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새 작전계획 착수... 전작권 포함 대북태세 다시 짜라]
[미·중 고래 싸움에 등 터지지 않으려면]
韓美 새 작전계획 착수... 전작권 포함 대북태세 다시 짜라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53차 SCM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미 국방장관은 어제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핵 위협의 고도화에 대응해 기존 작전계획을 수정 또는 대체하기 위한 새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했다. 새로운 작계 마련을 위한 가이드라인 격인 SPG의 승인은 11년 만이다. 한미는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3단계 평가 중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내년 하반기에 시행하기로 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임기 내를 목표로 추진됐던 전작권 전환은 다음 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한미가 새로운 작계를 만들기로 한 것은 기존 작계가 한반도의 변화된 전략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간 북한 핵·미사일은 연구개발 수준을 넘어 작전운용 단계로 들어갔다. 기갑전력을 앞세운 북한의 전면 남침에 대응한 ‘작계 5027’에서 국지전과 대량살상무기 상황을 반영한 ‘작계 5015’로 바뀐 바 있지만, 급속하게 달라진 안보환경에 맞춰 작계의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해진 것이다.
물론 새 작계에는 전작권 전환 이후를 상정한 한미 연합지휘체계의 변화도 반영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남북관계와 코로나19를 감안해 연합훈련이 대폭 축소되면서 FOC 검증이 계속 미뤄졌던 만큼 내년 훈련 실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무현 정부 때 처음 전작권 전환 시점이 결정된 이래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계속 미뤄졌던 점에 비춰 봐도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선 전면 재검토될 가능성도 있다.
한미는 이번에도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분히 충족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정치적 의지만으로 그 충분조건을 만들 수는 없다. 한미가 새롭게 작계를 다듬기로 한 만큼 전작권 전환까지 포함한 치밀한 군사적 대응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미국이 중국 견제에 치중하느라 대북 태세에 소홀함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한국도 중국과의 직접 대결은 피하면서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는 동맹의 역할과 기여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
-동아일보(21-12-03)-
________________________
미·중 고래 싸움에 등 터지지 않으려면
[동서남북]
“G7 반열 올라” 자찬하면서 신장 인권탄압 규탄은 외면
원칙·가치 일관성 지켜야 외교 공간 찾고 존중받아
얼마 전 만난 외교관은 베이징 올림픽을 화제로 얘기하다 “손기정이 겹쳐 보인다”고 했다. 최근 미국 등 서구권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을 명분으로 ‘외교적 보이콧’을 거론하고 있다. 이 외교관은 “지금 위구르족 상황은 손기정이 일장기를 달고 올림픽에 나갈 수밖에 없었던 식민 치하 우리와 다를 바 없지 않냐”고 했다. 억압받는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한국이 종전 선언 같은 쇼를 위해 이를 모르는 척하고 최고위급 축하 사절을 보내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물론 보이콧 움직임이 구체화된 것도 아니고 방역 등 다른 고려 사항도 있기 때문에 당장 뭘 결정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 다만 미·중 대결의 파도가 전방위에서 몰아치는 이 시점에 국제 무대에서 우리의 기본 원칙과 지향점을 근본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AFP 연합뉴스
지금 이슈가 되는 인권은 정치나 양자 관계의 하부 개념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가치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마땅히 앞장서서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인권위 행사에서 “항상 인권을 위해 눈 뜨고 있어야 한다”고 한 것도 이런 인식을 공유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10월 전 세계 43국이 유엔에서 중국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신장 위구르 인권 탄압을 비난하는데 한국은 불참했다. 성명에 적시된 ‘잔혹하고 비인간적 고문, 강제 불임, 성적 및 젠더 기반 폭력, 아동 강제 분리’에 눈을 감은 것과 다름없다.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해야 할 말을 하는 것은 별개다. 청와대는 우리가 G7에 버금가는 위상에 올라섰다고 자찬하지만, 정작 G7이 한목소리로 인권 수호를 외칠 때 우리는 높아진 국격을 보여줄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이 부끄러운 모습은 역사에 기록으로 남는다.
우리는 대외 관계에서 인권이나 민주주의 같은 대의 원칙과 가치를 쉽게 허무는 모습을 너무 자주 되풀이해왔다. 이는 ‘유연함’이나 ‘실용’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고 최강대국들과 핵무장한 적대 세력에 둘러싸여 있는 현실 탓만 하기도 어렵다. “그럼 전쟁하자는 거냐” 같은 위협으로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억누르는 경우도 있었다. 결과가 좋으면 변명이라도 되겠지만, 지난 정부가 천안문 망루에 오르고 현 정부가 북한·중국의 눈치를 보며 굴종한 결과는 뭔가. 핵 시계는 더 빠르게 돌아가고 있고, 북·중은 우리를 존중하기는커녕 만만한 호구 취급 하고 있다.
지금 모든 국제 정치는 미·중의 대결 구도로 수렴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오커스(AUKUS), 쿼드, 민주주의 정상 회의에 맞서 중국은 러시아·파키스탄 등이 포함된 상하이협력기구(SCO)에 이란까지 끌어들이며 반미(反美) 대오를 다지고 있다. 미·중이 벌이는 전쟁은 미래 국제 정치 질서와 첨단 과학기술 패권을 놓고 벌이는 건곤일척의 대결이다. 단기간에 멈추지 않을 소용돌이 속에서 전세계는 끊임없이 쉽지 않은 선택 순간을 맞닥뜨릴 것이다.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고민은 그중 극히 일부다. 요소수 사태 같은 나비 효과도 언제든지 닥칠 수 있다.
이처럼 풍랑이 거센 때일수록 확고한 원칙과 지향점을 내세워 일관성 있게 운신해야 우리의 공간을 찾을 수 있다. 원칙과 대의를 무시하면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결국 누구에게도 존중받지 못하고 불신만 초래한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모 대선 후보의 특보는 “한국은 미·중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아니라 돌고래”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다만 새우일 때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던 가벼운 처신이 돌고래 때는 눈에 확 띈다. 또한 돌고래도 대왕고래 사이에 끼어 있으면 목숨이 위태롭긴 마찬가지다.
-임민혁 기자, 조선일보(21-12-03)-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가짜 뉴스” “법적 조치”라더니 하루 만에 확인된 ‘영입 인재’ 추문] (0) | 2021.12.03 |
|---|---|
| [‘박원순 시민단체 먹이사슬’ 되살리기 나선 서울시의회] (0) | 2021.12.03 |
| [돼지 마을 이야기] (0) | 2021.12.03 |
| [윤석열 캠프에서 김칫국 냄새가 진동한다] .... [국가 틀 흔들 공약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 (0) | 2021.12.02 |
| [TF로 해결 못 할 ‘외교 위기’] .... [日 고노 “종전선언, 미군 철수론 부를수도… 北 핵포기 전제돼야”] .... (0) | 2021.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