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비상식·비정상 투성이… 갈수록 커지는 대장동 의혹] .... [ ..‘의인 콤플렉스’가 주택시장 망쳤다]

뚝섬 2021. 9. 24. 12:49

[비상식·비정상 투성이… 갈수록 커지는 대장동 의혹]

[이재명 지사의 이중 잣대]

[없는 ‘악당’ 만드는 ‘의인 콤플렉스’가 주택시장 망쳤다]

 

 

 

비상식·비정상 투성이… 갈수록 커지는 대장동 의혹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2015년부터 본격화 된 대장동 프로젝트는 ‘민관 합동’으로 진행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혜 의혹은 민간 부문, 즉 사업 지분이 약 7%에 불과한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인 천화동인이 무려 4040억 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는 데서 비롯됐다. 사업 지분의 과반을 가진 공공 부문, 즉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받은 배당금 1830억 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액수다.

우선 사업자 선정 과정부터 통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화천대유는 자본금 5000만 원의 자산관리회사로 설립됐다. 사업시행 공모 1주일 전이었다. 이어 화천대유가 참여한 컨소시엄 성남의뜰은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지 하루 만에 사업자로 선정된다.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 시행자 선정 심사가 이처럼 초고속으로 이뤄진 것은 상식 밖이 아닐 수 없다.

 

수익금 배당 방식도 석연치 않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순위로 우선 배당을 받았지만 한도액이 설정돼 있었다. 이 때문에 배당 한도가 없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쪽으로 막대한 배당금이 쏠렸다. 총 3억 원을 댄 천화동인 1∼7호가 SK증권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한 것도 의혹을 낳는다. 누가 왜 이런 식으로 배당 방식을 설계했는지, 주주 간 협약서가 어떻게 작성돼 있는지 등이 밝혀져야 특정 몇몇이 상상할 수 없는 배당 수익을 올린 경위가 풀릴 수 있다.

 

화천대유가 대장지구 15개 블록(주택용지) 중 5개 블록에 대한 직접 시행으로 배당금 외에 추가로 2000억 원대의 분양수익까지 챙긴 것도 의아스럽다. 대장지구 내 전용면적 85m² 이하 아파트 택지의 경쟁률이 182 대 1이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수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애초 자산관리 회사로 설립됐다는 화천대유는 어떤 이유인지 ‘수의 계약’으로 이를 확보했다고 한다.

 

대장동 개발은 공공개발의 외피를 썼기 때문에 토지 수용과 인허가 절차 등에서 큰 걸림돌이 없었다. 3년 4개월 만에 사업을 끝낼 수 있었던 이유다. 분양가상한제 적용도 피해갔다고 한다. 그 많은 배당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도 국민적 관심 사안이다. 경제지 법조기자로 오래 활동하며 화천대유를 설립한 대주주 김만배 씨와 해당 사업 전반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

 

-동아일보(21-09-24)-

_______________________

 

 

이재명 지사의 이중 잣대

 

대장동 리스크 판단기준 애매
‘무늬만 공영’ 누가 납득하겠나

 

2015년 시작된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는 3억5000만 원을 출자해 4040억 원(11만 %)을 벌었다. 민간의 폭리를 용인했다고 사람들은 분개하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위험을 부담한 결과, 즉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이라고 변호하고 나섰다.

대장동 사업 개시 1년 뒤인 2016년에는 민간사업자인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과천지식정보타운 사업에 참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 사업에서 민간이 폭리를 취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최고 1812 대 1의 청약 경쟁이 붙자 이 지사는 SNS에서 “조선시대 매점매석 행위가 성행해 강하게 규제했는데 지금 대한민국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과천타운과 대장동 사업은 공공이 주도하되 민간을 참여시켜 사업비 부담을 줄이는 콘셉트가 비슷하다. 화천대유가 리스크를 떠안았다면 과천 사업에 뛰어든 건설사도 리스크를 부담했다. 과천 사업에 참여한 민간이 폭리를 취한 것이라면 대장동을 개발한 화천대유도 폭리를 취한 셈이다.

 

과천지구 조성에 참여한 민간사업자의 이윤은 법적으로 투자금의 6% 이내로 제한돼 있었다. 과천과 대장동 중 어느 쪽의 민간 이익이 더 컸는지 가리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 지사 측은 할 말이 더 있을 것이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사업의 모든 리스크를 부담했다, 사업이 잘 안되면 대표가 신용불량자가 된다, 집도 경매에 넘어가고 가족도 길거리에 나앉는다’고 문답 자료에서 설명했다. 대장동 사업에 그런 리스크가 있었을까.

 

보통 사람들은 숫자를 싫어하지만 어려운 숫자는 때로 많은 것을 얘기해준다. 대장동 개발 논란에서 별로 주목을 끌지 못한 보통주 비율이 그런 숫자다. 대형 개발사업에서 보통주 자본금은 사업이 어그러질 때 손실을 줄여주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사업이 잘못됐을 때 보통주 자본금을 헐어 대출이자를 갚거나 배당의 재원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보통주 비율이 높을수록 안전판이 탄탄해지는 구조다.

 

사업비 1조5000억 원 규모인 대장동 사업에서 보통주는 7%, 고작 3억5000만 원어치였다. 최악의 경우 사업이 망했다면 성남시는 손실을 충당할 수단이 3억5000만 원뿐인 셈이다. 이 지사 측은 화천대유가 사업 기간 동안만 운영되고 청산될 법인이어서 자본금을 늘릴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했지만 그건 보통주 자본금의 역할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도대체 왜 안전판도 없는 사업구조를 짠 것일까. 추정이지만 대장동 사업은 리스크라곤 없고 개발이익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애초부터 알았기 때문일 수 있다. 성남시 몫으로 떼어둔 5503억 원 이외에도 수천억 원의 개발이익이 추가로 생길 수 있다고 확신했기에 안전판 따위는 필요 없었던 것 아닌가. 그런데도 추가 개발이익이 생길 경우 분배하기로 하는 약정조차 없었다. 화천대유의 11만 % 수익률 논란이 그래서 생긴 것이다.

이 지사 측은 성남시의 개발이익 환수 가능성을 강조할 때는 리스크가 전혀 없다고 하다가 민간사업자의 폭리 논란에 해명할 때는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 위험’을 부각했다. 나는 이 어색한 이중 잣대가 목에 걸린다. 화천대유라는 낯선 법인을 참여시킨 무늬만 공영인 개발을 추진하다가 생긴 무리수를 감추려다 논리에 허점이 생긴 것은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대장동 게이트’가 열릴지 모른다.

-홍수용 산업2부장, 동아일보(21-09-24)-

_____________________

 

 

이재명 지사 핵심 측근, 부동산 투기 의혹에 사임. LH부터 대장동까지 선거의 게임 체인저 ‘부동산’.

 

-팔면봉, 조선일보(21-09-24)-

______________________

 

 

없는 ‘악당’ 만드는 ‘의인 콤플렉스’가 주택시장 망쳤다

 

[유현준의 도시 이야기] 

 

전 세계적으로 집값이 오른 배경은 경기부양책 때문에 통화량이 늘어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집값 문제는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다 되지 않는다.

 

국내의 경우 다음과 같은 이유가 크다. 지난 10년간 서울시 정책 기조는 민간이 재건축하면 집값이 올라가니 민간 주도의 재건축·재개발은 억제했다. 도심 재건축을 하면 오래된 냉면집 같은 가치가 사라지니 도심 재건축도 막았다. 그러다 보니 주택 공급이 부족했다. 정부는 서울 집중을 분산하겠다고 지방에만 신도시와 아파트를 공급했다. 그런데 KTX와 도로망 확충은 대구까지 한 시간 반 이내에, 세종시까지는 37분 내에 오갈 수 있게 만들었다. 교통이 편해지고 시간 거리가 단축되니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해지고 서울로의 인구 집중은 더 심해졌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올라갔고, 국민이 원하는 집은 오래된 빌라나 다가구주택이 아니라 새로 지어진 민간 아파트에 집중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2인 가구가 증가해서 가구 수가 더 필요해졌다.

 

집값이 오르자 정부는 집을 사기 위한 대출을 규제했고, 상대적으로 전세 대출은 풀어주었다. 인구가 줄어드니 집값이 떨어질 거라고 예상하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너도나도 전세로 몰렸다. 전셋값이 올라가자 갭투자가 생겼다. 서울의 집값이 더 오르자 정부의 대책은 오로지 ‘다주택자들 때문이다’로 일관해왔다. 세금을 올리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번 넘는 부동산 처방 정책이 먹히지 않자 신도시를 만들고 그린벨트를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정의로운 ‘공공’이 실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필요한 돈은 집을 가진 사람들이 부자니까 공시지가를 올려서 세금을 더 걷으면 된다고 한다. 

 

해결책이 안 되는 정책을 내놓는 이유는 정치가들의 홍길동 콤플렉스 때문이다. 홍길동은 “‘내가’ 악당인 부자의 돈을 빼앗아서 ‘내가’ 백성들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정의로우니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과거에 정의의 사도였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하니까”라는 생각이 지배한다. 이들은 끊임없이 ‘악당’을 찾고, 없으면 만든다. 자신들이 ‘선해지기’ 위해서다. 하지만 ‘좋은 사람’은 남의 돈을 빼앗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지 않는다. 대신 가난한 사람이 돈을 벌어서 홍길동에게 의존하지 않고 홀로 설 자유를 만들어준다. 그런데 나쁜 정치가는 그렇게 안 한다.

 

이들은 중산층을 무너뜨린다. 왜냐하면 국민이 자립하면 정치가가 필요 없어지고 지지자 표가 떠나니까. 그래서 나쁜 정치가들은 국민을 계속해서 의존적인 지지자로 묶어두고 싶어 한다. 그래야 선거에서 이기니까. 그래서 모든 주택도 내가 지어야 하고 신도시도 내가 만들어야 한다. LH는 정치가의 행동대장이다. 그래서 그 조직을 키워왔다. SH와 경기도시공사도 마찬가지다. 지난 몇 년간 적자인 LH의 규모가 비대해졌다. 부동산 개발 권력이 공공 기관에 집중되었다. 권력이 집중되니 부패한다. 만고불변의 법칙이다. 많은 정책이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은 악의 축이고 공공은 절대 선이라는 가정으로 시작했다. LH 사태는 이 논리의 주춧돌이 썩었음을 보여준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는 공공 주택을 지어야 한다. 하지만 중산층의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시장에서 원하는 양질의 주거를 여러 민간 주체가 참여해 대량 공급해야 한다. 인스타그램 속 소규모 펜션들을 보면 좋은 건축적 아이디어들이 넘쳐나는데 왜 아파트만 지으면 다 똑같아질까? 대한민국 아파트 디자인은 몇 안 되는 대형 건설사 상무님들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더 다양한 선수들이 들어와서 뛸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신도시는 필요 없다. 기존 도시의 밀도를 전반적으로 높이면 된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밀도를 높이기보다는 서울시 전반적으로 지금보다 1.5배 정도 용적률을 높이면 사업성이 나오고 민간 자본이 투입되어 도시가 새롭게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교통 체증이 걱정된다면 도시 구조를 슬리퍼만 신고 걸어 다니면서 필요한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는 ‘슬세권’들로 만들면 된다. 슬세권이 되려면 1층에 필로티 주차장 대신 가게를 두어야 한다. 그러려면 지하 주차장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중소 규모로 재건축할 때 용적률을 높여주는 당근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지하철 운행 간격을 좁혀 더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유도하면 된다. 싱가포르처럼 도로 사용료를 자가용 사용자에게 물려서 교통량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지하에 자율 주행 로봇이 다니는 작은 터널을 뚫어서 늘어나는 물류를 지하로 내려보내면 교통량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서울에 부동산 가진 사람만 돈을 벌어서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생각 땜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서울 땅값·집값만 엄청 뛰었다. 적게 지을수록 기존 부동산 가치가 올라가서 가격만 오를 뿐이다. 서울 집중을 걱정해서 서울을 업그레이드 안 했더니 수도권 외곽 인구와 출퇴근족만 늘어났다. 지방 균형 발전은 서울에 집을 짓지 않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방은 서울과는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할 때 가능한 거다. 대량 공급되면 집값이 떨어질 것이고, 더 많은 사람이 집을 살 수 있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 중산층을 튼튼하게 할 것이고, 자립한 자유인, 건전한 국민을 더 많이 만들 것이다. 부국강병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유현준 교수·건축가, 조선일보(21-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