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확진자 집계 논란] [‘코로나 기득권’ 올라탄 사람들] [도쿠가와 이에야스.. ]

뚝섬 2021. 9. 17. 06:38

확진자 집계 논란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에 설치된 송파구 신종 코로나 임시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날 보건 당국은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1943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 중 수도권 확진이 이틀째 80% 안팎을 기록해, 귀성을 앞둔 추석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연합뉴스

 

국내에 신종플루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2009년 5월 2일이었다. 이후 하루 1만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할 정도로 신종플루 기세가 거셌다. 보건 당국은 연일 신규 확진자 수를 집계하며 이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그러나 그해 8월 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모든 의심 환자에게 처방하도록 한 조치 이후 확진자 집계는 의미가 없어졌다. 사실상 확진자 집계를 중단했다.

 

신종 코로나는 언제쯤 지긋지긋한 확진자 집계를 중단할 수 있을까. 우리도 코로나 확진자 집계를 중단하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중심으로 방역 체계를 전환하자는 주장이 없지 않다. 거리 두기 조정을 통해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과 함께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의 핵심이다. 이르면 다음 달 초부터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지금 확진자 중 위중증으로 발전하는 비율은 2.14% 정도다. 이렇다면 전체 확진자 숫자보다는 위중증 숫자가 더 의미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6월 15일 확진자 1943명 발생’이라고 발표할 것이 아니라 ‘6월 15일 위중증 환자 2명 감소(전체 348명), 사망자 6명 발생’이라고 발표하자는 것이다. 일부 국가가 이렇게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동선을 추적해 역학조사를 하는 지금 방식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상당수가 추적이 불가능한 상태다.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까지 모두 생활치료센터에 격리하는 것도 합리적인지 의문이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자(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주장도 많다. 그래야 경제 숨통이 트이고 의료진들도 한숨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은 현재 1차 68.1%, 완료 41.2%까지 올라갔다. 위중증 환자 규모도 360명 안팎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8월 치사율은 0.29%로, 독감 치사율(0.05~0.1%)에 근접해 가는 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확진자 집계 중단이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깜깜이 방역에 빠져들어 빙산의 일각만 보고 판단하는 우를 범할 것(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이라는 얘기다. 적어도 백신 완료율이 70% 이상으로 오르고 먹는 치료제도 나와야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방역 체계를 위중증 환자 관리 중심으로 바꿔 가야 한다는 큰 방향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자영업자들 고통도 더는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받는 방역 규제부터 풀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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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기득권’ 올라탄 사람들

 

[동서남북]

세계가 동시 생존 투쟁한 1년
서민들 고통 속 아우성쳤지만 위기가 현 정권 무능 가려줘
팬데믹 또 와도 ‘K방역’ 자랑할까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6월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코로나 사태가 갓 발발한 지난해 1월로 돌아갈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부질없는 상상을 해본 건 신간 ‘셧다운(Shutdown)’을 읽으면서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 위기를 공식 인정한 작년 1월 20일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올해 1월 20일까지, 만 1년간 세계 각국이 벌인 코로나와의 전쟁을 담은 ‘연대기’랄 수 있는 책이다. 유럽연구소장을 지낸 저자 애덤 투즈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 책에서 바이러스라는 전 지구적인 도전에 직면한 각국이 동시에 위기 대응 실력을 겨룬 그 1년을 ‘올림픽’에 비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틈만 나면 ‘K방역’을 자랑해온 한국은 이 생존 올림픽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한국은 총 36번 언급됐고, ‘진단 키트를 조기 보급해 감염자 추적에 나섬으로써 초기 감염 확산을 억제했다’는 긍정적인 대목도 눈에 띈다. 하지만 코로나 올림픽 예선에서 선전하던 한국은 본선 격인 ‘백신 레이스’ 이후 대목에선 책에서 아예 자취를 감춘다. 지금도 진행 중인 코로나 올림픽에선 예선에서 충격적인 꼴찌였던 미국과 영국이 ‘마스크 없는 일상’을 향해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다는 걸 우리는 다 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투즈는 이 책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코로나 국면에서 분명한 목소리를 낸 20여국 지도자들을 등장시켰지만 ‘K방역 수장’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두의 질문을 떠올린 건 지도자들의 좌충우돌을 보면서였다. ‘1년 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세계는 팬데믹(대유행)을 억제해 바이러스가 앗아간 455만명 목숨을 구할 수 있을까.’ 비현실적인 질문이지만, 그 답을 생각하다 보면 지난 1년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이 덮친 2020년 미국 전체 가계의 순자산은 무려 15조달러가 늘었다. 자산 증가의 혜택은 미 상위 1% 혹은 상위 10% 부유층에 집중됐다. 이른바 ‘K자형’ 양극화다. 코로나 1년은 그들에게 되돌리기 싫은 경제적 기득권을 안김 셈이다. 이들이 원하는 건 ‘어게인 2020’일지도 모른다.

 

한국은 어떨까. 자영업자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이 고통받고 2386명이 숨지는 걸 목격한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코로나와 더 단호하게 맞서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해법은 백신밖에 없다’고 나설까. 코로나 위기가 모든 것을 압도한 지난 1년은 이 정권엔 악재라기보다는 호재였다. 현 정부의 경제 실정은 코로나에 가려진 측면이 크다. 부동산 가격은 뛰고, 기업들은 급속히 활력을 잃던 작년 초, 총선을 앞둔 여당 내에선 패배를 전망하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는 건 당시 정치권에서 공공연한 얘기였다. 그걸 반전시킨 게 코로나였다. 여당은 입법 독재 가능한 180개 의석을 얻었고, 코로나 양극화 와중에 경제활동이 활발한 3040의 자산 가격은 뛰었다. 이들은 정권 말로는 이례적인 대통령 지지율 40%를 떠받치는 핵심이다.

 

‘셧다운’을 읽으면서, 압도적 의석과 현재의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으로선 포기할 수 없는 ‘코로나 기득권’이라는 생각을 했다. 시간을 되돌린다한들 백신 개발 확보를 명령하고, 중국과 맞서는 단호한 리더십을 대통령에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기도 하다. 서민의 고통과는 거리가 먼 유체이탈식 ‘세계에 내놓을 K방역’ 자랑, 국민 세금을 쓰면서도 마치 선물을 주는 듯 흐뭇해하던 대통령의 언행들은 그의 성정이나 무감각 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적으로는 ‘코로나 거품’과 ‘양극화’가 악화된 지난 1년은 정치적으론 누군가의 ‘기득권’을 공고하게 해준 1년이었는지 모른다.

 

-이길성 기자, 조선일보(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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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유훈

 

[신상목의 스시 한 조각]

 

에도 막부를 개창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끈기와 인내의 화신으로 유명하다. 끈질기게 버티며 때를 기다리는 그의 성품은 ‘새가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린다’는 비유로 표현되곤 한다. 이에야스가 집권에 이르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유년기에는 이마가와 가문의 인질로 눈칫밥을 먹어야 했고, 장성해서는 오다 노부나가, 다케다 신겐,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같은 당대의 권력자에게 견제를 받아 숨을 죽여야만 했다. 여러 번의 죽을 고비와 처와 자식이 권력 투쟁에 희생되는 역경을 겪으면서도 ‘덴카비토(天下人)’의 자리에 오른 이에야스는 쇼군직에서 물러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인생은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먼 길을 떠나는 것과 같다. 서둘러서는 안 된다.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항상 있는 일로 받아들이면 마음의 편치 않음도 없을 것이다. 욕구하는 마음이 생길 때에는 곤궁했을 때를 떠올려라. 인내하는 것이 오래도록 무사히 마음의 평안을 얻는 길이다. 분노는 자신에게 해로운 적이다. 이기는 것만 알고 지는 것을 모르는 것은 위험하다. 자신을 반성하고 타인을 책망하지 말라. 모자라는 것이 넘치는 것보다 나은 것이다.

 

이에야스의 유훈으로 알려진 이 담화는 리더가 지녀야 할 덕목이자 마음을 다스리는 수신(修身)의 계율(戒律)로 지금도 널리 회자되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입장이라 코로나 사태로 막다른 길에 처한 사업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보도를 보면 마음이 저민다. ‘상생’ 국민지원금을 뿌리면서도 정작 영업 규제로 손실을 본 사업체 지원에는 인색한 정치인, 관료들이 이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원망이 앞서는 심정이다. 이에야스의 유훈을 떠올리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일에 분노하지 않으려 하지만, ‘좋은 정치’ ‘좋은 정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요즘이다.

 

-신상목 기리야마본진 대표·前주일대사관1등서기관, 조선일보(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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