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부활 진수식에 ‘천안함 장병’은 없었다]
[천안함 용사들이 천안함 부활 행사에 갈 수 없었던 이유]
천안함 부활 진수식에 ‘천안함 장병’은 없었다
어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신형 호위함 7번함인 ‘천안함’ 진수식이 열렸다. 2010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폭침된 초계함 천안함이 2800t급 최신예 호위함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진수식에는 국방부 장관 등 군 주요 관계자를 비롯해 천안함 전사자 유족도 참석해 천안함의 부활을 축하했다. 하지만 당초 참석 예정이었던 최원일 전 함장(예비역 해군 대령) 등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최 전 함장 등 생존 장병들은 당초 천안함 진수식에 기쁜 마음으로 참석하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잠수함 충돌설’ 같은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유튜브 방송을 삭제하거나 차단해 달라는 국방부의 요청에 대해 ‘해당 없음’ 결정을 내린 것에 반발해 전원 불참하기로 했다. 최 전 함장은 “이렇게 음모론이 방조되는 상황에서 쇼에 이용당할 필요가 있느냐”고 그 이유를 밝혔다.
천안함 폭침 1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떠도는 음모론은 생존 장병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비단 음모론만이 아니다.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은 이들을 더욱 절망케 했다. 방심위 결정은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의 공식 입장과 상반되는 음모론에 대한 사실상의 면죄부일 수밖에 없다. 앞서 4월에는 대통령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천안함 사건 재조사를 결정했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에 재조사 결정을 번복하고 위원장이 사퇴하기도 했다.
일각의 터무니없는 음모론에 명백한 진실이 가려지거나 흐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부침 속에 천안함 폭침이 외면 받거나 그 장병들이 냉대 받는 게 작금의 분위기다. 참혹한 폭침에서 살아남은 이들 상당수는 전우를 구하지 못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마땅히 국가가 버팀목이 되어 이들을 보듬어주고 허튼 음모론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그것이 다시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호 임무에 나설 천안함의 진정한 부활일 것이다.
-동아일보(2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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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용사들이 천안함 부활 행사에 갈 수 없었던 이유

해군이 9일 신형 호위함을 '천안함'으로 명명하고 진수식을 했다. /연합뉴스
해군이 9일 신형 호위함에 ‘천안함’이란 이름을 붙이고 진수식을 했다. 2010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폭침된 천안함이 11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옛 천안함에 없던 잠수함 공격 어뢰와 최신 음파탐지기 등을 탑재했다. ‘서해 수호’라는 임무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날 부활을 가장 고대했던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아무도 진수식에 가지 않았다. 기차표까지 끊어 놓고 불참했다고 한다. 최근 방송심의위원회가 ‘잠수함 충돌설’ 같은 천안함 음모론을 퍼뜨린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삭제 또는 접속 차단을 요청했지만 방심위의 여권 추천 위원들이 “미완의 사건” “표현의 자유” “비판적 주장”이라며 면죄부를 줬다고 한다. 만약 5·18이나 4·3 사건 음모론이라면 어떻게 했겠나. 최원일 전 함장은 “정부 기관이 음모론을 방조하는데 쇼(진수식)에 이용당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희생 장병들의 명예가 회복은커녕 계속 실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국무조정실장은 ‘천안함 생존 장병이 패잔병이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 “정확한 사실관계를 몰라서”라고 했다. 그 무렵 경찰도 “천안함에 대해 여러 가설과 논쟁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 전 부대변인은 “천안함 함장이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水葬)시켰다”고 막말을 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천안함 좌초설 등을 유포하던 사람의 요구에 따라 천안함 폭침을 재조사하려고도 했다. 2018년 남북 이벤트를 앞두고 문 대통령은 폭침 주범인 북 김영철을 불러 국빈급 대우를 했다. KBS는 ‘천안함 괴담’을 재탕해 방송하기까지 했다. 그때마다 천안함 용사들 가슴엔 대못이 박혔다.
문 대통령은 천안함 전사자 등을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계속 불참하다 총선을 앞둔 지난해 처음 참석했다. 서울·부산시장 선거가 눈앞이던 올해 행사엔 고공 낙하 등 탁현민식 쇼도 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심위가 천안함 음모론에 면죄부를 주니 천안함 용사들이 어떻게 행사에 참석할 수 있겠나. 천안함 전우회장이 “천안함 갖고 장난치지 말라”고 했다. 그 말 그대로다.
-조선일보(2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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