서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원들이 탈원전정책 폐기를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서 있다. /연합뉴스
며칠 전 ‘최고수다’라는 KTV 프로그램에 원자력 관련 한 사설 단체의 대표와 정의당 전 사무총장을 지낸 모 변호사가 나와 대담했다. 그 대표는 탈원전 찬성론자들에게 전문가로 통한다. 그가 월성 주민의 몸에서 매년 1g씩 삼중수소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월성 주민이 2000명 정도 되니 매년 2kg의 엄청난 삼중수소가 나온다고 했다. 너무나 황당한 말이다.
삼중수소 1g에는 약 2x10의 23승개의 원자가 있다. 이만큼의 삼중수소에서는 초당 방사선 360조개가 나온다. 국제보건기구가 정한 음용수 기준 삼중수소 방사선 방출률은 물 1리터당 매초 1만개다. 즉 삼중수소 1g은 그런 물 360억톤에 해당되는 엄청난 양이다. 얼마나 무지한 주장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방사선 위험을 과장하고 싶었던 그는 월성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타 지역의 2.5배나 된다고 했다. 삼중수소가 몸 조직의 일부가 돼 오래 남아 있을 수 있어 바로 배출되는 칼륨과 달리 아주 위험하다고도 했다. 원전 인근 주민 1인당 암 발병률이 유독 여성 갑상선암만 다른 지역의 2.5배라는 주장은 2010년 발간된 한 보고서 내용이다. 그러나 이 수치와 원전과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은 한 고리 주민과 한수원 간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인정된 바 있다. KTV의 다른 프로그램 ‘정말 Live’에서 한 여성 변호사가 이 소송에서 주민이 승소했다고 말했지만 이는 대법원 판결을 모르는 몰지각한 주장이다.
삼중수소가 유기 결합을 통해 몸에 오래 체류하며 칼륨보다 더 큰 위해를 끼친다는 주장은 크리스 버스비라는 유럽의 한 사설 방사선 단체 인사가 한 것이다. 이 주장은 완전한 허위로 밝혀져, 영국 법원은 이 사람이 더 이상 방사선 문제에 대해 증언을 하지 못하도록 제재했다. 그럼에도 국내에선 이 일방적인 주장이 계속 전파된다. KTV의 ‘정말 Live’에 출연해 월성 1호기 문제를 얘기한 모 대학 교수도 이런 주장을 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는 방사성 핵종마다 방출하는 방사선의 종류와 에너지, 한 번 섭취했을 때 몸 안에 머무는 시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사선 방출률(베크렐)’과 ‘인체 위해도(시버트)’ 간의 환산 인자를 공표해 국제적으로 통용한다. 여기에 따르면 삼중수소의 위해도는 칼륨의 340분의 1에 불과하다. 삼중수소 방사선의 투과력과 에너지가 낮기 때문이다.
또 다른 프로그램 ‘최고수다’ 대담에서 모 변호사는 월성 1호기가 불법적으로 연장 운영되어 왔던 것을 안전성을 감안해 조기 폐쇄시킨 것이라 주장했다. 적법한 과정을 거친 월성 1호기 계속 운전을 불법으로 규정한 것도 몰지각한 주장이다. 2017년 7월 서울고등법원이 월성 1호기 계속운전 허가 처분 집행정지 소송을 기각한 일을 통해서도 객관적으로 입증된다.
‘삼중수소 1g’ 방송 내용이 문제가 될 것 같자, KTV는 그 방송을 유튜브에서 삭제했다. 정부 관할 KTV는 공영방송이다. 아무리 국정 홍보가 중요하더라도 사실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허위 발언이나 일방적 주장을 여과 없이 방송해서는 안 된다. 이는 국민 인식의 부당한 호도를 넘어 국격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주한규 교수·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조선일보(2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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