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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꾸밈노동에 대하여]

뚝섬 2025. 8. 12. 07:00

[다이어트] 

[꾸밈노동에 대하여]

 

 

 

다이어트

 

'살 빼기'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도전… 코르셋 조이고, 담배까지

 

요즘은 병원에서 처방을 받으면 ‘살이 빠지는 약’을 구할 수 있습니다. ‘위고비’나 ‘삭센다’ 같은 비만 치료제인데, 이 약은 식욕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정상 체중인 사람들도 미용 목적으로 이 약을 사용하려고 한다니, 날씬해지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막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사실 살을 빼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아주 과거부터 있어 왔는데요. 오늘은 과거엔 다이어트를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냥과 채집을 하며 살던 시절, 사람들은 하루 종일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녀야 했기 때문에 대부분 마른 형태의 몸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 시기에는 오히려 풍만한 체형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했답니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라는 구석기 시대 조각상을 보면 풍만하고 살찐 여성을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숭배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19세기 사용된 코르셋의 앞·뒷면. 허리 부분을 조여서 날씬하게 보이려고 착용했어요. /위키피디아

 

하지만 고대 그리스에선 비만에 대해 다르게 생각했어요.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많이 먹고 운동하지 않아 살찐 사람은 더 빨리 죽는다고 했고, 식사 후 바로 걸으면 뱃살이 나오지 않는다고 알려주었죠. 이 시기엔 비만 환자에게 구토를 하도록 처방하기도 했다고 알려져요. 실제로 실행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대 로마에서는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위 축소 수술’을 고안하기도 했다고 해요. 비만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이죠.

 

살을 빼는 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죠. 과거 사람들도 이 방법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귀찮아한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살을 빼지 않아도 날씬한 몸매로 보일 수 있게 해주는 도구를 개발하기도 했는데, 그것이 바로 ‘코르셋’입니다. 원래 코르셋은 몸의 특정 부위를 드러내고 자세를 바르게 하는 속옷이었지만, 19세기 중반에 이르러서는 허리를 극단적으로 가늘게 조여 날씬하게 보이려는 목적으로 착용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코르셋으로 인한 부작용은 금방 드러났어요. 코르셋은 호흡 곤란과 장기 변형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했지요.

 

한때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위해 담배를 피우기도 했답니다. 20세기 초, 미국의 담배 회사 ‘러키 스트라이크’는 “담배를 피우면 날씬해질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를 제작해 홍보했어요. 담배 속 니코틴은 신체에 여러 영향을 줘 식욕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과자 대신 러키스트라이크의 담배를 피워라. 그러면 날씬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와 같은 홍보 문구를 만들어 광고한 것이죠. 실제로 과거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는 여성 청소년들 중 상당수가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흡연을 시작했다고 말했대요. 하지만 흡연은 니코틴 중독, 암 유발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어 건강에 매우 위험합니다. 다이어트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을 아끼면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겠지요.

 

-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 조선일보(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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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노동에 대하여

 

‘n번방 추적기’ 읽으며 탈코르셋·비연애 선언하는 '영 페미' 고충에 마음 아파
60대 후반 엄마는 말한다, "꾸밈노동? 나를 위한 몸단장!"
 

 

지나이다 세레브랴코바의 1909년작 ‘화장대 앞의 자화상’./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소장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라는 책이 출간 한 달 만에 1만부 넘게 팔렸다. 지난봄 대한민국을 경악시킨 ‘n번방 사건’ 최초 신고자이자 보도자로, 기자를 꿈꾸던 두 명의 20대 여성 ‘추적단 불꽃’이 쓴 n번방 취재기다.

 

디지털 성범죄의 현실을 다룬 1부도 참혹했지만, ‘불’과 ‘단’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저자들이 페미니스트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적은 2부를 읽으며 특히 마음이 짠했다. 2부의 클라이맥스는 ‘단’이 ‘불’에게 엉엉 울면서 “애인 있어요”라고 고백하는 장면이다. ‘단’은 말한다. “탈코르셋을 한 내게 남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불안했어. 내가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아닌 것만 같았고… 주위 시선도 너무 신경 쓰였어….”

 

‘배운 여자는 당연히 페미니스트’라는 분위기에서 대학 생활을 한 40대 초반 여성 입장에선 요즘 20대들이 페미니스트가 되기 위해 비장하게 ‘탈코르셋 선언’을 하며 머리를 짧게 자르는 의식을 치른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단’은 “완벽한 페미니즘은 ‘남성’이 없어야 이뤄낼 수 있다는 분위기에 자아가 침몰되던 시기였다”고 회고한다. ‘여자답게’ 독립적으로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데이트하던 중 ‘너는 페미니즘 운동을 할 자격이 없다’며 뭍으로 밀쳐내는 파도가 덮쳐오는 느낌을 겪기도 했다. 탈코르셋과 비연애를 완수해야 페미니스트로서의 진정성을 인정받는 주변 정서 때문이다.

 

20대 페미니스트들과 세대 차이를 크게 느낀 건 ‘꾸밈노동’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였다. 꾸미는 게 왜 노동인지 수긍이 되지 않았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머리 말리고 화장하는 번잡스러운 과정이 생략되니 에너지를 아낄 수 있었다. ‘남자들은 매일 이만큼 시간을 벌겠구나’ 싶었다.

 

‘탈코르셋’이라는 개념에 눈을 뜨고, ‘그간 남자들을 위해 꾸며왔나’ 숙고하는 젊은 페미니스트들을 긍정한다. 새로운 ‘이즘’을 접한 이들은 누구나 처음에는 교조주의자가 된다. 그리고 변화는 때 묻고 원칙 잃은 중견이 아니라 엄격한 젊음이 일궈낸다. ‘불꽃’의 n번방 추적, 급진적인 ‘영 페미’들이 끈질긴 운동 끝에 불법 음란 촬영물 유통 사이트 소라넷 폐쇄를 이끌어낸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규격’에 맞추려 분투하는 그 마음은 얼마나 고될까 싶어 안쓰럽다. 꾸미든 꾸미지 않든 페미니스트일 수 있다고 다독이며 러시아 화가 지나이다 세레브랴코바(1884~1967)의 1909년 그림 ‘화장대 앞의 자화상’을 보여주고 싶다.

 

화장대 앞에서 긴 갈색 머리를 빗질하는 25세의 화가는 활기찬 눈길로 거울 속 자신을 보고 있다. 단장하는 여성의 즐거움을 오롯이 담은 그림. 명문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화가는 사실주의 회화의 거장 일리야 레핀을 사사하고 이탈리아와 파리에서 공부했다. 1917년의 10월 혁명은 모든 것을 바꾸었다. 재산은 몰수당하고 남편은 병으로 숨졌다. 네 아이와 병든 어머니를 부양해야 했다. 다행히 그에겐 재능이 남아 있었다. 유화 물감 살 돈이 없어 목탄과 연필로 그림 그리며 가족을 먹여 살렸다. 머리를 자르지도, 화장을 포기하지도 않았지만 그는 충분히 ‘독립적인 여성’이다.

 

60대 후반인 우리 엄마는 매일 밤 머리 감고 ‘구루프’ 수십 개로 일일이 만다. “코로나로 외출도 못하고, 볼 사람도 없는데 귀찮게 왜 이런 걸 하냐”며 ‘꾸밈 노동’을 타박하는 딸에게 그는 말한다. “내가 보잖아! 내가 이것마저 안 하면 너는 슬퍼해야 해. 완전히 가 버린 거거든.”

 

-곽아람 기자, 조선일보(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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