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역사의 올바른 편, 멍청이도 안다] [“美가 냉전 부활”.. ] ....

뚝섬 2026. 1. 21. 09:20

[역사의 올바른 편, 멍청이도 안다]

[“美가 냉전 부활”, 냉전 이용하고 이웃 괴롭히는 건 바로 중국]

['두파혈류’ 미-중 신냉전에서 한국경제가 살아남는 길]

 

 

 

역사의 올바른 편, 멍청이도 안다

 

[선우정 칼럼]

시진핑 주석이 한국에 올바른 편에 서라고 했다
해방 후 한국의 번영은 미국 편에 섰기 때문이다
중국이 언제 올바랐다고 한국에 훈계질인가
 

 

지난 2014년 1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한반도의 위성사진/미국 항공우주국(NASA)

 

손주에게 평생 한 번 선물을 준다면? 연말 모임에서 투자 전문가에게 이런 이야기를 세 번 들었다. 손주 볼 나이의 사람들 모임에서 요즘 유행하는 이야기인 듯했다. 증여세 면세 한도 내에서 ‘나스닥 100’을 사주라는 것이다. 나스닥 100은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100개 주식을 모은 지수를 말한다. “지금 1000만원 어치 펀드를 사주고 묻어두면 20년 후 2억원을 선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단순한 계산이다. 오르락내리락하면서도 나스닥 100은 연평균 15%씩 올랐다. 주가는 복리다. 지금 1000만원을 투자하면 20년 후 2억원 가까이 기대할 수도 있다. 20년을 묻어두란 말엔 미국이란 시스템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다. AI의 개념과 구조를 만들고, 학습을 통해 지능을 만들고, 하드웨어를 구축해 세상을 도약시킨 미국의 혁신 시스템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국 주식시장의 약진도 그곳이 출발점이다.

 

S&P 500 투자는 현재의 미국을, 나스닥 100 투자는 미래의 미국을 사는 것이라고 한다. 작년 한 해 한국인이 산 ‘미국’은 100조원 어치. 그동안 누적액은 250조원이다. 손주에게 주는 선물처럼 장기 투자가 적지 않다고 한다. 트럼프의 미국은 무도하기 짝이 없지만 미국 국가 시스템의 본성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신뢰가 아니다. 중국 AI 인재가 연구실에서 날밤을 새워도 신뢰만큼은 미국을 따라갈 수 없다. 전혀 다른 차원이지만 요즘처럼 내 삶의 언저리에서 ‘친미(親美)’를 체감한 적이 없다.

 

몇 년 전 이한수 본지 선임기자가 쓴 ‘가장 불행한 세대’란 칼럼을 공감하면서 읽었다. 1580년 생을 예로 들었는데 10대에 임진왜란을, 40대에 정묘호란, 50대에 병자호란을 당한 세대다. 가혹한 운명이지만 사실 그때는 그런 세상이었다. 일본도 전란의 막바지였고, 중국은 전란의 초입에 있었다. 유럽은 얼마 후 30년 전쟁의 지옥을 겪었다. 그런데 세상이 그렇지 않은데도 가장 불행했던 세대는 한국사의 어디쯤일까. 북한에서 태어난 1960년대 생을 꼽고 싶다.

 

나는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평안북도 정주가 고향인 아버지가 해방 직후 월남하지 않았다면 북한에서 태어났을 것이다. 북한의 1967년은 마지막 정적이 제거되고 김일성 개인의 족벌 권력만 남은 해라고 한다. 정치는 사라졌고, 경제는 가난만 남았다. 수령님 찬양이 유일한 문화였고, 종교가 됐다. 그렇게 자란 북한의 1967년생은 20대 후반 수백만명이 죽었다는 ‘고난의 행군’을 겪었다. 북한에서 태어났으면 십중팔구 나는 지금 이승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같은 해 한국은 WTO의 전신인 GATT에 가입했다. 포항제철 기공식도 그해 열렸다. 미국 중심의 산업·무역 생태계에 들어간 것이다. 1967년생이 대학에 들어갔을 때 민주화가 됐고 올림픽이 열렸다. 해외여행도 자유화가 됐다. 경제위기도 겪었지만 취직이 지금처럼 어렵지 않았고, 집값도 지금처럼 비싸지 않았다. 이젠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돈으로 사들이고 있다. 한국사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역사적으로 이만큼 행복한 세대는 없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소설 같은 이야기다. 휴전선을 경계로 빛과 어둠이 갈리는 한반도 야간 사진만큼 동세대의 행복과 불행이 극단적이다. 원인 역시 한반도를 가르는 불빛만큼 명확하다. 북한은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섰고, 한국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섰기 때문이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편에 섰고, 한국은 미국과 일본 편에 섰기 때문이다. 북한은 수탈적 제도을, 한국은 포용적 제도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선동에 흔들리지 않고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해 나라를 끌고 간 현명한 지도자를 가진 것도 한국의 행운이었다. 엄청난 희생이 있었지만 그들의 희생을 위로해 통합을 도모한 것도 한국의 지도자들이었다. 북한의 불행은 모든 면에서 지도자가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얼마 전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백번 옳은 말인데, 백번 생각해도 중국 주석이 할 훈계는 아닌 듯하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만찬을 마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작년 11월 경주 정상회담 때 선물 받은 샤오미 스마트폰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대통령, 김혜경 여사, 시 주석, 평리위안 여사. /뉴스1

 

6·25까지 올라갈 생각은 없다. 1970년 중국이 이른바 ‘저우 4원칙’을 내세워 한국 경제를 세계 경제에서 도태시키려고 했을 때, 한국의 구세주는 미국이었다. 개혁·개방 후 중국이 한국 경제와 기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이 한국의 기술을 빨아 먹으면 그걸로 끝이었다. 대부분 산업에서 중국은 한국을 집어삼키려 한다. 미국의 제재가 없었으면 한국 반도체는 지금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이 다른 점은 중국은 공존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이 중국 시스템의 본성이다. 경제 논리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정책에 의해 급변침하는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은 미국을 사듯이 중국 주식을 사지 않는다. 아무리 성장해도 중국은 시장 논리에 따른 혁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번영은 미국 편에서 그들의 경제 논리와 혁신 시스템을 배웠기 때문이다. 북한처럼 중국 편에 섰다면 밤하늘의 한반도 위성 사진은 온통 어둠이었을 것이다. 중국이 언제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섰다고 한국에 그런 훈계질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선우정 논설위원, 조선일보(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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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냉전 부활”, 냉전 이용하고 이웃 괴롭히는 건 바로 중국 

 

시진핑 중국 주석이 1일 톈안먼 광장에서 공산당 100주년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냉전 사고의 부활이자 역사적 퇴행으로 쓰레기 더미에 버려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수십 년간 북한에 가한 위협을 반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중국은 한미 동맹도 ‘냉전 산물’이라고 비난한다. 그런데 김일성 남침을 지원해 한반도에 분단의 상처를 안긴 중국의 책임에 대해선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 오히려 공산당 100주년을 앞두고 6·25 참전을 ‘중화 부흥의 이정표’로 미화하며 참전 중공군에게 최고 훈장을 주었다. 핵 폭주하는 북 정권까지 감싸고 돈다. 지금 냉전 잔재를 이용하는 게 누군가.

 

시진핑 주석은 천안문 망루에 올라 외부 세력이 중국을 괴롭히면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이 2010년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된 이후 중국을 괴롭히는 외부 세력은 사실상 없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있을 뿐이다. 중국은 2010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이 일자 일본에 희토류 수출 통제로 보복을 했다. 노르웨이가 중국 반체제 인사에게 노벨 평화상을 줬을 때는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끊었다. 홍콩·위구르 탄압을 비판한 호주에 대해선 호주산 와인까지 족쇄를 채웠다.

 

중국의 괴롭힘에 희생된 최대 피해국이 한국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우리 기업은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일부는 쫓겨나기도 했다. 폭력적인 ‘한한령(한류 금지령)’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방탄소년단'이 6·25 70주년 때 “한미가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중국 매체 등의 벌떼 공격을 받았다. 고구려사를 왜곡한 동북 공정도 모자라 서해를 중국 내해(內海)로 만들려는 서해 공정도 벌이고 있다. 중국 군용기는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자기 안방처럼 드나든다.

 

시진핑은 “중화 민족의 혈액에는 남을 침략하고 패권을 칭하는 유전자가 없다”고 했다. 역사상 우리가 중국의 침략에 당한 것만도 셀 수 없을 정도인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하나. 이웃 국가들이 왜 중국의 패권주의를 경계하겠나. 남을 괴롭히는 건 외부 세력이 아니라 바로 중국 자신이다.

 

-조선일보(2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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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파혈류’ 미-중 신냉전에서 한국경제가 살아남는 길

 

[천광암 칼럼]‘

中共 100년, 美에 경고장 던진 시진핑
“우릴 괴롭히면 머리 깨져 피 흘릴 것”
中에 무시 안 당할 韓 안전판은 반도체뿐
공급망 격변… 이재용 사면 실기 말아야

 

2019년 말부터 최근까지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 ‘입관학(入關學)’이 유행했다. ‘관(關)’은 만리장성의 동쪽 끝에 있는 산해관을 가리킨다. 만주에서 건국한 청나라가 산해관을 깨고 들어가 명나라를 무너뜨린 역사에서 가져온 비유다. 여기에는 미국이 중국을 ‘변방’ 다루듯 하는 데 대한 불만이 담겨 있다. 중국이 제대로 대접받으려면, 청나라가 산해관을 돌파했듯이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뒤엎고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입관학은 중국 정부의 입장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1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한 연설을 들어보면, 이 둘은 정서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시 주석은 ‘두파혈류(頭破血流·머리가 깨져 피가 흐른다는 뜻)’라는 표현으로 더 이상 미국에 고분고분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세계 2위인 중국의 경제력과 첨단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현재 중국이 최대교역국인 나라는 100개국에 이른다. 57개국인 미국을 압도한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의 70%를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2028년경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 질적인 면에서도 별로 밀리지 않는다. 중국은 첨단 산업에서도 미국의 맞수로 올라섰다. 이는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2000∼2019년 10개 하이테크 산업의 특허를 분석한 결과에 잘 나타난다. 10개 분야 중 인공지능, 재생의료, 자율주행, 블록체인, 사이버보안, 가상현실, 전도성 고분자, 리튬이온전지 등 9개 분야의 특허 출원에서 중국은 1위를 휩쓸었다. 양자컴퓨터만 미국에 이어 2위였다.

 

그러나 중국에는 결정적인 ‘아킬레스건’이 있다. 반도체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쏟아부은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중국 정부는 2014년 기금 170조 원을 조성해 기업을 지원했고, 미국 일본 등에서 거액의 돈 보따리를 안겨가며 전문경영인과 기술자들을 닥치는 대로 스카우트했다. 그런데도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자급률이 낮은 탓에 지난 한 해 동안에만 반도체 수입에 430조 원을 써야 했다.

 

여기에 미국의 수출규제까지 받게 된 중국이 단기간에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는 것이 반도체 산업의 역사다. 삼성전자와 TSMC도 긴 무명 시절과 시련기를 거쳤다. 현재 중국에는 5만 개의 반도체 기업이 있다. 이 중에서 삼성전자나 TSMC 같은 기업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시 주석도 최근 최측근인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를 반도체 사령탑으로 낙점해 ‘반도체 굴기’에 가속도를 내려는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과거 시 주석이 회담에서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은 이를 딱 부러지게 부인하지 않았다. 이런 속마음을 가진 중국이 반도체 자립의 숙원을 이뤘을 때, 한국경제에 닥칠 시련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과거 사드 배치를 빌미로 롯데를 사실상 중국시장에서 쫓아내고 한한령(限韓令)으로 한류를 말살한 경제적 횡포가 수시로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대국굴기’에 한국경제가 머리가 깨지는 수난을 겪지 않으려면 유일한 지렛대인 반도체 분야의 우위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내야 한다. 지금 삼성전자가 메모리 1위라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반도체 제국’ 인텔의 전설적 최고경영자(CEO) 앤드루 그로브는 “사업의 성공은 필연적으로 파멸의 씨앗을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메모리 시장을 만들다시피 한 인텔조차도 한창 잘나가던 도중에 일본 기업들의 도전을 만나 메모리 사업을 접었다. 반도체처럼 변화가 극심한 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미세한 변화의 조짐에도 민감하게 대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반도체 사업의 이 같은 속성 때문에 경제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조속한 사면을 여러 차례 건의해 왔다. 더구나 지금 반도체 시장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미세한 조짐 정도가 아니다. 미국 중국 대만 일본 등이 공급망의 완전한 ‘새판 짜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특히 미중 간의 신냉전은 반도체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경제 질서를 통째로 바꿔 놓을 공산이 크다. 우리에게는 한순간의 실기가 파멸로도 직결될 수 있다. 한국 반도체의 미래를 좌우할,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이 늦어져선 안 되는 이유다.

-천광암 논설실장, 동아일보(2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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