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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惡行 중단이 善行? 南北의 희한한 거래] .... [한미 훈련 여론도 조작하나]

뚝섬 2021. 8. 12. 06:36

[惡行 중단이 善行? 南北의 희한한 거래]

[통신선 끊고 협박수위 높인 北… 南 저자세가 부른 학습효과]

[한미 훈련 여론도 조작하나]

 

 

 

惡行 중단이 善行? 南北의 희한한 거래

 

북한은 영변 핵 시설을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 때부터 협상 카드로 팔아먹었다. 2008년 CNN 등을 불러 영변 냉각탑을 폭파하는 쇼까지 벌였다. 영변 외 비밀 핵 시설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고철 수준인 영변을 ‘쇼룸’으로 이용한 것이다. 그 영변 시설이 김정은·트럼프 회담 때 또 매물로 나왔다. 안보 문외한이던 트럼프도 영변이 고철인 줄은 알았는지 같은 말[馬]을 두 번 사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영변 전부가 폐기된다면 북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고 했다. 북은 영변을 또 팔려 할 것이다.

 

북이 지난달 말 연결한 남북 통신선을 또 차단했다. /조선일보 DB

 

▶2006년 7월 김정일이 미사일 7발을 무더기 발사했다. 그 직후 열린 남북 회담에서 북측 대표가 “선군 정치가 남측 안전을 도모해주고 있다”며 쌀 50만t을 내놓으라고 했다. 그해 10월 북이 1차 핵실험을 하면서 남북 대화도 끊었다. 그러다 2007년 초 장관급 회담에 다시 나와 쌀과 비료를 달라고 했다. 북은 대남 도발을 한 뒤 그걸 중단하는 게 시혜라도 되는 양 대가를 요구하곤 했다.

 

▶김정은도 그랬다. 2017년 수소탄과 ICBM 발사에 성공한 뒤 이듬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참가 뜻을 밝혔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올림픽 기간 한미 훈련을 연기하며 환영했다. 김정은이 작년 열병식에서 ‘괴물’이라는 세계 최대의 ICBM을 공개하며 “북과 남이 다시 손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때도 청와대는 “남북 관계 복원하자는 북 입장에 주목한다”고 했다. 미국은 “북한의 악행에 보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데 우리 햇볕 정권은 북이 악행을 벌였다가 중단하면 선행으로 떠받든다.

 

▶1972년 개통된 남북 통신선을 북이 처음 끊은 건 1976년 도끼 만행 사건 때였다. 이후 필요에 따라 통신선을 6차례 이상 열었다 차단하길 반복했다. 2016년 4차 핵 실험으로 개성공단이 닫히자 통신선을 차단해놓고 평창올림픽에 간다며 다시 연결했다. 작년 6월엔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통신선을 차단해 ‘전단 금지법’을 얻어내기도 했다.

 

▶지난달 말 북이 통신선을 복구하자 여당은 “가뭄에 소나기” “한반도 청신호”라고 쌍수를 들었다. 그런데 북이 원했던 한미 훈련 중단을 얻지 못하자 바로 끊어버렸다. 어제 북 김영철은 “엄청난 안보 위기를 느끼게 할 것”이라는 협박도 했다. 이러다 필요하면 또 연결할 것이다. 북(北)은 악행을 카드로 써먹고, 남(南)은 그 카드에 매번 결제한다. 한반도에서만 통하는 참으로 희한한 거래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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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선 끊고 협박수위 높인 北… 南 저자세가 부른 학습효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11일 한미 연합훈련 실시를 비난하며 “엄청난 안보 위기를 시시각각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더욱 엄중한 안보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협박 수위를 한껏 높인 것이다. 북한은 14일 만에 복원됐던 남북통신선도 일방적으로 이틀째 끊었다.

이번 연합훈련은 연례적으로 열리는 방어적 성격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으로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올해는 참여인원마저 대폭 줄었다. 그런데 이마저도 문제 삼으며 보복까지 운운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의 안보주권까지 좌지우지하려는 북한의 오만한 태도가 선을 넘고 있다. 이쯤이면 잠시 연결했던 통신선도 연합훈련 중단을 이끌어내기 위한 미끼였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김여정은 10일 처음으로 직접 주한미군 철수까지 요구했다. 연합훈련이 쪼그라들어 실시된 첫날을 기다렸다는 듯 더 큰 요구를 꺼냈다. 이는 물론 김정은의 뜻일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문제는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과는 무관하게 전적으로 한미 간 결정에 달린 것”이라며 “그런 점에 대해서 김 위원장도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주한미군 철수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까지 왔으면 북한에 항의를 하거나 적어도 유감 정도는 표시해야 마땅하지만 청와대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대신 통일부를 내세워 ‘유관부처들 입장’이라며 북한에 긴장을 높이지 말고 대화에 나설 것을 되풀이했다. 앞서 통신선 복원 발표 때는 친서 교환 사실까지 공개하며 직접 나섰던 청와대가 상황이 악화되자 뒤로 쏙 빠진 셈이다.

 

물론 정부가 대화 여지를 남겨 두기 위해 말을 아끼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저자세가 반복되면, 막무가내로 굴수록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잘못된 학습효과를 북한에 심어줄 것이다. 언제까지 북한에 끌려다니면서 눈치만 살필 건지 답답할 따름이다.

 

-동아일보(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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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훈련 여론도 조작하나

 

[여론&정치]

 

문재인 대통령이 의장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작년 11월과 지난 6월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해 조사했다. 작년 11월엔 연합 훈련을 ‘예정대로 해야 한다’(66.5%)가 ‘축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28.7%)를 압도했다. 그런데 지난 6월엔 연합 훈련 잠정 중단에 대해 ‘찬성’(46.6%)과 ‘반대’(47.3%)가 비슷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정부 평화협상을 위한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촉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01. /뉴시스

 

불과 반년 만에 여론이 확 바뀐 이유가 무엇일까. 설문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번엔 “2021년 상반기는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북한의 제8차 당대회 등이 있을 예정이다. 이를 감안할 때 한미 군사훈련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이번엔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로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 실시에 어려움이 있음을 밝혔다.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해 한미 군사훈련을 잠정 중단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코로나로 훈련이 어렵다’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해’ 등 문구를 넣어서 ‘훈련 중단’ 쪽으로 응답을 유도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친문 지지층도 결집했다. 누가 봐도 여론 조작에 가깝다. 이 조사는 민주평통 정세현 수석 부의장이 6·15 남북 공동선언 기념 좌담회에서 “한미 연합 훈련을 중단한다는 걸 확실하게 발표해야 한다”고 말한 직후 실시됐다. 정 부의장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런 식으로 조사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민주평통 여론조사에 고무된 듯 “남조선 각 계층 속에서 남조선 미국 합동 군사 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울려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등 범여 의원 74명은 한미 연합 훈련 연기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여당 대선 후보 상당수도 연기론에 가세했다. 문 대통령도 군 지휘부에 ‘신중한 협의’를 주문하며 훈련 연기 또는 축소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작년 말처럼 이번에도 ‘한미 연합 훈련을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여론이 국민 대다수인 70%가량에 달했다면 여권 정치인들의 태도는 지금과 달랐을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안보와 관련한 어설픈 여론조사에 편승해서 한미 동맹과 방위력이 약해진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다.

 

최근 여당은 “고의적·악의적 가짜 뉴스를 내면 언론사를 망하게 해야 한다”며 언론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씌우고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언론중재법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가 선거 과정과 정책 결정에 영향이 큰 우리나라에서는 엉터리 여론조사야말로 민심을 오도(誤導)하는 매우 심각한 가짜 뉴스. 헌법 기관인 민주평통은 희한한 여론조사를 유포하고 여권 정치인들은 여기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가짜 뉴스에 대해서도 ‘내로남불’이다. 정부와 여당은 악마의 속삭임 같은 엉터리 여론조사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겸 데이터저널리즘팀장, 조선일보(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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