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대학본부 대회의실에서 박홍원 교육부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의 2015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김동환 기자
부산대가 25일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민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조민씨 논란은 ‘위조 스펙으로 의전원에 입학한 것이 공정한가’라는 당연한 물음에서 출발했다. 첫 대답이 무려 2년 만에 나왔다.
조국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는 딸의 부산대 의전원 지원에 쓰려고 동양대 총장상을 위조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부산대만이 아니라 한국의 모든 학교가 허위 서류를 제출하면 불합격시킨다. 이화여대는 2016년 입시 과정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검찰이 기소하기도 전에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을 취소했다. 하지만 부산대는 “법원 판단까지 보겠다”며 결정을 미뤘다. 1심에 이어 항소심도 동양대 총장상을 비롯한 의전원 제출 서류 4건이 위조됐다고 판결하자 어쩔 수 없이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사이 조민씨는 권력의 힘이 미칠 수 있는 병원에 응시해 인턴 생활을 하고 있다. 대학의 눈치 보기가 이런 어이없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부산대의 발표 후 조국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아비로서 고통스럽다”고 했다. 정경심 재판을 통해 확인된 조민씨의 7대 위조 스펙 중 2개는 조 전 장관이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통 사람이면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했을 것이다. 그는 아내의 연이은 유죄 판결에도 “가족으로 고통스럽다”고 했다. 늘 가족만 말할 뿐 자신의 부도덕에 대해선 아무 말도 없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허위 인턴확인서를 고교에 제출해 생활기록부에 오르게 했다”고 적시했다. 고려대는 이 고교 생활기록부를 토대로 세계선도인재 특별 전형을 통해 조씨를 무시험 합격시켰다. 그럼에도 고려대는 조씨 입학 취소 결정을 미루고 있다. 정권의 손아귀 안에 있는 대학들이 눈치를 보며 어쩌지 못하는 것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명색이 교육기관이 ‘위조’와 ‘허위’로 입학한 학생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2년이란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비교육적이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한다. 조민씨의 뒤늦은 입학 취소 역시 공정이 아니다.
-조선일보(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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