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방송 장악에 짓밟힌 강규형, 언론법으론 누구 짓밟나]
[‘최순실 300조원’]
文의 방송 장악에 짓밟힌 강규형, 언론법으론 누구 짓밟나

지난 2017년 9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강규형 이사가 KBS 노조의 퇴진 구호를 들으며 이사회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KBS 이사직 해임을 둘러싼 문재인 대통령과 강규형 KBS 전 이사의 법정 공방이 강 교수의 승리로 최종 결정됐다. 3년 8개월 만이다. 대법원은 강 전 이사의 해임 취소 판결에 불복해 문 대통령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본안 심리조차 하지 않았다. 그만큼 문 대통령 주장은 말이 되지 않았다.
문 정권이 강 이사를 해임하는 과정은 이들이 말하는 언론 개혁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통령 당선 7개월 후인 2017년 12월 강 이사를 해임했는데 의도는 뻔했다. 강 이사 해임으로 KBS 이사회의 여야 구도가 여당 다수로 역전됐고, 친정권 사장을 내세울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극히 사소한 법인카드 유용을 구실로 강 이사를 해임하고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양승동씨를 사장에 앉혔다. 그런 그가 사장 후보 면접 때 세월호 리본을 달고 나와 ‘적폐 청산’을 외쳤다고 한다. 그러곤 재임 3년 동안 만성 적자의 친문(親文) 방송으로 만들었다.
문 정권의 강 이사 축출엔 KBS 노조원들이 앞장섰다. 강 이사가 재직하는 대학에 몰려가 시위하고 대학 총장에게 압력을 가했다. 그래도 물러나지 않자 회사 데이터를 빼내 강 이사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파악했다. 강 이사 가족사진을 들고 강 이사가 사는 동네 음식점을 돌아다니면서 개인적인 유용 여부를 캐내기까지 했다.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몰려가 해임을 요구했다. 홍위병이 따로 없었다. 감사원과 방통위도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임으로써 권력의 흥신소로 전락했다. 이 막장극을 주도한 노조 간부들은 줄줄이 KBS 간부로 올라갔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언론을 장악한 이들이 지금은 언론징벌법을 만든다고 한다. 그 목적이 무엇인지 강 이사가 당한 고난이 다 말해주고 있다.
-조선일보(2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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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300조원’
2008년 한미 FTA 체결에 대해 민주당과 좌파들은 “미국이 서민 노동자를 다 죽이고 나라 정책을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전기톱과 해머를 휘두르며 비준안을 막았다. 하지만 우리 수출은 급증했고 미국의 무역 적자는 늘었다. 정반대로 된 것이다. 광우병 파동 때도 “한국인의 광우병 발병률이 95%” “화장품과 생리대로도 전염된다”고 했다. “미국의 광우병 환자 25만~65만명이 치매 환자로 은폐돼 사망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뇌송송 구멍탁’이란 말에 여중생들이 울었다. 하지만 미국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 걸린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사드 배치 땐 “레이더 전자파 때문에 암에 걸리고 농작물이 다 죽을 것”이라고 했다. “전자파에 내 몸이 튀겨진다”는 노래도 불렀다. 하지만 인체에 미치는 사드 전자파는 휴대폰보다 낮았다.

8일 국정농단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사진)씨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최씨가 안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법원은 “피고는 원고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이진한기자 이덕훈기자
▶천안함 폭침 때는 “내부 폭발로 침몰했다” “기뢰 폭발” “미 핵잠수함과 충돌했다”는 주장이 기승을 부렸다. 세월호에 대해 김어준씨는 “박근혜 정부가 일부러 침몰시킨 뒤 항적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했다. “닻을 고의적으로 내려 침몰했다” “잠수함과 충돌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당무계하지만 홀린 대중이 적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두고도 ‘호텔에서 밀회를 즐겼다’ ‘성형 시술을 받고 프로포폴을 맞았다’ ‘굿판을 벌였다’는 의혹이 난무했다. 해외 순방 때 고산증 치료용으로 경호실에서 갖고 간 ‘비아그라’도 문제 삼았다. “청와대에 사방이 거울로 된 거울방이 있다”고도 했다. 모두 사실무근이지만 당시엔 사실처럼 돌아다녔다.

▶최순실씨 은닉 재산이 300조원에 이른다고 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1억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그는 2017년 최씨 은닉 재산을 찾겠다며 유럽을 다녀온 뒤 “박정희 전 대통령 통치 자금이 8조9000억원, 지금 돈으로 300조가 넘는데, 그 돈이 최씨 일가 재산의 시작점”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사망한 1979년 정부 예산이 4조5000억원이었다. 세계 최고 갑부 빌 게이츠의 재산이 126조원이다. 아무리 정치용 과장이라고 해도 최씨 재산 300조원은 너무하지 않나.
▶그런데 안 의원은 오히려 재판부를 비난하면서 “최씨 일가 재산을 조사할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혹을 제기해도 최소한의 근거가 있고 상식에 맞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 양식이 필요 없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들은 거짓으로 드러나도 사과 한마디 없다. 오히려 화를 내고 역공을 한다. 이런 사람들이 이 나라의 고위 공직자들이다.
-배성규 논설위원, 조선일보(2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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