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남은 임기 3년이 더 긴장되는 이유]
[존재론적 위기 겪는 美싱크탱크]
[공연장, 경기장, 전함… 트럼프 ‘마이 네임 중독증’]
트럼프 남은 임기 3년이 더 긴장되는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재집권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그의 말 한마디, 소셜미디어 게시글 하나에 글로벌 경제와 안보 체계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 나아가 충격적인 결정을 꽤 많이 내렸다. ‘정말 그런 일을 하겠어?’란 의문이 제기된 조치들도 실행에 옮긴 게 적지 않았다. 말 그대로, ‘설마’가 ‘현실’이 된 경우가 많았다.
집권 1기 때와는 많이 다른 트럼프
집권 1기(2017년 1월∼2021년 1월)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신중한(?) 편이었다. 당시에도 그는 중국 등에 대한 통상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집권 2년 차인 2018년이 되어서야 환율조작국 지정과 철강 관세 부과 같은 실제 조치를 취했다. 그러다 보니 ‘말만 앞선다’는 평가도 많았다.
하지만 2기 땐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통상 전쟁 포문을 열었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같은 핵심 동맹을 상대로도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안팎에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됐지만 개의치 않았다. 노골적으로 동맹을 상대로 ‘미국에 투자를 하라’고 압박해 대규모 투자 유치도 끌어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여러 번 글로벌 차원의 충격파를 던졌다. 지난해 6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숙적’ 이란의 본토를 공습했다. 올해 초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군사 작전을 통해 체포한 뒤 미국으로 압송했다. ‘마두로 축출’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계획을 속전속결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4일 공개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서반구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강조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이 지역의 대표적인 반(反)미국, 친(親)중국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손본 것이다.
최근 그가 목소리를 높이는 그린란드 병합과 이란 정권 교체를 국제사회는 진지하게 또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과거였다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을, 어쩌면 무시했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이미 전 세계가 긴장하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재선 기회’ 없는 대통령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 아니 과격한 행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일단은 예측 불가능성, 인정 욕구, 철저한 이익 추구 같은 본인 특유의 성향이 작용했을 것이다. 집권 1기 때와 달리 그의 주변에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인사들, 이른바 ‘어른들의 축’이 없는 것도 큰 이유다. 지금 그의 주변에는 충성심이 핵심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인사가 절대다수다.
하지만 가장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재선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다음 임기가 없는 만큼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과감하게, 나아가 무리해서 밀어붙일 동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두 번째 임기 때의 미국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때는 피했을 리스크를 감수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자신만의 ‘역사적 유산 남기기’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재선에 성공하고, 임기 말인 2015년 ‘이란 핵 합의’ 같은 논란이 큰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북-미 대화, 주한미군, 미중 관계같이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큰 변화를 겪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다음 임기는 없다’는 특성이 우리가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를 얼마든지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다양한 차원의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 마련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세형 국제부장, 동아일보(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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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론적 위기 겪는 美싱크탱크
[특파원 리포트]

미국 워싱턴 DC의 헤리티지재단 전경. /AP 연합뉴스
지난해 7월 콜로라도주(州) 아스펜으로 취재를 갔다가 낭패를 봤다.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아스펜연구소가 주최하는 포럼에 패널로 참석하기로 돼 있던 인도·태평양 사령관 등 미 장군 10여 명이 행사 하루 전 집단 불참을 통보한 것이다. 이들을 막아선 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엄포였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초당파를 지향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 포럼에 대해 “세계주의라는 악(惡)을 조장하고 대통령을 비판하는 일에 트럼프 행정부는 관심이 없다”며 으름장을 놓았다고 한다. 이후 국방부(전쟁부)는 고위 인사 섭외 창구를 단일화해 버렸다.
지난해 작고한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는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워싱턴에는 정부라는 하나의 산업이 있고, 아이디어라는 원재료를 가지고 법과 규칙을 생산한다.” 한때 워싱턴 DC의 수많은 싱크탱크는 사회 문제를 분석·연구해 정책 해법을 제시하고, 일부는 그 아이디어를 정부·의회로 들여보내 현실로 구현했다. 정권이 바뀌면 실전을 경험한 이들이 다시 싱크탱크로 돌아와 정책 담론을 형성하고 의제 설정에 기여했다. 역대 모든 정부가 이들의 보고서와 제안을 참고했고, 필요하면 불러 밤새 토론했다. 혹자는 이를 ‘회전문 인사’라 비판했지만 선순환이 주는 순기능이 더 컸다. 그 진가를 아는 기업과 개인 후원자들이 지갑을 열어 정치로부터 독립된 싱크탱크 생태계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싱크탱크의 힘은 예전 같지 않다. ‘목소리만 크면 반은 먹고 들어가는’ 정치 양극화 시대에 복잡한 장문의 보고서를 읽을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트럼프 정부가 이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물밑 소통마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지난달 한 포럼에 마지못해 참석하면서 이마저도 비공개로 진행했다. 영향력이 생명인 싱크탱크가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정부와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는 존재론적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대선 때 트럼프 공약집으로 통하던 ‘프로젝트 2025’를 집필해 후원금이 쇄도한 헤리티지재단에서도 적지 않은 인원이 이탈했다.
이 냉혹한 현실은 ‘본부 출장팀’이 문지방 닳게 워싱턴을 드나드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 당국자나 학계 인사들이 싱크탱크 몇 군데 돌고 보도자료나 채우고 돌아가는 ‘낡은 루틴’이 더 이상 의미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13시간 넘게 비행기 타고 힘들게 와서 평론만 하다 돌아가는 일은 공허하다. 더 큰 문제는, 연구 독립성을 고수하는 미국외교협회(CFR) 같은 소수 기관을 제외하면, ‘한국은 돈이 된다’는 걸 알게 된 싱크탱크들이 우리 기업·정부를 만날 때마다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시대에 달라진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새해에는 구태의연한 대외 업무 방식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조선일보(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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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자 평화위’ 참여 거부한 佛에 “와인 200% 관세 물릴 것”. 농담인지 진담인지 누가 해석 좀.
-팔면봉, 조선일보(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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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경기장, 전함… 트럼프 ‘마이 네임 중독증’

“놀랍기도 했지만 큰 영광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가 18일 ‘도널드 J 트럼프-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로 이름을 바꾸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 말이다. 자신은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처럼 들리지만, 이런 결정을 내린 센터 이사회 의장이 트럼프 본인이다.
▷1971년 개관한 이 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스스로에게 준 당선 축하 선물과 다름없었다. 1963년 암살당한 제35대 케네디 대통령을 기리는 기념 공연장이자 미 수도의 랜드마크라 더 탐이 났던 걸까. 그는 취임 직후 이사회를 측근으로 물갈이하고 자신을 이사회 의장에 ‘셀프’ 임명했다. 센터 측은 이사회 결정을 기다렸다는 듯 바로 다음 날 ‘트럼프’ 이름을 건물 외벽에 새겼다. 23일 CBS가 녹화 방영한 ‘트럼프-케네디센터 공로상’ 시상식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주인인 양 MC 역할까지 자처했다. 주인공인 문화예술인들은 들러리로 전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 네임’ 정치는 영역을 가리지 않고 노골화하고 있다. 그는 5조 원이 넘게 투입돼 2030년 완공 예정인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워싱턴 커맨더스의 새 안방구장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길 원한다고 한다. 미 해군의 신형 전함도 ‘트럼프급 전함’으로 불릴 것으로 보인다. 100만 달러를 내면 영주권이나 체류 허가를 받는 이민 프로그램은 ‘트럼프 골드 카드’라 이름 붙였다. 곧 나올 500만 달러 이상 기부 프로그램은 ‘트럼프 플래티넘 카드’다. 의회 산하 싱크탱크인 ‘미국 평화연구소’는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가 됐다. 사진도 곳곳에 쓴다. 내년 발행되는 미 국립공원 입장권은 물론이고 비록 초안이지만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주화’에도 트럼프 이미지가 들어갔다.
▷미국 내 여론은 좋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2.0’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비꼬았다. MSNBC는 “트럼프의 주된 관심사는 국정 운영이 아닌 자기 과시와 영광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셀프 우상화” “자기 홍보 노골화” 등 트럼프의 ‘자기 이름 중독증’에 대한 비판은 신랄하다. 트럼프-케네디센터 이름 확정 후 재즈 뮤지션 척 레드는 2006년부터 그곳에서 해 온 크리스마스이브 공연을 취소했다.
▷현대 사회에서 지도자 이름을 공적 영역에 활용하는 건 그 사람이 직에서 물러났거나 사후에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 권력자 이름을 마케팅 용어처럼 사용하는 건 독재국가에서나 볼 법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으로 ‘탁월한 사업가’다. 퇴임한 그가 공연장, 경기장, 전함 등을 상대로 이름 사용료를 요구했다는 놀라운 소식이 들려오지 말란 법도 없다.
-김창덕 논설위원, 동아일보(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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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주일 새 시리아·나이지리아 IS 연쇄 공습. 베네수엘라 마두로 “다음은 내 차례인가” 잠 안올듯.
-팔면봉, 조선일보(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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