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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에 한 쌍은 '연상녀 연하남'] ....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커플]

뚝섬 2025. 3. 22. 06:03

[다섯에 한 쌍은 '연상녀 연하남']

[다섯에 하나 ‘누나 결혼하자’]

[섹스도 결혼도 안한다… 20대 여성이 ‘4B’인 이유]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커플]

 

 

 

다섯에 한 쌍은 '연상녀 연하남'

 

평균수명이 짧았던 조선 시대엔 결혼을 일찍 했을 뿐 아니라 아내 나이가 남편보다 많았다. 조선의 역대 왕은 왕비보다 한두 살 어렸다. 빨리 대를 이을 조바심에 미처 다 자라지도 못한 꼬마를 장가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1970년 영화 ‘꼬마신랑’엔 아내의 등에 업혀 어리광 부리는 철부지 남편이 등장한다. 지금처럼 남편이 아내보다 나이 많은 것은 산업사회 이후 현상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다시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조금씩 늘고 있다. 가수 이승기가 2004년 발표한 ‘내 여자라니까’는 누나로만 대하던 여성에게 사랑을 느낀 남자의 내면을 노래했다. ‘나를 동생으로만~ 귀엽다고 하지만 누난 내게 여자야/ 누난 내 여자니까 너는 내 여자니까~’ 노래는 연상녀-연하남 커플 증가라는 사회 변화를 반영하며 인기를 끌었다.

 

▶1990년 8.8%였던 연상녀-연하남 결혼은 ‘내 여자~’가 발표될 즈음 10%에 이르렀다. 그런데 지난해 19.9%를 넘어섰다는 통계가 20일 발표됐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열에 한 쌍이었는데 다섯 쌍 중 한 쌍으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세상의 인식 변화는 통계 수치보다 더 크다. 한 결혼 정보 업체가 최근 미혼 남녀에게 “연상녀나 연하남과 사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83%가 그렇다고 했다. 여자는 더 적극적이어서 “연하남과 사귈 수 있다”는 응답이 85%를 넘었다.

 

연상녀-연하남 커플 증가 현상의 이유로 사회·경제적 변화가 우선 꼽힌다. 1990년대만 해도 20대 후반 여성은 노처녀 소리를 들었다. 연애하던 남자가 군대라도 가면 여자들은 집에서 결혼하란 성화에 시달렸다. 그러던 것이 만혼이 일반화되면서 2017년 여자의 평균 초혼 연령이 30대에 진입했다. 여성이 경제력을 갖추면서 1990년 15.7%였던 여성 가구주 비율도 2020년 30%를 넘어섰다. 직장 있고 지갑 두둑해진 미혼 여성은 남자의 능력보다 젊음과 외모를 더 본다는 통계도 있다. 집과 차를 장만한 30대 후반 전문직 여성이 연하남과 결혼에 성공한 사연이 TV 짝짓기 프로에 소개되기도 했다.

 

요즘 여성은 엄마 세대보다 젊고 날씬하고 건강하다. 헬스클럽에 다니고 다이어트로 몸매를 관리하면서 40대에도 20대 같다는 말을 듣는다. 예전에 40대는 할머니 될 나이였지만 지금은 40대 여성 출산율이 20대 여성의 두 배나 된다. 과거 남자가 나이 차 많이 나는 어린 여자와 결혼하면 ‘능력 있다’는 말을 들었다. 어느덧 여자가 연하남과 결혼해도 같은 말을 듣는 세상이 됐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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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에 하나 ‘누나 결혼하자’ 

 

요즘 여성은 많이 배우고, 늦게 결혼한다. 1960년 여성 초혼 평균 나이가 21.6세(남자 25.4세)였다. 2014년 처음으로 여성 초혼 나이가 30세를 넘었다. 2021년 평균은 여성 31.8세(남성 33.3세)다. 여성 대학 진학률이 81.6%(남성 76.8%)로 매우 높고, 직업을 갖기 때문이다. 결혼을 잘 안 한다. 지난해 결혼은 19만 건이 좀 넘어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자 결혼의 ‘결’이 달라졌다. 초혼 커플 중 ‘연상녀’와의 결혼이 다섯 쌍 중 하나(19.2%), 연상남과 결혼은 64.2%다. 각각 역대 최고, 역대 최저치다. 재혼 커플은 이미 2014년부터 연상녀가 20%를 넘었다. ‘연상녀 연하남’ 커플은 아예 줄여서 ‘연상연하’라 부른다.

 

▶80년대 ‘연상녀’ 소재는 주로 ‘19금’ 영화에나 나왔다. 15세 소년과 가정부(실비아 크리스털)가 등장하는 ‘개인 교수’는 남성의 판타지를 충족시켰다. 21세기 들어 남녀 모두 보는 편한 ‘연상연하’ 드라마가 나왔다. 드라마 ‘로망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그때 나왔다. 2004년 고교생 가수 이승기 데뷔곡은 ‘내 여자라니까’였다. “나를 동생으로만, 귀엽다고 하지만, 누난 내게 여자야”, ‘누나 팬’이 열광했다.

 

▶세종-소헌왕후, 숙종-장희빈도 부인이 두 살 많았다. 동서양 왕족이나 귀족에게는 연상연하 결혼이 어색하지 않았다. 연상 여성의 ‘임신 안정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연상남과의 결혼이 보편이었다. 인류는 오랫동안 ‘남성의 안정적 경제력과 여성의 안전한 출산력’을 합리적 거래로 봤다.

 

▶한국에서도 이른바 ‘쿠거 현상’이 나타날까. 퓨마류 동물인 쿠거는 어슬렁거리며 먹이를 찾아다닌다고 한다. 미국 중년 여성들이 연하남을 찾는 걸 ‘쿠거’라고 놀렸다. 2000년 들면서 40~69세 여성의 34%가 연하남과 사귀거나 결혼한 적 있다고 응답한 조사가 나왔다. ‘쿠거 현상’이 주목받았다.

 

▶미국 통계를 보면 미국 기혼남 중 25%가 아내보다 5세 이상 연상이었지만, 반대 경우는 약 6%였다. 우리나라 ‘연상녀’ 드라마도 여자가 대개 4~8년 연상으로 나온다. 여성들은 ‘미디어의 환상’이라 한다. “주로 한두 살 차이다. 요즘 세대는 이걸 나이 차이라 여기지 않는다.” “대여섯 살 연하와 결혼하려면 ‘밥 사주는 예쁜 누나’여야 한다.” 배우자 경제력 학력이 더 좋아야 한다는 ‘상향혼(上向婚)’ 욕망은 남녀불문인 건가.

 

-박은주 에디터 겸 에버그린콘텐츠부장, 조선일보(2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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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도 결혼도 안한다… 20대 여성이 ‘4B’인 이유

 

[카페 2030]

 

요즘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열광하는 미국 드라마가 있다. 한 달 넘게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 1위를 굳건히 지킨 ‘섹스/라이프’. 아이 둘 낳고 완벽한 아내로 살아가던 한 여성이 남편과의 성생활에 만족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이야기다. 과거 연인과의 짜릿했던 관계를 회상하며 일기에 소상히 적고, 그걸 본 남편이…. 이렇게 진행되는 그렇고 그런 내용이다.

 

19금 이상의 아슬아슬한 성(性) 묘사, 여성 못지않게 남성의 몸과 표정을 구석구석 비추는 연출이 인기 요인이다. 남성 주요 부위를 드러낸 ‘3화 몇 분 몇 초’가 특히 유명한데, 소문을 듣고 호기심이 동해 재생 버튼을 눌렀다는 20~30대 여성들의 후기가 많다. 보수적인 한국 넷플릭스 순위에서도 최고 4위까지 올랐다.

 

2030 여성의 야한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아마도 역사 이래 최대일 것이다. 앞서 ‘365일’ ‘투 핫’ ‘브리저튼’으로 이어지는 19금 콘텐츠 열풍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2030이 실제 성생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유사 이래 가장 없는 세대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20대 여성 43%가 1년 이상 성관계를 하지 않은 ‘섹스 리스’라는 조사가 있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흥미가 없어서’란 답이 21%로 가장 많았다. 20대 남성은 42%가 ‘섹스 리스’였는데 ‘관심은 있으나 파트너를 찾지 못해서’란 응답이 24%로 가장 많았고 ‘흥미가 없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결국 여성은 하기 싫어서 안 하고, 남성은 하고 싶어도 할 사람이 없단 얘기다.

 

사실 2030 여성들에겐 별로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수년 전부터 젊은 여성들 사이 퍼졌던 4B 운동의 영향이 수치로 나타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연애·비섹스·비결혼·비출산을 주장하는 ‘4B’를 몇 년 전 인터뷰했던 20대 대학생들에게 처음 들었다.

 

“섹스가 여자한테 좋을 게 뭐에요? 포르노로 섹스를 배운 남자와 관계, ‘리벤지 포르노’나 임신 걱정…. 다신 안 하고 싶어요.” 당시 나는 “깊은 관계에서 오는 안정감이 필요하진 않은가” 물었던 것 같다. 답은 또렷하게 기억난다. “성매매 업소가 커피 전문점 숫자만큼이나 많다잖아요. 연애·결혼이 주는 사랑과 안정감은 상대가 신뢰를 저버리는 순간 끝나는 허상 아닌가요?”

 

‘인간은 죽을 걸 알면서도 살잖아’ 같은 뻔한 답을 할 순 없었다. 코로나 시국에도 몰래 룸살롱·유흥업소를 찾았다가 적발됐다는 남자들의 소식이 매일 들려오지 않는가. ‘몰카’ ‘데이트 폭력’ ‘보복 살인’ ‘n번방’ 같은 뉴스도 끊이지 않는다. 2030세대의 반감엔 이런 남자들뿐 아니라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온 윗세대 여성들에 대한 원망도 함께 묻어 있는 듯했다.

 

여성의 ‘섹스 리스’가 출산율 저하로 이어질 것은 뻔한 일이다.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출산 거부’ 여성도 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0.84명, 서울의 합계 출산율은 0.64명이었다. 얼마 전 같은 팀의 20대 남자 인턴이 고민을 털어놨다. “저는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좋은 아빠가 되는 게 꿈인데요…. 요즘은 아기 낳고 싶어하는 여자가 없어서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전쟁 때보다 더 심한 인구 감소가 다가오고 있다. 이러다간 대한민국 인구가 반 토막 날 날이 곧 닥칠 것이다. 4B 운동을 실천하는 2030 여성들의 페미니즘이 문제인가? 또래 후배에게 “이제 한국 페미니즘의 목표는 국가 소멸인가?”란 농담을 했더니 “이런 나라라면 망하는 게 나을지도요. 아쉬우면 사회가 바뀌어야죠”란 답이 돌아왔다. 나라가 이 지경인데 국가를 이끌어가겠다는 정치인들의 무관심·무성의·무능력·무대책 ‘4M’이 한심하다.

 

-손호영 기자, 조선일보(2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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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차이 많이 나는 커플

 

[조용헌 살롱]

 

고등학교 다닐때는 영어 참고서 ‘성문종합영어’를 옆구리에 끼고 다녔다. 대학 졸업 후에는 사주명리학 교과서인 이석영의 ‘사주첩경(四柱捷徑)’을 품고 다녔다. 지나고 보니까 영어보다는 사주가 내 삶에 더 도움이 되었다. 학교 시험에는 영어가 도움이 되었지만 인생살이 시험 길에 들어서서 갈팡질팡할 때는 사주가 나침판이 되어 주었다. 왜 나는 영어보다 유달리 미신(?)을 좋아하였을까. 60세가 되어 생각해보니 이것도 팔자이다.

 

‘사주첩경’에 나오는 사주 풀이 가운데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백두노랑(白頭老郞)을 만나는 여자 팔자이다. 백두노랑은 ‘머리가 허연 늙은 남편’을 만난다는 의미다. 노랑(老郞)의 기준은 20세 이상의 나이 차이다. 운명적으로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상대를 만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태어난 날인 일간(日干)의 글자가 임(壬)이나 계(癸)인 여자가 백두노랑을 만날 확률이 높다고 본다.

 

왜 그런가? 융통성 때문이다. 임이나 계는 오행 중에서 물에 해당한다. 물은 유연하다. 통념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어떤 그릇이든지 거기에 따르면 수용이 된다. 20년 이상의 나이 차이가 나더라도 섹스(sex), 머니(money), 토킹(talking)이 맞으면 사귀거나 결혼한다. 섹스는 하단전의 궁합이고, 머니는 중단전의 궁합, 토킹은 상단전의 궁합에 해당한다. 젊어서는 하단전 궁합이 중요하고 중년에는 중단전, 노년에는 상단전의 궁합이 작동한다. 여기서 한 가지 궁합만 맞아도 산다. 더구나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하지 않던가.

 

나이 들어도 체력 관리가 되고, 돈도 있고, 인생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노인이 많다. 탤런트 김용건이 75세인데도 불구하고 39세 연하의 젊은 여인과 사귀고 임신까지 하였다는 뉴스를 보면서 혹시 그 상대 여성 A씨의 팔자가 임·계 일주가 아닌가 싶다. 만나 볼 수가 없어서 확인을 못 할 뿐이다.

 

‘파워 오브 러브(power of love)’를 부른 캐나다의 가수 셀린 디옹의 남편도 26세 연상의 백두노랑이었다. 남편은 무명의 셀린 디옹을 발굴하여 성공시킨 매니저이기도 하였다. 나는 오래전부터 셀린 디옹의 팔자도 임·계 일주가 아닌가 하고 추측해 왔다. 이 대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다. 부인이 24세 연상이다. 백두노부(白頭老婦)의 케이스다. 아마도 상단전 궁합이 맞아서 사는 게 아닐까. 그동안까지는 노랑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여자가 20세 이상 연상인 노부도 가끔 생길 것 같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컨텐츠학, 조선일보(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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