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이틀째 허둥지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K방역’의 바닥]
[60~74세 맞은 AZ백신, 효과 급락 숨기지 마라]
[“성과 몰라주나” 탓하기 전 靑이 되짚어 봐야 할 것들]
방역패스 이틀째 허둥지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K방역’의 바닥

'방역패스 의무화' 둘째 날인 14일 점심시간 또다시 일부 QR 체크인에서 접속 오류가 발생해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허둥대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패스가 14일에도 접속 장애를 일으켜 상당수 식당, 카페에서 혼란을 초래했다. 접속 오류·장애는 네이버 앱을 중심으로 점심시간 동안 30여 분 지속됐다. 그러지 않아도 확진자, 중증, 사망자 폭증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에게 짜증까지 얹어줬다.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틀 연속 방역패스 접속 장애를 빚은 것은 준비 소홀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지금 정부가 할 일 가운데 코로나 방역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정부가 총체적 동원 태세를 갖춰 대응해야 한다. 그렇게 하라고 국무총리에게 방역 총지휘를 맡겼고, 청와대에도 방역기획관 자리를 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방역패스 접속량 폭증이 뻔히 내다보이는 상황에서 충분한 시스템 용량을 확보해두지 않았다. 지난 7월에도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같은 혼란을 빚었다. 나사가 완전히 빠져 있는 것이다.
코로나는 처음 겪어보는 대규모 감염병이어서 많은 불확실성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럴수록 인력과 자원을 최대한의 수준까지 준비해서 예측보다 나쁜 상황으로 굴러가더라도 허둥대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병상 1000개가 필요할 것 같으면 1500개, 2000개까지 준비해두는 것이다. 정부는 그러기는커녕 접종률을 과신해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행하면서 대형 접종센터 상당수를 폐쇄해버렸다. 그 때문에 비상 상황인데도 접종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 역시 두 달 전보다 3000병상 줄여놓았다. 중증 환자 병상도 확보하지 못해 사망자가 한 명 나와야 겨우 중증 병상이 하나 생기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수, 목요일 상황까지 지켜본 후 특단의 조치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호주 방문을 마치고 15일 귀국한 후 판단을 거쳐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리 두기를 강화하더라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3주 걸릴 것이다. 질병관리청의 수리모델링 결과로는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확진자 수가 이달 말 9500명, 다음 달 말 1만5000명까지 늘 수 있다고 한다. 서울대 의대 연구팀 분석으론 확진자가 1만명 이상으로 늘면 병상 나기를 기다려야 하는 중환자가 1700명, 확진자 2만명일 때는 47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부가 신속한 선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운(運)에만 기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조선일보(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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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4세 맞은 AZ백신, 효과 급락 숨기지 마라
AZ 효과 두세달 만에 뚝 떨어져… 부스터샷도 더 빨리 맞아야
화이자든 AZ든 같은 것처럼 두루뭉술 넘어가는 것은 곤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백신(왼쪽)과 화이자의 백신. 두 백신을 병용하면 면역반응이 훨씬 세져 변이 바이러스도 이겨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한 60대 지인은 지난 13일 3차 접종(부스터샷) 주삿바늘이 어깨를 찌를 때 ‘이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넉 달 가까이 지났는데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빠르게 떨어진다는 소식에 불안했다는 것이다.
지금 3차 접종이 가장 필요한 연령대는 어디일까. 많은 전문가는 60~74세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령층의 경우 75세 이상은 화이자를, 60~74세는 AZ 백신을 집중적으로 접종했다. 그런데 영국보건안전청(UKHSA)이 지난달 말 내놓은 백신 종류별 접종 후 실제 효과(real-world effectiveness) 분석을 보면, AZ 백신은 감염 예방 효과가 65세 이상에서 10주 후에 49.9%로, 20주 후에는 36.6%로 떨어졌다. 50%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이 최저 기준으로 정한 수치인데, 10주 만에 그 이하로 내려간 것이다. 화이자 백신도 시간이 갈수록 예방 효과가 하락했지만 20주 이후에도 55.3%를 보였다.
AZ 백신의 이 같은 수치는 요즘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많은 것을 설명하고 있다. 12월 2주 전체 환자 중 60대가 18.2%로 가장 많고, 70대도 14.8%로 0~9세에 이어 셋째로 많다. 60대 이상이 이 주의 위중증 환자 중 83.3%였고 사망자는 94.8%였다. 최근 5주간 60대 이상 사망자 중 577명(48.1%)은 2차 접종까지 완료한 경우였다. AZ 백신을 주로 접종한 60대 이상에서 백신 효과가 뚝 떨어지면서 확진자, 위중증 환자 등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AZ 백신 맞은 60~74세에게 우선적으로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방역 당국은 AZ 백신 지속성 문제를 적극 알리면서 3차 접종을 해달라고 해야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굳이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그냥 두루뭉술하게 60대 이상은 적극 3차 접종을 해달라고 말하고 있다. 14일 현재 우리나라 60~74세 3차 접종률이 26.6%로 낮은 편인데 이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닐까.
정부의 두루뭉술 전략은 구체적인 정책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60~74세에게 3차 접종 우선권을 준 다음 다른 연령대로 확대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은데 정부는 18세 이상이면 나이에 상관없이 접종 간격을 일괄 3개월로 단축했다. 50대는 몰라도 18~49세 중에는 2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급하지도 않다. ‘AZ 백신 맞은 60~74세 문제’를 희석하려는 의도는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AZ 백신의 지속성이 낮은 것은 아쉽지만 그렇다고 보건 당국의 책임을 물을 일은 아니다. AZ 백신도 임상에서 60%대의 감염 예방 효과를 보여 그런대로 괜찮은 백신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기 요양병원 등에서 확진자가 대량 발생했을 때 이 백신을 유용하게 사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다. 문제는 그 후 지속성이었다. 다만 미국은 AZ 백신에 대해 아직까지 긴급 사용 승인을 내주지 않았고, 일본은 AZ 백신을 구매했지만 전부 동남아 국가 등에 기증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대체할 백신이 있었느냐 여부였다.
방역 당국이 AZ 백신을 맞았든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맞았든 똑같은 것처럼 말하고 실제 정책도 그렇게 펴는 것은 옳지 않다. 백신별 차이를 분명하게 얘기해 정책 효과를 높여야 한다. 또 하나 우리나라도 영국 등 다른 나라처럼 백신 종류별 접종 후 실제 효과 분석을 공개하기 바란다. 그 자료를 보면 백신별 감염·중증·사망 등 다양한 예방 효과를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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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몰라주나” 탓하기 전 靑이 되짚어 봐야 할 것들
“소중한 성과마저도 오로지 부정하고 비하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제58회 무역의날 기념사에서 “우리는 보란 듯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좀처럼 공개 석상에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문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하면, 작정하고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해석해도 무방한 대목이다. 여기에는 올해 6300억 달러로 세계 8위의 수출 규모를 기록하고,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빠른 경제 회복력을 선보인 것에 대한 자부심도 깔려 있을 것이다.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말처럼 ‘공(功)은 공대로, 과(過)는 과대로’ 평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다만 임기 말을 향해 가는 청와대를 둘러싼 ‘성과 논란’을 보며 일반 국민이 갖는 첫 번째 감정은 “성과 홍보만큼이나 정책 실패에 신경을 썼는가”라는 점이다.
문 대통령조차 지난달 국민과의 대화에서 “어려운 문제”라고 꼽은 부동산정책이 대표적이다. 현 정부 들어 청와대가 부동산정책 문제의 책임을 물어 “경질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참모와 관료는 단 한 명도 없다. 부동산 폭등으로 들끓는 민심을 과연 청와대가 절감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후속 대책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다음 정부에까지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임기 마지막까지 찾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정책 언급은 없었다. 오히려 올해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및 양도세 완화 등을 현실화시킨 건 더불어민주당이었다. 물론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뒤늦은 움직임이지만, 여당이 1주택자 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는 동안 과연 청와대와 정부는 무엇을 했나.
여기에 청와대가 앞세우는 각종 성과를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 경제에 불평등과 양극화와 같은 많은 과제가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소상공인, 서민들의 어려움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내 삶이 나아지기는커녕 팍팍해졌는데, 무역과 수출 관련 성과에 기쁜 마음으로 박수를 보낼 국민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오히려 “민생은 절망의 늪에 빠졌는데 대통령은 오늘도 알맹이 없는 통계 수치만 자랑하고 있다”는 야당의 비판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또 청와대와 정부가 그간 숱하게 강조해 온 ‘K방역’은 어떤가. 선별진료소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2, 3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K방역에 대해 묻는다면 과연 어떤 답이 돌아올까.
임기 종료를 4개월가량 앞둔 시점에서 청와대가 성과 정리와 함께 아름다운 마무리를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2021년 세밑, 대한민국의 상황은 그야말로 비상상황이다. “마지막까지 위기 극복에 전념해 완전한 일상 회복과 경제 회복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약속을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한상준 정치부 차장, 동아일보(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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