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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원전’ 이렇게 내놓고 거짓말해야 할 까닭 있을 것] [공무원은 어쩌다 정권의 手足이 되었나]

뚝섬 2021. 2. 1. 06:36

北 원전’ 이렇게 내놓고 거짓말해야 할 까닭 있을 것 

산업부의 북한 원전 추진 관련 문건

 

정부가 북한에 원자력발전소를 지어 주려고 한 정황이 담긴 문건에 대해 청와대는 “해당 공무원 개인의 아이디어일 뿐”이라고 했다. 산업부는 “정상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남북 협력을 실무차원에서 검토하고 정리한 것뿐”이라고 했다.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는 방안이 산업부 공무원 몇 명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원전이 동네 변전소라도 되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의원은 작년 11월 조선일보가 ‘산업부가 삭제한 문건에 북 원전 건설 파일이 있다’고 처음 보도했을 때 “소설 같은 얘기”라고 했다. 하지만 문건이 있었다는 것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밝혀졌다. 소설은 누가 쓰고 있나.

 

북한 원전 추진’ 문건을 둘러싼 의문의 핵심은 왜 산업부 공무원이 필사적이고 조직적으로 문건을 삭제했느냐이다. ‘공무원의 검토 아이디어’라면 감사원 조사 직전 일요일 밤에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자료를 지울 필요가 뭐가 있나. 핀란드어로 북쪽을 뜻하는 ‘pohjois’ ‘북원추’라는 약어를 사용해 왜 처음부터 감췄나. 이런 의문에 청와대는 구체적 해명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의원은 “북한 원전 자료는 박근혜 정부부터 검토한 내부자료”라고 했다. 이 말대로라면 문재인 정부 공무원들이 박근혜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문건을 지운 것인가. 삭제된 북한 원전관련 파일 제목은 ’180514_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이다. 2018년 5월 14일 작성됐다는 것이다. 산업부도 “박 정부 때 자료가 아니다”고 하자 이 의원은 추론일뿐이었다고 했다. 국민을 바보로 안다.

 

전 청와대 부속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발전소 USB를 건넸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USB를 건넨 것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이미 밝힌 내용이다. 이런 기본적 사실도 알아보지 않은 채 무턱대고 거짓말부터 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감사원 감사를 집요하게 방해하고 월성 1호기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해 검찰총장을 찍어내려 했다. 검찰 공소장을 통해 북한 원전 추진 문건이 드러나자 내놓고 거짓말까지 한다. 야당 대표를 겨냥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한다. 무언가 크게 제 발이 저린 것이다.

 

-조선일보(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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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다는 原電이 38선 넘으면 안전해지나. ‘南 위험, 北 안전’ 과학계를 흔들 新원전론 탄생.

 

北 지원 위한 KEDO 원전 부활, DMZ 원전이 산업부 아이디어라고? 그랬다면 ‘영혼 없는 공무원’ 소린 없었겠지.

 

-팔면봉, 조선일보(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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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어쩌다 정권의 手足이 되었나 

“‘상부'의 무리한 요구가 괴롭다” 젊은 공무원들이 자꾸 떠난다
국민의 봉사자이고 싶지만 ‘정권의 도구’ 된 처지에 좌절한다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대한 경제성 조작 혐의'등 과 관련해 검찰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2020년 11월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현종 기자

 

최근 행정고시에 합격했다는 한 20대 대학생과 지인 소개로 밥을 먹었다. 한때 기자에 도전해볼까도 생각했었다는 그는 공무원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어서요!” 일행은 웃어버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자영업자 손실 보전을 법으로 못 박겠다는 여당에 반대했다가 총리에게 “기재부의 나라냐”며 질책당한 다음 날이었다.

 

너도나도 공무원이 되려 한다더니 요즘 기류가 바뀌었다. 공무원 경쟁률이 점점 낮아지고(2010년 49대1→2020년 36대1) 젊은 사무관의 퇴직도 늘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5급 공무원은 임용 10년 이내 퇴직자가 ‘0명’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은 1년도 안 된 젊은 사무관이 5명 넘게 그만뒀다고 한다. 공무원 지망생들이 한때 가장 선망했던 기재부까지 기피 부처로 추락했다. 올해 신입 사무관 지원자가 정원보다 적었다.

 

얼마 전 인터뷰를 위해 만난 ‘적자 국채 폭로자’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은 “정권에서 답을 정해놓고 공무원에게 해법을 만들어내라고 한다. 정상이 아니다. 적어도 문재인 정권은 이래선 안 되지 않나”라고 했다. 서울대 온라인 게시판에 한 ‘중앙부처 공무원’이 올린 글이 젊은 공무원 사이에서 돌고 있다. ‘상부는 인사권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행정부 상사들은 굽실거리며 복종하고 실무자를 쪼아댄다….’ 이 글엔 ‘상부’란 단어가 다섯 번 나온다. 신재민씨는 “‘상부'는 청와대 등 정권을 지칭하는 공무원들의 용어”라고 했다.

 

이 ‘상부’가 내리는 지침이 어느 지경까지 이르렀는지를 보여주는 일이 또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만나 덕담처럼 ‘발전소’ 이야기를 꺼낸 후 산업자원부 공무원들이 북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방안 자료를 만들었다고 한다. 월성 원전 폐지를 결정해놓고 그 논리를 산자부에 만들어내라 강요하더니, 한쪽에선 북한에 원전을 지어줄 방안까지 내놓으라고 했다는 얘기다. 원전 기술은 핵 개발과도 연결된다. 잘못하다간 공무원이 이적 행위를 했다는 비난까지 받게 생겼다. 이미 월성 원전 관련된 자료를 삭제한 건으로 공무원이 구속까지 됐다.

 

요즘 대기업에 비해 공무원 급여는 높지 않다. 일부 경제부처는 야근이 일상일 정도로 업무 강도도 세다. 대신 공무원은 나라 살림을 관리한다는 뿌듯함, 국가 정책의 틀을 기획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틴다. 하지만 정권이 관료를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일이 반복되면서, 지난 몇 년 사이 이런 자부심은 많이 사라졌다는 게 젊은 공무원들의 이야기다.

 

한 경제 부처 사무관 B씨는 이렇게 말했다. “정권은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명분으로 직업 공무원을 조집니다. 청와대의 인사권에 큰 영향을 받는 과장 이상 간부들은 상부 눈치만 봅니다. 그러다 보니 실무자인 사무관한테까지 비합리적 지시가 내려오고요. 대부분 답이 안 나오는 정책인데…. 뭐라도 만들어내야 합니다. 괴롭습니다.”

 

국민 전체의 봉사자'(국가공무원법)여야 하는 공무원이 ‘정권의 봉사자’ 노릇을 하고 있다. 젊은 사무관들이 정권의 목표를 위한 수단을 만들어내란 억지 지시를 이행하느라 밤을 새운다. 사명감 넘쳤던 청년 공무원은 정권의 수족(手足)이 된 처지에 좌절한다. 나아질 기미도 안 보인다. 공무원, 나 같아도 안 하겠다.

 

-김신영 기자, 조선일보(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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