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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 중단 서약 300만 명.. 품위 있는 죽음 원하는 사람들] ....

뚝섬 2025. 8. 11. 06:28

[연명의료 중단 서약 300만 명… 품위 있는 죽음 원하는 사람들]

["연명의료 안 받겠다" 300만명 서명]

[은퇴 후에도 빠듯하다... 65~69세 절반 “생계 위해 일해”] 

[따로 사는 노인]

 

 

 

연명의료 중단 서약 300만 명… 품위 있는 죽음 원하는 사람들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이 3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2018년 2월 연명의료결정법(존엄사법) 시행으로 관련 제도가 도입된 지 7년 6개월 만에 전체 성인 인구의 6.8%, 65세 이상 고령자의 21%가 연명의료 중단 의향서에 서명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명의료란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등 치료 효과 없이 임종에 이르는 기간만 연장하는 의료 행위를 뜻한다.

연명의료 거부자가 증가하는 추세는 존엄한 죽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사회 변화를 반영한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말기나 임종기 환자가 됐을 때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92%였다. 고통이 심한 말기 환자에 한해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스스로 주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뤄지는 ‘조력 존엄사’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도 82%였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 삶은 의미가 없고, 가족에게 부담이 되기 싫으며, 고통스럽게 죽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사망자 가운데 연명의료를 중단한 사람은 12.7%에 불과했다(2023년 기준). 연명의료 중단을 원하면서도 못 하는 이유는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연명의료 중단은 임종기 환자만 가능하다. 말기 환자, 뇌출혈로 식물 상태가 된 환자, 중증 치매 환자는 미리 거부 의사를 밝혔어도 임종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치료를 중단할 수 없다. 의식이 없는 환자의 연명의료 중단은 가족 전원의 합의가 필요해 홀몸노인이나 무연고자는 의미 없는 연명치료를 계속해야 하는 실정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한국보다 앞서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도입한 선진국들은 임종 직전의 환자뿐만 아니라 말기나 식물 상태 환자들에게도 연명의료 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 제도가 생을 쉽게 포기하게 하는 사회적 압력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되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은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호스피스와 완화의료 대상도 확대해야 한다. 건강하게 사는 것 못지않게 품위 있게 죽을 수 있어야 삶의 질도 높아진다.

 

-동아일보(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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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 안 받겠다" 300만명 서명

 

지난해 봄 팔순이 넘은 부모님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향서에 서명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자식들에게 알리는 것도 상담 과정에서 교육받은 것 같았다.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속마음을 헤아려보니 마음이 먹먹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자주 가는 마을회관 등에서 편안하게 임종을 맞고 자식들 부담도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퍼진 것 같았다.

 

▶연명의료를 얘기할 때 ‘김 할머니 사건’을 빼놓을 수 없다. 연세의료원에 입원한 김 할머니가 뇌 손상을 입어 식물인간 상태가 됐지만 병원은 인공호흡기 등 연명의료를 계속했다. 1997년 가족의 부당한 퇴원 요구에 응한 의료진이 살인 방조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보라매 병원 사건’ 여파로, 의료계는 ‘최대한 방어 진료’를 하고 있었다. 가족들은 2008년 소송을 제기했고 병원은 대법원까지 끌고가 판례를 받아냈다. 이 대법원 판례는 나중에 중단의 대상·범위 등 연명의료결정법의 틀을 정하는 데 결정적 근거가 됐다.

 

자신의 연명의료 여부를 사전에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2018년부터 시행된 이후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사람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더니 300만명을 넘어섰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큰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여러 제도 중 그나마 연명의료제도는 순조롭게 정착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 의사 아툴 가완디가 역작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담고 있는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무의미하고 고통스러운 연명 치료에 매달리기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돌아보라는 것이다. 물론 초고령 사회에 아직도 높은 노인 빈곤을 낮추는 일, 아픈 노인을 치료하고 간병하는 일, 고령자에게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은 중요하다. 이런 일에는 지금도 기초연금, 건강보험, 노인 일자리 사업 등 형태로 수십조 원씩을 투입하고 있다. 한 해 사망자가 30만명인데 연명의료에 드는 비용이 한 명당 2000만~3000만원이다. 이런 비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희망이 없는 연명 치료가 환자 본인과 가족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안긴다는 점일 것이다.

 

▶아직 갈 길은 멀다. 300만명이 중요한 성과지만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6.8%에 불과하다. 연명 의료의 법적 기준을 현행 ‘임종 과정’에서 ‘말기’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속속 도입하고 있는 의사 조력 자살 문제 등도 본격 논의하게 될 시기가 멀지 않았을 것이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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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에도 빠듯하다... 65~69세 절반 “생계 위해 일해” 

 

“물건 옮길 때마다 팔목이 시큰거리는 나이지만 어쩌겠어요. 앞으로 여든·아흔 살까지 살지 어쩔지 모르는데 애들만 바라보며 살 수도 없고….”

 

김옥순(가명·65)씨는 요즘도 주말이면 하루 7시간씩 동네 편의점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한다. 대출금 상환도 하고, 생활비 마련도 하려면 일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전체 인구 15.7%(812만5000명·2020년 기준)가 65세 이상 노인인 고령사회 시대. 스마트폰과 SNS 소통도 자유자재인 ‘젊은 노인(YOLD·young과 old의 합성어)’이 늘어난 가운데, 김씨처럼 나이 들어서까지도 생계비 걱정에 일손 놓을 수 없는 고령층도 역대 최고치에 이르렀다. 신(新)노년층의 명암(明暗)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65~69세 절반이 일터로 내몰려

 

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연령층 경제활동 참여율은 2008년 30.0%, 2017년 30.8%에서 2020년 36.9%로 해마다 늘고 있다. 65~69세 연령층만 보면, 경제활동 참여율이 2008년 39.9%에서 2020년 55.1%로 뛰었다. 2008년 첫 조사 이래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노인층의 경제활동 이유는 생계비 마련이란 답이 73.9%에 달했다. 생계 때문에 생업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노인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작년 3~9월 전국 1만97명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노인 개인 소득의 증가세는 가팔랐다. 2020년 조사에서 노인 연간 소득은 1558만원으로, 2008년(700만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다만 노인 소득 가운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기초생활보장 급여 등을 아우르는 ‘공적 이전소득’ 비율(2020년 기준)은 27.5%로, OECD 평균(57.1%)이나 독일(70.6%), 일본(49.2%), 미국(41.4%) 등에 견줘 아직 낮은 상태란 게 정부 설명이다.

 

나이가 많다고 노인? “나는 스마트 시대”

 

정보화 기기 활용에 익숙해지는 고령층도 느는 추세다. 박모(85) 할아버지의 요리 비결은 ‘쿠팡’과 ‘유튜브’다. 2년 전 상처(喪妻) 후 끼니 해결을 걱정하던 박씨는 쿠팡과 같은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를 통해 먹거리를 쇼핑하고, 유튜브로 요리법을 배워 사골국까지 끓여 먹는다.

 

이번 조사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노인은 56.4%로 2011년 0.4%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SNS를 한다는 65~69세 연령층은 40.8%로 디지털 세상이 더는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끼는 노인도 늘었다.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는 응답을 한 고령층은 2008년 24.4%에서 2020년 49.3%까지 증가했다. 현재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활동으로 취미나 여가 활동을 꼽는 고령층 비율은 37.7%로, 경제활동(25.4%)·친목 활동(19.3%)보다 높았다. 노인 단독가구는 2008년 66.8%에서 2020년 78.2%로 증가한 반면, 자녀와 동거 가구는 계속 줄고 있는 추세(2008년 27.6%→2020년 20.1%)란 점도 확인됐다. 자녀와의 동거를 희망하는 비율은 2008년 32.5%에서 2020년 12.8%로 떨어졌다.

 

‘좋은 죽음(웰다잉)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이란 답변(90.6%·복수 응답)이 가장 많았고, 노인의 86.5%는 무의미한 연명의료도 반대한다고 조사됐다.

이윤경 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장은 “경제, 건강, 가족 관계 등에 있어서 노인층의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특성이 강해지고 있다”며 “다만 75세를 기점으로 더 연세가 많은 어르신에 대해선 돌봄·경제 지원 등과 같은 세분화된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모/김민정 기자, 조선일보(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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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사는 노인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밀라노 할머니)를 운영하는 장명숙 씨(69)는 2030세대가 열광하는 멋쟁이 할머니다. 이탈리아 밀라노로 유학을 다녀와 패션 바이어로 활동했던 경력을 살려 패션과 인생 상담을 해주는 채널인데 구독자가 81만 명이 넘는다. 미혼인 아들 둘이 있는 그는 “며느리가 생긴다면 어떻게 관계 설정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며느리는 손님, 내 아들과 같이 사는 여자죠.”

▷40년 넘게 유럽을 오가며 ‘왜 유럽엔 없는 고부 갈등이 우리에겐 있지?’ 자문하다 내린 결론이란다. 밀라논나처럼 ‘힙’하지 않아도 요즘 노인들은 자녀와 함께 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가 65세 이상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녀와 동거를 원하는 비율이 2008년 32.5%에서 지난해엔 12.8%로 줄었다. 노인 단독 가구(부부 또는 1인 노인 가구) 비율도 같은 기간 66.8%에서 78.2%로 늘었다. 개인소득이 연간 1558만 원으로 증가한 데다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노인들의 ‘독립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자녀와 독립해 사는 쪽이 삶의 만족도도 높다. 201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노인 부부만 따로 살 경우 만족도가 가장 높고 △노인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 △배우자 없이 자녀와 사는 노인 △홀몸노인 순으로 만족도가 떨어졌다. 특이한 점은 남성 노인은 1인 가구로 살 때, 여성은 배우자 없이 자녀와 살 때 만족도가 가장 낮다는 사실. 남성은 혼자 사는 삶에 취약하고, 여성은 남성보다 경제력이 떨어져 자식에게 의존하는 것에 더욱 미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복지부 조사에서는 자녀와의 왕래는 줄어든 반면 친구나 이웃과의 교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의 사회적 관계망이 가족에서 벗어나 다각화하고 있다는 뜻인데 사회적 관계망이 두꺼워야 행복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집안일을 부탁하거나, 많은 돈을 빌리거나, 이야기 상대가 될 사람이 3명 이상인 노인은 한 명도 없는 노인보다 행복도가 18.2∼22.1% 높다.

 

▷해외의 경우 생애주기별 삶의 만족도는 나이가 들수록 떨어져 중년에 바닥을 찍은 뒤 올라가는 ‘U’자형을 그린다. 하지만 한국 노인들의 행복도는 확실한 U자형으로 반등하지 못한다. 노인 빈곤율이 4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4.8%)의 3배로 높은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노인 인구 비중이 2025년이면 20%가 된다. 모든 늙어가는 부모들의 바람대로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년을 위한 경제적 사회적 안전망을 튼튼히 짜야겠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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