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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 이준석] [결전 앞두고 '콩가루 집안' 만든 이준석 대표]

뚝섬 2022. 6. 25. 06:44

‘계륵’ 이준석

 

李대표·최고위원 티격태격 한심한 신경전
국정 아우를 與대표다운 정치력 발휘해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최근 등장한 두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 대표 징계 여부를 논의한 윤리위원회 심사도 있었지만 이 대표와 최고위원 배현진이 티격태격한 장면에 눈길이 더 갔다. 두 사람 모두 30대 젊은 정치인이어서 그들만의 소통 방식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한심해서다.

“비공개 회의 내용이 새나가니 비공개 회의를 없애겠다.” “당신이 유출했잖아.” 속내는 알 수 없어도 집권여당 수뇌부가 그렇게 얼굴을 붉히고, 손을 내칠 만한 사유라고 보기엔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더구나 전 국민이 지켜보는 공개된 자리 아니었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겨우 한 달이 지났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아니라 집권여당이 됐다. 정부를 견제하는 야당과 달리 여당은 정책 성과로 심판받는다. 그래서 정부·여당의 실패는 야당의 정치적 자산이다. 문재인 정부, 더불어민주당이 5년 만에 정권을 뺏긴 이유를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정당에서 갈등은 다반사다. 하지만 책임 있는 지도부라면 시기도 봐야 한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100일의 정치적 의미가 각별해서다. 최고조에 이른 국민의 기대를 기반 삼아 정권의 역점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어서다. 미국에선 대공황 위기 속에서 1933년 취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첫 100일이 성공적이었다. 루스벨트는 빠르고 과감한 조치로 ‘뉴딜 정책’의 기초를 닦을 수 있었다. 당시 대통령과 국민이 직접 소통하는 모범으로 평가받는 라디오 연설 ‘노변담화’도 100일 계획의 하나였다.

집권당은 첫 100일의 성공적 연착륙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지난 정권과 달리 팬덤이 없는 윤석열 정부에선 더 절박해야 할 텐데도 그런 긴장감은 보이지 않는다. 가장 집중해야 할 정책 이슈나 의제는 물론 구체적인 실행 전략도 부각되지 않고 있다. 가장 중요한 첫 100일을 그냥 흘려보내는 분위기다.

2주 미뤄진 이 대표의 윤리위 심사 배경을 둘러싸고 국민의힘은 사분오열 상태다. 별의별 억측과 음모론까지 나돌고 있다. 이 대표 측은 “임기가 남은 당 대표 징계는 친위 쿠데타”라며 여론전에 나섰다. 반이(反李) 측은 “대표라고 무조건 뭉갤 일인가”라고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와의 결별이 ‘이대남’(20대 남자)을 내쫓는 역풍으로 번질 가능성도 우려한다. 이 대표를 단칼에 정리하기 어려운 ‘계륵’으로 보는 배경이다. 이 대표도 그런 처지를 알고 있을 것이다.

 

1년 전 이준석 효과는 고루한 당 이미지를 쇄신하는 충격파였다. 하지만 그동안 이 대표의 행보가 “나만 옳다”는 독단적 리더십으로 굳어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시작이 좋다고 해서 진화하고 발전하지 못하면 ‘젊은 꼰대’ 소리를 듣지 말란 법은 없다. 이 대표의 정치 감각과 언변은 강점이지만 여당 대표라면 이를 뛰어넘는 정치력이 더 중요하다. 국정 전반에 걸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포용적 리더십이다.

경제 복합위기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언제까지 글로벌 공급망 붕괴, 전 정권 탓만 하고 있을 것인가. 아직도 전열을 정비하지 못해 허둥대는 ‘야당 복’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 같은가. 남미에서 우파의 보루였던 콜롬비아에서도 좌파가 집권했다. 한때 반정부 게릴라 출신의 대통령이 당선됐다. 경제 실정에 등 돌린 민심을 챙기지 못한 탓이다. 더 이상 색깔만 보고 무조건 찍는 시대는 지났다. 이 대표가 여당 대표의 무게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정연욱 논설위원, 동아일보(2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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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 앞두고 '콩가루 집안' 만든 이준석 대표

 

[류근일 칼럼]

李대표가 싸워야 할 상대는 대한민국 부정하는 세력

北 한마디에 안보 눈감고 민주주의 파괴하는 이들이다

野 후보들 위해 봉사해야지, 개인 야망 앞세울 때 아니다

 

대통령 선거판이 이상야릇하게 돌아가고 있다. 2022 대선은 무엇과 무엇이 싸우는 판인가? 대한민국 73년의 정당성을 긍정하는 계열(A)과 그것을 부정하는 계열(B) 사이의 내전이다. 주사파 민족·민중 혁명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A를 아군, B를 적군으로 쳐야 옳을 것이다.

 

이 상식을 저버리고 만약 A에 속했다면서도 같은 A 소속을 적대하는 사례가 있다면, 더군다나 대선 7개월을 앞둔 이 시점에는 그거야말로 황당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그런 역설적 당착(撞着)을 드러냈다. 그는 야당이라면서도 김정은·김여정·주사파·문재인·대깨문을 공격하기보단, 윤석열·안철수를 더 치고 깠다. 왜 그랬나? 이 질문에 국민의힘 C 의원은 전화로 이렇게 말했다.

 

"이준석을 유승민 아바타라고들 하는데, 그렇진 않다. 그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저런다. 그가 말을 부적절하게 하는 점은 있다. 그러나 그가 대표된 후 젊은 층 모바일 입당이 급증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3월 제작된 영상에서 이준석은 "윤석열 대통령 되면 난 지구를 뜰 것. 유승민 대통령 만들어야"라고 했다. 이준석 현상과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 사이에 '선택적 친화력'이 있음을 유추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 때문인지, 정권 교체를 위해 다양한 A 계열이 막판 단일 후보 중심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믿는 쪽 여론이, 이준석에게 썩 좋지 않게 돌아간 게 사실이다. 단일화 대의를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그가 잘못 짚었다는 것이다. 야당 대표로서 그는 자신의 야망을 앞세울 때가 아니다. 자기 당 후보들을 위한 봉사에 전념할 때다. 그래서 그는 윤석열·안철수를 물어뜯기보단, 대한민국의 주적을 향해 날을 세워야 했다.

 

문재인 캠프 노동특보를 지낸 '충북동지회 간첩단' 같은 게 대한민국의 주적이다. 간첩들은 스텔스기 도입 반대, 미군 철수, 보수 타도 등 모든 현안을 추동했다. 김여정이 꽥 하니까 여권 의원 72명이 "한·미 훈련 연기요~~"라고 복창했다. 안보의 주적들인 셈이다. 드루킹·김경수의 선거 여론 조작, 인천 연수을 재검표로 발견된 가짜 투표용지, 울산시장 선거 개입 피소 등은 민주주의의 주적이다.

 

선거철 남북 '사기 평화 쇼'는 공명 선거의 주적, 삼복더위에 원전(原電)을 깨는 건 생명의 주적이다. 이준석이 야당 대표라면 그가 목숨 걸고 싸워야 할 상대는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러나 그가 우군 아닌 적군을 향해 칼을 빼 들었다는 소리는 들은 적 없다. 김영삼·김대중이 언제 야당을 깨고 야당 지도자 됐나? 그들은 2중대 야당 민한당을 깨고, 선명 야당 신한당을 만들었을 뿐이다.

 

이준석 현상이 초래한 난맥상을 김어준은 '내가 바라던 콩가루 집안'이라고 반겼다. 이준석 현상은 정권 연장을 바라는 기준에선 "잘했다" 평을 들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정권 교체를 바라는 기준에선 이준석 현상은 "잘못했다" 평을 들어야 맞을 것이다. 이 잘못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순리적 방법과 비상한 방법이 있다.

 

순리적 방법은 이준석 스스로 사태의 심각성을 깨쳐 내부 공격 아닌 야권 대동단결과 '민중주의 파시즘' 종식 투쟁에 나서는 것이다. 이럴 때 예비 후보들은 기꺼이 협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 순리가 정 안 먹힐 때는 비상한 방법을 쓰는 수밖에 없다. 이준석 눈금에 맞추지 말고 더 보편타당, 공명정대, 공평무사한 눈금에 맞추는 것이다. 그리고 이준석이 뭐라 하든, 일일이 대적하지 말고 오직 정권 교체 여망만 바라보고 달리는 것이다.

 

세상이 편하려면 순리적 방법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이 그 가능성을 허물 수도 있다. 이준석에게 힘을 실어주어 그가 윤석열과 맞짱 뜨도록 부추기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청와대가 이준석을 여·야·정 3자 협의에 초대하는 건 바로 그 효과를 노린 것 아닐까? 이준석이 정권의 반간계(反間計)에 맞출 경우, 그는 '제 식구를 주적 취급하고 외부와는 샴페인 터뜨리는' 격이다. 제 집안은 콩가루 만들고 '늑대와는 춤을' 추는 격이다. 순서가 거꾸로 됐다.

 

정권 교체 국민 연합이냐, 정권 연장 통일 전선이냐 하는 숨 가쁜 결전을 앞두고, 전자(前者)를 선도해야 할 제1 야당 대표가 '딴생각'에 더 바쁜 셈이다. 이럴 땐 당내 걱정하는 마음들이 일어나 외쳐야 한다. 더는 그 꼴 볼 수 없다고.

 

-류근일 언론인, 조선일보(2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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