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世界-人文地理]

[지구위협 소행성 2300개.. ] [0.1g 모기가 1t 코끼리를.. ] ....

뚝섬 2022. 10. 10. 05:31

[지구위협 소행성 2300개… 궤도수정 기술력 높여야]

[0.1g 모기가 1t 코끼리를 막을 수 있을까] 

[지상낙원 섬을 불지옥 만든 핵실험… 21세기엔 북한만 자행] 

[2029년 소행성 충돌 위험… 지구는 과연 괜찮을까요?]

 

 

 

지구위협 소행성 2300개… 궤도수정 기술력 높여야

 

천문학자가 본 ‘다트 프로젝트’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 ‘다트’가 지난해 11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발사되는 모습. NASA 제공

 

10개월이 넘는 우주 항행이었다. 2021년 11월 24일에 발사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다트(DART) 우주선은 멀리 우주를 날아가 2022년 9월 27일 오전 8시 14분경 쌍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인 디모르포스에 충돌하는 데 성공했다. 다트 프로젝트는 우주선 본체를 직접 소행성에 충돌시켜 소행성의 궤도를 바꾼 인류 최초의 실험이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법한 지구 방어 계획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지구 주변을 지나가는 천체는 생각보다 많다. 지구에 매우 가까이 스쳐 지나가는 태양계 내 천체를 근지구 천체라고 하는데, 소행성과 혜성은 대표적인 근지구 천체다. 이런 것들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은 아주 오래전부터 예견돼 왔다. 대표적으로 1998년에 영화 ‘아마겟돈’부터 2021년 ‘돈 룩 업’까지, 소행성 충돌 위기를 그린 작품이 적지 않다.

이런 작품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은 대중이 소행성 충돌에 대해 적든 크든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단순히 상상의 영역은 아니다. 1908년 러시아 툰구스카 지역에 지름 50m의 소행성이 공중 폭발해 2000km²의 숲이 불에 탔다. 2013년에는 지름 20m 크기의 소행성이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추락해 1500여 명이 다치고 7200여 채의 건물이 파손됐다.

 

천문학자들은 근지구 천체 중 지구에 충돌했을 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소행성들을 ‘지구위협 소행성’으로 분류하고 있다. 추정된 소행성의 지름이 140m보다 크고 해당 천체의 궤도와 지구 궤도가 가장 가까워졌을 때의 거리(최소궤도교차거리)가 0.05AU(태양과 지구의 거리인 약 1억4960만 km를 일컫는 단위) 이내에 해당되는 소행성들이 그것이다. 현재 근지구 소행성은 약 3만 개가 발견됐는데, 이 가운데 약 2300개가 지구위협 소행성으로 분류된다.

다행인 것은 이런 소행성의 위협은 인류가 어느 정도 사전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트 프로젝트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천문학자들은 지구로 접근하는 소행성의 충돌 위협에 대비한 ‘지구방위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만 영화와 실제는 좀 차이가 있다. 일부 영화 내용과 달리 다트 미션은 처음부터 우주선에 폭약을 싣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았다. 폭발로 인해 떨어져 나올 잔해의 궤도를 예측하기가 어렵고, 잔해가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행성 폭파 방법은 성공하더라도 이후 상황을 통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래서 다트 프로젝트는 최종적으로 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시켜 그 궤도를 ‘살짝’ 비틀어 지구를 비켜나가게 하는 방법을 택했다.

 

다트 우주선의 소행성 충돌 장면을 이해하기 위해 만든 설명 이미지. 다트는 열 달 넘게 우주를 날아가 지난달 27일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충돌하는 데 성공했다. NASA 제공

 

물론 이 방법도 전인미답의 영역이었다. 다트 미션은 이런 상상이 가능한 것인지 입증하기 위해 추진됐다. 분석 결과 초속 6.6km로 날아가는 우주선으로 초속 34km로 이동하는 디모르포스에 충돌시켜야 했다. 게다가 디모르포스의 지름은 170m에 불과했다. 우주선과 소행성 모두 총알보다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실제로 총알로 총알을 맞히는 것보다 더 어렵다. 게다가 다트 탐사선은 지구에서 약 1100만 km 떨어진 거리에서 디모르포스와 충돌하기 때문에 지구와의 교신에 지연 상황이 발생하므로 사람의 개입 없이 우주선이 자신의 궤적을 결정할 수 있어야만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트 프로젝트 팀은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응용물리학연구소와 함께 미사일 유도 알고리즘을 활용해 지구와의 통신과 지원 없이 스스로 비행궤적을 결정하는 최첨단 시스템을 개발했다.

 

나사와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응용물리학 연구소가 주도한 다트 프로젝트에는 30여 개국이 참여했다. 충돌 전후 소행성의 상황을 지상 관측으로 관찰하기 위해선 다양한 지역에서의 국제적 협력이 필수적이었다. 한국은 최근 지상에서의 소행성 관측 능력을 인정받아 동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다트 임무에 합류했다. 한국이 소행성 연구 성과를 국제 학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했고, 2016년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IAWN)에 합류하는 등 활발한 국제 활동을 이어온 결과다.

필자도 다트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참가자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근무하는 상황이라 원격회의는 보통 한국 시간으로 오전 1시에 열렸다. 지난해 11월 다트 선이 발사된 직후엔 회의를 분기별로 1번씩만 진행했으나, 충돌일이 다가오면서 1주일에 1번씩, 충돌 10일 전부터는 매일 회의를 하며 우주선 상황을 공유했다. 각 국가에선 관측 계획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나눴다. 한국에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들은 낮에는 근무하고 밤에는 다트 임무를 위해 원격회의에 참여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타국 프로젝트 팀원들은 회의 중 한국 연구자들이 혹여 잠들진 않았는지 확인하는 농담을 던지며 회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기 이끌기도 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다트와 소행성 충돌 순간. NASA 제공

 

나사는 다트를 소행성 디모르포스라는 표적에 명중시키며 일차적인 성공을 거뒀다. 이는 다트 탐사선이 디디모스와 디모르포스를 구별해 식별한 뒤, 1시간 이내에 지구와의 통신이나 지원 없이도 스스로 비행궤적을 결정하여 디모르포스에 충돌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을 인류가 확보했다는 뜻이다. 소행성의 지구 충돌을 피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얻은 셈이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다트 미션의 완전한 성공을 위해 추후 소행성의 궤도 변화를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위협에 완벽히 대비하기 위해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천체들을 사전에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 동시에 지구가 위협에 놓인 상황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이희재 한국천문연구원 박사후연구원, 동아일보(22-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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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g 모기가 1t 코끼리를 막을 수 있을까

 

[안형준의 안녕, 우주!]

 

지난달 26일 인류 최초로 지구 방위를 위한 우주 실험이 이뤄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무게 570㎏의 우주선을 지구에서 1100만㎞ 떨어진 500만톤 규모의 소행성에 정확히 충돌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쌍소행성 궤도 수정 시험(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DART)’이라는 의미의 영문 약자를 딴 ‘다트’ 우주선이다. 다트 우주선의 임무는 태양을 770일 주기로 공전하고 있는 디모르모스와 디디모스라는 쌍둥이 소행성 중 한 개와 충돌시켜 인위적으로 소행성의 궤도를 수정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소행성을 핵폭탄으로 파괴하는 내용의 할리우드 영화 ‘아마겟돈’처럼 미래에 있을지도 모를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지구 방어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다트 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시키는 지구 방어 실험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나타낸 모습. NASA는 지난달 26일 우주선을 소행성에 성공적으로 명중시켰다./NASA

 

다트 우주선의 타깃은 직경 160m 크기의 소행성 디모르포스다. 지난해 11월 지구에서 발사된 다트는 10개월을 날아가 디모르포스에 시속 2만4000㎞(초속 6.6㎞)로 정확히 꽂혔다. 목표 지점과 실제 충돌 지점의 오차는 17m에 불과했다. 우주선과 소행성의 무게비로만 따지면 1t 무게의 코끼리에 0.1g의 모기가 부딪혀 코끼리의 질주 경로를 바꾸는 것처럼 어려운 임무였다. 연구팀은 빠른 속도로 다트가 디모르포스에 충돌하면 디디모스와의 공전 주기가 10분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 실험은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있는 소행성을 사전에 식별하고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수단 가운데 한 가지 가능성을 국제적 공조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소행성 충돌이 지구에 실제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받아들여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80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약 6550만 년 전 지름 6~14km 소행성의 지구 충돌이 공룡 멸종의 원인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소행성이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 수 있는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대비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미국이었다. 1994년 미 의회는 NASA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 목록을 만들고 충돌을 막을 방법을 개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NASA는 1998년부터 근지구물체(NEO) 관측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으며 심각한 피해를 미칠 수 있는 직경 140m 이상의 소행성을 추적해왔고, 최소 90% 이상 찾아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전략은 소행성 자체를 파괴하는 방법과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하는 방법이 있다. 소행성을 파괴하는 방법은 물리적 충격을 가해 지구 대기에서 타버릴 만큼 작아지도록 파편화하는 것으로, 소행성의 표면 또는 근접 상태에서 핵폭탄을 폭발시키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1998년 소행성과 혜성에 핵폭탄을 설치해 폭발시켜 지구를 구하는 내용의 영화 ‘아마겟돈’과 ‘딥임팩드’가 흥행하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소행성 파괴는 대부분의 소행성에 적용하기 쉽지 않다. 상당수 소행성이 중력에 의해 느슨하게 결합된 날아다니는 흙더미 형태이고, 그나마 빠른 속도로 자전하기 때문에 핵폭탄 설치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소행성을 파괴했다고 해도 그 잔해가 충분히 작은 파편으로 나누어지지 않고 그대로 지구를 향하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제적으로 우주에서는 포괄적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이 있어 핵무기를 우주에 가져가는 일 자체가 매우 어렵다.

 

소행성의 존재를 일찍 발견할 수만 있다면 궤도를 변경시켜 지구와 충돌을 막는 두 번째 방법이 더 안전한 방법으로 인식된다. 딱딱한 암석질의 소행성이 아니거나 빠르게 회전하는 경우 충돌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소행성에 거대한 무인 우주선을 접근시켜 중력의 잡아당기는 효과를 통해 트랙터처럼 소행성을 끌어 궤도를 변경시키는 방법도 있다.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 수 있는 대규모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은 좀처럼 발생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로 시기를 확장하면 소행성 충돌은 지구 역사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일 80~100t의 물질이 우주에서 먼지와 작은 운석 형태로 지구로 떨어진다.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폭발해 1500여 명의 부상자를 낸 직경 17m의 운석은 떨어질 확률이 100년에 1~2회 정도이다. 물론 희망은 있다. 가뭄, 홍수, 태풍, 지진, 해일과 같은 대규모 자연재해가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 발생 자체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행성 충돌은 최소한의 과학적 대비책이라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성 방어에 대한 노력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은 2016년 NASA에 행성방어조정실(Planetary Defense Coordination Office)을 두고 100명 이상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로 구성된 팀이 소행성의 잠재적 위협을 식별하고 궤도를 모니터링하며 충돌 회피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다트의 충돌 이후 소행성의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2024년 헤라(HERA) 탐사선을 보낼 계획이며, 중국도 2025년부터 소행성 감시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다트와 같은 소행성 충돌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7대 우주강국을 꿈꾸는 우리나라는 지구방어에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

 

-안형준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팀장, 조선일보(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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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낙원 섬을 불지옥 만든 핵실험… 21세기엔 북한만 자행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강대국의 핵실험 그 끔찍한 후유증 

 

1954년 3월 1일, 태평양 중서부 마셜제도의 비키니 환초(環礁) 인근 주민들은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뜬 것을 보고 놀랐다. 캐슬 브라보(Castle Bravo)’ 핵실험으로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천 배 규모인 15메가톤(TNT 1500만톤의 폭발력)의 수소폭탄이 터진 것이다. 이날 실험은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있었다. 원래 과학자들이 기대했던 최대 산출력은 6.5메가톤이었는데, 예상치 못했던 추가적인 핵반응으로 두 배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그 결과, 엄청난 환경 재앙이 발생했다. 이 지역 환초 중 하나는 완전히 증발해 버렸고, 버섯구름은 160km 이상 날아가 바다로 떨어졌다. 수백만 톤의 오염된 모래와 산호 부스러기가 주변 섬에 5cm 두께로 쌓였다. 미군 당국은 핵실험 사흘 후에야 주민들을 소개했기 때문에 이미 많은 사람이 치명적인 방사선에 노출되었다. 주변 해역에 있던 일본 참치잡이 어선 제5 후쿠류마루(第五福龍丸) 선원 23명 또한 ‘죽음의 재’(낙진)를 뒤집어쓰는 큰 피해를 보았다. 캐슬 브라보는 미국이 1946~1958년에 비키니 환초에서 수행한 대규모 핵실험 67건 중 한 건에 불과하다.

 

1946년 태평양 비키니 환초 美핵실험 - 1946년 7월 25일 태평양 중서부 미크로네시아의 비키니 환초에서 미국이 진행한 핵실험으로 거대한 물기둥이 치솟고 버섯구름이 퍼져나가는 모습. 미군이 현장에서 촬영한 흑백 원본에 바다와 나무 등의 색을 입힌 사진이다. 해저 27m에서 핵탄두를 폭발시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바닷물이 퍼져나가며 광범위하고 심각한 오염을 일으켰다. 미군은 이해 7월 1일과 25일 두 차례 진행한 이때의 핵실험을 작전명 ‘크로스로드’라 불렀다. 직전 해인 1945년 8월 9일 일본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투하된 뒤 진행한 첫 핵실험이기도 했다. 미국은 이후 1958년까지 비키니 환초에서 대규모 핵실험을 67차례 진행했다. /위키피디아

 

태평양의 지상낙원이 핵실험 무대가 된 계기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4년 일본이 철수한 이후 마셜제도는 미국의 신탁통치령이 되었다. 이후 핵실험 장소를 찾던 미국은 이 지역의 비키니 환초가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다. 군 당국은 주민들에게 ‘인류의 행복을 위해 그리고 모든 세계 전쟁을 끝내기 위해’ 하는 일이니 ‘일시적으로’ 자리를 비워달라고 말했다. 쫓겨난 주민들은 굶주림에 시달리며 여러 섬을 전전하다가 1974년 고향에 돌아갔지만, 이미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생선·게·코코넛 등을 먹은 후 심각한 증상에 시달렸다. 이 사람들은 1978년 다시 주변 여러 지역으로 분산되었다.

 

1958년 미국이 마셜제도에서 핵실험을 중단했으나, 곧 영국과 프랑스가 태평양 지역에 뛰어들었다. 샤를 드골 대통령 시절 핵무기 개발에 진력하던 프랑스는 1960년 당시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사막 지대에서 핵실험에 성공했다. 그런데 1962년 알제리가 독립하자 새 핵실험 장소를 찾다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모루로아(Moruroa) 환초와 팡가타우파(Fangataufa) 환초 지대에서 핵실험을 계속했다. 특히 40번 이상 대기권 핵실험을 한 결과, 방사성 물질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이 시대는 태평양 지역에 독립 국가가 많지 않던 시절이라 공식적인 반대가 쉽지 않았다. 1970년에 가서야 피지와 통가가 이의를 제기했고, 남태평양 포럼(South Pacific Forum, 남태평양 국가들의 정상회의)이 프랑스 정부에 핵실험 중단을 요구했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 가두시위가 빈발하고, 노동조합은 프랑스 선박의 화물 하역을 거부했다.

 

2018년 북한 풍계리 2018년 5월 24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 당시 갱도 앞을 지키고 있는 북한 군인. 북한은 21세기의 유일한 핵실험 국가다. /사진공동취재단

 

1975년, 뉴질랜드는 ‘핵 없는 남태평양 구역(South Pacific Nuclear Free Zone)’ 설치를 제안했다. 이후 태평양 도서 국가 주민들의 반전·반핵 운동이 강화되었다. 1983년 바누아투의 포트빌라(Port Vila) 회의에서 “태평양 주민들에 대한 억압, 착취, 예속을 즉각 중단하라”는 인민헌장이 발표되었다. 마셜제도에서는 눈과 팔, 머리가 없는 소위 ‘해파리 아기(Jellyfish Babies)’ 문제를 제기하여 세계 여성 운동 조직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었다.

 

그럼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고 핵실험을 고집하던 프랑스 정부가 결정적으로 흔들린 계기는 1985년 그린피스 워리어(Greenpeace Warrior)호 침몰 사건이다. 반핵 활동가들이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항구에서 선박들을 동원하여 프랑스의 핵실험 반대 운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7월 10일, 프랑스 정보부 요원 두 명이 그린피스 워리어호에 선체 부착 폭탄 두 개를 설치하여 배를 파손시켰고, 이 과정에서 사진사 페르난두 페레이라가 사망했다. 프랑스 정부는 처음에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곧 위조 여권을 지닌 프랑스 정보부원이 체포되면서 진실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프랑스 정부는 핵실험을 지속하려 했지만, 세계 각지에서 프랑스 포도주를 길거리에 쏟아버리는 식의 항의가 거세게 이어졌다. 마침내 그해 8월 남태평양비핵지대조약(South Pacific Nuclear Free Zone Treaty)이 제정되었다(일본의 방사성 핵폐기물 해양 투하 계획도 조약 제정을 부추긴 또 하나의 요인이었다). 미국·영국·프랑스는 1996년까지 이 조약의 모든 의정서에 서명했다.

 

강대국들의 핵실험은 태평양 지역에 어느 정도 피해를 입혔을까?

 

1971년 모로루아 환초 佛핵실험 - 1971년 폴리네시아 모루로아 환초에서 벌인 프랑스의 핵실험으로 버섯구름이 솟아오르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프랑스 탐사 보도 매체 디스클로즈는 “프랑스 정부가 폴리네시아에서 1966년부터 1996년까지 핵실험을 193차례 하면서 환경·보건에 끼친 피해를 축소·은폐했다”고 보도했다. 2013년에 기밀 해제된 약 2000페이지의 프랑스 국방부 문건에 대해 영국의 자료 해석 기업과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진의 협력 연구로 2년 동안 분석한 결과다. 특히 오염 가능성이 가장 큰 6번의 핵실험 과정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입은 신체적 피해를 재조사한 결과, 2006년 프랑스 핵에너지위원회(CEA)의 조사 결과보다 최소 2배, 많게는 10배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왜 그런 차이가 났을까? 예컨대 1966년 모루로아에서 시행한 암호명 알데바랑(Aldébaran) 대기권 핵실험 피해 조사를 할 때 CEA는 주민들이 강물만 마시는 것으로 가정하고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빗물을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했다. 1974년 시행된 암호명 ‘켄타우로스(Centaure)’ 핵실험 사례를 재조사한 결과는 방사능 피해를 입은 사람이 11만명으로, 다시 말해 거의 모든 주민이 해당하고, 그 가운데 핵실험에 따른 보상이 이뤄지는 국제적 기준보다 5배 이상 많은 피폭량이 확인된 주민만 1만1000명에 달한다는 점을 밝혔다. 당시 주민들에게 사전 예고를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피해가 더 컸다.

 

그동안 프랑스 정부가 피해 보상에 나서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06년 방사성 낙진으로 인한 폴리네시아 주민들의 피해를 인정했고, 2009년부터 보상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실제 보상받은 사람은 63명에 불과하다. 지금도 폴리네시아 인근 바다에는 거대한 양의 핵폐기물이 가라앉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 이상의 핵 위험을 줄이려 1996년 UN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omprehensive Nuclear Test Ban Treaty, CTBT)을 제정했다. 미국·중국·러시아·이스라엘·이집트는 이 조약에 서명했으나 비준을 마치지 못했고, 북한의 경우는 서명조차 하지 않아 국제적 압력을 받고 있다. 북한은 21세기의 유일한 핵실험 국가다. 가공할 위력의 핵실험이 어느 정도의 환경 재앙을 가져오고 있는지는 누구도 정확히 모른다. 더 큰 문제는 이제 우리 자신도 여기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하다는 점이다.

 

<차르 봄바>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핵폭탄은 1961년 10월 31일에 구소련이 북극해의 노바야제믈랴 제도 상공에서 터뜨린 차르 봄바(Tsar Bomba, ‘황제 폭탄’, 공식 이름은 AN602)로 알려져 있다. 60년 만에 비밀 해제된 관련 자료 중 최근 핵실험 영상이 일반에 공개되어 주목을 끌었다. 이 수소폭탄의 산출력은 50메가톤으로 히로시마 원자탄의 3300배에 달한다. 폭발 당시 만들어진 폭 40km의 버섯구름은 67km 상공까지 치솟았고, 섬광은 1000km 떨어진 노르웨이·그린란드·알래스카에서도 관찰되었다. 이 수소폭탄을 비행기에서 지상으로 바로 투하하면 조종사가 폭발을 피할 시간 여유가 없어서 목숨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낙하산을 이용해 속도를 늦추어 하강시킨 다음 4km 상공에서 폭발시켰다. 폭발 지점 반경 40km 이내가 완전히 초토화되었고, 강도 5.0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지진파가 지구를 세 번 돌았다. 그나마 폭발 강도를 반으로 조정해서 그렇지, 원래 설계 그대로 핵융합을 일으키면 산출력을 100메가톤까지 키울 수도 있다. 이 정도면 인류 전멸의 길로 들어선 것이나 다름없다. 인류는 이 강력한 힘을 스스로 통제할 지혜를 가지고 있는 걸까?

 

-주경철 교수, 조선일보(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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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 소행성 충돌 위험… 지구는 과연 괜찮을까요?

 

소행성 아포피스

/그래픽=안병현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가 지난 6일 지구에 가까워졌다가 지나갔습니다. 아포피스는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뱀의 이름이죠. 태양신 '라'를 삼켜버렸다고 해서 이집트 신화에선 '파괴의 신'이라고 불려요. 왜 이렇게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었을까요? 그건 아포피스가 7~8년에 한 번씩 지구에 가까이 다가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아포피스는 지름 370m 크기로 지난 2004년 처음 발견됐어요. 지난 6일 아포피스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40배 정도인 1680만㎞ 떨어진 곳에 있었어요. 그런데 2029년 4월에는 이보다 훨씬 가까운 3만7000㎞ 떨어진 곳까지 바짝 다가올 전망입니다. 우리나라가 쏘아 올린 무궁화 위성보다 4000㎞ 더 지구에 가까워지는 거죠.

대륙을 초토화할 만한 충격

만약 아포피스가 지구와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요? 과거 우주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 사례를 보면 위력을 짐작해볼 수 있어요. 우주에서 떨어지는 물질은 대부분 지구를 보호하는 대기를 통과하면서 마찰열 때문에 타 버려요. 그런데 크기가 큰 소행성은 다 타지 않고 대기를 뚫고 지표면까지 도달합니다. 1908년 러시아 시베리아에 떨어지던 50m 크기 소행성은 지상 10㎞ 지점에서 폭발했습니다. 그 위력은 원자폭탄 15개와 맞먹었던 것으로 추정해요. 시베리아 상공 폭발음이 수천㎞ 떨어진 영국 런던에서도 들릴 정도였고, 시베리아에선 제주도 크기만 한 숲이 없어졌다고 해요.

과학자들은 6600만년 전에는 크기 10㎞에 달하는 소행성(또는 혜성으로 추정)이 멕시코 유카탄반도 쪽에 떨어졌다고 추정합니다. 이때 충격은 2차 세계대전 때 사용됐던 원자폭탄 100만개에 달하는 위력이었다고 하네요. 충돌 지역에서 유황 3250억톤이 뿜어져 나왔고, 그 유황이 햇빛을 가려 지구 전체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 결과 공룡을 포함해 지구에서 살던 생물 75%가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지구 대멸종'에 버금가는 사태였죠.

아포피스는 크기가 370m 정도로 100층짜리 빌딩만 합니다. 멕시코에 떨어진 소행성보다는 훨씬 작아요. 그러나 만에 하나 지구와 충돌한다면 대륙 하나가 초토화될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구 위협하는 천체는 2200개

소행성(小行星·asteroid)은 무엇이고 왜 지구와 가까워지는 걸까요?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아요. 이를 공전(公轉)이라고 해요. 지구처럼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별을 행성이라고 부릅니다. 수성, 금성, 화성, 목성 등이 행성이에요. 소행성은 행성이 되지 못한 행성 잔여물입니다. 태양, 행성, 소행성 등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 덩어리를 천체(天體)라고 해요.

소행성 대부분은 화성과 목성 사이 궤도에서 태양을 돕니다. 소행성이 다른 별과 충돌하거나 중력이 강한 다른 행성 영향을 받으면 궤도가 변해요. 이때 소행성이 지구 근처로 다가오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렇게 지구와 가까워진 천체를 '지구 근접체'라고 부릅니다. 지구 근접체 중 크기가 크고 지구에 위협이 될 정도로 가까이 접근하는 천체를 '지구 위협 천체'라고 합니다. 크기가 140m 이상이고 지구에 0.05AU 안으로 가까워진 걸 말하죠. AU(Astronomical Unit)는 천문학에서 사용하는 거리 단위인데요, 1AU는 지구와 태양까지 거리인 1억5000만㎞입니다. 지구 위협 천체는 올해 3월 기준 2173개나 된다고 합니다.

아포피스는 100년 이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100만분의 1(0.000001%)보다 큰 지구 위협 천체예요. NASA(미 항공우주국)가 2004년 아포피스를 처음 발견했을 때 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2.7%나 됐어요. 당시 충돌 우려가 컸지만 이후 여러 변수를 고려해 다시 계산했더니 확률이 훨씬 낮아졌어요.

충돌 막으려 탐사선 보낼 거예요

전문가들은 아포피스가 지구와 가까워지는 2029년에도 지구와 실제 충돌할 것으로 예상하진 않아요. 하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고 보죠. 가능성은 작지만, 만약 충돌한다면 너무 큰 피해가 생기기 때문에 이를 막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선 아포피스의 밀도와 성분을 알아내는 게 중요해요. 그걸 알면 아포피스를 쪼갤 수 있는지, 중간에 부서질 가능성은 없는지 알 수 있다는 거죠. 미국이나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들이 탐사선을 보내 아포피스의 구성 물질을 파악하려 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천문연구원도 아포피스 탐사선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미국은 이미 아포피스와 비슷한 소행성을 탐사해 충돌을 막는 연구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OSIRIS-REx)'가 아포피스처럼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큰 소행성 '베누' 근처에 도착했는데요. 이들은 소행성의 성질을 파악해 지구와 충돌을 막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소행성에 원자력 엔진을 달거나, 태양풍(solar wind)을 받을 수 있는 거대한 돛을 달아 소행성 궤도를 지구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항공모함이 보통 길이가 300m 이상이니 항공모함에 돛을 다는 셈이죠. 또 영화 '아마겟돈'에 나오는 것처럼 우주 공간에서 핵폭탄으로 소행성 자체를 폭파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고 해요.

[별똥별]

유성(流星)의 우리말입니다. 별똥별은 혜성, 소행성에서 떨어진 먼지 덩어리나 태양계를 떠돌던 물질이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에 이끌려 대기권으로 들어오면서 마찰로 불타며 떨어지는 물체를 뜻합니다. 특히 태양이나 행성을 타원 또는 포물선 궤도로 도는 혜성이 지구 공전 궤도를 지나면서 수많은 물질을 흘리는데요. 지구가 이 물질들을 중력으로 끌어당기면서 별똥별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별똥별은 지구 상층 대기권인 100㎞ 높이에서 빛을 내기 시작해요.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별똥별이 공기와 마찰하면서 열이 발생해 불타는 거예요. 별똥별이 다 타지 않고 대기권을 뚫고 지표면에 도달한 것을 운석(隕石)이라고 합니다.

-주일우 과학 칼럼니스트/기획·구성=최원국 기자, 조선일보(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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