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한국’에 눈감고 미래세대 짐만 늘리는 포퓰리즘 정치]
[李 위성정당 반성… ‘與 선거법 일방처리’ 사과가 먼저 아닌가]
늙은 한국’에 눈감고 미래세대 짐만 늘리는 포퓰리즘 정치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향후 50년간 2000만 명 넘게 줄어 반 토막이 날 것이라는 통계청의 전망이 나왔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배 넘게 늘어난다고 한다. 50년 뒤엔 생산연령인구 1명이 노인 1.2명을 부양하고 전 국민을 나이순으로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이 62.5세인 ‘늙은 사회’가 된다.
한국의 저출산·고령화가 돌이킬 수 없는 추세라지만 각종 통계치가 나올 때마다 전망은 더욱 우울해지고 있다. 지난해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 크로스’ 현상이 처음 발생한 데 이어 올해에는 외국인 유입 감소로 총인구마저 줄었다. 코로나19 충격이 길어질 경우 불과 11년 뒤인 2032년에 인구 5000만 명 선이 무너지게 된다.
특히 2017년 1.05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한 번의 반등도 없이 지난해 0.84명까지 추락했고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친 올해 0.82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정부가 16년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200조 원 가까운 예산을 썼지만 뜯어보면 그중 절반 정도가 청년 창업, 직업교육 지원 등 저출산 문제 해결에 직접적으로 도움 되지 않는 곳에 쓰여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대선을 앞둔 여야는 또다시 ‘저출산’ 간판을 내건 공약들을 쏟아낼 태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소득수준 관련 없는 6∼12세 돌봄 국가책임제 도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내놓은 난임 지원에 대한 소득기준 폐지 등 공약은 반짝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출산율 하락 추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많다.
오히려 여야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대형 돈 풀기 포퓰리즘 공약들이 나랏빚을 늘려 미래세대의 세금 부담을 키움으로써 저출산 문제를 더 심화시키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여야는 한 해 저출산 예산 규모가 넘는 돈을 일회성 전 국민 재난지원금,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에 쓰자고 한다. 그러면서 청년들의 노후에 영향을 미칠 연금개혁 이슈엔 침묵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출산 문제와 관련해 얼어붙은 청년세대의 마음을 녹일 수 없을 것이다.
-동아일보(2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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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위성정당 반성… ‘與 선거법 일방처리’ 사과가 먼저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그제 당 혁신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위성정당이라는 기상천외한 편법으로 여야가 힘들여 합의한 대의민주주의 체제가 한번 작동도 못해 보고 후퇴해 버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4·15총선 당시 여야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비판하면서 정치 쇄신의 의제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여야가 합의했다’는 이 후보의 언급은 사실과 많이 다르다. 당시 선거법 논의 과정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철저히 배제됐다. 민주당이 주도하고 군소 야당이 거든 ‘4+1’ 협의체가 일방적으로 선거법을 밀어붙였다. 개정 선거법의 핵심은 지역구 사표(死票)에서 버려지는 군소 야당 지분을 비례대표 의석에서 보장해 주는 내용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었다. 제왕적 대통령중심제를 그대로 둔 채 내각제인 독일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만 끌어온 것은 특정 정파에만 유리한 선거법 ‘게리맨더링’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과 군소 야당은 ‘4+1 협의체’를 통해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주고받았다는 뒷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청와대가 역점을 둔 공수처법 처리를 위해 비례의석 확대를 바라는 군소 야당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을 선물로 준 것이다. 이런 선거법 강행 처리에 반발한 한국당은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들었다. 당초 위성정당 창당에 반대했던 민주당도 주저하다가 끝내 위성정당 창당으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정의당은 민주당을 겨냥해 “뒤통수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명분을 제쳐둔 채 여야 모두 눈앞의 한 표를 놓고 갈팡질팡했던 막장 드라마가 펼쳐진 것이다.
‘선거의 룰’인 선거법 협상만큼은 역대로 제1, 2당의 합의 처리가 불문율이었기에 이렇게 강행 처리한 적은 없었다. 한쪽에 편향적으로 기울어진 경기 룰을 밀어붙일 경우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태어나서는 안 될 비례위성정당의 정치적 꼼수를 새삼 거론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민주당이 주도한 ‘4+1’ 협의체가 누더기 선거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위성정당 창당의 빌미를 제공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총선 당시 위성정당 꼼수를 반성하기에 앞서 민주당이 주도한 초유의 선거법 일방 처리부터 사과해야 할 것이다.
-동아일보(2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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