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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5000명 전망까지, 위중증 환자부터 줄여야 한다] [중국의 ‘코로나 쇄국’ 리스크] ....

뚝섬 2021. 11. 18. 06:25

[확진자 5000명 전망까지, 위중증 환자부터 줄여야 한다]

[중국의 ‘코로나 쇄국’ 리스크]

[세계는 ‘위드 코로나’, 中만 ‘제로 코로나’ 마이웨이]

[10년 전, 바이든은 시진핑을 잘못 봤다]

 

 

 

확진자 5000명 전망까지, 위중증 환자부터 줄여야 한다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중환자 병상 부족 현상이 우려되는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서울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병상 345개 가운데 278개는 이미 사용 중이고 67개가 남아있다. 병상 가동률은 80.6%이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방역 체계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지 보름여 만에 주요 방역 지표가 크게 나빠지는 등 적신호가 커졌다. 돌파 감염 증가세가 뚜렷해지면서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역대 두 번째인 3187명을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 수도 정부가 안정적 관리 한계라고 밝힌 수준(500명)을 넘어 522명을 보였다. 현재의 의료 여건을 고려할 때 이미 비상 수준인데, 이제 겨울의 시작이라 앞으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달 중 하루 확진자가 50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선 급한 것은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를 잘 치료하는 일이다. 전체적인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보다 고령층 중심으로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위중증 환자 522명 중 84.3%인 440명이 60대 이상이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6.7%로 점점 여유분이 없어지고 있다. 정부가 일상 회복을 일시 중단하는 ‘비상 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동 기준으로 예시한 75%를 넘어선 수치다. 특히 서울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0.6%에 달하고 있다. 김부겸 총리가 “수도권만 놓고 보면 하루하루 버텨내기에도 벅찬 수준”이라고 말할 정도다.

 

정부는 대형 병원들에 추가 병상 확보를 지시했지만 지시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들은 추가 병상 확보의 어려움과 함께 심각한 의료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의료진이 많은 대형 병원들은 그나마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코로나 환자를 보는 지방의료원 등은 문제가 심각하다. 다른 내과 전문의들이 코로나 중환자를 볼 수 있도록 단기 교육을 서두르거나 내과 전문 군의관들을 지원하는 등 의료진을 보강해줄 필요가 있다. 코로나 병상 확대와 중환자 증가로 다른 일반 중환자들이 입원이나 수술에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닌지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이 모든 일이 정부와 방역 당국이 해야 할 일이다.

 

지난 12일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코로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정식 품목 허가를 받았다. 코로나 확진자들이 위중증으로 가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지난 5일까지 국내 127개 병원에서 고령자와 고위험군 2만여 명에게 이 치료제를 투여했다. 치료제 사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백신 부스터샷 접종 시기를 앞당긴 것은 적절한 조치다. 백신 확보와 해외 제약사의 먹는 치료제 도입에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 국민도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에 대한 경각심을 더 높여야 한다.

 

-조선일보(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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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코로나 쇄국’ 리스크

 

[경제포커스]

확진자 나오면 도시 봉쇄하는 中, 세계 경제에도 큰 위험 요인
‘제2 요소수 사태’ 언제든 발생.. 공급 막힐 때 대책 미리 세워야
 

 

“중국은 한 번 결정한 걸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제로 코로나’ 뒤엔 외국을 믿어선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요.”

 

최근 홍콩의 한 펀드매니저와 통화하다 들은 말이다. 중국의 ‘코로나 쇄국’이 길어질 전망이다. 해외 입국자는 3주간 격리 숙소에서 지내야 한다. 백신을 맞아도 예외는 없다. 확진자가 나오면 도시를 봉쇄하고 전수 검사로 숨은 감염자를 찾는다. 지난달 란저우시에선 확진자 6명이 나오자 주민 400만명 도시를 봉쇄했다. 7월 난징에서 확진자가 잇따르자 주민 930여만명에게 7차례나 코로나 검사를 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확진자 단 1명 때문에 입장객 3만여 명을 검사하느라 야단법석을 떨었다.

 

지난달 31일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중국 방역 요원들이 입장객들을 검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 9일 중국 인민일보 한국어 사이트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이유’란 기사가 올라왔다. 코로나 무관용 정책이 비용이 낮고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코로나를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전제에서 가능하다.

 

이제 전 세계 주요국들은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로 무장하고 경제 통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코로나를 독감이나 신종플루처럼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환 시기에서 중국이 홀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건 앞으로 세계 경제의 큰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만남을 틀어막는 건 불가능한데, 바이러스가 중국만 피해갈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경제의 17%, 제조업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이다. 그런데 올 3분기 성장률이 4.9%로 더뎌지면서 벌써 ‘제로 코로나’ 장기화 여파가 내수의 발목을 잡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시 간 이동 규제가 늘면서 3분기 중국의 국내 관광 지출은 7400억위안으로 코로나 전인 2019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중국 소비 회복 기대는 당분간 접어야 할지 모른다.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이 올 우려도 나온다. 지난 8월엔 화물 물동량 기준 세계 1위인 닝보-저우산 항구가 2주간 봉쇄됐다. 무증상 감염자 1명 때문이다. 이런 사례가 확 늘면 가뜩이나 불안한 글로벌 공급망 병목에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에도 큰 걱정거리다. 한국 수입의 23%가 중국이고, 무역협회에 따르면 전체 수입 품목 1만2586개 중 15%인 1850개의 중국 의존도가 80%를 넘는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봉쇄가 확산되면 어디서 공급이 막힐지 모른다. 한국에선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덮칠 수 있다.

 

요소수 사태는 뿌리를 파 보면 시진핑표 탄소 배출 줄이기가 나온다. 시진핑 주석은 4월 “2021~2025년 화력발전을 엄격히 통제하고 석탄 소비 증가를 억제하겠다”고 했다. 이는 ‘석탄 채굴 감소, 석탄값 상승, 화력발전 감소, 전력난과 원료 부족으로 요소 생산 감소, 요소 수출 규제, 한국의 요소수 대란’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지금 청와대에선 “요소수가 아닌 ‘요소 비료’ 정도의 문제로 생각했다”란 식의 얘기가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 경제 관료들이 정책 대응 상상력을 갖고, 더 큰 그림을 보고 대응책을 미리 짜야 했던 것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면서 벌어질 경제 충격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준비하는 데도 정책 대응 상상력이 절실하다. 예전에 관가 취재할 때는 “석 달 후, 여섯 달 후 뭐가 이슈가 되겠어요”라고 묻는 경제 관료들이 적지 않았다. 정책 상상력을 발휘해 미리 국민이 고통받을 지점을 예측하고, 대응 방안을 고민하는 경제 관료들이 그리운 시점이다.

 

-방현철 기자, 조선일보(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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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위드 코로나’, 中만 ‘제로 코로나’ 마이웨이

 

[글로벌 현장을 가다]

 

《3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먼(朝陽門)역 근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간이 백신접종소를 찾았다. 이런 형태의 접종소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한 올해 초부터 전국 곳곳에 만들어진 후 한동안 보이지 않았으나 최근 다시 등장했다. 베이징을 비롯해 중국 전역에서 신규 확진자가 속속 발생하면서 부스터샷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쑹(宋·38)모 씨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나보다 주변인이 더 피해를 본다. 심하면 도시 전체가 폐쇄될 수도 있어 부스터샷을 맞으러 나왔다”고 했다. 단 한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도 해당 지역 전체를 봉쇄한다는 중국의 엄격한 ‘제로(0) 코로나’ 정책, 즉 ‘칭링(淸零)’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상상 이상의 ‘칭링’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 개막이 불과 10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중국은 강도 높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고 있다. 4일 북동부 랴오닝성 다롄시 좡허(莊河) 지역의 수입 냉동식품 회사에서 집단감염이 시작됐다. 당국은 5일 이 지역의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고 주민에게 외출금지령을 내렸다. 서울 구로구 인구와 비슷한 40만 명의 좡허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핵산 검사도 진행했다.

 

당국은 13일 좡허 지역의 학생회관을 이용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대학생 3291명을 모두 찾아내 하루 만에 호텔에 격리시켰다. 또 이 학생들과 관련 있는 다른 대학생 7884명은 교내 학생회관에 격리 조치했다. 1만 명이 넘는 이 학생들 또한 최소 14일간 호텔과 학생회관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 정도를 따져 밀접접촉자, 단순접촉자 외에 ‘시공동반자(時空伴隨者)’란 용어까지 만들었다. 시공동반자는 코로나19 확진자와 반경 800m² 내에서 10분 이상 동시에 머물렀거나, 확진자가 발생한 고위험 지역에 14일 이내 30시간 이상 머무른 사람을 가리킨다.

인구 2000만 명인 남서부 쓰촨성 청두시 당국은 이달 초 확진자 5명이 발생하자 주민 전체에 대한 동선 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8만2000명에게 “코로나19 확진자와 ‘시공동반자’이니 당국에 신고하고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문자를 받은 사람들은 무조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통행증에 해당하는 ‘젠캉바오(健康寶)’가 정상을 뜻하는 ‘녹색’이 아닌 경고를 의미하는 ‘노란색’으로 바뀌어 통행이 제한된다.

지난달 31일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확진자 1명이 발생하자 당국이 관람객 3만4000여 명을 전원 가둬두고 오후 10시 반까지 핵산 검사를 진행한 사건은 서구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영국 가디언은 1명의 확진자 때문에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갇힌 모습이 ‘초현실적(surreal)’이라며 중국이 방역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억압한다고 비판했다.

 

시민 불만 속출

 

이달 초 기준 중국 전체 31개 성·시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21개 성·시에서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상당수 지역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주민 불만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남부 윈난성 루이리다. 미얀마에서 유입되는 신규 확진자 때문에 올해 3월 말부터 거듭 봉쇄와 해제가 반복되자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도시를 속속 떠나면서 50만 명대였던 인구가 20만 명대로 급감했다. 코로나19 이전 관광 명소로 유명했지만 이 수요가 완전히 끊겨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주민이 적지 않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돌고 있다. 실제 웨이보에는 “장사는커녕 7개월째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 “시내 상점의 90%가 반년 이상 문을 닫아 수입이 없다”는 루이리 시민의 하소연이 잇따른다.

수도 베이징의 ‘칭링’ 방역 또한 만만치 않다. 다른 지역은 대부분 2주(14일) 격리지만 베이징은 3주(21일) 격리를 고수하고 있다. 시 당국은 시민들에게 베이징을 벗어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 베이징을 벗어났다가 다시 들어오려면 48시간 이내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외곽 지역에서 베이징으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이틀에 한 번꼴로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통제를 이유로 애완동물이 희생되는 일도 벌어진다. 12일 남동부 장시성 상라오의 주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집을 소독하러 온 방역 요원이 자신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반려견을 둔기로 도살했다고 폭로했다. 당국은 “방역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라고 주장했지만 방역 요원이 해당 반려견을 쇠막대기로 때리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많은 누리꾼이 분노하고 있다. 9월에도 북동부 헤이룽장성 하얼빈 주민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격리된 사이 그의 고양이 3마리 또한 안락사됐다.

 

習 3연임 확정까지 ‘칭링’ 고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접종(부스터샷)을 하려는 중국인들이 접종소에서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 출처 웨이보

 

당국은 시민들의 불만에도 개의치 않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뜻을 거듭 나타내고 있다.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무사히 치르고 같은 해 하반기 제20차 공산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지으려 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입장에서는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통제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절대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자와 관영언론은 입을 모아 중국 방역의 우수성을 자화자찬하고 있다. 최근 쩡광(曾光) 질병예방통제센터 수석과학자는 “중국의 방역은 세계 최고경지”라며 “중국을 조롱하는 국가에서는 매일 1만 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만 중국은 100명도 안 된다”고 서방을 겨냥했다.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 또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위드 코로나’보다 경제적”이라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많은 국가에서 신규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의료 자원이 고갈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가세했다. 16일 관영 환추시보 또한 “중국의 제로 코로나가 고립을 초래했다는 서방의 비난은 전형적인 서구 중심주의 인식”이라고 주장했다.

국경 개방 또한 상당 기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 원사는 “중국의 국경 개방은 중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가 코로나19를 얼마나 잘 통제하느냐에 달렸다”며 “전 세계가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향후 2, 3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강도 높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민심 이반을 가속화해 시 주석과 공산당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제거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기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가 먼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많은 중국인과 중국에 입국하려는 외국인에게 경제적, 심리적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동아일보(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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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바이든은 시진핑을 잘못 봤다

 

[오늘과 내일]

오랜 벗’이던 美中 정상의 먹통 대화
국제정치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타 공인 ‘외교 대통령’이다. 특히 세계 지도자들과의 넓고 깊은 개인적 친분은 그의 자산이다. 바이든의 옛 측근은 말한다. “카자흐스탄이든 바레인이든 어디가 됐든 그를 떨어뜨려 놓아 보라. 거기서 그는 30년 전 만났던 누군가를 발견할 것이다.” 전직 상원의원도 거든다. “의회를 방문한 외국 손님에게 ‘여기는 스미스 의원, 여기는 존스 의원’ 소개하다가도 바이든 차례에선 늘 손님이 먼저 ‘안녕, 조’라고 인사한다.”

‘모든 정치는 개인적(personal)’이라는 게 바이든의 지론이다. 외교 현장에서도 그 얘기를 꺼내며 “모든 게 궁극적으로 신뢰에 기초하고 신뢰는 솔직한 관계에서 나온다. 그러면 상대의 의도가 뭔지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곤 했다. 박력도 결기도 없어 보이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경청, 타협의 리더십이 오늘의 바이든을 만들었다.

바이든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도 어떤 얘기든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관계를 맺었다. 2011년 베이징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함께 국수도 먹고 지방 여행도 했다. 당시 시진핑은 중동의 독재정권이 줄줄이 무너지던 ‘아랍의 봄’ 사태를 무척 궁금하게 여기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들의 실책은 인민과의 접촉을 잃고 자만에 빠져 고립됐기 때문이다. 공산당은 그런 길을 피해야 한다.”

 

그런 사이였기에 바이든은 그제 자신을 ‘오랜 친구(老朋友)’라 부르는 시진핑과의 화상회담이 무척 답답했을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 앉아 모니터를 보면서 격의 없는 대화를 하기는 어려운 법. 게다가 시진핑은 10년 전의 그가 아니었다. 바이든은 둘 사이에 대해 “우리는 서로를 잘 알지만 오랜 친구는 아니다.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다”라고 밝힌 바 있다.

 

미중 관계를 되돌아보면 바이든과 시진핑의 친분은 예외적이었던 한 시절의 얘기일 수 있다. 1979년 수교 이래 미중 사이는 늘 긴장 상태였다. 특히 미국 정치에서 중국은 목에 걸린 가시였다. 대통령선거 때면 늘 ‘중국 때리기’가 유행했다. 대만에 무기 수출을 주장한 로널드 레이건, ‘베이징의 도살자’라고 비난한 빌 클린턴,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조지 W 부시 등 역대 대통령들은 당선 뒤에야 비판 수위를 누그러뜨리곤 했다.

중국에 각을 세우지 않고 선거를 치른 것은 버락 오바마, 바이든 콤비의 2008년 대선이 유일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선 중국을 껴안아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바이든은 러시아 지도자에겐 “당신 눈에선 영혼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에게 시진핑은 말이 통하는 친구였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걸까.

시진핑의 ‘중국몽’은 이미 그때 시작됐다. 슈퍼파워를 쩔쩔매게 만든 금융위기를 시진핑은 미국 쇠퇴의 서막이라고 진단했다. 힘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던 시절을 끝내고 중국이 세계에 우뚝 설 시대가 왔다고 봤다. 주석에 오르자마자 아시아의 지역패권을 추구했고, 이제 공산당 100년 역사까지 다시 쓰며 글로벌 파워로 질주하고 있다.

국제정치에서 영원한 친구는 없다. 사적인 친분이 국가 간 힘의 관계, 질서의 변화를 이길 수는 없다. 물론 영원한 적(敵)도 없다. 하지만 작년 대선 때 ‘베이징 바이든’ ‘조진핑’이라 공격받던 바이든에겐 당장 국내 정치도 힘겨운 상황이다. 그의 인맥외교가 미중 대결이 충돌로 치닫지 않도록 하는 완충장치로나마 작동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철희 논설위원, 동아일보(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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